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을 품은 일상
이상윤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학교 다닐 때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과목 중의 하나가 생물이었다. 여러 과학 과목 중에서 생물을 싫어했던 이유 중 하나는 단순 암기 과목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그 이후로 생물학에 관련해서 공부를 한 적도, 심지어는 책 한 권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었다.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은 생물학 책을 선택해서 읽게 된 이유는 <생물학을 품은 일상>이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생물학과 일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했기에 이 두 단어가 연결된 제목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우리가 매일 같이 살아가는 삶의 순간들이 생물학과 연관이 있다고? 어떻게 연결된다는 걸까? 약육강식과 같은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걸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기면서 책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책을 펼치자마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책 표지 바로 뒷면에 실린 저자의 이력을 보니 99년생 학생이란다.

 

저자에 대한 놀라움을 품은 채 목차를 펼쳐보았다. 저자는 에너지와 생존, 구조와 대사, 안정과 균형, 생식, 관계와 상호작용, 변화와 적응이라는 6가지 주제로 일상과 생물학을 연결해 설명한다. 언뜻 보았을 때 그저 생물학에 관련된 내용을 나열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해야 할까? 표현적인 면에서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참신하다. 일상의 이야기를 이렇게 생물학과 연결할 수 있다니 말이다. 계엄령, 금수저, 다이아수저, 강남 미인, 사드 문제 등을 생물학적으로 풀어 설명한다니 참 대단하다.

 

그렇다고 생물학적 지식 혹은 정보가 수준 이하일까? 생물학과는 담을 쌓고 살아가는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깊이 있는 생물학적 지식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전문가에게는 조금 부족한 내용일지 모르지만.

 

생물학은 어렵다 혹은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 생각을 완전히 무너뜨린 책이다. 일상의 모습들과 생물학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고, 과학과 인문학이 조화를 이루는 시대적 모습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도 상당하였다. 20살도 채 되지 않은 저자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어떤 내용의 책을 내놓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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