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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 의지나 열정은 필요 없다 단순한 반복이 단단한 인생을 만든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장은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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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에 다카후미의 [가진 돈은 몽땅 써라]를 읽었었다. 어떻게 보면 좀 극단적인(자극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정확한 핵심을 보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게 했던 책이었다. 이번에도 똑같을지 궁금해서 읽었다.

[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 호리에 다카후미 / 쌤앤파커스]

호리에가 글을 잘 쓰는 걸까,

번역이 기가 막힌 건가,

역시 둘 다 인가!

아무튼 이 분은 여전했다.

여전히 막힘없고 거침없다. 전작과 똑같다.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돌을 던져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동시에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라 감흥 없던 것들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한다.

가령 이런 거.

스마트폰을 계속해라. 최대한 해라. 최대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삶을 살라고 여러 차례 말한다. 모두가 스마트폰 과잉 사용에 문제 제기를 할 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문제일 뿐. 스마트폰은 너무 좋은 도구이기 때문에 최대한 최신기기로 업데이트하면서 계속 사용하라고 말하는 호리에.

이런 신선하고 극단적인(?) 조언(방식)에 ㅋㅋ 임팩트를 느끼다가도 당연한 이야기조차 당연하게 잘해서 임팩트 있다.

시간만큼 누구에게나 공평한 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잘 써야 한다는 이야기 같은 거. 이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 않나. 근데 또 호리에가 그걸 참 맛깔나게? 이야기한다.

걍 정말 타고난 스피커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은 일상의 빈칸이라는 책은 두께는 얇지만 사유할 시간을 요구했다면 이 책은 당장에 엉덩이를 의자에서 떼어내고 뭐라도 하고 싶게 만든다. 완죤 채찍질 쩔어!

독서로 채찍질 한 번 맞아보실 분? 강추 한다.

일도 노는 것도 전력을 다 했던 나로 말하자면, 인생의 깊이는 도통 알 수 없다. 바꿔 말하면 도통 알 수 없는 가능성으로 넘쳐흐른다. (p.7)

장기 목표? 필요 없다. 그런 건 단순히 자유를 속박할 뿐이다.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은 지금, 이 순간 안에 있다. (p.7)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이디어는 독창성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을 의미한다. (p.69)

아이디어는 준비된 자의 마음에 내려앉는 법이다. 뉴턴이나 베토벤 같은 천재든, 호리에 다카후미 같은 범인이든 그것만큼은 똑같다. (p.75)

소유욕이야말로 눈을 멀게 하는 최고의 잡음이다. (p.76)

소유욕은 사고의 밀도를 앗아간다. 저게 좋다 이게 좋다고 하며 여기저기 눈길을 빼앗기는 사이 중요한 정보로의 접근이 부실해졌다. (p.76)

젖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를 만들고,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든다. 당신은 스마트폰을 들고 무엇을 하는가. 모든 것은 당신 하기에 달렸다. (p.82)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이 시간을 이길 자원은 없다. 시간은 생명 그 자체다. 어떤 대부호라도 시간을 사거나 되돌릴 수는 없다. (p.102)

사실은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렸다. 시간을 들이면 누구든 얼마든지 잘하는 게 당연하다. (p.102)

자투리 시간에 데이트는 할 수 없다. 가족과 함께 보낼 수도 없다. 하지만 일은 할 수 있다. 자투리 시간에 업무를 처리하는 습관을 들여보자.(p.104)

당신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건강과 양호한 인간관계다. 이것만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 고작 돈 따위로 마음을 소란스럽게 하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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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빈칸 - 당신의 생활 속에 반짝이는 크리에이티브 조각들
최장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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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상단에 이렇게 적혀있다.

'당신의 생활 속에 반짝이는 크리에이티브 조각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장순이 나누어주는 크리에이티브 조각을 공유 받고 싶어서 읽었다.

[일상의 빈칸 / 최장순 / 더퀘스트]

거리는 정말 무궁무진한 의미의 스케치북이라며 처음으로 꺼내놓은 첫 이야기(조각)부터 훅 빨려 들어간다. 거리는 사람들이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그 정의가 달라질 수 있고 스타일에 힘준 사람들한테는 런웨이가 되고, 그들의 워킹은 목적지에 도착해야 끝난다는 문장에 감탄하며 독서를 몰입했다.

