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인저
할런 코벤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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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상에 누구보다 믿어야될 존재가 가족이 아닐까요, 나를 알아주고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존재는 가족말고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 근래 작고한 가수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자살이냐, 타살이냐,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남겨둔 가족, 단 하나뿐인 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자꾸만 의심이 생깁니다.. 모르겠습니다.. 당사자의 마음을 알지 못한 체 찌라시같은 정보들이 넘쳐나는 인터넷과 뉴스를 통해서 일방적인 이야기만 전달받아서 오히려 피해자일 사람을 멋대로 오해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지만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더라도 남편은 그렇다 칩시다.. 전 알지 못하니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남은 모녀의 삶과 어느날 삶을 놓쳐버린 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엄마로서 부모로서 물론 전 아빠로서 과연 자식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담담함과 냉정함의 내면에 얼마나 많은 고통과 아픔과 슬픔과 눈물이 간직되어 있는 지는 모르지만 겉으로 드러내는 이야기의 모양새는 세상속에서 모든 것이 굳어버린 돌덩이마냥 감정을 빼버린 듯 해서 저로서는 이해를 하지 못하겠더군요, 하지만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이 의심이란 녀석은 정말 기하급수적으로 머리를 잠식해들어갑니다.. 대단히 무서운 암세포와 마찬가지죠,


    2. 그토록 중요한 가족이고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아내이지만 저 역시 간혹 의심이 들때가 있습니다.. 물론 불륜이나 뭐 같잖은 의심등이 아니라 나라는 남자와 살아가는 삶의 이면에 홀로 삼켜야 할 아픔이나 비밀이나 힘듬이 있음에도 굳이 드러내지 않는 그런 모습속에서 제가 한번씩 다툼이 있을때 나는 이런 생각인데 이 여자도 다르지 않을텐데, 왜 이럴까라는 뭐 그런 의심적 의심입죠, 인간은 누구나 개인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자식들에조차 이런 개인적 본능을 드러내는 인간들이 허다한 데 부인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세상 모든 사람들은 나 같지가 않죠, 함께 평생을 살아가는 부부이지만 모든 것을 공유하고 이해하고 인정하고 양보하고 보듬어주고 살아가진 못합니다.. 말그대로 부부는 무촌이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한순간에 세상에서 가장 멀어지는 존재로 느껴지는 경우도 우린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누군가가 나의 아내가 나에게 숨겼던 추악한 비밀을 폭로해버린다면, 그리고 그 말같잖은 비밀이 사실로 드러났다면, 난 과연 어떻게 대처할까요, 솔직히 부부로서 십수년을 살아오면서 우린 서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배려해줄 수 있을만큼 전혀 문제없는 사랑을 여전히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할런 코벤은 이런 가족에게 불어닥친 겉으로 보이는 행복한 삶의 이면의 가려진 어둠을 이번에도 따갑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낯선 자가 누군가를 나락으로 밀어넣은 추악한 진실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제목이 "스트레인저"입니다..


    3. 뉴욕 근교의 조용하고 조금은 부유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곳에서 애덤 프라이스와 그의 아내 커린은 두 아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애덤은 토지수용 전문 변호사로서, 아내인 커린은 교사로서 충분히 여유로우면서도 행복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두 아들은 지역 라크로스 선수로서 평범하지만 누가 보기에도 부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의 경기운영과 선수로서 뽑히기를 원하며 아내 대신 애덤은 지역 모임에 참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낯선 자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자신의 아내가 자신을 속였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 가짜로 임신한 척 그게 거짓말을 한 것이죠,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달받은 애덤은 낯선 자가 남긴 뜬금없는 폭로가 사실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출장을 떠났던 아내가 돌아오자 애덤은 추궁을 하죠, 아내는 당황해하며 애덤에게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조만간 사실을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며칠만 시간을 달라, 혼자있고 싶다라는 문자만 남긴 체,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애덤은 아내가 사라져버린 일을 어떻게 대처해야될 지 고민입니다.. 그런 아내의 행방을 찾아나서던 애덤, 그리고 또다른 상황에서 낯선 자는 또다른 누군가에게 추악한 진실을 폭로하며 협박과 함께 돈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폭로로 인해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죠, 애덤에게 닥친 아내의 실종과 추악한 비밀을 폭로하는 낯선 자와의 관계는 과연 어떤 것인 지, 그리고 예상치 않게 벌어지는 살인사건으로 인해 애덤과 그의 가족에게 닥치는 위험은 과연 무엇인 지, 코벤 횽님은 끝없는 이야기의 미로를 독자들에게 선사합니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녀,


