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더 포스 1~2 세트 - 전2권
돈 윈슬로 지음, 박산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1. 죄없이 사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있다구요?, 그럼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라고 해봅시다.. 과연 누가 자신있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그럼요, 그렇죠, 세상을 사는 우리는 누구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그게 타인을 향했든 자신을 향했든 죄를 짓고 삽니다.. 하지만 현실은, 누군가는 돌을 던질겁니다.. 그것도 아주 자신만만하게 힘을 실어서 죄없는 자라 고개를 빳빳이 들고 죄지은 자에게 돌로 칠겁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그렇게 할겁니다.. 그러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를 따라서 역시나 돌을 칩니다.. 그렇게 하나둘 돌로 치기 시작하면 어느새 세상에는 죄 지은 자가 사라지죠, 인간은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좋아하고 그게 자신에게 가장 이로운 방법임을 압니다.. 자신이 지은 죄가 어떤 형태든 인간은 자신의 죄를 합리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합리화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권력적 지위를 가진 자라면 사회적 죄 사함을 얻게 되죠, 늘 사필귀정이라는 절대적 진리가 작용하긴 하지만 인간은 그걸 외면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면서 삽니다.. 지금 이순간 나에게 주어진 죄없음이 한결같이 자신을 지켜줄꺼라는 권력적 세뇌에 갇힌거죠,


    2. 초등학생도 아는 속담중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라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의미하죠, 누구나 경험을 한번 정도는 해본 그런 속담이기도 할겁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저로서는 공감이 갑니다.. 어린 시절 엄마 지갑에서 오뎅값 훔치다가 나중에는 초콜렛을 사먹을려고 지폐까지 훔치고 직살나게 얻어 맞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없는 살림에 공짜 좋아합니다.. 훔치고 살지는 않지만 누군가에 호의로 뭔가를 줄때면 굳이 빼진 않습니다.. 단지 그 호의가 아주 단순한 호의가 아닌 언젠가, 나에게서 뭔가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아주 얄팍한 빚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전 그정도는 갚을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면 딱히 거절하진 않습니다.. 단순한 커피 한잔, 맥주 한잔, 점심 식사 한끼가 큰 뇌물로 번지지는 않는 그냥 월급쟁이 회사원이지만 전 상호 주고 받는 호의적 선물에 대해서 큰 거부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만약, 어떠한 권력적 위치에서 그러한 사사로움이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내가 안하더라도 세상은 다른 누군가가 나를 대신한다는 최면을 스스로 주입한다면, 말 그대로 조금씩 자신을 바늘을 모아 소를 살 수 있는 지경까지 몰고 갈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우린 그런 인간들은 너무나도 많이 봤고 또 그런 인간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우리의 삶 주변에서 생겨납니다.. 가진 놈들은 늘 가진 티를 내죠, 없는 놈들은 가진 놈들의 발가락 때만큼 얄팍한 뇌물성 선물 하나에 자신의 인생을 잃기도 합니다.. 그게 우리 삶의 대다수의 모습입니다.. 경찰이라고 다르진 않죠, 그들 역시 나름의 사회적 정의를 토대로 나쁜 놈을 힘겹고 착하게 살아가는 이 세상의 중심에서 들어내려고 부단히도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힘겨운 직장인으로서의 경찰의 찌든 인생에 공짜로 벌어들이고 사라져버릴 범죄자의 돈과 물건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겠죠, 자신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는 또다른 배를 채울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그런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삶이라고 해도 누구 하나 거부감을 가지진 않을겁니다.. 하지만 역시나 인생은 사필귀정이라는 절대적 진리만 기억한다면 스스로를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망시키진 않을텐데 인간은 늘 그걸 잊고 삽니다..