거리의 쓰레기로만 취급했던 일수 대출 명함에서 뽑아낸 마케팅 이야기, 배달 시스템을 통해 풀어낸 욕구 이론, 간판을 통해 알 수 있는 세계관(인류학) 등 크리에이티브 조각들이 흥미롭고 흥미로왔다.

사물 관련된 크리에이티브 조각(초코파이 정, 맨홀 뚜껑, DHL 등)들도 재밌었고 모든 언어에 애정을 두어야 한다며 들려주는 이야기도 역시나! 흥미로웠다. 이런 책은 사실 두께는 얇지만 속도가 잘 안 난다. 매 장마다 생각할 거리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 사정으로 빠른 독서가 필요해 사유를 오래 못했고 책에서 내 안으로 가져올게 많았는데 많이 가져오지 못해서 계속 아쉬움을 느꼈다.

우리의 일상에, 사물에, 언어에 내가 놓치고 산 빈틈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

다시 재독을 하며 첫 번째 독서에서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크리에이터인 저자가 던져주는 이야기를 공감 정도에서 끝내겠거니 했다가 아주 뒤통수 씨게 맞았다.

음악의 본질은 둔감한 음표에 있지 않다. 음표와 음표 사이, 빈칸을 메우는 모든 행위와 생각에 진짜 음악이 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p.13)

환경문제를 다룰 때는 비평가적 정신을 발휘하다가도, 자동차를 살 땐 환경과 무관한 '성공'이라는 이상적 가치로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반찬을 살 때는 가성비를 다지는 비평가가 되었다가, 친구와 술을 마실 땐 흥청망청 쓰는 쾌락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사람은 하나의 논리로만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존재다. (p.40)

욕구는 좀처럼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는다. 특정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는 순간, 다음 단계의 욕구가 시작된다. (p.46)

해외 출장은 언제나 기대된다. 같은 사물의 다른 형태를 볼 수 있으니까. (p.105)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하는 방법은 많다. 언어의 빈칸을 반드시 말로 채울 필요는 없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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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월동 반달집 동거기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정송이 지음 / 정은문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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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6년? 7년?(연애 기간조차 헷갈릴 정도로 남편과 함께한 시간이 길다.) 이후 결혼했다. 결혼 생활 중 생활 습관의 차이로 사소하지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낄 때마다 모든 연인들은 동거를 거치고 결혼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지라 이 책이 반가웠다.

[갈월동 반달집 동거기 / 정송이 / 정은문고]

광고 카피라이터로 살고 있는 저자의 갈월동 반달집 동거기.

저자분을 만나면 직업 잘 전환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 비유를 이 정도는 할 줄 알아야 카피라이터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겠구나 싶다. 나라면 '흔쾌한 수락'에서 끝났을 표현을 '괘씸하네 할 만큼 흔쾌한 수락'으로 표현한다. 표현력(비유) 덕분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처음부터 끝까지 선명하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결혼은 부담스럽지만 연인과 함께할 터전을 꾸리고 싶은 사람이 저자뿐은 아닐 거라며, 귀 기울여 줄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짐작한다고. 네 그게 접니다.

동거기를 다 읽어 본 내 입장에서 언뜻 떠오르는 결혼과 동거의 큰 차이는 동거는 온전히 성인인 두 사람이 가족을 이뤄가는 과정에 중점이 있다면 결혼은 아쉽게도 두 사람뿐만 아니라 그 두 사람이 속해있던 집단도 가족으로 묶이는 과정이 지분이 좀 된다는 것.

저자는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만나긴 하지만. 결혼은 그 정도로 끝날 수가 없다.

161쪽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알몸, 그 아래 민 낯, 더욱더 아래 밑바닥, 밑바닥에 고인 구린 웅덩이까지 보게 되는 게 동거다. " 결혼은 이 모든 과정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거라고 보태겠다.

책을 읽고 생각이 정리됐다.

동거는 결혼 전에 꼭 해야 하는 과정이냐? ㅋㅋㅋ 절대 아니라는 거. 걍 하고 싶으면 하시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길. 동거는 동거대로. 결혼은 결혼대로. 각자 존중하며 존재하는 걸로. 동거는 결혼을 위한 단계가 아니다. 그리고 이 책 동거 관심 없어도 읽어보시길 추천. 꿀잼이다.

