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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록
임진아 지음 / 뉘앙스 / 2023년 11월
평점 :
어떤 소재든(내용이든) 임진아씨가 어떻게 풀어내 줄지 궁금해서 읽었다.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임진아 / 뉘앙스]
예의, 매너에 관한 책이란다. 다 읽고 책 마지막에 있는 저자의 에필로그를 읽고서야 무릎을 탁 쳤다. 맞네. 책 전반에 담긴 이야기들이 예의(or 매너)라는 단어에 착착 연결이 된다.
책 제목도 다시 보인다. 아 어쩜 찰떡같이 잘 지었구먼?!
예의랄지 매너와 관련된 에피소드임을 단박에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제목이었다면 나도 모르게 에피소드마다 제목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려 할 수도 있었는데 임진아씨의 글이 읽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나는 제목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랬기에 틀에 박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몹시 즐겁게 누군가의 일기를 들여다보듯 읽었다.
아이를 보면서 틈틈이 읽다 보니 내 마음을 훔치고 간 문장이 정말 많았음에도 드문 드문 주워 담았다. 재독이 필수인데 일독조차 시간에 쫓겨 읽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네. ㅎㅎ
여전히 나라는 사람은 생각해 보지 못했을 관점에서 상황을 들여다보지만 공감과 위로를 주는 그녀의 글 재능이랄지 표현력에 일본의 마스다 미리 작가를 떠올렸다. 그녀의 책도 그렇다. 나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점이랄지, 흘려보냈던 상황들을 들여다보면서 무한 공감과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오래전 도대체님의 책 후기에 한국에는 마스다 미리 같은 작가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제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고 썼었는데 어쩜 여기 한 분 더 계시네요?
앞으로 또 나오게 될 많은(ㅎㅎ) 임진아씨의 책들이 기대되는 밤이다.
★ "우리 그냥 가요. 우리 오늘 좋은 하루를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 (13)
★ 막상 살아가면서 무엇이 되지 않기로 하고 정말로 그렇게 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웠다. (60)
★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98)
★ 미리 챙기는 마음, 닿지 않더라도 조심하는 마음, 몰라 주더라도 혼자 생각하는 마음. (107)
★ 하고 싶은 것들은 어느새 '이제는 할 수 없지만, 과거 내가 하고 싶던 것'의 목록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낮아졌다. (114)
★ 늦었다는 생각은 우리를 눕게 한다. 그리고 그 생각과 자세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하고 싶은 무언가는 언제나 찾아온다. (115)
★ 동거인이 생긴다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일이면서 동시에 상대만의 습관이나 당연히 여기는 것과도 같이 사는 일이었다. (119)
★ 그렇게 한숨이 쌓이고 쌓이면 말이 아닌 화가 나온다. 상대방은 엉뚱한 곳에서 놀래키는 공포 영화를 본 듯이 어이없어할 뿐이다. (120)
★ 결국 말을 해야 그 마음을 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말로, 그에 대한 대답은 행동으로 (125)
★ 존중이 사라진 자리는 눈에 금방 띈다. (132)
★ 지구의 단위로 보면 우리는 지금 머무는 사람이 아닌가. 옛날 사람은 누구이고, 요즘 사람은 누구일까. (135)
★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떠오를 때면 내가 살았던 삶이 그리 슬프지만은 않게 여겨진다. (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