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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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월드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단연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이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생각하면, 은근슬쩍 '겐타로 할아버지'가 떠오른다. 전작인 <안녕, 드뷔시 전주곡>에서 큰소리 땅땅 치며 상대방의 오금을 저리게 하지만, 알고 보면 똑바르고 올바른 사람에겐 존중과 예의를 가득 담아 대하는 겐타로 할아버지는 은근 츤데레 스타일이다.

 

 

이번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에서는 제목에서 알려주듯이,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에서 안락의자 탐정으로 사건의 해결에 도움을 준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가 만나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 p. 149

지나다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연이 있는 거라고 하지 않나.

어쩐지 나와 시즈카 씨는 성격이 잘 맞을 것 같아.

 

 

엄격하지만 다정하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전직 재판관 '시즈카 할머니'와 자신만만하고 오만하고 큰소리 땅땅 치는 '겐타로 할아버지'와의 콤비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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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법과대학 창립 50주년 기념 강연을 한 시즈카 할머니는 강연을 들으러 온 겐타로 할아버지를 처음 만나게 된다.

강연 후 있은 뒤풀이 겸 입식 파티 중 건물 밖 기념비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고, 폭발 현장에서 기념비 안에서 죽은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겐타로 할아버지는 피해자가 자신이 알고 지내던 조각가 '구시오 나쓰히코'라는 걸 알아보고 사건에 관여하려 한다. 그러나 시즈카 할머니가 보기에 일반인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경찰관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모습이 가히 좋아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겐타로를 어느 정도 제지하고 싶었던 경찰관의 부탁으로 시즈카도 겐타로의 옆에 있다 사건 해결에 관여하게 된다.

 

 

그리고 위 첫번째 사건 해결 이후, 세미나에게 강연을 하고 있는 시즈카에게 어느 노인이 상담을 요청해 온다.

'시니어 서포트'라는 간호서비스 회사의 전환사채를 샀는데, 회사가 도산했다는 것. 상담을 한 노인 외에 많은 노인들을 속여 전환사채를 사게 한 후 돈을 챙겨서 계획적으로 도산을 했던 것이었다. 노인은 경찰을 찾았지만 경찰에서는 사기로 입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즈카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노인의 사연이 안타까웠던 시즈카는 그들을 돕기 위해 마을회장인 겐타로를 찾아갔지만, 그는 피해자들이 겪은 피해는 자업자득이라며 도와주기를 거절한다.

그런데 두둥~~~ 마을의 가쿠라자카 할머니 역시 사기 피해자라는 걸 알게 된 겐타로 할아버지는 적극적으로 그들을 돕기로 전격 결정한다.^^

사기꾼이 뻔뻔스럽게도 저택마을에서 가까운 동네에서 다시 투자설명회를 열어 노인들을 속이려 한다는 걸 알게 된 겐타로와 시즈카는 설명회에서 사기꾼을 함정에 빠뜨려 체포하려 계획하는데...

그런데 설명회 직전 사기꾼이 대기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된다.

 

 

위 두 사건 외에도 3가지 사건이 더 발생하고,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는 5건의 사건을 함께 해결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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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의 성격은 아주 다르다. 시즈키 할머니는 겐타로 할아버지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마음으로 느끼지만, 그의 무대뽀적인 방식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직면하게 되는 노인 관련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며 그의 면모를 제대로 알게 된다. 물론 그 스타일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주인공인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가 고령자들이라, 책 속의 이야기들은 주로 노인 문제가 많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절도 등 노인이 저지르는 범죄, 노인간병 문제 등 어쩌면 점점 노령화되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지난 <안녕, 드뷔시 전주곡>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자식이 아버지의 연금을 계속 타기 위해서 아버지의 죽음을 숨기고 있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경제력이 없는 오십 먹은 자식이 아버지의 연금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부분이 있었다.

 

어디에선가 읽었는데(어쩌면 들었을지도...) 일본은 버블경제 호황 등으로 노인 세대들이 쌓은 재산이 많고 연금 혜택까지 있어 젊은이들이 경제력이 풍부한 노인 옆에서 기생하며 살고 있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현재 어려운 경제사정이나 상황 등을 탓하며 노인들을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2005년 정도인 것 같으니, 어쩌면 내가 들은 상황 이후의 세대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고령자들에 대한 혜택이 많아지면서 젊은 세대들의 불만이 커졌다.