마냥 즉흥적인 선택은 아니었지만 치밀한 계획 아래 시작한 일도 아니었다. (p.7)

언제 글이 제일 잘 써지냐면, 글 쓰라고 시킨 사람 없고 그 글로 입을 손해 없을 때다. (p.26)

마음이 동했을 때 머리로 거는 제동은 아무 소용 없음을 처참하게 체감했다. (p.28)

"경력이 빠그라졌으니 이직이 아니라 빠직" (p.28)

한 번 의문을 품고 보니 그저 관성으로 굳어진 생각일 뿐이었다. (p.36)

개인적인 불행 하나가 있다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살 맞대고 살면서 행복한 삶을 경영해가는 좋은 샘플을 못 보고 자랐다는 점이다. (p.37)

대사 한 문장도 외우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르는 연기자가 된 듯 우물쭈물 쭈뼛댔다. (p.49)

평범하지 않은 것에 대한 평범한 사람들의 의문 다발은 그것이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더욱더 위협적이다. (p.62)

낡으려면 충분히 낡고도 남았을 것들 사이에서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그녀를 젊다는 말 아니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p.68)

"몸이 늙는 것보다 마음이 늙는 게 문제"라며 일 안 하고 놀기만 하면 마음이 늙고 쳐져서 안 된다는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듣고 있는 몸만 젊은 젊은이 둘은 그저 뜨끔할 수밖에 없었다. (p.71)

"적게 먹어야 오래 살아. 그리고 여럿이서 먹을 때 욕심 내봤자야. 남 더 주고 미움 덜 받는 게 나아." (p.72)

물질적인 부족함을 시간과 노동력으로 때우는 일, 가난의 동사형이 있다면 사전 풀이가 딱 저렇지 싶다. (p.93)

아, 살면서 이런 복 하나는 내게 오는구나. 얼떨떨한 기분으로 행복을 할짝할짝 핥아먹었다. (p.114)

결혼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을 누리고 있는데, 관습적으로 결혼을 떠올릴 이유는 뭘까. (p.117)

생각이라고 에둘러 말한, 실상은 후회인 것들이 구체적인 형상을 갖추고 목 기관을 통해 소리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온 힘을 다했다. (p.137)

내가 찾아가지 않으니 생각이 제 발로 찾아와 나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p.142)

있을 때 잘하지 못했다면 지금 있는 것에 잘하라. 잘하기에 늦었다면 아직 늦지 않은 것에 잘하라. (p.150)

'동거하는 사람 = 성적으로 오픈된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혼전 성관계를 쉬쉬하는 사회 분위기도 있거니와 마음 놓고 관계 맺을 장소도 부족한 탓에 둘만 있을 공간에 가면 '섹스를 해야 한다'라는 강박을 학습한 한국 커플의 슬픈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현상 아닐까. (p.154)

사랑하는 연인이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끝은 알몸이 아니다. 다른 이와 같이 살다 보면 내 살갗 아래, 까도 까도 새롭게 발견되는 수백 겹 내면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상대방이 보면 깜짝 놀라 도망가지 않을까 싶은 모습들, 때론 악취가 나고 꼴사나우며 지질하고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p.155)

적나라한 모습은 하수구 밑바닥에서, 변기 뒤 구석에서, 안방 모서리에서 발견되곤 한다. 그러니 동거의 낯 뜨거운 본질은 침실보다는 부엌과 화장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음침한 어떤 구석에 존재한다고 해야 맞는 말이다. (p.155)

지난 세월 동안 제대로 여물지 못한 부족한 생활력이 밑천을 드러내는 순간 흠을 보는 사람은 항상 더 깔끔한 쪽이다. (p.156)

알몸, 그 아래 민 낯, 더욱더 아래 밑바닥, 밑바닥에 고인 구린 웅덩이까지 보게 되는 게 동거다. (p.161)

조금이라도 밉 보이는 행동을 하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잣대는 휘두르기 좋은 몽둥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p.163)

따듯하고 노란 남의 집 조명 빛깔은 고개를 돌려 피하면 그만이었지만, 적극적으로 코를 찾아 파고드는 밥 짓는 냄새는 피할 도리가 없었다. (p.168)

용도와 상관없이 사물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눈은 특별하다. (p.178)

매일 쓰는 것들은 제일 좋은 걸로

좋은 건 나중에 사겠다는 생각 버리기 -일룸 (p.183)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 주다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복이다. 복! (p.184)

