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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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술 방향을 보면 미래는 극단적인 데이터 신봉 혹은 지금보다 우월한 인간을 만들게 될 거라는 이야기. 이렇게 발전할 때, 인류의 생각은 어떻게 바뀔까, 생각이 바뀌면 어떤 세상이 될까. 과거에서 지금까지, 역사에서 인간이 했던 행위를 근거로 설명한다. 단순한 미래 예측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하지 않다.


인문학은 대개 이미 지난 사건이나 지금을 기반으로 근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있지도 않은 사건을 상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심각하고 깊게 접근을 한 사례가 흔하지 않은 것 같다. 말콤 글래드웰, 알랭 드 보통, 매트 리들리, 스티븐 핑커의 대담집 '사피엔스의 미래'(모던 아카이브)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 책과 비교해 보면 순진한 애들 소꿉장난처럼 보인다.


중반까지는 배경 설명이다. 유발 하라리의 전작 '사피엔스'의 연장선. 지적 자극과 쾌감이 가득하다.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 '만들어진 신'보다 훨씬 더 강력한 타격이 될 것 같다. 중반을 넘어가면 종교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현재의 모든 가치와 기반을 뒤집는다. 후반 주장은 더 큰 논란을 불러올 것이다. 그야말로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충격적인 미래 예측이자 강력한 경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전방위적 검토, 선제적 인문학의 모범을 보여준다. 타당한 근거에 기초한 암울한 미래 예측이지만, 하라리의 말대로 우리에겐 브레이크가 없다. 경고를 수용할지 말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인류의 미래는 인류에게 달려있다고, 미약한 희망이 있다고 믿어보고 싶다. 하라리가 분석을 잘못했다고 믿고 싶어질 정도.


진보나 보수 성향을 나누는 기준은 현재가 아니다. 새로운 생각, 다른 생각, 변화를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다. 나는 어떤 변화라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생각했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유연하게 적응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도 침착할 수 있다면, 미래에도 계속 진보적 시각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침착할 수 없었다. 미래에 나는 보수가 될 것이다. 과거(?) 인본주의를 붙잡고 놓지 못하는 완고한 보수가.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다음 질문을 계속해주길 당부한다.
1.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2.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신이 책에 써놓은 말은 단지 하나의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리고 이 책은, 책을 읽어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마치 책 속 내용처럼,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방대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쓴 책 같다.


모두에게 '대단히' 권하는 책, 인류의 생각은 어떻게 변해왔나, 현재 인류의 생각, 그것을 근거로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까를 단순화해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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