    4. 코벤의 단행본들은 대체적으로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과거의 비밀이 현실속에서 어떻게 변질되고 추악하게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가를 보여주곤 합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나와 가장 가깝다고 느끼고 살아왔던 가족이나 형제와 이웃의 비밀을 드러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어라, 이거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네라는게 그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꼬을 수 있을만큼 꼬아서 독자들로 하여금 도저히 헤어나지 못하게 이야기속에 잡아둡니다.. 마지막에 이를때까지 독자들은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마무리가될 지 도저히 감도 못잡게 만드는거죠, 이번 작품 "스트레인저"도 이런 방식적 진행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중간정도에 이야기의 중요한 단서를 모두 드러냄에도 진작 필요한 진실은 마지막이 되어서야 알게 되는 것이죠, 그의 소설은 평범한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대단히 강직하고 책임감과 서민적 정의감이 넘치는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죠,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삶을 위해서는 진실이 무엇인 지 꼭 밝히고 말겠다는 집념이 강한 인물을 언제나 등장시킵니다.. 이 소설에서도 애덤 프라이스라는 인물을 통해 그런 모습을 적절하게 보여주죠,


    5.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주변의 이웃들의 추악하고 비밀스러운 과거와 진실을 드러내는 이야기는 할런 코벤이 쵝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그토록 믿고 사랑했던 자신의 아내마저 자신을 속이는 추악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시작하죠, 하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있기 때문에 시작에서 보여준 표면상의 진실이 진정한 삶의 이면이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코벤 형님 역시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하질 않습니다.. 여태껏 수많은 그의 작품에서 추악한 진실은 늘 사랑앞에서 굴복하고 언제나 우리와 같지만 약간의 책임과 정의감이 있는 주인공을 통해 보듬고 배려하면서 마무리를 하죠, 하지만 이번에는 그동안 그가 보여준 작품과는 그 마지막의 의도가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점수를 주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깜짝 놀랬어요, 그동안 수많은 복선과 반전을 상황 곳곳에 드러내고 마지막에 그 끈의 이음새를 하나씩 끊어내던 코벤식의 서사가 이번에는 중간중간 그 이음새를 풀어가면서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선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층격적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러운 진실은 늘 남겨진 이들에게 상처를 남기죠, 그리고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만약 나라면 저렇게 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주어진 감정을 조금만이라도 이성적인 판단으로 고민을 해봤더라면, 과연 이 아픔이, 이 상처가 생기지 않았을까, 작가는 독자들에게 되묻는 듯 합니다..


    6. 할런 코벤의 스타일은 미국식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중산층이나 부유한 전문직종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현실적인 주인공들의 삶을 그려내면서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드러내죠, 그렇기 때문에 대단한 공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영미식의 사고방식속에 동양적 감성도 상당히 묻어납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삶의 방식이나 사고의 흐름은 동양적이진 않죠, 그런 면에서는 우리네 인생의 모습과는 다르기 때문에 여느 일본소설들이 주는 공감적 흐름은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가의 작품들이 스릴러를 사랑하는 우리나라 독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이유는 바로 스릴러가 주는 흐름의 서스펜스와 상황이 주는 긴박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헐리우드식의 스타일에 길들어져버린 우리의 영화적 이미지도 한몫했지 싶습니다.. 그의 작품은 그런 스릴러의 모든 잔재미가 가득한 선물박스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단행본으로 국내에 선보이는 모든 작품들이 나름의 즐거움을 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이럴진데 미국애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좋아하겠죠, 현실의 일반적인 평범하고 평화로운 삶이 얇은 얼음처럼 한순간에 깨어져버리는 상황적 현실감은 아마도 스릴러작가중의 최고라고 감히 평가해봅니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은 수많은 독자들을 공감적 즐거움으로 이끄는 장점이기도 하죠, 만약 이 작품 "스트레인저"의 마지막이 여느 작품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결말로 이어졌다면 개인적으로 이렇게 평가했겠죠, 재미는 있는데 이번에도 전작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코벤은 가독성 하나는 죽여준다 뭐 이런 단편적 이야기를 주절주절거리며 독후감을 썼겠지만 이번 작품은 마지막에 주어진 진실의 무게가 상당히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코벤이 보여준 결말의 무게감이 이 작품의 품격을 조금 더 올려주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허구는 허구로 남는게 좋습니다.. 아무리 현실적이라 하더라도, 근데 난 지금 아내를 믿고 있나,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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