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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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를 포함하여 총 727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소설을 만났다.

제목에서부터 범죄 스릴러의 냄새가 다분한 이 책은, 20년 전 발생한 오르피아 4인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1994년 7월 30일, 조깅을 하던 여성과 오르피아 시장 조셉 고든의 가족 3명 등 총 4명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제스와 데렉은 수사를 통해 범인을 찾았지만 그는 도주 중 사망하고 만다.

2014년 제스의 경찰 퇴임 송별회에 스테파니 메일러 기자가 제스를 찾아온다. 그녀는 20년 전 발생한 위 '4인 살인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고, 당시의 제스와 데렉의 수사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스테파니 메일러가 제스를 만나고 간 다음에 실종된 것을 알게 된 제스는 오르피아로 가고, 부모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스테파니가 취재를 이유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종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스테파니의 집을 둘러보던 제스가 의문의 사람에게 습격을 당하게 되고, 제스는 데렉을 찾아가 함께 수사해 줄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제스, 데렉, 그리고 오르피아 경찰서의 애나까지 스테파니의 실종 및 20년 전의 4인 살인사건을 재수사하기 시작한다.

20년이라는 너무도 긴 세월이 지났지만, 작은 휴양도시라서 그런지 다행히 당시의 사람들이 대부분 남아 있었다.

과거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며 사건을 다시 재구성해보는 제스, 데렉, 애나에게 과거 수사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그들은 하나씩 그 의미를 찾아내며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 간다.

과거 진술에서 조금씩 거짓말을 했거나, 묻혀져 버렸던 진술들이 밝혀지면서 그들은 용의자들을 특정하고, 또 그 용의자들을 하나씩 지워가며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방대한 분량에 너무나도 다양한 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지만, 이전의 이야기에서 연결되어 장면이 전환되고, 그 장면 전환도 빨라서, 말 그대로 책을 읽는 사이 시간이 '순삭'되는 느낌이었다. 70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한 자리는 아니고 두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과거와 현재, 다양한 인물들의 진술, 사연이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20년 전에 4명을 살해하고, 또 현재 그 사건을 추적하는 이들마저 살해한 진범은 과연 누구인가?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go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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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식당의 밤
사다 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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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큼이나 예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났다.

도쿄 변두리 요쓰기 일번가 한복판에 작은 선술집 '은하 식당'이 있다. '은하 식당'에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적재적소에 알맞은 말을 해 주는, 하지만 과거를 알 수 없는 품위있는 미스터리한 마스터와 그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이 있다.

그리고 편안한 '은하 식당'에서는 오늘도 여전히 손님들이 모여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은하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안타깝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었다.

경찰인 헤로시가 들려주는 고독사한 어느 할머니가 오랫동안 지켜 온 사랑 이야기도 있고, 우체부인 후토시가 들려주는 동네의 노부인에게 배달되는 현금 봉투와 관련한 이야기도 있다. 경금속 회사에 다니는 겐타로와 변호사 무로이가 들려주는 지독하게 운 없는 한 남자의 사연도 있고, 머리색과 옷차림이 요란한 커플이 은하 식당에 나타난 사연도 있다. 재즈 찻집을 운영하는 가스오가 들려주는 매년 오봉 때만 되면 사흘 간 꼼짝 않고 앉아 2층만 바라보는 약간인 기이한 고양이 삐이의 이야기도 있고, 드디어 밝혀지는 '은하 식당'의 미스터리한 마스터의 사연도 있다.

이야기 여섯 편이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고 은근하게 마음에 파고들어, 책을 읽는 사이 슬며시 눈물이 나는데도 얼굴은 웃고 있는 미스터리한 경험을 했다.

일드 '심야 식당'의 영향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이 술잔을 기울이고 안주를 먹으면서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서술은 등장인물들을 자연스레 소개하고, 그들의 대화 상황도 재치있게 전달해주어 머릿 속에서 더 영상화해서 책을 즐겼는지도 모르겠다.

'심야 식당'을 보면서도 내 주변에도 저런 식당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은하 식당'을 읽고 난 후에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다정하고 따뜻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 몰랐던 사람과도 이 식당에서만큼은 전혀 거리낌없이 대화를 하고 서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편안하고 따뜻한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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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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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육아는 엄마들에게 더 많은 책임으로 떠맡겨지고 있다.

