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정 시대 -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EBS 미디어 기획, EBS 감정 시대 제작팀 지음, 이현주 글 / 윌북 / 2017년 9월
평점 :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
막연하게 불안하다
-
사소한 일에도 울컥 한다
-
외롭고 쓸쓸하다
-
뭘 해도 안 될 것 같다.
-
지쳐서 주저앉고 싶다
-
미래가 막막하다
-
나만 불행하다
-
나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
나에게 익숙한 감정은
무엇인가요?
어쩐지 나만 감정이 복잡하다고
느끼시나요?
요새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마음의 위로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정이라는게 나만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견디기가 힘들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갖은 누군가가
있다거나
나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고 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위로가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우선 감정에 대해 솔직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충고를 해 줍니다.
또한, '누구나 비슷하구나' 하고 공감을 느낄 수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얘기해
줍니다.
이 책은 감정을 크게
불안감, 모멸감,
고립감, 좌절감, 상실감, 죄책감으로 나누고 분석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이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살펴주고
있습니다.
1부
불안의 시대
#고용불안, #대물림, #비정규직, #일자리, #취업난
감정시대는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개인들에게 찾아가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고
그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다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며
한국의 모습을 감정의 프라즘으로 보여준
탐사 보고서입니다.
1부 불안의 시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모두가 선망하는 서울대에 다니고 있는
이기우씨는
공부를 하면서도 대학에 들어와서도
이보다 더할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으면서도
이기우씨는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불안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해 보이는 이
세상으로부터
대학 이름이 가장 확실한 도피처를
제공해줄 것 같았지만,
졸업을 앞둔 지금, 기우 씨의 마음
밑바닥에 고여 있는 불안은
더 두꺼워지고 짙어졌다고
합니다.
"결혼도 아이도 사치 같아요."
"대기업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대리 운전을 해요"
1997년, 기우씨가 열한 살 되던 해
기우씨 아버지는 실직을 하셨어요.
주운 동전으로 빵을 사 먹던었던 그날의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몹시 차갑고 거셌던 바람. 그 공기까지
몸과 마음에 새겨졌다고 해요.
아버지가 실직 이후 겪었던 숱한
어려움을 지켜보면서
기우씨는 가족이 없었다면 그래도
아버지가 조금은 가볍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예순이 된 기우씨의 아버지는
대리운전기사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루에 많아야
6만원 정도를 벌고
일이 끝나는 시간은 새벽
2시경.
하루에 대여섯 시간은 걸어야 하는 대리
운전 일이 이제는 힘에 부친다고 합니다.
너도 나도 불안한
현실, 과연 희망은 있는걸까요?
20년 후, 우리 아이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불안이 우리를 잠식하기 전에
개인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버팀목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2부
모멸의 시대
#감정노동, #갑질, #노동인권, #고객만족, #서열화
대형마트 계산원으로 일해온 박수미씨와
이효숙 씨.
이들은 남의 일로만 알고 있던
'갑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겪었습니다.
두 사람은 할 수만 있다면 기억에서 그
순간을 지우고 싶다고 합니다.
우선, 수미씨는 50대 중반의 남자
고객이 계산대에서
수미씨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사탕을 들고는 '키스하기 전에 이
사탕을 먹으면 입 냄새가 나요. 안 나요?"
하고 씩 웃으며 쳐다 보았다고
합니다.
그 순간 발가벗겨진 것처럼 수치심을
느낀 수미씨는
고객에게 항의를 했는데,
도리어 고객의 폭언으로 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 왜 굽실거려야 하나요?
13년째 근무 중인 이효숙씨는
원칙대로 처리한 일에 대해 고객이 항의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네 년이 나한테
그런 모욕감을 줬어.",
"되는데 왜 안 된다고 해.".
그러면서 욕을 하기 시작했는데,
한 50여분 동안 평생 들을 욕을 다
들었다고 합니다.
이때 효숙씨는 삶에 회의가
들었답니다.
그러나 고객이 우선이어야 하는 기업
규칙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감정노동의 문제를
올바르게 직면해야 합니다.
갑을관계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없습니다.
교육현장에서부터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지킬 수 있게 해주어야 함을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감정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야 합니다.
3부
고립의 시대
#가장, #폭주하는_노인들, #혼밥, #혼술, #사회적인간, #고독사
책임감으로 홀로 앓는 가장
30대 때 하던 걱정과 지금 40대에
하는 걱정의 무게감은 1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살아남기 위해
공감을 기반으로 한 관계보다 기능적인
관계를 더 우선시했기 때문에
가족 안에서조차 고립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없고 '가장'이라는
역할만 남았다고 합니다.
