오늘 너무 슬픔
멀리사 브로더 지음, 김지현 옮김 / 플레이타임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정말 잘 쓴다.

그러니까 웹상에서 글을 써올리고 상담을 하고 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글이 나랑은 안 맞는다.

글은 충분히 좋지만,

읽다보면 욕지기가 나오고 불편하다.

예전 같으면 이런 쪽으로의 간접 경험도 필요하다면서 꾸역꾸역 읽었겠지만,

이젠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

 

구태여 글쓴이의 비밀들을,

(물론 인터넷에 게시하는 순간 비밀은 아니겠지만,)

글쓴이의 그렇게 은밀한 내면들을 알고 싶지도, 엿보고 싶지도 않았다.

 

글씨의 색깔도 흐리고,

글자 크기도 작고 해서 불편한데다가,

내용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의 일이라서 그런건지,

내가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이어서 그런건지,

완전 완전 완전 파격이라고 여겨졌다.

 

솔직히 '옮긴이 후기'를 봐도 뭐, 감흥 같은게 느껴지지 않았고,

책 뒷표지의 '록산 게이'의 추천글을 읽어도 공허하게 느껴질 뿐이다.

 

멀리사 브로더의 에세이들은 슬프고 불편하면서도 독창적으로 찬란하다. 지금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정직하게 밝혀주는 에세이들

 - 「나쁜 페미니스트」지은이 록산 게이

 

이젠 어떤 책들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쿨하게 접어 치워야 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8-07-19 18:44   좋아요 3 | URL
맞지 않은 책을 쿨하게 접는 것도 전, 멋진 일인것 같아요.
저도 아주 최근에서야 그럴 수 있게 되었어요.
뜻모를 의무감에 꾸역꾸역 끝까지 읽었....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맞지 않은 책이랑 페이퍼 제목은 너무 잘 어울리네요.^^

양철나무꾼 2018-07-19 19:37   좋아요 1 | URL
옛날에 우리나라 무가지 신문에 보면 켓우먼이라는 필명을 가진 분이 인생상담을 해주셨는데, 전 그 코너를 좋아했었어요.
이 책도 책소개만 보고 왠지 그럴 것 같았는데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더라구요.
좀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내 안목의 소박함을 탓항 밖에요~--;
제목이 쫌 잘 어울렸습니까?^^

북극곰 2018-07-20 14:07   좋아요 1 | URL
‘슬프고 불편하면서도 독창적으로 찬란하다.‘라는 말이 뭔가 숨기고 있는 듯 들려요. ㅎㅎㅎㅎㅎ ^^;;
근데 궁금하니까 도서관에 오면 서서 잠시만 훑어볼래요. ^^

양철나무꾼 2018-07-20 14:48   좋아요 0 | URL
이 여자가 겪었다고 하는 강박, 중독, 판타지, 정신 질환, 섹스, 사랑에 대한 얘기가 좀 충격적이었고,
내가 앞으로 살면서 어느 하나라도 경험하게 될 것 같지 않은 얘기라서 설득력이 부족했는지도 몰라요.
물론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것들로 힘들어 하며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결코 이 여자가 겪은 이런 방식은 아닐 거라고 장담해 봅니다.
내 주변에서 발생할 수도 있으려는지 모르겠지만, 인정하긴 싫고,
내가 겪는다고 하기엔, 너무 나이 먹고 고리타분하다고 해야할까요?

리뷰들을 보니, 저랑 정 반대로 위로 받고 치유 받았다는 의견도 많더라구요.
님은 또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혹 보시게 되면 코멘트 남겨 주실거죠?^^

AgalmA 2018-07-22 15:35   좋아요 1 | URL
록산 게이 <나쁜 페미니스트> 책밖에 못 봐서 성급한 판단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문체나 성향이 아니라 인기 많은 페미니스트라 해도 록산 게이 다른 책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요^^; 취향과 인상이란 이토록 넘사벽!

양철나무꾼 2018-07-26 09:34   좋아요 1 | URL
저는 록산 게이 ‘나쁜 페미니스트‘조차 못 봤어요.
페미니스트랑 그 저서들 간과할 수는 없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도 아닌것 같애요.
저는 내공이 부족한듯, 숨 고르기 중이예요~--;

mysyrius 2018-09-30 01:17   좋아요 0 | URL
상관없는 내용이 이 글의 묘미가 아닐지? 내가 할 수 없는, 내가 하고프지 않있던 또다른 전혀 “다른” 결국 “타인”의 글을 읽는데 그 슬픔에 내가 공감하는 일종의 아이러니, 나는 절대 나로거 고독하고 그 사람도 나랑은 전혀 별개의 존재인 그 거리만큼 인간적인, 그렇게 느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는

양철나무꾼 2018-10-01 14:27   좋아요 0 | URL
그렇게 읽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읽는 사람도 있는 거겠죠.
저는 일단 작가를 이해할 수 없었고, 때문에 공감하기 힘들었습니다.

님의 댓글에 호응을 못해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