심지어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육아에 대하여는 엄마의 몫이고, 아빠는 일찍 들어오면 돕는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시대가 많이 변해서 사고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말이다.

몇 년 전에 미국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영어도 잘 못하고, 그래서 미국에 대하여도 잘 몰랐던 나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미국에서는 결혼, 출산, 육아에 있어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게 책임을 진다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의 주인공 케이트 레디는 일과 육아 모두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이힐을 신고 달린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5월맘' 엄마들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한 엄마들의 모임이다. 보통은 공원의 큰 나무 아래서 모여 이야기를 나눴지만, 계속된 육아에서 하루쯤 해방되고자 어느날 5월맘들은 저녁에 술집에서 모임을 갖기로 한다. 그리고 그날 5월맘 멤버 '위니'의 아기가 실종된다. 위니는 5월맘 모임에 오기 위해 같은 멤버인 넬이 소개한 베이비시터에게 생후 6주된 아기를 맡겼고, 베이비시터가 자고 있는 사이 그 아기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기의 실종이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숨겨져 있던 위니의 과거가 드러난다. 위니는 10대 때 유명한 배우였고, 5월맘들은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

아기가 실종된 당일 밤에 술집에서 5월맘 멤버들이 술에 취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고, 그녀들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넬, 콜레트, 프랜시이다. 위니는 사실 아기의 실종 후에 크게 드러나지는 않고, 5월맘의 멤버인 시장의 대필작가인 콜레트, 전산 보안 전문가인 넬, 가정주부인 프랜시는 아기가 실종된 것에 대하여 깊은 안타까움을 느끼며 각자의 자리에서 아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는 중에 그녀들의 사연도 조금씩 드러난다.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방식으로 위니를 돕기 위해 애쓰지만,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독자들은 정말 가슴이 콩닥콩닥했을 것이다. 독자들이 걱정하고, 주변에서 걱정할 정도로 이들은 어느 정도의 불법마저 저지르며 실종된 아기를 찾으려 한다.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프랜시, 제발 그만...", "콜레트, 그런 짓은 하면 안 되지...", "넬, 하지마..."라고 마음 속으로 외쳤다. 아직 범인의 정체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일반인들인 이들이 너무 사건 깊숙이 들어가는 건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런 걱정과 초조함으로 인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긴장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역시 엄마들은 위대했다. 나는 그녀들을 너무나 걱정했지만, 아기를 잃어버린 위니를 걱정하는 그들의 진실하고 진정한 마음과 오지랖이 결국은 범인을 잡을 수 있는 힘이 아니었나 싶다.

아기가 실종되고 가장 힘들고 가슴 아플 엄마에게 '모성애'를 논하며 사회적 비난을 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끔찍했다. 아기를 갖기 위해, 또 그 아기를 정성으로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 조금이라도 타협을 할라치면, '퍼펙트 마더'인 척 하는 이들이 은근한 잔소리를 한다. 모유를 먹이지 않고 분유를 먹인다고... 몇 개월 안 된 애를 베이비시터나 다른 곳에 맡긴다고... 아이의 발달이 조금 늦으면 그 책임을 은근히 엄마에게 돌린다.

긴장감 넘치고, 현대의 엄마들에게 가해지는 모성애의 압박을 현실적으로 드러내는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엄마는 위대하다. 그러나 너무 위험한 일은 하지 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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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나 홀로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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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덥고 불쾌지수가 높은 요즘, 몸을 싸늘하게 만들어 줄 공포소설 단편집을 만났다.

이전에도 '소용돌이', '고시원기담'을 통해 무서운 존재와 공포를 선사해 준 작가는 이번 각각의 단편소설을 통해서도 여지없이 서늘함과 두려움을 선사해 준다.

책 속에는 일곱 편의 무서운 이야기가 실려 있다.

<히치하이커(들)> 히치하이킹을 한 뒤 운전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이 국도를 따라 이동한다는 속보가 있는 가운데, 나와 K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국도변에서 차를 태워달라는 수상한 사내를 만나게 된다.

<검은 여자>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음산한 동네에 신문배달을 하던 혁수는 골목에서 남자에게 폭행당하는 긴 머리의 여성을 구해주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어딘가에 갇혀 있고 그 여성은 자신을 '상현'이라고 부르고 있다.

