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해하는 한, 한나 아렌트가 고대의 폴리스에서 서구적인 ‘인간성‘의 원형을 찾아내려 한 이유는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훌륭한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소박하게 믿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의 관심은 오히려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만인에게 보편적 인권을 부여하고 민주주의의 범위를 확대해 온 서구의 시민사회가 대중사회적인 상황에 빠져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전체주의를 배태한 원인을 ‘인간성‘이라는 이념의 기원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탐구하는 것이었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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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렌트는 끝까지 하이데거를...


스승인 하이데거가 독일어로 사고하는 자의 ‘진리‘에 얽매어 있던 것에 반해, 한나 아렌트는 특정한 언어공동체에 한정되지 않는 ‘인간‘의 조건으로서의 ‘복수성‘을 탐구하려고 했다. ‘복수성‘을 낳고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행위‘에 주목함으로써 전체주의적 폐쇄성으로부터 이탈하려고 한 점이 한나 아렌트의 언어관이 지닌 특징일 것이다. (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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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의 정신구조를 분석한 한나 아렌트는 서구근대의 철학과 정치사상이 전제로 삼아온 ‘인간‘상, 다시 말해 ˝자유의지를 지니고 자율적으로 살아가며 스스로의 이성으로 선을 지향하는 주체˝라는 이미지가 현실과 괴리되어 있음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주체‘관을 전제로 보편적인 ‘정의‘를 확립하고자 하는 근대의 논리는 ‘아이히만 재판‘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때 자기모순에 빠진다. 그리하여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저술하고 나서 서구적 ‘인간‘상의 역사적 기원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나아갔다. (8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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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분석에 따르면, ‘국민국가‘의 경제적 번영, 생활보장, 사회적 안정감에 길들어온 ‘대중‘은 ‘국민국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불안을 느끼기 시작할 때 현실에서 탈출시켜줄 수 있는 구원의 서사를 갈망한다. 기존의 안정과 현재의 불안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알기 쉬운 서사적 세계관의 유혹이 강해진다. (69-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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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식상한 상식이 20세기 내내, 그리고 21세기에도 계속 어디선가 주장되고 있다. 계속해서 실효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의 생각을 ‘유일하게 올바른 대안‘이라고 독자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는 자세를 줄곧 견지하는 것이 그녀의 고유한 가치관, 세계관이다.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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