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자들 메두사 컬렉션 2
제프리 디버 지음, 남명성 옮김 / 시작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1. 전 등산을 싫어합니다.. 단순하게 힘들어서 싫어합니다.. 헌데 장인께서는 무척 등산을 즐겨 하셨더랬습니다.. 특히 제가 결혼한 당시에 등산을 아주 많이 하시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말에 따라나선 적이 제법 있습니다.. 사실 지역내 주말 등산할 만한 높은 산이 없습니다.. 장인어른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자면 동네 뒷산 정도의 수준인게죠,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2시간이 채 걸리는 야트막한(?!) 언덕수준이라고 지칭하시더군요, 물론 중간에 한번정도의 쉬는 시간을 둔다는 전제하에 쉬이쉬이 올라가면 그렇답니다.. 당신께서 빠른걸음으로 한달음에 정상까지 오르는데는 한시간이 채 안걸리신다더군요, 그래서 아주 야트막한 동네 야산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런닝머신보다 못한 운동량을 가진 산이라시면서 맑은 공기와 한바가지의 땀이 너무나 시원하게 느껴지니 너도 함 경험해봐,라는게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야트막한 언덕조차 전 힘이 들고 중간에 오바이트가 쏠리고 머리가 핑핑돌고 숨을 헐떡거리고 포기하고 싶은 심정을 초단위로 갈등을 하면서 3시간 정도만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물론 당신께서는 저에게 보조를 맞추시고 위로 반 비웃음 반으로 토닥거려주셨지만 부끄럽더군요, 하지만 정상에 도착하니 참 좋았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어른께서는 이렇게 힘들고 올라와보니 어떠냐,라고 하시길래 이런 맛으로 등산하시는 것 같다고 정말 좋다고 말씀 드렸죠, 사실은 이제 더이상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기분의 90%를 차지했지만 정산 등반의 기분으로 치환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시면서 넌 운동 좀 많이 해야겠다.. 앞으로 한달에 한번은 꼭 등산을 가자, 한번 겪어봤으니 다음엔 더 잘 오를것이다.. 뭐 이런 말씀과 함께 땀이 나 축축한 저의 등을 세게 탁 치시면서 가자, 막걸리 한잔하러...라고 하셨더랬습니다.. 하지만 다음 등산은 처음보다 두배는 힘들더군요, 그래도 굳건히 어른은 또 다음 일정을 잡으셨지만 다행히도 새로운 취미가 생기셔서 등산을 등한시하는 동안 전 지금까지 산쪽으로는 눈도 보내지않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끝


    2.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운동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게으른 배나온 아저씨의 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평지를 걷은 것에 대해선 큰 거부감이 없습니다.. 몇십키로든지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데 뭔가 목표에 대한 과정으로 등산이나 운동을 한다면 딱히 하고 싶지 않네요, 그럴 시간을 조금 편안하게 제가 좋아하는 디버형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아직까진 큽니다.. 아내의 성화에도 그동안 먼지만 쌓여 꽂아두었던 디버 형님의 "남겨진 자들"을 보란듯이 끄집어내어 펼쳐들었습니다.. 엄마의 잔소리에 옆에 앉아있던 아들이 살짝 한쪽 이어폰을 아빠의 귀에 끼워줍니다.. 이어폰에서는 트와이스의 티티가 흘러나오더군요, "아빠 조치, 응," 그렇게 이제 펼쳐진 살인사건의 배경이 되는 미국 북부의 위스콘신주의 인적이 드문 산림 공원의 외딴 호숫가로 눈을 돌립니다..


    3. 미국의 위스콘신주의 한 외딴 호숫가 별장에 변호사부부가 도착을 합니다.. 그러나 이내 이들에게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그리고 911에 전화를 걸지만 낯선 남자들로 인해 차단당하고 맙니다.. 이 별장에서 도로까지는 20키로 이상 나서야 인적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외진 곳이죠, 그리고 이곳은 여름별장지로서 4월인 현재에는 전혀 인적이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긴급전화가 울리고 갑자기 끊어진 상황에 대해 지역 경찰은 별일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간단한 현장 확인을 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여형사 브린 맥켄지에게 전달합니다.. 브린은 가족과의 저녁 식사를 잠시 뒤로 미루고 별장으로 향합니다.. 그러던중 별장에서 누군가가 긴급전화로 다시 걸어와 처음 건 전화는 잘못걸었다는 확인전화를 해옵니다.. 브린은 차를 돌리려다 잠시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그 별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브린은 시체를 발견하고 살인자들을 쫓고 쫓기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하룻밤 사이에 죽이려는자와 살려는 자들의 추격적을 긴장감 넘치게 경험해보시죠,


    4. 언제나 액션스릴러의 정점은 추격전에 있습니다.. 누군가가 쫓고 누군가에게 쫓기는 긴박한 상황만큼 쫄깃한 스릴러도 없죠, 이 작품은 그런 전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인적이 없는 미국의 넓디 넓은 산림공원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여성경찰과 주변 인물들이 살인자에게 쫓기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일반적인 스릴러의 전형에 작가 제프리 디버라고 한다면 그 전형의 질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단순하고 획일적인 추격적이 아닌 대단한 긴장감과 심리적 스킬을 비롯한 상황의 반전을 곳곳에 숨겨두는 복선적 문장을 보여주는 디버 형님의 문장력은 스릴러소설의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전설과도 가깝죠, 물론 개인적인 선호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작품도 그런 재미와 긴장감이 너무나도 잘 스며들어 있는 가독성 만땅의 작품입니다.. 게다가 단행본이라서 부담스러울 것도 없이 즐길 수 있죠, 아무래도 시리즈라면 이거사면 다음에 또 사야돼라는 부담감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아님 말고