    3. 말이 길어지네요, 그냥 읽고 나면 이런 주절스러운 인생의 생각들이 끊임없이 드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대중스릴러소설로서의 감성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내포된 사회적 딜레마와 부조리를 멋드럽게 만들어내는 것도 하나의 능력일겝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 "더 포스"는 그런 이야기를 한 뉴욕의 경찰을 중심으로 그려냅니다.. 데니 멀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30대 후반의 뉴욕 경찰은 대단한 페이소스를 독자들에게 선사합니다.. 그는 소설의 시작과 동시에 감옥에 갇힌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는 한때 뉴욕을 자신의 영역으로 만드는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대단한 경찰이었습니다.. 아니 며칠 전까지 그랬을겁니다.. 그는 맨해튼 북부의 특수 수사팀 '다 포스'의 일원이자 수장입니다.. 그에게는 자신의 팀이 있죠, 루소와 몬티는 형제와도 같습니다.. 그들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죠, 그리고 그에게는 가족이 있습니다.. 끝까지 지켜내야할 세상에서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존재들이죠, 그런 존재들을 뒤로하고 지금 데니 멀론은 감옥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는 부패한 경찰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경찰로서의 업적을 가지고 자신만의 사회적 정의를 실천한 인물이지만 그 삶속에서 그는 자신의 권력과 지위로 인한 착각과 세뇌로 조금씩 자신을 잠식시키왔던 부패에 자신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이 왕이었던 뉴욕 맨해튼 북부 특수수사팀으로 시간을 거슬러 갑니다.. 지금 이순간 멀론은 자신의 팀으로 도미니카갱단의 중간보스인 폐냐의 마약공급지를 급습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성과를 만들어내죠, 폐냐는 멀론의 총에 죽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경찰이자 영웅이었던 한 남자의 추락과 함께 그에게 주어진 삶의 이면을 하나씩 우리들은 경험하게 됩니다.. 아픔과 고통과 불안과 무엇보다 동정하는 독자로서 그를 지지하면서도 그가 저지른 수많은 죄의 합리적 착각을 우리 스스로 고개를 저으면서 책장을 넘기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겝니다.. 끝없이 말이죠, 물론 당신에게 주어진 수면방해는 감수하셔야 됨은 당연한 겁니다..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엄써,


    4. 사실 이런 소재나 주제를 다룬 스토리는 흔합니다.. 부패경찰, 그리고 영웅적인 대중적 모습에서 서서히 몰락해나가는 이야기들 말이죠, 이 작품 "더 포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도 자신이 경험했던 뉴스와 미디어를 토대로 이 작품을 구성했다는 말을 했습니다만 캐릭터의 구성에 '프렌치 커넥션'과 '더티 해리'가 떠오릅니다.. 과격하면서도 물불 가리지않고 자신만의 정의를 위해 나쁜 놈을 벌하는 조금은 자극적인 형사들의 면모죠, 이 작품의 데니 멀론도 그러합니다.. 과격하고 정의와 가혹하리만치 자극적인 범죄자의 처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는 예전의 미국드라마의 '쉴드'라는 작품에서 등장했던 부패한 경찰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현실적이죠, 이 작품은 동시대의 우리의 자화상을 미국의 뉴욕이라는 도시를 통해 드러냅니다..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가는 보여주려고 합니다... 일반적인 삶의 법의 테두리내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겪어보고 관여하고 경험하지 못하는 그런 삶의 이면, 즉 어둠과 범죄와 부패와 썩은 내가 진동하는 뒷골목의 우리사회의 외면된 진실의 이야기죠, 그들의 세상속에서는 단 한순간도 일반인은 견뎌낼 수 없습니다.. 자신이 왕이자, 영웅이 아닌 존재이면 그들을 단죄할 수 없는 거죠, 그렇게 한 인물이 자신의 왕국에서 자신의 주민에게 고통을 주는 범죄자를 처단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이 원한 것도 있지만 그의 힘과 권력이 그를 그런 자리에 이르게끔 도와준 것이죠, 그 자리에 다다르기까지 자신의 왕국내의 범죄자와 주민과 상인과 심지어 정치인과 경찰들까지 모든 이들은 그를 통해 숨을 쉬는 것을 택합니다.. 