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룡경찰 LL 시리즈
쓰키무라 료에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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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혀 뜬금없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에일리언2를 1보다 먼저 개봉했더랬죠, 제가 고딩1학년때 봤던 것 같아요, 지역에 걸맞는 3.15회관에서 개봉하던 것을 본 기억이 납니다.. 충격, 엄청난 충격을 맛본 이미지가 이어지는 대단히 파괴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쉽게 보기 힘들었던 매력적인 여성적 영웅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었죠, 국내에서는 그 당시 경험하기 힘든 영화적 상상력이 끝없이 등장하는 작품이어서 보는 내내 긴장감과 공포감과 온갖 장르적 감성의 분수를 맛보았던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리플리가 우주선에서 사용하는 기갑의 몸체에 탑승한 체 에일리언과 대적하는 장면이었죠, 제가 기억하는 가장 실제적 기갑병사의 모습으로 각인된 작품이 에일리언2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전이나 이후에도 많은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흔히 보아오고 경험한 상상의 이미지가 실체화되는 느낌이었죠, 유치하거나 과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기계를 탄 체 움직이는 인간의 모습이었습니다.. 후덜덜한 상상력이 실체화되는 순간이었죠, 그 이후로도 그 장면은 두고두고 각인됩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또 뜬금없긴하지만 그 시절 국내에서 개봉되었던 추억의 시리즈들의 향연은 두고두고 기억기 납니다.. 백 투 더 퓨처, 인디애나 존스도 있었고 다이하드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웅본색과 홍콩느와르 영화들이 즐비하던 아무래도 그동안 검열이나 심의가 통과되지 못해 국내에서 개봉되지 못했던 수많은 작품들이 보여지던 시절이었나 봅니다..


    2. 일본 애니메이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만화영화들이 국내에서는 국내작품인냥 TV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지던 시절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대다수의 작품들은 모조리 일본만화영화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이야 일본만화나 재패니메이션이 자연스럽게 문화적 일부로 스며들어있지만 제가 젊었던 90년대까지도 정식으로 일본의 문화개방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그 당시 만화영화나 만화책은 항상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 통로로 수많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전달되어졌죠, 그중에서도 유명한 작품중에 공각기동대나 아키라 그리고 기동경찰 패트레이버같은 매력적인 스토리와 상상력을 보여주는 뛰어난 걸작들이 있었습니다.. 뭐 건담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렇다보니 이렇게 나이를 먹고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음에도 기갑병사들 같은 매력적인 기동경찰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작품을 읽게되면 그 시절의 만화적 노스텔지어가 쏟아오르는 모냥입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이 그런 작품입니다.. 쓰키무라 료에라는 작가의 "기룡경찰"이라는 작품인데 일본에서 보면 흔한 스토리의 설정일 수도 있을겁니다.. 뭐 국내에서도 워낙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들이 하나의 장르의 축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큰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소설로 즐기는 매력도 만만찮아서 마구마구 즐거워하면서 읽었네요, 그냥 쉽게 말해서 15세 이상 관람가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의 소설적 방식이라고 생각해도 안무리데스네.


    3. 시작과 동시에 뭔가 훅하니 큰 사건이 발생하고 수많은 인명이 죽거나 다치면서 상황이 전개됩니다.. 아무래도 기갑병사가 등장하는만큼 시간적 배경은 근미래로 봐야겠죠, 누군가의 신고로 순찰을 나왔던 순찰차를 발견한 불법 기갑병장이 공장을 탈출하면서 아침 출근길과 등교길에 나선 사람들을 치거나 살해하고 사상자를 내고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인질을 잡게 됩니다.. 일반 테러범들이 아닌 기갑병장을 탄 외국인임을 확인한 일본경찰 특수부와 경찰테러진압팀이 출동을 하죠, 하지만 경찰조직내에서 신설된 특수부의 존재와 그 인원에 대해서는 상당한 반감과 반발이 심한 모냥입니다.. 오키쓰를 중심으로한 특수부의 조직원인  세명의 용병의 존재에 대해 경찰조직과 현장직들은 인정을 하지 않으려들죠, 이들은 경찰과는 대치되는 삶과 연결된 과거를 가진 용병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스가타 도시유키는 과거 필요에 따라 전쟁터를 오고가는 프리랜서 용병으로 활약하던 인물이고 유리 오즈노프는 과거 러시아의 경찰이었으나 경찰내 문제로 인해 축출당한 전력이 있고 무엇보다 라이저 라드너라는 여성은 과거 테러리스트로서 살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러던 사신이라 불리었던 인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신종범죄의 양상에 따른 기갑병장의 출현으로 인해 이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진 것이죠, 현재 일본에는 일반적인 기갑경찰의 모델외에도 대단히 획기적인 생체형 기갑병장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세명의 특수부 용병들이 탑승하는 드래군(기룡)이라는 제품이 현재 벌어지는 테러적 대치의 상황에서 절대적 존재성을 드러내는 것이죠, 하지만 경찰조직내에서의 반발로 인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인질사태에 대한 테러리스트와의 대치와 침투작전에서는 제외됩니다.. 현장 경찰조직의 침투작전에 서브의 역할로만 참여하게 되죠, 그렇게 최종 침투 명령이 떨어지고 테러리스트와 대결하려는 찰나 스가타는 과거 자신이 경험한 상황과 비슷한 대치국면에 재빠르게 대처하여 덫임을 침투조와 모든 현장경찰에게 알리지만 그순간이 너무 늦어버린 것이죠, 침투작전에 투입된 대다수의 경찰들이 폭살당하고 유리의 드래군 바게스트마저 피해를 당하게 됩니다.. 그와중에 도망치는 테러리스트 기갑병장의 하나를 저격한 스가타는 그 탑승자가 과거 자신의 동티모르의 용병시절 함께했던 동료임을 확인하죠, 과연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누가 관련되어 있는 것일까요,,,


