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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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첫 해외여행이 태국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가 2000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권이라는 것을 발급받고 처음으로 국외로 나간 것이 태국입죠, 방콕과 파타야를 오가는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뜨뜨미지근후줄근한 날씨마냥 성(?)스러운 태국의 밤거리와 퇴폐적 여행의 찝찝함을 처음으로 느꼈던 개운치 않았던 여행이었죠, 총각이었고 회사 동료들로 구성된 패키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의와는 무관하게 코스가 지정되어 있었던 모냥입니다.. 대단히 껄끄러운 여행임을 처음부터 인지는 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혼 전이라서 그랬는 지, 상황이 그런지라 공동체적 마인드(?)로 싫다는 표현을 하기가 그랬습니다.. 가이드가 패키지 인원을 몇군데의 퇴폐향략업소를 매일같이 데리고 가더군요, 입장료를 따로 지불해야되고 태국은 원래 이러하다라는 의도의 남성적인 성적 지향점을 대단히 그럴듯하게 합리화시키는 모습에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렇지만 둘째날인가 한 업소에서 아주 지저분한 행위를 보여주는 곳에 갔는데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한국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연세 많으신 노년의 부부들로 구성된 여행객도 있었고 아주 어린 아이까지 동행을 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건 뭘까, 도대체 이해가 안가더군요, 그 이후로 전 따로 행동을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함께 하는 여행에서 아예 홀로 빠지기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셋째날에는 방콕의 팟퐁으로 데리고 가더군요,


    2. 대단히 방콕스러운 거리와 밀도높은 밤문화의 상징같은 곳에서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고 태국이 왜 이러한가를 가이드에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 바에 앉아서 태국의 남녀성비와 트렌스젠더의 유전적 성향과 게이문화에 대한 아주 열린 사고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곳에서도 접대를 목적으로 하는 트렌스젠더와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하더군요,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제가 외모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 있는 대다수의 트렌스젠더의 모습은 연예인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아주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더라구요, 물론 상황적 꼬드김의 남성의 전유물같은 어울리고 마시고 즐기고 퇴폐로 물든 밤속에 저 역시 어쩔 바를 모르긴 했지만 그 문화의 이면에서 보았던 태국의 밤문화는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겨져 있습니다.. 물론 파타야에서 의 이틀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처음 겪어본 이국의 문화는 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그렇게 머리속에 각인시켜 버렸습니다.. 요즘은 다르겠죠, 가족단위 문화의 여행이 주를 이루고 여행의 목적이 보다 힐링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과거 수십년 전의 여행에서 만난 태국은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닌가요, 여하튼 그런 태국의 모습을 요 네스뵈 횽아는 1998년 해리 홀레를 내세워 작품을 만들기에 이릅니다.. 제가 만난 태국과 그닥 다르지 않은 배경이라 상당히 배경적 이해가 높은 작품입니다.. 네스뵈는 향후 해리 홀레 시리즈를 있게 만든 제대로된 첫 작품으로 이 작품을 이야기한 듯 싶습니다.. 아마 습작처럼 시작하며 조금은 아쉬움이 있던 호주를 배경으로 시작했던 "박쥐"보다는 두번째 작품인 "바퀴벌레"에서 해리 홀레라는 인물의 집중을 제대로 이끌어낸 부분때문에 그런 것인가 싶습니다...


    3. 홀레 시리즈의 3편부터 오리지널리티한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죠, 1편과 2편은 이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바퀴벌레"에서는 태국의 방콕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태국 주재 노르웨이 대사가 성매매를 목적으로 호텔에 머문 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대사는 노르웨이의 현 총리와 함께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노르웨이에서는 되도록이면 언론이나 매체에 숨긴 체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길 바라죠, 그래서 외무부에서는 호주에서 살인사건을 해결한 해리 홀레를 파견하고자 합니다.. 술독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던 해리는 태국으로 가서 사건을 파악하고 조용히 해결하라는 명을 받고 태국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내막을 하나부터 단서를 찾아나서기 시작하죠, 태국의 수사팀과 함께 대사의 죽음과 그 주변의 인물들을 조사하면서 대사인 몰네스의 가족과 또다른 금융브로커인 옌스 브레케의 관계부터 조금씩 내막을 파악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보여지는 단서는 대사인 몰네스의 성적 취향이 일반적이지 않음을 알게되죠,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지만,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뭔가 숨겨진 연결고리가 있음을 직감한 해리 홀레는 보다 깊은 집착같은 수사의 끝까지 자신을 몰고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끝없은 사건의 진실과 해리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죠,