<마지막 선물> 어린 시절 태풍이 불어닥친 날 학교로 자신을 데리러 와 주지 않은 엄마, 주인공은 혼자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무서운 여자를 피해 도망친다.

<취객들> 야간에 여성 아르바이트생만을 노리는 '편의점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때에, 야간 편의점 알바중인 미향의 가게에 이상한 남자 손님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Hard Night> 마약 유통업자 두꺼비의 사무실에 특별 수사팀이 급습하기 전, 마약 단속 경찰관인 나는 나의 치부가 적힌 장부를 미리 빼돌리기 위해 두꺼비의 사무실을 찾는다. 장부만 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나타난 어떤 남자를 실수로 총으로 쏘게 되고 그 후에도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구멍>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공사장에 알몸으로, 거기다 한 쪽 팔은 벽에 뚫린 구멍 속에 들어가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크고 검은 존재>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가방 속에 그것을 넣고 산을 오르는 희수, 날이 어두워지는데 산장을 보이지 않고 이상한 존재(그슨대라는 크고 검은 존재)를 믿는 사람들에게 잡히고, 그들은 그녀를 재물로 바치려고 한다.

나는 '히치하이커(들)'과 '취객들'이 무섭고 살벌했다. 평소에도 귀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도 무섭지만, 역시 무서운 건 사람이다.

갑자기 '호텔 델루나'의 연쇄살인범이 생각난다. 사람들의 악의를 먹고 먹어 쉽게 소멸시킬 수도 없었전 연쇄살인마의 원귀 말이다.

대부분은 잔인하고, 하드코어하고, 알 수 없는 존재들로 인한 공포를 그리고 있었지만, '마지막 선물'은 따뜻했다.

다양한 존재, 다양한 공포,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이야기들이었다.

전건우 작가님이 전해주는 여러 공포를 맛보고 싶다면 책 속으로 gog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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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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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던 가가형사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진다.

도쿄의 변두리 아파트 벽장에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피해자는 히코네에 살던 미치코로 밝혀혔지만, 아파트의 주인인 고시카와 무쓰오는 행방이 묘연했다.
비슷한 시기에 아파트와 가까운 하천 둔치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살해된 노숙자가 발견된 사건이 있었고, 경찰은 이 두 사건의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하지만 연결고리를 좀처럼 찾지 못한다
경찰 마쓰미야는 아파트 사건 피해자인 미치코가 도쿄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의 중학교 친구인 연출가이자 여배우는 가도쿠라 히로미를 만나러 가고, 히로미의 집에서 히로미가 가가형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한다.
히로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마쓰미야는 가가형사를 만나고, 가가형사는 그녀를 찾아간다.
한편, 가가형사는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에서 발견된 달력에서 자신의 어머니 유품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내용의 메모를 발견하고, 어머니와 이 사건이 연관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

사건의 조그만 부분까지 모든 것을 빈틈없고 신중하게 관찰하는 가가형사는 사건에서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어머니의 유품에 있던 메모와 똑같은 내용의 메모를 살인사건의 아파트에서 발견하고, 그 연관성을 찾기 위해 하나하나 끝임없이 살피고 살핀다.
꼬이고 꼬인 것만 같던 두 사건은 조용히 조금씩 연관성이 밝혀지고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가가 형사는 경시청 수사 1과에서 니혼바시 경찰서로 파견 나간 후 경시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니혼바시 서에서 근무했다. '신참자'나 '기린의 날개' 등 가가 형사의 몇 몇 이야기는 그래서 니혼바시가 사건의 주요 무대였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왜 가가 형사가 그렇게 니혼바시 일대에 머물렀는지를 말해준다.
어느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 그리고 어느 순간 가가 형사의 어머니가 얽힌 거대하고 길었던 이야기가 종결되고, 묻힐 뻔한 진실은 가가 형사의 끈질긴 수사로 드러난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가가 형사 시리즈에서 조금씩 궁금증을 자아냈던 그의 가족에 대한 비밀을 어느 살인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보여주며 가가 형사의 오랜 숙원을 풀고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기존 시리즈에서부터 가가 형사의 이 이야기를 다 준비해 둔 것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지막까지 좋았다.

아쉽다. 이렇게 가가 형사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가가 형사를 떠올리면 이 역할을 했던 일본 배우 '아베 히로시'가 떠오르는데, 한동안은 아베 히로시의 깊은 눈빛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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