그것이 어느순간 깨어진 위태로운 숨결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5. 이 작품은 데니 멀론이라는 한 인물적 캐릭터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서술과 시점과 시선을 그의 심리와 눈과 상황을 토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멀론이 만들어낸 왕국에서 그가 몰락해가는 과정을 아주 섬세하고 꼼꼼하고 구체적인 혼란적 심리를 중심으로 주변의 인물과 그의 삶을 끄집어 냅니다.. 그렇다보니 데니 멀론이 떠들어내는 심리적 독백과 상황적 이야기들의 장광설이 끊임없이 등장하죠, 그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주변의 이야기속에서 자신이 망가져가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부패와 인간적 탐욕, 인종적 갈등, 부조리, 정의의 딜레마, 복수와 이로 인해 벌어지는 처절한 피비릿내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것이 끝인가 싶으면 연이어 무저갱의 바닥처럼 끊임없이 무너져내립니다.. 한 인물을 통해 드러나는 주변의 상황과 현실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제가 전작들에서 느꼈던 돈 윈슬로의 문장적 표현력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되죠, 그는 어느것 하나 놓치질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그려나갑니다.. 한 인물을 통해서 사회적 문제를 처절하게 투영하는 것이죠, 그가 "개의 힘"에서 보여주었던 대서사적인 인물적 감성을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서 멀론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두고 벌어지지 않지만 그가 후회하고 견뎌내고 감내하는 삶의 부조리와 딜레마는 그 어느 작품적 대서사보다 적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인물적 심리와 혼란적 장광설을 조금 잘 견뎌내면 중후반에 몰아치는 긴장감과 서스펜스와 현실적 스릴러의 감성과 감동적 페이소스는 너무나도 대단하기 때문에 책을 놓기 어려우실겝니다.. 그래도 내일 출근하려면 오늘 좀 자둬야죠, 멀론처럼 각성제무꼬 미친듯이 달려나갈 필요는 엄쓰니까,


    6. 인정합시다.. 제가 돈 윈슬로 덕후이긴 합니다.. 몇 작품 안되지만 과거 "개의 힘"이라는 작품을 읽고 범죄소설이라면 이러해야된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처절한 대서사적 마약전쟁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 작가 꼭 기억해야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그가 집필한 시리즈인 닐 캐리 시리즈도 국내에 한편 출시가 되었지만 사실 돈 윈슬로는 국내에 아직까지 그 영향력을 크게 가지지 못한 작가중 한명인 것이 또 사실입니다.. 저 혼자 떠들어봐야 많은 독자들이 찾아주지 않으면 시쳇말로 헛빵인거죠, 일본에서만해도 돈 윈슬로가 그려내는 감성적 스릴러의 매력은 아주 크게 느껴지는 모냥입디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더 포스"에서 한 인물 데니 멀론이라는 캐릭터가 구현해놓은 현실적 이야기는 익히 듣고 보고 뜯고 맛본 소재와 주제이더라도 충분히 그 감흥이 주는 매력은 대단합니다.. 엘에이에 제임스 엘로이가 있고, 보스턴에 데니스 루해인이 있다면 뉴욕에는 분명 돈 윈슬로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뉴욕하면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커더와 함께 전 데니 멀론의 맨하튼 북부 특수수사팀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그가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무너져내린 왕국의 이름은 오랜시간 제 머리속에 머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영화화가 된다면 전 그냥 매튜 맥커너히가 떠오르더군요, 이 아저씨 방탄 좋아하던데, 저도 방탄 좋아합니다.. 아이돌이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오더군요, 그냥 그렇다구요, '손가락질 해,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네, 나를 욕하는 너의 그 이유가 뭐든 간에, I know what I am, I know what I want, I never gon' change, I never gon' trade"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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