 

약해진 노인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젊은이들에게 날린 시즈카 할머니의 한 방은 그래서 묵직하다.

 

- p. 275 ~ 276

+ 하지만 노인은 민폐 노인 그 자체야. 정말 꼴사납다니까. 노동력도 안 되고 세대로 세금도 못 내고 타인에게 폐만 끼칠 뿐이라면 노인들을 전부 나라에서 쫓아냈으면 좋겠어.

 

++ 확실히 저렇게 되어 버리면 민폐라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지요. 꼴사납다는 말도 부정 못 해요.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와요. 그러니까 청년. 당신과 옆에 있는 아가씨도 언젠가 늙어요. 예순다섯 살이 되었을 때 당신들이 솔선해서 이 나라에서 나가 주겠어요?

 

시즈카 할머니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두 분의 콤비 활약은 무척 좋았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정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즈카 할머니의 옆에, 무조건 돌진하고 보는 겐타로 할아버지는 무척 다른 성격이지만, 그렇기에 서로를 조그만 구멍까지도 메워주며 최고의 합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두 분 다 엄청나게 똑똑하신 분들이라, 뭔가 현장을 보거나 이야기를 듣다가 딱 캐치해 낸다.

나는 알 것 같은데, 당신은?, 이라는 느낌으로 쳐다보면, 나도 알 것 같은데, 당신도?, 라는 느낌?

"척하면 척!!"이라는 느낌?^^

 

척(하면)척 최강 실버 콤비,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 이 콤비 또 만나고 싶은데, 또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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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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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가 함께 활약하는 모습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습니다~^^
믿보작 나카야마 시치리, 믿보캐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의 조합,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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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2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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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어떤 책을 계기로 중국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현대극이 아닌 시대극이었음에도 재기발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나의 마음을 끌기에 너무나 충분했다.

 

그 뒤로도 매력 뿜뿜 넘치는 중국소설이 없나 살피던 찰나, 내 눈 속에 들어온 이 아이, 바로 《향밀침침신여상》이다.

"달콤한 향기는 여울지고, 사랑은 재로 남아 흩어지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중국어를 너무 모르니... 흠흠... ^^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의 원작소설이라고 하니 더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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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공감가지 않는 금멱 때문에, 그런 금멱으로 인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걸로만 보였던 욱봉과 윤옥이 안타까워서, 고구마를 열다섯 개 정도 삼킨 듯한 답답함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은 강하게 자신을 어필하고 다가가는 욱봉의 모습도 잠깐씩은 좋지 않게 보였다. 결국 자신의 아버지인 '천제'가 '재분'에게 한 짓과 무엇이 다르냐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냐 라는 생각이 목구멍을 간지럽힌 순간이 있었다.

 

2권의 초반에서도 금멱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아예 대놓고 욱봉에게 "내가 시집가고 싶은 상대는 오로지 당신뿐이라고요. 왜 그런 심술 맞은 소리로 내 마음을 아프게 하죠?(p. 51)"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 왠 개풀 뜯어먹는 소리?- 라고 메모를 해 버렸으니...

그러나 나는 금멱을 오해했다. 나도 모르게 - 금멱아, 미안하다... - 라고 말해버렸다.

 

2권의 초반, 금멱의 아버지인 수신이 '홍련업화'로 인해 사망하고 금멱은 수신을 죽인 사람이 욱봉이라고 믿게 된다.

금멱과 윤옥의 혼인날에 윤옥은 역모를 일으키고, 욱봉은 윤옥과 대치하면서 금멱을 자신의 뒤에 숨긴다. 그리고 금멱은 욱봉이 자신에게 등을 보인 순간,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수신의 영력 절반이 들어있는 '유엽방도'로 욱봉의 등 중앙을 찌르고, 욱봉은 그렇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금멱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금멱은, 사랑의 감정을 모르는 금멱은, 일부러 욱봉을 유혹해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 했던 것이었다.

