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 미국이 쓴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벗기다
노엄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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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011년까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을 엮은 책 <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이다. 배경지식을 몰라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촘스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폭력과 경제제재를 통하여 세계를 지배해 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모든 외교 문제에 있어서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다. 이에 따르면 타국을 침략하여 파괴할 권리가 있다. 반대로 다른 나라는 그 권리가 없다. 미국은 세계 경찰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자신들이 세계의 주인이라고 믿고 행동하는 것이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모두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두 국가론을 지지할 때 이스라엘은 이 합의를 줄기차게 거부했고 미국은 이를 지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랜 기간 협력했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스라엘 첨단 기업에 투자했다. 군수산업에서도 둘은 긴밀하다. 이스라엘은 개발 및 제조 시설들을 미국으로 이전했다고 촘스키는 말한다.  

이스라엘이 인도적 지원을 위해 가자 지구로 향하던 자유의 선단을 공격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건 명백히 범죄이고 규탄 받아야 할 행위였다. 그러나 미국이 이런 이스라엘의 행위를 용납하기 때문에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 국제법이 존재하나 강대국에게 국제법을 강요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미국은 소말리아에도 개입한다. 소말리아 민병대가 독재 정권을 전복시키자 미국은 구조대를 파병한다. 이 구조대는 많은 사람을 구한 반면 그에 버금갈 만큼 낳은 사람을 살상했다고 촘스키는 말한다. 덧붙여 미국은 에티오피아 침략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미국 군인은 이라크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무기한으로 이라크에 주둔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외국 투자, 특히 미국 기업의 투자를 권장하며 편의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라크에도 미국의 손길이 뻗어 있다. 이라크 침략이 이라크 석유를 지배하려는 노력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로서는 이라크를 고분고분한 위성국가로 삼아, 주요한 석유 매장지 한복판에 거대한 미군 기지들을 세우고 최대한 미국의 지배하에 두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원칙 선언에는 이라크의 석유 자원을 마음대로 착취하겠다는 후안무치한 선언도 담겨 있다. 이라크 경제, 즉 이라크 석유 자원을 외국 투자, 특히 '미국 기업의 투자'에 개방해야 한다고 명시되었다." 

촘스키는 오바마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오바마도 여러 발언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낸다. 오바마는 "팔레스타인 가족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이익이다"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이는 너무나 두리뭉실하고 추상적이며 듣기 좋은 허울에 불과하다.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안전과 권리는 약속하면서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위협에 맞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고 촘스키는 말한다. 

"오바마의 애매한 발언은 그가 이스라엘을 향한 사랑은 뜨겁게 토해내면서도 팔레스타인의 관심사는 무시했다는 사실 이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오바마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의외라고 언급한다. 앞으로는 좀 더 세계 평화에 힘써달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부시가 시작한 전쟁을 확대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의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횡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다만, 중국이 부상으로 입지가 조금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력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트럼프 정권 이후, 다시 한 번 세계를 지배하려고 중국과 무역 전쟁을 불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 위기는 주택 거품의 붕괴에 있었지만, 더 깊은 근원에는 금융 자유화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금융 자유화가 내포하는 구조적 위험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의 위험은 기관 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금융 위기를 부른 막대한 책임이 있으면서도 국민 돈으로 파산에서 구제된 은행들이 이제는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고 엄청난 보너스 잔치를 즐긴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이다." 

금융기관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오바마 진영이 받은 기부금은 주로 금융기관과 법무법인에서 나왔다고 촘스키는 설명한다. 당연히 이렇게 당선된 대통령은 친금융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오바마 경제팀의 핵심 인물인 루빈과 서머스는 금융 위기의 주요 요인인 규제완화의 열렬한 신봉자였고 특히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시키는 글래스 스티걸법을 폐지하려고 애썼다. 

"부의 집중은 정치력으로 이어졌고, 정치력은 조세정책, 규제 완화, 기업 지배 구조와 관련된 법 등 초부유층의 특권을 더욱 강화하는 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이런 악순환과 함께 선거비용도 급격히 증가했다. 따라서 양대 정당은 기업계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책에는 제주도 강정마을 이야기도 나온다. 촘스키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이라 생각하는 곳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려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해군기지 건설 목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중국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고, 중국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전방에 작전 부대를 배치하는 데 있다." 

"강정 마을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어떤 미래가 닥칠지 잘 알고 있다. 이미 충분한 고통을 겪은 조그마한 섬에 한국과 외국의 군인들, 첨단 무기, 그리고 엄청난 고통이 물밀듯이 밀려들 것이다. 얄궂게도 향후 초강대국들이 벌일 갈등의 씨앗이 생태보존지역인 평화의 섬에 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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