    5. 개인적인 생각에 제프리 디버의 소설은 뭔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설 전체의 맥락을 작가는 수없이 많은 교정등을 통해서 독자들이 현혹될 수 있는 미스디렉션을 작품의 곳곳에 숨겨두고 반전을 만들어놓습니다.. 그냥 독자들은 작가가 이끄는 방향대로 따라가기만 한다면 늘 스릴러소설의 진면목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가 풀어놓은 이야기들도 대단히 탄탄한 객관적이고 방대한 시대적 자료를 토대로 현실적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죠, 대단히 영화적이고 허구적인 이야기임에도 우린 그 속에 현실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또한 디버형님은 앞에서도 제시한 소설의 전체적 맥락을 중시하면서 여러번 독자들을 반전의 상황에 들어오게끔 구성의 연결고리를 꼼꼼하게 그려내기에 그가 전달하고자하는 작품의 속도감이나 복합적 스토리라인이 허투로 보여지지는 않는거죠, 이런 작가의 스릴러소설의 구성기법이 특히 저같은 독자들에게는 대단한 재미를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상당히 두꺼운 분량임에도 가독성이 장난아닌거죠, 읽기 시작하면 쉽게 손에서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이거슨 스릴러소설이 주는 가장 큰 미더덕이죠, 


    6. 소설의 처음부터 쉬지않고 숨가쁘게 벌어지는 추격과 대치적 상황은 이 소설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죠, 그리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의 반전은 말씀드린대로 쉽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아주 단순한 추격전을 전제로 두고 있죠, 그리고 이 살인이 발생한 사유에 대해 작가는 여러장치로 연결고리를 마련하고 있으나 몇번 겪어본 저의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반전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짐작적 때려잡기를 할 수 있더군요, 그리고 그런 예상이 어느정도 맞아들어가구요, 그렇다고 그 예상 반전이 싱거웠다는건 아닙니다.. 디버라면 이런 생각지도 못한 반전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 않을까하는 지레짐작이 대강 맞아떨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상했던 부분이 완전 반대로 진행되던 부분도 있었죠, 좀 더 지리하게 시간을 끌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느순간 훅하니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면서 또다른 상황적 긴장감을 부여하는 중후반부는 또다른 잔재미가 가득했습니다.. 고로 독자들은 처음 생각에 충분히 두껍다고 생각하던 내용의 분량이 어느순간 꽉찬 즐거움이 가득한 멋진 스릴러소설의 진면목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것이죠,


    7. 역시 제프리 디버는 액션스릴러소설계에 있어서 거장이라고 저 개인적으로는 감히 생각합니다.. 아직 읽지 못한 많은 단행본과 시리즈의 후속작들이 남아있지만 여전히 영미스릴러소설의 대중적 취향을 저격하는 독보적인 능력자로서 디버형님은 첫번째 자리를 차지하신다고 전 생각하는 것입니다.. 여러 작가님들께서 많은 스릴러소설상에 여러 감성적 의도와 함께 인물적 페이소스도 가미하시면서 뛰어난 작품을 그려내시는 분들이 많으시지만 단순한 재미적 측면의 대중 지향적인 스릴러소설로 판단한다면 단연코 디버횽아가 최고이라는겁니다.. 뛰어난 가독성과 쉼없이 이어지는 집중적 재미만으로 따진다면 정말 지랄맞은 우리나라의 정치현실과 국정농단의 드러븐 상황에도 불구하고 잠시 시름을 잊게 만들어주는 특효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누구처럼 관저에서 나오지도 않고 주사제로 피로를 달랠 필요없이 이런 작품 하나로 즐거울 수 있다는거죠, 그렇습니다.. 권력자라는 인간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자기들끼리 이전투구하고 국민의 요구와는 달리 서로의 득실에 연연하면서 미친 짓을 해대지만 우린 추운날 톱바 하나 걸치고 여전히 없는 시간 쪼개가며 촛불 들고 그 나머지 시간에 나름의 여유를 찾아 이런 즐거운 소설 하나에 행복해하는 참말로 착한 국민들인겁니다.. 쟤들은 이런 우리들을 여전히 개.돼지만도 못한 병신 취급하고 있지만 말이죠, 쟤네들은 여전히 우리 국민들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기들의 잘못이 망각되고 또다른 반공이나 종북을 들이밀면 세상은 자신들의 의지로 또다시 유지하고 새롭게 만들 수있으리라 굳게 믿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 국민은 그런 착하고 멍청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제가 너무 극단적인가요, 제발 제가 극단적이고 지랄같은 편견주의자였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이 이상하게 흘렀네요, 여하튼 힘들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소설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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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2-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올만에 보는 제프리디버~^^
아..그립네요!^^

그리움마다 2016-12-05 11:33   좋아요 1 | URL
네, 요즘 뜸하더니 조만간 링컨 라임시리즈 다음편이 나오나봅니다..
˝스킨 콜렉터˝라고 명명한 제목이네요, 시리즈는 11편인 듯 하구요,
아무래도 1편인 본 콜렉터에 대한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근래들어 링컨 시리즈가 조금 감이 떨어졌는데, 제대로된 스릴러의 진수를
이번에 보여주시지 않을까 싶네요^^

[그장소] 2016-12-05 14:31   좋아요 0 | URL
링컨 라임 ㅡ 아직 살아계셨단 말이죠? ㅎㅎㅎ 저, 대체 언제적 기억을 가지고 반가워한걸까요? ㅎㅎㅎ 돌원숭이.. 소녀가 나오는 표지 까지 봤나... 제목도 생각안나는 ... 이런..ㅠㅠ
호기심천국 ~ 먼저읽음 리뷰를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