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제국의 몰락 -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집대성한 엘리트 신화의 탄생과 종말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엘리트 계층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엘리트 제국의 몰락>이다. 저자는 소득과 부의 양극화와 대물림이 점점 심해지며 엘리트와 일반 계층은 아예 출발점이 다르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들은 법 위에 있는 사람들인데, 탈세를 했어도 죄는 짓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탈세를 하다 적발되어도 전혀 뉘우치지 않는다.

 

엘리트는 도시의 부유한 지역에 살고 있다. 그들의 자녀들도 좋은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 엘리트들의 부는 높은 사회적 지위로 인한 고소득도 있지만 상속으로 인한 부의 대물림도 한몫한다. 엘리트의 부만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교육을 통한 사회적 높은 지위도 자연스럽게 엘리트 자녀들의 차지가 되고 있다.

 

사람은 비슷한 부류의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끌리는 법이다. 대기업과 금융회사 간부들이 면접을 볼 때 자신과 비슷한 사고를 하는 면접자들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비슷한 스펙의 면접자들이라도 부모가 기업 간부인 면접자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탈세를 한다는 것은 돈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탈세하다가 걸리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문제는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엘리트들은 탈세에 적발되어도 전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기 말고도 비슷한 방식으로 탈세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은 운이 없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또한, 적발되어 세금을 내면서 자신은 남들과 달리 세금을 나름 떳떳하게 낸다고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사고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책에서 주로 언급하는 엘리트는 최고경영자, 언론인, 정부 고위 관료, 국회의원 및 의장, 사무총장, 이사 및 이사회 위원, 각 당의 주요 임원이나 고위 직책의 정치인을 일컫는다. 즉, 이들은 권력을 가지고 있고 경제, 정치, 행정 및 사법 분야에서 중대한 의사 결정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유명한 축구 선수나 지식인, 과학자는 엘리트에서 제외된다. 정치, 경제 엘리트들은 자금과 후원을 통하여 과학 연구 방향과 우선순위에도 강력한 결정권을 갖는다.

 

엘리트는 사회적으로 동질성과 배타성을 지닌다. 원한다고 아무나 엘리트 집단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 2가지는 바로 명문 대학교 출신 여부와 개인적 배경이다. 이 두 요소에서 엘리트의 자녀들이 유리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은 장학금 제도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상위 4% 계층 출신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더불어 아이비리그의 경우 대학 수업료도 어마어마하다. 슬프게도 엘리트 학교가 엘리트 계층을 더 견고히 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SKY 캐슬 드라마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명문 대학 동문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이 또 있다. 졸업생의 자녀들은 평균 4배에서 6배나 높은 입학률을 보이는데, 이들 대학의 특별 전형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경우 졸업생 특별 전형이 5~6% 내로 주어지는데도 입학생의 30%가 졸업생 자녀다. 기회균등을 보장하겠다는 모든 원칙에도 불구하고, 이는 동문 가운데 재력 있는 기부자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들이 포기하지 않는 직접적인 특혜다. 자신이 졸업한 대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단지 이타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내 자녀가 혜택을 받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부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고 그로 인하여 빈곤율이 급증하고 중산층은 붕괴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이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정부는 세금 감면과 시장규제 완화를 통하여 양극화를 조장했다. 세율 인하는 부유층의 순이익을 크게 증가시켰고 규제 완화는 돈 있는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했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엘리트들은 사회복지에 돈을 쓰는 것을 과도히 싫어한다. 세금 인상은 당연히 반대한다. 오히려 가난한 이들이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을 탓한다. 더불어 빈부격차와 소득격차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업 CEO와 일반 직원의 연봉 차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과도하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엘리트와 대중과의 괴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엘리트 계층을 견고히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과의 결별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정의라는 키워드를 통한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가적, 국제적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진행되어야 새로운 세계가 도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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