 

욱봉 :

나를... 사랑한 게 아니...었어?

한시도...? 어느 한순간도?

금멱 :

사랑, 그게 뭔데요? 나는 그런 거 몰라요. (p. 67, 68)

 

 

 

 

그리고... 금멱은 욱봉이 죽은 후에야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그가 없다는 사실에 지독한 통증이 엄습하고, 심장이 떨어졌다며 울부짖는다. 망천에 뛰어들어 욱봉의 혼백을 부르짖기도 한다. 너무도 뒤늦게 깨달은 사랑...

 

- p. 77

내 눈물은 이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으로만 역류한다. 그 눈물은 심장이 사라진 내 가슴 빈 곳으로 역류해 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넘실대며 나를 온전한 슬픔 속에 가두어 버렸다.

 

- p. 98

못 잊겠어요.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 않아요.

눈을 감으면 욱봉이 보이고, 눈을 뜨면 또 욱봉이 보여요. 그럴 때마다 너무 괴로워 미쳐 버릴 것 같아요.

 

다행히 욱봉의 혼백이 남아 있어 그를 되살릴 수 있게 되지만, 살아난 욱봉에게 금멱은 그저 자신을 죽으려고 한 원수일 뿐이었다. 마계에서 세력을 키운 욱봉을 보기 위해 금멱은 윤옥 몰래 마계를 찾아가고, 그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위기를 겪고서도 그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한다.

 

이제서야 사랑의 감정을 알게 되고 품게 된 금멱이지만, 욱봉은 예전의 욱봉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금멱에게 사랑의 말을 속삭이고 사랑의 눈길로 쳐다보던 예전의 욱봉이 아니었다.

 

너무나 뒤늦게 깨닫게 된 사랑, 사랑하는 서로를 바라봐야 하지만, 그의 눈은 금멱을 향해 있지 않은 듯 하다.

운단도 막을 수 없었던 운명같은 그들의 사랑이었건만, 금멱과 욱봉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지...

 

금멱이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후부터는 책에 너무 집중을 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금멱의 상황이 너무도 안타까우면서도, 그런 금멱을 바라보는 윤옥의 모습 또한 안타까워 쉽사리 누구의 마음을 응원해야 할 지 힘들었다.

 

후에 수신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고, 윤옥의 눈처럼 깊고 깊었던 그의 속내도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눈물도 핑 돌았다.

아, 나 로맨스 너무 좋아하나봐... ㅜㅜ

 

끝이 좋으면 다 좋아요, 라고 했던가.

처음에는 나에게 많은 고구마를 먹였지만, 뒤로 갈수록 내 마음을 흔들어 버린 책이었다.

이야기가 끝난 후 나오는 외전 4편마저도 재미있어서, 마지막까지 만족스러웠다.

 

다음 번엔 또 어떤 중국소설이 내 마음을 흔들어줄까?

 

- p.173

그런데 누가 알았겠나?

두모원군의 운단조차도 사랑이라는 독하디독한 감정을 끊을 수 없고, 누군가를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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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1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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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어떤 책을 계기로 중국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현대극이 아닌 시대극이었음에도 재기발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나의 마음을 끌기에 너무나 충분했다.

 

그 뒤로도 매력 뿜뿜 넘치는 중국소설이 없나 살피던 찰나, 내 눈 속에 들어온 이 아이, 바로 《향밀침침신여상》이다.

"달콤한 향기는 여울지고, 사랑은 재로 남아 흩어지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중국어를 너무 모르니... 흠흠... ^^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의 원작소설이라고 하니 더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금멱은 화계 화신 재분의 딸로, 재분은 금멱이 태어나자마자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게 하는 운단을 먹인다.

자신이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되자, 그녀의 딸인 금멱은 그런 사랑하는 감정의 위험으로부터 지키고자 한 것이었다.

금멱은 자신의 출생에 대하여는 모른 채로, 자신을 포도 정령으로 알고 높은 영력을 쌓는 것이 최대 목표인 소녀로 자라났다.

