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소멸한다 - 인구 충격에 내몰린 한국 경제의 미래 시나리오
전영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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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충격적이다. 저자는 한국은 저성장, 재정난, 인구병 세 가지 중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인구문제이다. 잘 알듯이 한국의 출산율은 1.3명도 채 안 된다. 이러한 출산율로 인한 미세한 균열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청년세대들의 연애와 결혼 포기는 가십거리를 넘어 시대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자녀 부양과 부모 봉양의 책임은 그대로인데 이른 은퇴로 생활 곤란에 빠진 중년 세대, 의료기술의 발달로 장수하게 되었지만 빈곤한 처지 탓에 장수가 고통이 된 노년 세대들의 모습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인구 변화 이슈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도 여러 정책을 통하여 출산을 장려했다. 2--4년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발족하고 2007년부터 10년에 걸쳐 100조 원을 투입했다. 문제는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구 변화는 위이지만 잘 준비한다면 못 넘을 산도 아니라고 말한다.  

인구가 감소한 선진국 중에서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영국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뒤에도 자산 시장이 성장했다고 언급한다. 반면, 일본은 장기 불황을 경험했다. 저자는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고 설명한다. 국민성, 문화, 수출과 내수 비중 등이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은 GDP의 85%를 내수가 도맡고 있다. 따라서, 인구문제 관련해서 일본을 무작정 벤치마킹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해리 텐트의 문제 제기 이후 한국은 부정적 비관론이 압도적이라고 덧붙인다. 

"인구 절벽을 기회로 삼을 수 있을 만큼 기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 비관론의 가장 큰 증거다. 일본은 어쨌든 엄청난 국부 축적과 기초 체력을 보유한 강국이다." 

일본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지만, 한국 특유의 역동성과 에너지로 잘 대처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비관론과 낙관론 중에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향후 몇 년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분명 일자리에 변화가 올 것이다. 인구가 감소해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감성과 심리를 다루는 일자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단순히 취업이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과 고임금 등의 고용의 질도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좋은 일자리는 기술혁신의 결과, 기계로 대체되고, 나쁜 일자리만 늘어난다면 취업이 돼도 소득이 적어 돈이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결국 제4차 산업혁명은 인구 변화와 맞물려 미래의 고용환경을 결정할 중대 변수가 된다." 

저자는 인구 변화만으로 집값 예측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 집값 변동이 단순히 인구라는 요인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국제 유입으로 전체 인구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구문제에 대하여 대중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고 정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빛을 보려면 최소 30년의 시간이 흐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입법 및 실행자들은 자신의 임기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등한시하게 된다. 

저자는 보너스와 오너스 개념을 소개한다. 이 단어들이 인구라는 말과 붙으면 보너스는 인구가 늘면서 선순환이 발생하는 호재로의 인구를 의미하고 오너스는 인구가 줄면서 악순환 박생하는 악재로의 인구를 의미한다. 한국은 보너스에서 오너스 바뀐 상황이다. 선진국과 한국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경제 성장 -> 인식 변화 -> 출산 감소 -> 노동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명 연장 -> 고령 추세 -> 부양 부담 -> 성장 지체'와 같은 논리의 흐름을 보인다." 

"저성장의 문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되어 일상에 매서운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성장 감소 -> 소득 감소 -> 소비 감소 -> 실적 하락 -> 고용 악화)" 

이런 상황에 젊은 사람들은 출산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이렇게 저성장과 저출산은 관련을 가진다. 저자는 인구가 국력이자 성장의 핵심 변수이다. 인구가 줄어들면 정부 재원이 줄어들어 복지가 줄어든다. 그럼 사람들은 이민을 가게 되며 인구 유출이 발생한다. 자연증감의 문제가 사회 증감의 문제로 연결된다. 사회 증감은 국가 대 국가는 물론이고 도시 대도시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인구 감소는 기업 경영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인구 변화 -> 성장 침체 -> 실적 하락 -> 고용불안 -> 임금 하락 -> 소비 감소 -> 격차 심화 ->폐색 사회'의 우려가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의 인구문제가 곧 서울의 문제라고 밝히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더불어 직장은 서울이고 집은 경기도인 사람들이 많아지며 행복의 질이 떨어지고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 서울은 출산율이 0.94명에 달한다. 

"수도 서울의 인구 추방과 경기권역의 잔여 인구 흡수는 판도라에 갇힌 한국의 인구문제를 푸는 중대한 관심 지점이자 연결고리다. 즉 인구문제의 핵심은 결국 서울의 문제로 요약된다... 서울의 고용 독점이 반복되는 한 생활 품질은 악화되고, 출산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선택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이는 결국 인구 감소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청년 인구의 서울 의존이야말로 인구 감소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저자는 2020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베이비부머의 선두 세대인 1955년생이 65세로 진입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2020년이라고 하면 먼 미래 같지만 이제 겨우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의 은퇴와 청년 인구의 공급 부족으로 생산 가능인구가 많이 감소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나아가 2030년부터는 2,000만 중장년이 75세로 접어든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생산 가능인구의 하락과 저성장이 한국을 덮치게 된다. 

