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
제인 하퍼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뛰어난 작가들이 너무나 많은 시대인지라 신인이 데뷔작으로 독자 혹은 비평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현실에서 문단과 독자의 눈을 사로잡은 신인작가의 데뷔작이 있다. 제인 하퍼의 소설 <드라이: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이다.

 

출간 즉시 아마존UK,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작품이라는 문구가 결코 과장되지 않았음을 책을 읽자마자 알 수 있다. 물론 현재 사건과 과거 사건이 얽히고설킨 채 번갈아 제시되는 구성이 그렇게 색다르지는 않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진부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이 독자와 평론가들의 이목을 끈 이유는 그런 평범한 구성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탁월한 솜씨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 가족의 비극적인 사건 속에 담긴 진실을 찾아가는 현재의 흐름과 누군가를 한 평생 짓누른 과거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서로 교차되면서 독자의 의문을 하나씩 풀어주는데 마치 직소퍼즐을 푸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무엇보다 과거 사건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은 그저 소설 속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사실적이다. 이런 장면들 속에서 진실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희생양을 찾는 인간의 사악한 면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해야 할까? 이는 마치 인터넷 상에서 누군가의 고의적인 악플이 한 사람 혹은 한 가정을 비참하게 무너뜨리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 반전도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눈에 보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진실이 드러나면서 극한에 몰린 인간이 선택한 최악의 해결책을 보면서 인간이란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매력적인 주인공이 보여주는 인간의 또 다른 면도 있기는 하지만.

 

매력적인 주인공 포크가 활약하는 다음 작품이 조만간 발표된다고 한다. 어떤 작품일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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