그러던 어느날, 천계의 둘째 아들인 욱봉이 열반중생 중 다친 채로 화계로 떨어진다. 금멱은 욱봉의 전신인 봉황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까마귀가 다친 걸로 알고 비료로 쓰겠다며 그를 묻어 버린다. 그 후 금멱은 결계가 단단한 화계로 떨어진 까마귀가 보통의 까마귀가 아닌 걸로 추측하고 까마귀의 내단을 취하려고 다시 꺼내어 꿀을 먹이고 그를 살려낸다.

욱봉의 모습으로 변한 그에게 금멱은 은혜를 갚으라며 자신을 천계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금멱은 운단을 먹고 사랑의 감정을 모른 채 화계의 수경 안에서만 살아가고 있어 다른 세계가 궁금했었다.

 

천계로 간 금멱은 욱봉의 서동으로 그의 곁에서 지낸다. 그러다 욱봉의 배다른 형인 야신 윤옥, 숙부인 월하선인 등을 알아가며 천계에서 나름의 생활을 해 나간다.

 

금멱은 야신 윤옥과 혼인을 약속하게 되고, 욱봉은 금멱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사랑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 금멱과, 그녀를 사랑하는 이복형제 욱봉과 윤옥...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사실 1권의 내용은 좀 어이없다 생각되는 부분들이 많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다라는 말은 못하겠다.

책을 읽기 전만 해도, 금멱이 사랑의 감정을 모를 뿐이지 밝고 이지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랑 앞에서는 차가울 수 있지만, 사랑에만 차가울 뿐 눈치 빠르고 똑똑한 그런 소녀 말이다.

그런데, 1권에서의 금멱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머리는 좋지 않은 듯 하다. 너무도 아름다운 외모에 밝고 명랑한 성격을 가졌지만, 민폐 캐릭터의 냄새가 많이 난달까...

자신이 자란 화계 이외의 세상을 모른다지만, 욱봉의 진신인 봉황을 까마귀로 보고 윤옥의 진신인 용의 꼬리를 물고기 꼬리로 착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화계를 떠나 천계로 온 후에 까마귀가 정령을 납치해서 화계와 조족 사이가 틀어진 일을 귀로 듣고도 자신의 일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또, 욱봉이 마계로 간다라고 하자 몰래 포도로 변해 소매 속에 숨어 따라가질 않나, 그 곳에서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욱봉이 조롱박에 봉인해 둔 궁기를, 내단을 취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어줘서 욱봉을 다치게 만든다.

이런... 또 있네. 나중에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에도, 그걸 빌미로 영력을 더 받아낼 수 있겠다라고 좋아한다.

너무나 맑고 맑아서 세상천지 분간을 못하는 건가, 거기다 왜 그리도 영력 타령인지...

이 정도 되면, 사랑을 느낄 수 없게 만드는 '운단'이 아니라 그냥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되는 '운단'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이 없어서 겁도 없는 것이냐?" (p. 129)

 

진심 나도 같은 생각입니다... 탕탕탕!!!

아무래도 나는 독립적이고 똑똑한 여주 캐릭터를 좋아하나보다...ㅎ

나를 중국소설의 늪에 빠뜨렸던 그 책 속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2권은 더 재미있길 바라고 바라며, 1권을 덮는다.^^

2권에서는 금멱이 더이상은 두 남자의 마음을 갈팡질팡하게 만들지 않기를... 뭔가 노선을 정해 주기를... 그래서 둘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

(표지의 그림이 이미 욱봉과 금멱의 모습이라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려나... '어남욱'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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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353, 욱봉

내가 고작 이 깃털 하나만 네게 주었을 것 같아?

정녕 이것을 돌려주고 싶다면 그때 내가 이 깃털과 함께 준 것도 돌려줘.

 

- p. 382, 부처님

사랑하니 고뇌가 생기고, 사랑하니 두려움이 생기느니라.

그러니 사랑하지 않으면 고뇌도, 두려움도 자연히 없을 터다.

 

p. 439, 윤옥

나를 깊이 사랑해 달라는 말은 감히 하지 않을 거요.

