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패니언 사이언스 강석기의 과학카페 7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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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정보는 우리 삶에 어떤 역할을 할까? 생활에서 뭔가를 선택해야 할 때 참고할 수 있고, 현재를 둘러싼 환경을 좀 더 객관적이고 넓은 시각에서 조망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또는 내 삶의 어떤 방향성이나 가치관을 성찰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자가 실용적 지식이라면 후자는 철학적(사상적)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컴페니언 싸이언스>는 저자의 과학까페 시리즈 7번째 책이다. 시리즈의 앞 책들을 못 읽었지만 비슷한 생활 속에서 알면 좋을 과학 관련 상식이나 지식을 소개하는 책 인 듯 싶다.   
7번째 책인 <컴페니언 싸이언스>는 저자가 작년과 올해 발표한 과학 에세이 120편을 업데이트해서 묶은 것이다. 2018년이 아직 중반에 오지도 안았는데 작년 발표한 에세이와 합쳐 120편이라니 저자가 얼마나 이런 에세이를 많이 쓰는지 알 수 있다. 그 에세이들은 대부분은 과학 관련 유명 외국 잡지나 책을 번역하여 간략하게 소개한 것들이다. 번역도 여러 권 하신 걸 보니 영어 독해 실력이 상당한 듯 하다. 과학 관련 잡지들은 용어가 어렵기 때문에 독해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외국 과학 잡지나 책을 번역해서 소개했다면 어떤 아티클과 주제를 선택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여기서 이 책이 얼마나 시의적절하게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주제들을 골랐는가에를 보면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반려동물, 미세먼지,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 등 딱 지금 시기에 맞는 주제들이 많다. 과연 책을 만드는데 몇 달이 걸린 것이 맞는지, 마치 어제 바로 기획해서 오늘 출간한 것은 아닌지 싶을 정도로 최신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책 제목을 '컴페니언(companion)'이라고 붙여서 동반자가 될 정도로 내 생활에 아주 밀착한 과학 주제를 선보인다는 의도가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진다. 내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개에 관한 에세이는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매일 사람들과 만나면 미세먼지 얘기를 한번씩 하기 때문에 관련 에세이도 유용하게 읽었다. 사람들과 대화하며 이 책에서 얻은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유용하게 써먹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이다.

난 처음 이 책 소개를 들었을 때 책에서 제공한 정보를 단순히 "플라스틱 먹는 애벌래가 있데~"라고 단순히 한번 말하고 끝나는 정도는 아닐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 몇몇 에세이는 상세한 설명을 하느라 그랬겠지만 전문적인 용어와 수치가 나열되고 있을 뿐 그것이 주는 어떤 울림이나 인식의 환기, 내 생활을 바라보는 관점의 반영 등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려운 전문 용어도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고 대충 넘겨보게 되었다. 이런 지식이란 그냥 대화 중에 나 이런 것도 안다라는 뽐내기로 사용되고 마는 것 아닐까? 과연 어떤 삶이나 가치관의 성찰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정보는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요즘은 워낙 IT와 검색엔진이 잘 발달되어서 그 자리에서 정보는 검색하면 웬만한 것은 다 나오는데 책으로 이걸 소장해서 읽는 다는 것이 좀 아까워 보였다. 뭐.. 책이나 지식, 정보에 대한 개념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책으로 소장하는 것들은 의미가 있고 두고두고 새겨볼 만한 작품들인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대놓고 실용적인 과학책은 그 생명력이 얼마나 갈지 의문이 든다.

작가도 매우 다양한 주제이다 보니까 관련 서적을 번역한 것 외에 그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이 있거나 숙고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자기 얘기 보다는 원문 번역을 옮기는 것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그저 잡지에 나온 얘기만 겉핥기 식으로 옮겨 놓은 듯 하다. 각각의 에세이가 과학의 한 분야이므로 각 주제마다 작가가 심도있는 자기 생각이나 이야기를 갖고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자기 관점이나 소개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냥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에 대해 밝혀져 '쓰레기 대란을 막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니.. 바람이 너무 일차원적이어서 글의 수준이 놀라웠다.  

내 기대가 컸을 수 있다. 뭐 고고학과 역사학, 인류학을 모두 뒤져서 나름의 가설을 전개한 <사피엔스> 정도와 비교하면 안되겠지. 하지만 그냥 외국 잡지 번역해서 요약한 걸 실을거면 과연 단행본의 책으로 적절한 수위였나 싶기도 하다. 이런 실용서들이 잘 팔리기 때문에 이렇게 실용적으로 잘 짜여진 책이 출판업계에서는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에세이 하나하나 읽으면서 '끝이야? 이게 다야?'라는 질문을 계속 했던 것을 지울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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