    4. 미래적 상상력이 곁들여진 현실적 이야기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설정이나 이미지적인 측면의 상황적 전개도 만화적인 부분이 있으니 충분히 즐겁고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이 소설의 중심은 기룡경찰이라는 존재와 그 특수부라는 조직적 역할과 관련된 주변의 상황이 주는 탄탄한 스토리의 흐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경찰소설들이 자주 보여주는 경찰조직간의 문제와 심리적 암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초반의 훅할만큼 충격적으로 발생하고 임팩트를 주는 상황적 액션을 제외하고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기룡경찰인 드래군의 활약을 그렇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보여주는 기갑을 탄 영웅의 활약상보다는 기갑을 다루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죠, 무엇보다 특수부라는 조직의 중심인 세명의 용병에 초점을 마추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소설에서는 대치관계에 있는 인물의 연결고리인 스가타 도시유키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이어집니다.. 이들은 영웅적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과 인간을 보호하는 책무를 가진 경찰조직이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믿음이 가는 영웅적 이미지를 덧붙이진 않죠, 대단히 시니컬하면서도 냉정하고 비인간적인 듯한 감성의 테두리를 보여주는 인물이 스가타라는 캐릭터입니다.. 그런 인물이 사건을 해결하는 중심에 서는 것이죠, 작가는 이 점을 대단히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드러냅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 작품이 주는 대치적 긴장감이나 상황적 몰입이 더욱 더 잘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5. 또 그렇지만 이 작품이 첫작품임을 감안할때 앞으로 등장할 스토리의 흐름에 있어 세개의 드래군인 스가타의 피어볼그와 유리의 바게스트, 그리고 라이저의 밴시는 대단히 중요한 존재적 설정인 것이죠, 대단한 액션적 활약은 다음으로 미루고 이 작품에서는 앞으로 펼쳐진 이들의 기대감을 한껏 충전시켜놓고 있습니다.. 조금씩 인물들의 캐릭터성의 구축도 마무리되었던 것 같구요, 다음부터는 제대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 하나는 멋지구리하게 던져놓고 마무리되는만큼 작가의 스토리적 매력은 상당히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소설과 만화의 만남이라고 봐도 무방할만큼 이 소설의 만화적 상상력의 이미지와 소설적 허구의 현실적 문제를 적절하게 잘 섞어놓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조금 더 액션의 영역에서 남성적이면서도 파괴적인 대치적 모양새가 보여졌더라면 대중적 재미에서 더 훅하고 즐거웠했지 않을까 싶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첫작품에서 정리하고 설정하고 이어지는 스토리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필요는 분명히 있었을테니 같잖은 말이지만 제가 조금 양보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서지정보상에 다음 작품인 "기룡경찰-자폭조항"이라는 작품이 일본sf대상을 받았다고 하니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을 거라고 또 기대해봅니다..


    6.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적으로 생명력이 있는 캐릭터성을 부여받았습니다.. 어느 하나 허투루 여겨지는 인물이 없을 정도로 경찰조직으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에게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는 설정과 흐름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드래군의 입체적 이미지와 상황적 표현들은 말 할 것도 없구요, 읽는동안 드래군이 펼치는 액션은 만화를 보는 듯하고 조직과 개인의 심리와 상황적 대치들은 재미진 경찰소설을 읽은 즐거움이 가득한 좋은 SF경찰소설이라고 봐야겠습니다.. 딱히 만족스러운 마무리와 흐름과 개운함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다음편에 대한 기대에 만족하고 독자들은 일본경찰소설의 조직적 문제에 대해서는 수많은 일본경찰소설에서 경험해본 바 그냥 대중적인 재미의 측면을 조금 더 고려한 드래군의 활약에 포커스를 맞추어 캐릭터성에 집중해주면 어떻겠는가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미 벌써 이 작품의 시리즈가 3편 이상 나왔나보니 계속 시리즈가 출간되길 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대중적 재미와 소설적 즐거움이 가득한 일본소설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봐도 매력이 넘치는 좋은 대중소설이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다음 편을 기다려보도록 하죠, 근데 다음 편도 이런 상황적 흐름이라면 난 좋은 점수 몬준다이, 드래군을 묵히지말고 에스카플로네나 에반게리온처럼 마구마구 죽음의 춤을 춰졌으면 조케쓰, 만화적 상상력은 만화다워야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봄,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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