그저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나를 사랑해 주시오. 하루가 쌓여서 달이 되고, 달이 쌓여 해가 되고, 해가 쌓여 일생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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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9
김성중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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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죽음이 없는 삶이 있다. 시간은 흐르지만 누구도 결코 죽지는 않는 그런 삶. 아무리 모진 고문을 당하고, 피를 흘리는 한이 있어도 아무도 죽지 않는 그런 삶.

 

주인공 '나'는 물고기섬에 살던 가난한 소년이었다. 여덟 살에 사흘동안 내린 폭우로 집에 남아 있던 엄마와 누나가 사망하고,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살았다.

마을에 호텔이 생기고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지고, 소년은 이 물고기섬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사는 것을 꿈꾸게 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아버지와 함께 사막을 벗어나려 했는데, 임종을 앞두고 돌아가실 듯 했던 할아버지는 끝끝내 죽지 않고 집요하게 살아 있었다. 할아버지가 임종을 앞둔 때에 인간의 삶에서 '죽음'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할아버지는 계속 살아 있고, 임신을 한 사람은 계속 출산을 하지 못하고 임신중인 몸으로 그렇게 계속 살아있는, 이상한 세계. 이상한 삶.

 

이 소설은 주인공 '나'가 열다섯 살의 나이로 죽음이 없는 백 년의 삶을 살아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이 없는 삶을 직면하자, 사람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무엇을 해도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있으니, 죽음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무기력에 빠지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어딘가에 중독되는 생활에 빠진다.

어떤 짓을 해도 계속 살아 있기에, 오히려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난폭하고 광기에 어려 살아가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 p. 42

스스로를 자경단원이라 칭한 일시적인 폭도들은 호텔을 털고 길에서 드잡이질을 벌이고 노략질에 맛을 들였다.

전에 농부이거나 양치기라거나 교사였다거나 작은 가게를 운영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멈춰버린 시간이 불러낸 낯선 사람들이었다. 숫자가 불어날수록 죄책감을 나눠 갖기 때문인지 그들의 공격성은 줄어드는 법이 없었다.

 

계속 살아있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를 죽이면 죽음이 올 것이라 믿고 할아버지를 계속 죽이려 온갖 방법을 다 쓰던 아버지는 결국 마을의 수호신과 같은 선인장을 훼손하고, 그것으로 인해 마을 사람의 희생양이 되어 그들의 광기어린 고문을 받게 된다.

 

- p. 44

아버지는 심장을 파먹히는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처지였다. 죽지 않는 그는 다음 날이면 다시 독수리들에게 물어 뜯겨야 했다.

 

주인공 '나'는 그런 물고기섬을 탈출했고, 사막에서 '아야'라는 소녀와 '이탕카'라는 술사를 만나게 된다. '이탕카'가 떠나고 난 후, '나'는 '아야'와 사막을 벗어나 다른 장소로 여행하며 죽음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무절제한 삶을 살아가는 폭도나 중독자들도 있고, 무리를 지어 이성을 유지하며 교육이나 일상을 살아가려는 이들도 있었다. 또 버려진 아이들의 무리도 있고, 무인도에서 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아야'는 '이슬라'가 되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다.

 

- p. 11

죽지도 태어나지도 않는 시간.

무엇인가 명백하게 어굿난 시간.

......

시간을 다시 흐르게 만든 사람, 그것은 나였다.

이슬라가 내게 죽음을 선사하기 위해 모두의 죽음을 다시 낳아주었다.

 

죽음이 없는 삶이란 어떨런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성을 부여잡고 무한한 시간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이런저런 고민을 하겠지만, 아무리 써도 계속 무한한 시간이라면 과연 나는 계속 이성적일 수 있을까...

죽음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본 후에야, 인간의 삶이 유한하고 그 끝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듯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본 후에야, 현재의 유한한 삶에 대한 애착이 더해지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조연정 평론가의 "《이슬라》는 삶에 대한 절망이 아닌 삶에 대한 애착, 즉 죽음에 대한 공포를 말하는 소설"이라는 문장이 더욱 공감된다.

 

- p. 16

죽음이 없는 곳에서는 인간은 유령에 불과하다는 것. 죽음이 있기에 역순으로 삶의 의미가 생겨났고 '목숨을 걸고 해야만 하는 일' 같은 커다란 꿈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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