청년 인구가 줄어들면 오히려 취업 경쟁이 약화되어 직장을 골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노동수요가 일정하거나 일자리가 청년 인구의 감소보다 덜 감소한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 일본이 청년 인구 감소와 일자리 증가가 겹치며 취업률이 거의 100퍼센트에 이른다. 

"기업이 지금처럼 고용을 유지하고 확대하면서 유효하게 실천할지는 미지수다. 일본 사례처럼 선행 투자를 단행할 정도로 과감하게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호황이 지속된다는 보장이 있을 때 취업난 해소가 가능하다. 불황이 한창일 때 일본 기업이 종신고용 대신 인원 해고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신중해야 한다. 청년이 희소자원으로 대접받자면 경기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저자는 지금 청년들의 좌절감과 상실감이 다른 어느 세대보다 더 깊고 크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젊은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와 사회의 문제라는 점을 기억하고 함께 취업을 개선하고 상황이 좋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적으로 도전하지 않는 청년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청년들은 결국 현실에 타협하며 하루하루 행복을 추구하는데 더 집중하게 된다. 회사에 인생을 바치기보다는 '가늘고 길게'가는 전략을 추구한다. 저자는 '후속세대는 개선과 희망보다 포기와 절망을 택했다.'라고 표현한다. 

여러 이유로 결혼을 안 하거나 미루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결혼 비용이 점점 올라가는 것도 한 가지 이유다. 더불어 고용 상태(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에 따라 소득격차가 커서 이것도 결혼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 등록금 등으로 인한 부채도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결혼을 장려하는 데는 정부의 재정 투입보다 고용환경의 개선이 더 실제적인 방안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소득격차를 줄이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구축 확대가 필요하다. 출산과 관련해서는 양육비와 교육비에 대한 부담, 맞벌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물론 청년만 힘든 것은 아니다. 지금 중년 세대는 어릴 때는 빈곤을 그 후로 호황을 경험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자녀 교육과 결혼, 부모 부양, 더불어 자신들의 노후 대비와 의료비 준비 등 여전히 돈이 나갈 곳은 많은 상황인데 퇴직을 해야 한다. 재산이 많아도 안심할 수 없다. 이 세대의 고통은 일본의 상황을 다룬 <노후 파산>이라는 책에도 잘 나와 있다. 저자는 지금 한국 중년의 위기를 고용위기, 가족위기, 심리 위기, 질환 위기, 사업 위기로 꼽는다. 이 다섯 가지 중 하나가 발생하면 나머지 4가지가 시차를 두고 찾아온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 위기들 중 핵심은 고용위기다. 결국 저자는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평생직업, 재취업 루트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0년 문제의 악순환을 부르는 논리구조로 다음 2가지를 이야기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 흐름이 서로를 자극하며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1] 고용불안 -> 해고강판 -> 실업노출 -> 소득감소 -> 하류딱지 
[2] 심리불안 -> 가정파탄 -> 은둔심화 -> 질환노출 -> 비용증대 

노년 위기는 빈곤, 질병, 고립(고독)으로 정리된다. 예전에는 노년을 품을 '공동체'가 있었으나 와해된 지 오래되었다. 저자는 '가족은 흩어지고 이웃과는 단절됐다'라고 말한다. 고독 사망, 노인자살의 증가가 이를 보여준다. 하류노인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이는 상위 1퍼센트라고 말한다. 

앞으로 80세 이상 노년 인구의 도시 이동은 심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즉, 은퇴해도 도시를 떠나지 않을뿐더러 농촌의 노인들도 도시로 몰려든다. 왜냐하면 빈곤, 유병의 문제에서 도시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양 시설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더불어 의료비용과 간병비용도 만만치 않다. 온 가족이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한다. 결국, 금전부담은 가족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 치매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기초 연금의 도입과 확대 등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 노인 기준 65세에 대한 연령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불황으로 인한 매출 하락이 세수를 감소시켜 재정이 부족해지는 것도 재정 악화의 원인이다. 증세를 외치면 선거에서 떨어질 거라는 믿음은 정치권이 증세를 회피하는 원인이다. 결국 노년인구의 대량 등장이 복지수요의 확대 편성으로 연결되고, 청년인구의 상황 악화가 정부 곳간을 제때 메우지 못하는 이중적인 딜레마에 봉착했다." 

시니어마켓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먼저 노년인구를 적극적 경제 주체로 전환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언급한다. 고령근로자로 채용하는 것이다. 이들과 함께 노년의 소비욕구를 읽어내고 시니어마켓 상품을 발굴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선진국에서는 시니어마켓이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물음표라고 설명한다. 특히, 노년인구의 빈곤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덧붙인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총체적 난국이 올 수도 있는 시점에서 해결책은 '연대'라고 밝힌다. 노년인구의 생존전략도 세대연대에서 찾아야 한다. 세대 간 경쟁, 갈등이 아니라 연대와 조화를 통하여 위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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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3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4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