맥시멀리스트란 결국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아닐까? (p.187)

매우 미안하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더 나빴다. 자기 생각을 바꿀 마음이 없다는 저 표정! (p.193)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내 해석본이 존재하는 것과 다름없다. (p.198)

매일 봐도 또 새롭게 좋아지는 구석이 있다. 그렇게 매일 봐도 늘 새로운 것 중 하나는 출근 전에 오래도록 바라보다 나오는 잠든 설쌤의 얼굴이다. 동그라미 안에 가느다란 선 몇 개로 이루어진 그 얼굴 안에 온 세상의 평화가 다 담겨있다. 오늘 하루를 살며 꼭 지켜내야 하는 대상이 있다면 바로 그 평화로운 표정이겠구나 한다. (p.212)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사람과 끊임없이 돈을 쓸어 모으려는 사람의 합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서울. (p.227)

특별한 날이 평범한 일상이 되고 뜻밖의 결과가 당연한 결론으로 여겨지는, 시간이 주는 선물이자 형벌인 익숙함이 찾아오고 말았다.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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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소비
이종승 지음 / 다산글방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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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되려면 멀었지만 곧 자녀가 생기는 입장에서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일어 읽었다.

[교육소비 / 이종승 / 다산글방]

파트는 3개로 나누어져 있고 첫 번째 파트에서는 교육 소비가 이뤄지는 이유를 계속 들이댄다. 가령 고려대 면접에서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한국의 자본주의를 연결해 설명하라는 논술 문제가 나오는데 누가 명쾌한 논리를 전개하며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지 묻는다.

교수, 교사도 힘든 문제를 내놓고 학생을 평가하는 게 맞냐는 거. 교과서랑 시험이 따로 노니깐 사교육 시장만 배불리는 교육 소비가 심화되고 있다고 집는다.

1~3등급이 나오지 않으면 허술해지는 관리며, 현재 교육이 AI 시대에 맞는 교육으로 적합하지 않은 점, 의대 집중 현상의 문제점까지 두루두루 문제점을 집고 그 안에서 교육 소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다뤘다.

4년 전,

남동생이 정말 들어본 적 없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 순간 나는 내 남동생이 한참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사실 어떤 한 학생이 '시험'을 통과해서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한다 해서 인재가 아닌 건 아닌데 (정말 당연한 건데) 그렇게 생각했다. 능력을 학벌로 평가하고 있었던 것.

챕터 1을 읽으며 그 고질적인 편견을 확 깨부술 수 있었다.

챕터 2는 교육 소비가 이뤄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나라 교육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뤘고 저자는 IB와 체덕지를 꼽는다. IB는 사실 낯선 개념이라 챕터 2를 읽고 백 퍼센트 이해하지 못했지만 체육 교육만큼은 깊이 공감했다. 우리나라는 좀 더 많은 체육 수업이 할당되어야 한다.

책에서는 IB 교육을 하고 있는 대구, 제주도에서 보인 효과 및 단점(아직 적용한지 얼마 안 됐기에 있을 수 있는 문제)을 다뤘고, 체육을 통해 이룬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다뤘다. 표본이 조금 부족(부실) 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건강과 협업, 배려 등을 배우는 과정으로 체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정치에서 교육을 어떻게 소비했는지 다뤘다. 교육 소비의 시작은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시절에 많이 일어났다고.

두 정권 때 이뤄졌던 교육과 관련된 이슈(&문제)를 다뤘는데 역사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고 저자가 던지는 화두에 공감했다. 정치적으로 교육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 지금도 이뤄지고 있고.

진학 위주의 교육은 경제력을 투입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p.79)

잘 쓰려면 일단 잘 쓴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많이 읽을 자신이 없다면 좋은 문장을 자주 접하려고 애써야 한다. (p.95)

'교육 소비'를 '교육 생산'으로 바꾸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발전은 요원할 뿐 아니라 추락의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의 지속 가능성은 교육이 쥐고 있다.(p.012)

모든 관직, 모든 좋은 일자리가 시험으로만 선발하는 게 옳은 것일까? (p.102)

인간 역량의 측정은 시험 말고도 많다. 우리가 정량화된 시험에 의존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신뢰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p.103)

한국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자신의 힘과 부모의 경제력이 어우러진 결과(p.104)