    4. 국내 독자들은 이 작품은 보기 이전에 악착같고 자기를 극단까지 몰고가면서 진실을 밝히고 사건을 해결하고자하는 해리 홀레의 그만의 상처와 고통밖에 남지않은 정의를 이미 목격하고 그런 해리 홀레에 착찹한 마음의 동정적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해리의 수사관이자 정의를 밝히려는 자아의 정체성을 우린 이 작품 "바퀴벌레"에서부터 극단으로 끌고가는 모습을 조금씩 볼 수 있습니다.. 시리즈의 뒤로 갈수록 더욱더 심화되는 해리 홀레의 자아파괴외 사회정의의 실현적 목표는 대단히 상반된 불협화음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죠, 이 작품에서는 이후의 작품보다는 조금 더 절제되고 조금 더 안정된 상황의 수사방식의 해리의 모습이 지배적이지만 그가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해 벌어진 불상사와 아픔에서 해리는 조금씩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해리 홀레라는 형사의 세상이 그 틀을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상당히 이국적인 북유럽의 소설처럼 느껴집니다.. 전혀 상반된 생경한 날씨와 추악함이 느껴지는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북유럽소설이고 또 서양의 문화적 상대적 분위를 내세우며 진행되는 작품이니만큼 독특하면서도 지역적 특색이 두드러진 작품이라고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작가는 단순하게 배경을 태국 그중에서도 방콕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자신이 만들고자한 이야기를 자신이 속한 상황을 전제로 진행했기 때문에 이 작품의 배경은 아주 현실적 느낌이 강합니다..


    5.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하는 이후의 작품들에게서 요 네스뵈는 참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소설속에서 그가 독자들에게 하고자하는 말은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작품의 내용을 위해 대단히 많은 주변 설정과 상황적 가지를 끌어들여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했겠지만 저로서는 그런 네스뵈 횽아의 이야기가 조금은 군더더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더랬죠, 하지만 이 작품 "바퀴벌레"는 그런 부차한 이야기의 갈래를 많이 집어넣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중심이 그렇게 많이 흐트러지지 않았던 것 같구요, 그로 인해 해리의 수사방식과 상황적 단서들이 주는 흐름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방콕이라는 이국의 분위기가 작품의 서사에 상당한 즐거움으로 가미된 것도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매력중의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구요, 하지만 이후에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해리 홀레 시리즈에서 상당부분을 복선과 암시와 상황적인 반전의 연속적 방향으로 끊임없이 변형시켜 상황을 만들어가는 잔재미가 이 작품은 없다고 봐야겠습니다.. 물론 후반부의 반전과 상황이 네스뵈의 장점답게 어떤 작품보다 뛰어나게 느껴진 점은 다르지 않지만 독자로서 상상하고 예상했던 수사의 방향과 연결적 의도를 일찍 간파해버린 점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일찍 예상했다고 해서 그게 옳다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긴가민가한 부분이 예상밖의 반전으로 후욱하니 들어왔기 때문에 그 즐거움은 상당했습니다..


    6. 제가 해리 홀레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작품이 국내에 출시된지도 2년이 훌쩍 지났던 모냥입니다.. 그 뒤로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가 다시 이어져 나오기도 했구요, 아마 "리디머"와 "팬텀"이 출시되었고 조만간 "폴리스"가 나오겠죠, 그동안 이 시리즈는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출시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차분히 시작점부터 하나씩 이어나간다면 무척이나 즐거운 고품격의 스릴러소설로서 다시한번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로서는 국내 출시된 첫 작품인 "스노우맨"에서 받았던 충격적 즐거움이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몇몇의 단행본도 요 네스뵈가 보여주는 즐거움이 가득하니 천천히 즐길 예정이긴 합니다만, 이전 작품은 사실 잘 기억도 안납니다.. 단지 "바퀴벌레"를 통해서 익히 제가, 그리고 우리가 알던 해리 홀레의 자아파괴적 성향과 극악스러운 집착적 수사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정도 어떤식으로 그가 자신을 놓아가는 지 그 시발점에 대한 인지를 조금 했다고 봐도 될 듯 싶습니다.. 제가 아는 한 여지껏 제가 읽은 제법 많은 스릴러소설의 주인공중 가장 자기파괴적인 정의수호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를 최악의 나락으로 몰아가는 홀레의 감성적 성향은 대단히 불쾌하면서도 동정적이고 감동적인 독자적 동조를 이끌어내기 충분한 극강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우린 끊임없이 해리 홀레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한 독자적 요구를 요 네스뵈 행님은 잘 파악하고 있는 듯 하구요,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해리 홀래의 이야기는 저로서는 또 다시 "리디머"로 옮겨가봐야겠습니다.. 스노우맨의 아픔을 가지기 이전의 해리의 모습을 만나봐야죠, 다른 분들은 벌써 다 보셨죠, 나만 늦어따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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