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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세트 - 전2권 ㅣ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 생각뿔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생각뿔에서 출판한 <그리스인 조르바> 1, 2권 세트는 두 권으로 나누어져 있음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핸드북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핸드 사이즈이기는 하지만 글자 크기, 줄 간격 등 편집이 편하게 되어 있어서 읽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는 점도 이 책의 기본적인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처음 읽은 건 대학교 다닐 때였다. 선배의 권유로 읽은 그 책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보여준 그 모습이 내게는 너무 충격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다시 읽은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직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이 많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조르바를 읽고 꿈꿨던 내 모습과는 다른 현재의 내 모습을 보면서 조르바가 살아간 삶에 대한 동경을 넘어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사람은 이처럼 몇 가지 안 되는 물건만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었다.(1권 p.91)
크레타의 마을 유지 아나그노스티의 집을 묘사하면서 나오는 이 문장은 내 마음을 상당히 세차게 흔들었다. 어느 순간 무언가를 계속 채우는 삶을 살아가는 내게 그런 물건들은 그렇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렇게 물질에 속박됨으로써 ‘자유’를 잃어버리고 있음을.
자유라는 말은 결국 속박을 벗어났다는 의미이다. 어떤 속박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느 순간 수많은 쇠사슬에 얽매여 자유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내게 조르바는 이렇게 속삭인다.
“산투리는 기분이 내키면 칠 거요. [중략] 이런 문제만큼은 내가 짐승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분명히 아쇼.”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죠?”
“자유에 대해 말하는 것이요.”
p.s: 결혼에 대해서만큼은 조르바와 생각이 다르다. 결혼은 속박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