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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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나 와이프나 애교가 많고 사근사근한 편이 아니라 그런지 아이들도 그렇게 막 사랑스러움이 작렬하는 애교덩어리같은 넘들은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무뚝뚝함의 극치를 보여주시는 큰 따님께서는 정말 말도 없고 표현도 없는 편이지요, 이는 아주 어릴적부터 그러했습니다.. 그러니 다른 집 손녀들은 할아버지~하면서 마구 애교를 피우며 이쁜 척하는 모습을 봐온 할배의 입장에서는 조금만이라도 애정 표현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셨을겝니다.. 그러나 성향은 요구한다고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이뻐해주면 조금씩 편안하게 다가올텐데 그때쯤 아드님께서 태어나셔서 태생적으로 웃는 얼굴을 내비치니 할배의 입장에서는 조금 마음이 손자에게 치우치셨던겝니다.. 물론 할머니는 또 다릅니다.. 늘 첫 손녀를 챙기시고 먼저 애정을 표하시니 큰딸도 할머니는 지금도 편안하게 생각하는 편이죠, 여하튼 그렇게 막둥이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얘네 둘은 나름의 이쁨을 받고 자라고 있었는데 하루는 할아버지가 이쁜 신발을 한켤레 사서 보내신겁니다.. 크기가 딱 딸의 발과 맞았죠, 딸은 엄청 좋아하며 바로 신지도 않고 책장 위에 얹어놓고 좋아라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할아버지가 발 크기를 모르고 아들것만 사서 보내신겁니다.. 손녀는 뭐랄까요, 사줘도 크게 어필되는 부분이 없으니 리액션이 좋은 손자에게 선물을 준다는 생각만 하신게죠,


    2. 할머니는 노발대발 난리가 나고 아내도 상당히 마음이 상해서 애정적 차별성에 대해 할아버지의 선물에 대한 불만을 저에게 토로했었습니다.. 딸이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냥 똑같은거 두개 사주시면 좋지 않느냐, 아님 따로 따로 챙겨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손주 이뻐서 선물 사주시는거 너무 고맙긴 하지만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게 되면 딸아이가 받을 상처가 얼마나 크겠는가, 그렇습니다.. 결국 딸은 그때 받은 선물이 할아버지가 사주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까지, 그 사건 이후로 할아버지는 가능하면 손주에게 선물을 준비하실때에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긴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놈들로 인해 왠만하면 선물을 사진 않습니다.. 경제적 공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덩요, 사실 밝혀서 좋지 않을 진실을 굳이 믿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아는 진실의 또 다른 진실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합니다.. 실체적 진실은 우리가 알고자 하는 진실과는 대비될지언정 굳이 들춰내 생채기를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요, 뭐 이런 생각이 드는 작품을 년초에 읽었네요, 역시나 우리의 공감을 아주 잘 이끌어내는 일본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드래곤플라이"라는 제목의 상당히 매력적인 형사 추리소설입니다..


    3. 일본의 한 외진 군마현의 히류무라지역은 잠자리의 낙원으로 불리우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예전부터 수몰을 준비하고 댐건설을 진행하고자하는 지리적 위치인거죠,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수십년동안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곳에 태어날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한 여자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이즈미라 불리우는 이 아이는 자신이 볼 수없는 세상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문득 모두 자신이 다가가면 도망가는 세상속에 자신에게 다가와 함께하는 잠자리를 느끼게 됩니다.. 그런 모습을 동네 아이들이 유스케와 켄이 보게되죠, 이렇게 이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이가 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현재, 도교의 한 강변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이 시체는 불에 타버린체 버려졌죠, 그리고 신체의 내부 장기들이 사라진 체 아무런 단서가 남겨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의 목에 걸려있는 잠자리 모형을 본 뜬 자근 목걸이 하나만 있었습니다.. 도쿄 경시청은 이 목걸이를 단서로 가부라기 팀을 군마현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즈미를 만나게 되고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데,