혼밥 혼술족, 젊은이들은 외로움을 자발적으로 선택
한국의 1인 가구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지만
가족 및 친척과의 접촉 빈도는 세계
평균의 절반수준이며,
OECD 34개국 가운데 공동체 생활로
위안을 얻고
정체성에 도움을 받는 공동체 지수가
33위로
거의 꼴찌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고림감 속에서 폭주하는 노인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혼밥'과
'혼술'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면,
고립감 속에서 폭주하는 노인들은 우리의
현재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서
타인이 필요하다는 처방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 방법이 필요합니다.
4부
좌절의 시대
#신자유주의, #번아웃증후군, #노력의배신, #각자도생, #자존감
그냥 매일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어요.
직장에서 해도됐지만 손을 쉴 수는 없었습니다.
새벽 2시 귀가요? 열심히 사는 게 아니고 그냥 보통 삶이에요.
각자도생이 가능할까요?
노력해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은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좌절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해고를 당하면 당장 먹고 사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
버려졌다는 생각에 자존감을 잃게 됩니다.
사람들은 직업을 통해 존재 의미를
확인하니까요.
때문에 직장이 불안정하여 언제라도
해고될 수 있다는 것은
사회 내에서 자신이 언제든 대체 가능한
존재임을 뜻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종종 자신의 마음을 모를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보면
분노로 표현된 마음 너머에 좌절감과
절망감이 있으며
그 마음이 위로와 안정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또, 같은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은
공감을 나누며
그들의 감정을 존중받기 위해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5부
상실의 시대
#세월호, #생존자들의이야기, #친구의빈자리, #기억교실, #쉼표방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랬네요!
"친구를 잃은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묻지 않아요."
생존 학생들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보고 싶다', '살아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또 정말 아프게 하는 게 무엇인지를 잘
몰랐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늘 사고에 대해서
말하지만,
그 사고로 떠난 아이들이 살아남은
아이들의 친구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네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 해도, 서서히 천천히
흔히 상실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그러나 크고 작은 상실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즉, 상실은 '모두 끝났다'의 의미가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남은 사람들은 오로지 '살기 위해'
남겨진 것이므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6부
죄책의 시대
#세월호, #우리_모두의_이야기, #타인의고통, #윤리적, #책임감, ,
#미안해
살아남은 아이들은 그 순간을 후회합니다.
객실로 내려가는 친구를
붙잡았더라면...
나보다 더 나은 아이들이
살았더라면...
그러나 그들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단원고의 교감 선생님은 아이들을
구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버렸고
살아나온 두 명의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
뒀습니다.
소방호스를 잡고 20여 명을 구조한
화물 트럭 기사는 자해를 시도했고
아이들 유해를 거뒀던 잠수사는 목숨을
끊었습니다.
죄책감과 수치심은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고유의 감정입니다.
특히 수치심은 타인이 내게 기대하는
것을 만족시키지 못할때 느끼는 감정으로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자아를 가져야만 느낄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자기 존재의 부정과
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모멸감을 느끼게 합니다.
모멸감은 생명만큼 중요한 자존감을
파괴합니다.
역설적이지만 죄책감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타인의 불행과 모욕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나의 방관이 타인을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기 위해
인간에게는 감정이 필요합니다.
우리를 지배하는 6가지 감정
이야기
당신의 감정은 언제나
옳습니다.
EBS다큐프라임 특별기획 '감정시대'는
우리를 지배하는 6가지 감정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책으로 엮이기 전,
EBS다큐프라임으로
방송되었던 '감정시대' 총 5부도
다시보기로 찾아보면 좋을 듯
합니다.
<감정시대>을의
가족-불안의
대물림
http://www.ebs.co.kr/tv/show?prodId=348&lectId=10603794
<감정시대>감정의
주인
http://www.ebs.co.kr/tv/show?prodId=348&lectId=10604503
<감정시대>아저씨의
마음
http://www.ebs.co.kr/tv/show?prodId=348&lectId=10604504
<감정시대>너무
이른 작별
http://www.ebs.co.kr/tv/show?prodId=348&lectId=10605612
<감정시대>스무살,
살아남은
자의 슬픔
http://www.ebs.co.kr/tv/show?prodId=348&lectId=10605849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면서
나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는 것을
사실 모르지는 않았지만,
이런 저런 에피소드와 함께 책 한권을
읽다보니
앞으로는 좀 더 공감하며 가족들과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당 도서는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하는 솔직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