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뼈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에 흠뻑 빠져든 건 좋아하는 장르의 이야기였기 때문이 아니다소설에 담긴 주제(차별의 문제)가 나를 끌어당겨서도 아니다소설의 주인공인 제일리이난아마리가 엄청난 매력을 풍기기 때문도 아니다이 소설에 푹 빠진 이유는 언제나 가보고 싶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은 오리샤라는 상상 속의 나라이지만 그 나라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서아프리카를 토대로 그려진다어렸을 때부터 꼭 가보고 싶은 아프리카의 모습이 머릿속에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장면들을 접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잊고 소설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의 문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신비로운 매력이 물씬 풍기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읽는 재미는 아프리카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했지만 마지막까지 소설을 놓지 못하게 한 건 분명 이 소설에 담긴 작가의 시대정신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환상적인 플롯과 글 솜씨게다가 그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주인공들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제일리이난아마리라는 세 명의 인물들의 시각에서 풀어나가는 이 소설은 그 속에 담긴 작가의 생각에서도 분명 남다르다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칼을 가진 마자이족마법으로 인해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던 그들은 눈에 띄는 신체적 특징 때문에 학살의 대상이 되고대습격의 그 날 이후 살아남은 자들은 영원한 고통과 차별 속에서 살아간다.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가 이렇게 매력적인데 남은 이야기들은 또 얼마나 독자를 한껏 빨아들일지 무척 궁금하다. 또 영화로는 소설 속 이야기들이 어떻게 표현될지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쓴 작가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건 환상적인 매력을 가진 이야기에 깊은 교훈과 통찰을 덧입힌 작가의 능력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빨리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은 나만의 바람은 아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