    4. 뭐랄까요, 이 작품의 작가는 처음 접해보는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전작인 "데드맨"이 상당히 뛰어난 형사추리소설이었다고 합디다.. 가부라기라는 형사의 수사방식이나 이 팀이 보여주는 캐미가 아주 좋아서 읽는 내내 흥미로움을 잃지 않았다고 해야겠군요, 특히나 모든사람이 한방향으로 달릴때 나만은 독창적인 변칙적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미리 깔고 진행하는 서사적 구성은 상당히 즐겁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반전적 느낌도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형사들의 수사방식은 딱히 과학적이거나 분석적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대단히 변칙적이고 독창적인 발상적 추리를 적용하여 그 방법론을 역으로 끌어내어 사건의 연결고리를 맞추어 전체적 아귀가 맞아 떨어지면 정황은 확인되었으니 이에 따른 근거나 단서를 찾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잘은 모르겠으나 이런 방식을 제3의 추론법이라 일컫는 애브덕션이라고 칭하나 봅니다.. 소설은 이러한 애브덕션의 방식으로 변칙적 사고의 틀을 만들어놓고 여러방면으로 흐름을 조율해나갑니다.. 하지만 이런 애브덕션은 일종의 미스디렉션처럼 독자들의 눈길을 한쪽을 몰고가는 성향이 짙죠, 물론 이런 기준을 소설속 인물들도 역시 독자와 함께 흐릅니다.. 그리고 기존에 적용한 근거의 방식에서 벽에 부딪히면 그 상황에 맞는 또다른 애브덕션이 등장하는 흐름이죠, 그렇게 조금씩 사건의 진실로 다가가는 서사적 형식인 것입니다..


    5. 그러니 이 작품속의 형사들은 상당히 과학적 기반을 중심으로 단서를 찾아나서지만 기본적으로는 일종의 감과 느낌의 변칙적 사고를 중심으로 그 과학적 추론법을 이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독자들 역시 이런 수사방식과 함께 수사관들의 흐름에 동참하여 맞춰나가기 때문에 조금 지리할 지 모르는 흐름의 역할론을 부여받으면서 나름 흥미로운 집중을 하게 되는겁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가다가 벽에 부딪히고 또 그상황에서 또다른 추론을 이끌어내고 또 가다가 새로운 벽이 등장하면 그 벽을 깨부술 추론을 만들어내어 마지막 단계의 상황까지 반전과 충격적 진실을 조금씩 드러내며 보여주는 즐거움이 상당하죠, 이 서사속에 가부라기라는 형사팀의 각각의 인물들의 사회적 성향과 캐미적 역할론도 소설을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적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이 소설의 배경에 적시된 일본사회의 현실적 문제에 대한 비판적 구성 역시 작가는 은연중에 드러내죠, 하지만 이 배경의 사회적 비판의식은 직접적이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상당히 똑똑해 보이는 단면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회적 문제를 등장 인물과 사건의 배경과 사건의 실마리에 적절하게 배치하여 상황적 의식을 은연중에 이끌어내는 방식을 취한 듯 싶어서 말이죠,


    6. 근데 이 애브덕션이라는게 말이죠, 추리적 기법의 일면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이긴한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일종의 짜집기식 흐름의 방법론으로도 보여지기도 해서 조금 억지스러운 일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말하고도 싶습니다.. 특히나 전반적이 흐름의 구성상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과 범인의 윤곽은 초중반경에 어느정도 짐작이 되어지는 바 추리적 흥미의 일부분이 사라진 일면에는 이러한 상황적 짜집기의 느낌도 없진 않았다는 것입니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등장하는 내용은 이 소설의 구성상 아주 중요한 단서이긴 한데 말이죠, 또한 작가가 아주 정교하게 짜놓은 플롯의 구성속에서도 나름 자리매김을 잘한 것은 같은데 이상하게 어색합니다.. 역할론에서 그 상황이 주는 임팩트가 대단히 중요함에도 이상하게 뭔가 덜거덕거리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물론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더 충격적인 반전의 일면으로 받아들이는 독자분들도 충분히 계시지 싶어서 미리 변명을 해놓습니다..


    7. 뭐 그외에는 전반적인 일본형사추리소설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재미가 가득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중적 취향을 놓치지않고 작가가 의도한 이야기의 주제와 흐름도 자연스럽게 내포한 느낌이 가득했습니다.. 작가가 정교하고 오랜 고민등의 생각으로 만들어낸 듯한 구성상의 의도 역시 독자들의 집중력을 끌어내는데 상당히 뛰어나구요, 전체적으로는 작품이 상당히 충실한 모양새라고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독자들에게 일종의 미스터리적 무게감과 함께 대중적 즐거움도 놓치지 않고 이끌어낸 것 같더라구요, 물론 조금 더 액션적 느낌과 대중적 선호도를 위한 자극적 상황의 드라마틱한 구성이 극적으로 이루어지면 더 좋았을텐데, 그렇더라도 후반부의 속도감은 상당히 뛰어났습니다.. 전반적으로 이정도의 형사소설이라면 굿이죠, 가와이 간지 작가의 간지나는 데뷔작 "데드맨"도 한번 찾아서 읽어봐야 되거씁니다.. 그나저나 새해임에도 우찌 새해의 느낌이 쌔~한게 노는 날이 없어서 그렁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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