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이 부서진 남자 스토리콜렉터 36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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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식들은 절대 할 수 없어보이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간혹 절 당황스럽게 합니다.. 저에게도 부모님이 계시고 저 또한 아이들을 둔 부모이기에 이에 대한 상충되는 제 자신의 반응에 대해 스스로 곤혹스럽고 짜증날 듯 불효막심한 인간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거죠, 먼저 자식으로서 저는 늘 부모님께 짜증을 냅니다.. 뭔가 도와줄 의도로 잔소리를 하는 경우에도 듣질 않죠, 그리곤 어떤 상황에서는 단지 나의 엄마, 아부지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뭔가를 바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곤 그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로인해 마찰이 생기는 경우에는 밑도끝고 없는 화를 내곤 합니다.. 돌아서서 생각하면 모든 것이 저를 생각하고 도와주려는 부모님의 의도라는 것을 알지만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로서 자식을 대할때 자식이 하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도 밑도끝도 없는 신뢰나 포용의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한사람의 자식으로서의 행동과 부모로서의 행동이 참으로 어이없는 반대적 모습을 띄게됩니다.. 물론 저의 부모님 역시 제 행동에 상처를 받았을지언정 저에 대해 돌아서서는 신뢰와 포용의 의도로 아내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저넘이 말을 저렇게 해도 늘 마음은 깊다이~", 참 부모들이란, 그렇죠?

 

    2. 표면상으로는 호주작가로 분류되지만 제가 볼때는 영국작가인 듯한 마이클 로버텀은 호주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소설가로 데뷔를 한 후 영국으로 건너갑니다.. 물론 자신이 호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겠지만 영국적인 배경으로 쓰여진 조 올로클린의 작품을 이번에 읽어보니 영국작품으로 봐야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 호주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산산이 부서진 남자"라는 작품입니다.. 원제는 "SHATTER"라는데 사전적 용어로는 산산이 부서지다, 산산조각 나다등의 의미로 쓰인다네요, 국내 제목이랑 부합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조 올로클린이라는 임상 심리학자입니다.. 인간의 심리와 정신을 연구하는 학자로 등장하죠, 자,그럼 이 주인공의 직업과 제목을 두고 유추해보면 대강 이 작품의 의도가 눈에 들어오지 싶네요.. 안들어와요, 그럼 스릴러소설 조금 더 읽어보시면 바로 들어오지 싶은데, 보쌈이 형님의 의도는 주인공과 제목만으로도 대강 저는 알겠더군요,

 

    3.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조 올로클린은 런던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브리스틀로 이사를 와서 겸임교수로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중 우연히 자살을 하려는 한 여인의 위기상황에 도움을 주게되죠, 그녀는 벌거벗은 체 다리위에서 휴대폰을 부여잡고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 자살을 하지 못하게 도우려하지만 결국 그녀는 죽음을 택합니다.. 조는 충격을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죽은 여인의 딸이 그를 찾아오면서 새롭게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게 되죠, 자살을 한 여인은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겁니다.. 조는 그녀가 죽기 전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던 사실과 그녀의 딸이 이야기한 자살 당일 그녀의 행적을 파악하던 중 심리학자로서의 자신의 감을 믿고 범죄사건으로 경찰조사를 의뢰를 하게 되지만 경찰은 조의 말을 좀처럼 믿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죽은 여인의 친구인 실비아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죽음을 당하게 되면서 사건은 끝없는 진실을 찾아나섭니다.. 스스로 죽음을 택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죽음을 선택한 여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 올로클린은 누군가가 그녀들의 정신을 산산히 부셔트려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

 

    4. 책이 상당히 두껍습니다.. 게다가 살인자의 면모가 중간도 가기전에 대강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끝까지 독자의 손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이죠, 흔히 독자의 호기심을 위해서 살인자나 사건의 구성을 마지막의 반전을 위해 숨겨놓는 것이 장르소설류에서 선택하는 대중적 취향의 한 방법임에도 이 작품에서는 초반부에는 그러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후반부에는 말그대로 살인자와 주인공의 대치상황을 드라마틱하게 꾸며서 독자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어줍니다.. 스릴러소설에 필요한 기본적 덕목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체적으로 액션적인 느낌이나 거친 스릴러적 감성은 많지않은 심리스릴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대단히 속도감있는 느낌으로 작품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작가의 능력은 칭찬할 만합니다.. 뭐 제가 칭찬할 주제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5.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스릴러적 소재는 개인적으로는 여지껏 보지 못한 살인능력을 보여주는 악인을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은 육체적으로 연약할 수 밖에 없는 질병을 앓고있는 인물이죠, 이들은 육체가 아닌 정신적 대결을 펼치는 모습으로 독자들의 시간을 뺏습니다.. 몇번을 말씀드려도 부족할 정도의 심리적 대결이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재로 사용된 정신파괴의 능력은 실제로도 현실속에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보여지기도 하죠,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방식의 가족들에게서 이런 모습은 두드러집니다.. 내부적으로는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겉으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남이 되는 경우를 저도 허다하게 봤습니다.. 물론 상황적 경우는 다르겠지만 한 예로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도 이러한 영역의 한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 잘못된 것이기에 사회적 단죄가 되어야함을 원칙으로 제대로 된 악인의 모습을 이 작품에서는 보여줍니다.. 그리고 조 올로클린의 모습속에서 연약한 면모와 강인한 학자적 능력과 끝까지 자신을 부여잡는 주인공으로서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여주죠, 그래서 이 작품은 재미집니다..

 

    6. 재미지고 즐겁고 잠을 줄여서라도 읽고 싶은 소설에서 뭘 더 바라겠습니까만, 그래도 읽고나면 자꾸 흠잡고 싶은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은 살인자로 등장하는 인물의 살인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기가 조금 애매했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흐름에서 연쇄살인마로서의 그의 행각에 대해서 딱히 흠잡을 부분은 없습니다만 왜, 워째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조금 남습니다.. 또한 사건이 해결부분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의 설정과 내용의 속도감은 과히 최고라고 판단을 하였음에도 뭔가 허전한 마무리였지 않았나 하는 뭐 그런 아쉬움이 들더라는 것이지요, 너무나 완벽하고 상황적 스릴감을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제대로 구성하셔서 더욱 이런 감상이 두드러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이런걸 흠이랍시고 나오는대로 제가 지껄이고는 있지만 흠이 흠이 아닌 흠같지않은 흠으로 여겨도 무방한 쓰잘데기 없는 저의 주절거림이 오히려 흠이 될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 재미지다고요

 

    7. 이런 작가의 능력을 십분 보여주는 좋은 스릴러 작품은 꾸준히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시리즈의 처음도 아닌 몇편을 건너뛰고 국내에 출시가 되긴 했지만, 뭐 조 올리클린 시리즈의 처음 작품은 10년도 전에 국내에서는 "용의자"라는 제목으로 나와 주었지만 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임을 감안할때 저로서는 이 작품이 첫 작품이 되는 셈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조 올리클린 시리즈를 비롯한 빈센트 루이츠까지 합세한 작품들이 자주 선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이 작품 "산산이 부서지는 남자"는 대단히 재미진 스릴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독자가 읽게 되더라도 그 느낌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느 작품들보다 두꺼움을 가진 작품이지만 역시나 재미는 두께가 얼마나되든 문제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두꺼운 작품이 더 감사시럽게 다가온다는 사실은 새삼 깨닫습니다.. 읽어들 보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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