독일 의대 선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선발에 들어있는 철학이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경쟁은 야만"이라는 시각이 교육에 강하게 투영돼 있다고 했다. 교육에서 경쟁을 배제하려는 이유는 승자독식의 노닐와 연결되어 권위주의 문화를 더욱 강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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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들 - 좋은 날엔 좋아서, 외로운 날엔 외로워서 먹던 밥 들시리즈 6
김수경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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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들 / 김수경 / 꿈꾸는인생]

책 표지에 적힌 '좋은 날엔 좋아서, 외로운 날엔 외로워서 먹던 밥'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읽었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책 크기와 두께도 마음에 들었다. 금방 읽을 것 같았다.

그러나 웬걸?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추억 속 나의 끼니를 곱씹느라 책 읽는 속도가 안 났다. 끼니와 관련해서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니! (물론 그렇기에 책을 낼 수 있었겠지만.) 아무튼 저자 덕분에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 이빨이 부실해서 카스테라만 먹던 할머니 생각도 나고, 늦은 퇴근을 하는 아빠와 엄마의 이불 속 밥그릇을 떠올렸다. 그렇게 먼지 쌓인 소중한 밥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뿐이 아니다. 끼니 관련해서 뽐뿌 온 것도 얼마나 많은지...

가령 사소하게 축하하고 싶은 즐거운 날에 먹을 음식을 정하고 싶어졌고, 아직 뱃속에 있지만 이 아이가 쑥 크면 내 마음대로 핫도그를 만들어 한 끼를 같이 만들어 먹을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라면에는 수프 먼저, 밥 말아먹을 거면 찬밥이 더 맛이 좋다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꿀팁을 얻기도 했고, 캠핑에서 파스타를 해먹을 거면 면을 미리 집에서 삶아서 올리브오일에 살짝 버무려 지퍼백에 넣어가는 팁도 얻었다. 모카포트를 사고 싶어서 네이버 쇼핑 페이지를 들쑤시기도.

작가는 집밥이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는 최고의 위로라고 했는데 그 문장에 공감하지만 허기를 달래준 끼니들을 읽는 것도 꽤 마음의 허기를 달래줬다. 효과가 놀랍다.

굳이 말하지 않고 지나는 어떤 마음들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이렇게 문득 깨쳐지는 것이겠지. (p.21)

집밥은 평범해서 가장 특별한 하나의 장르다. (p.22)

다 큰 어른도 갑자기 넘어지거나 위험한 것을 피해야 할 때 어린아이처럼 "엄마!" 하고 외치고 만다. 가장 위급한 순간에 오래도록 나를 지켜 준 단 한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외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집밥이 그리워지는 순간도 비슷하지 않을까. 오래도록 나를 먹이고 키워 준 다정한 온기로 나를 지키고 보듬어 주고 싶은 것 같다. (p.25)

고구마를 포일에 감싸 불속에 던져 놓고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최근 느껴 본 것 중 가장 설레는 것이었다. (p.76)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배가 고팠다. 공부나 일로, 때때로 사람에게 지쳐 그날 쓸 수 있는 만큼의 마음을 다 갉아먹은 탓이었다. (p.80)

들려주시는 음식의 이름들이 절로 모락모락 김을 내기 시작하면 전화기를 귀가 아니라 코에 대고 싶어진다. (p.84)

"오늘 저녁은 들기름을 듬뿍 넣고 지은 곤드레 밥에 깍독깍독 썰린 감자가 들어있는 강된장을 쓱쓱 비벼서 바삭바삭하게 두 번 구운 돌김에 싸 먹는 거래요." (p.84)

욕심도 부릴 공간이 있을 때나 다리를 뻗어 보는 것이다. (p.115)

그럴 수 있다면 그날로 돌아가 주방에 서 있는 엄마를 한번 안아드리고 싶다. (p.118)

돌아갈 수 없는 어떤 시간처럼 다시는 갈 수 없는 장소가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p.127)

엄마가 말하는 '원래'는 어디까지 거슬러 가는 시간 속의 단어일까. (p.141)

밥을 먹는 모양에는 자기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 제법 담겨 있다. (p.156)

관상학을 따로 배우지 않았어도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으로 체득한 나름대로의 결괏값을 가지고 살게 되는데, 그걸 첫인상이나 첫 느낌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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