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릇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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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평범한 사건들이 빚어낸 기적이고 역사다.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삶의 순간들이 누적되어 이루어진 인생은 누구에게나 값지고 귀한 것이다. 그러한 순간들이 모여서 시간과 역사를 이루고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개별적 세계가 빚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본서 <말그릇>에서 관계의 법칙 3가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진실'이 다르고, 본능적으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관계를 위하서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역사와 존재이유를 가진 하나의 섬이다. 섬은 연결과 단절의 이중성을 가진 특별한 공간이다. 수면 위 드러난 부분을 기준으로 보면 섬은 단절된 공간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수면 밑으로 섬과 섬들은 연결되어 있다. ''은 섬들 사이를 부유하며, 섬과 섬들을 연결시키는 다리가 된다.

 

우리를 만드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에 반응하는 태도이다.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삶을 살아간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서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언어적, 신체적, 심리적 반응을 보인다. 이것은 그 사건을 대하는 개인의 믿음, 즉 공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101) 저자가 언급한 A-B-C 법칙처럼 사건(Accident)을 경험하면서 개인은 자신만의 공식(Belief)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Consequence)를 창출해낸다. 마치 세월의 풍화 속에서 동식물이 퇴적, 암석화의 과정을 거쳐 화석이 되듯이 우리가 겪은 경험은 사건의 잔상과 흔적, 진실의 파편 속에서 원형만이 살아남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구성한다. 본도서 <말그릇>에서 다루고 있는 ''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축적되고 숙성되어 각자의 독자적인 ''의 방식이 되고, 개인의 고유한 방식은 일상의 다양한 만남과 대화를 거치며 수정되고 발전되어 간다. 과거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일상을 탐구하는 모든 개인은 모더니스트 (Modernist)인 동시에 자기 자신의 역사가 (His own Historian)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말그릇'은 그 사람의 내면과 닮아 있다. 저자는 기술이 아닌 내면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 즉 단순히 말 잘하는 법을 넘어선 말 그릇의 의미와 그것을 보다 단단하고 깊이 있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결국 나를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것으로 귀결된다. ''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이나 정도(正道)는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발굴하듯이, 탐험하듯이, 채집하듯이 사람의 감정과 메시지를 찾아내려는 집중력과 노력과 세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205)는 저자의 말에 귀기울여야하는 이유이다. '말그릇'은 단순히 특정 형식을 준수하거나 상황에 맞는 말을 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상황과 감정을 세심하게 살피고 진심을 다해 마련한 나만의 그릇에 '사람'을 담는 방법에 대한 통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말그릇>을 읽으며 가장 가슴을 울렸던 말은 아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저자의 말과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었다. "아마도 (사랑한다는) 이 말은 네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겠지. 엄마가 사라져도 이 말은 남겠지." (310) 우리가 남긴 한마디 말은 우리가 없는 순간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떠다니며 타인의 인생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오래도록 흔적을 남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말이 남긴 흔적으로 기뻐하거나 아파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말은 가시적인 권력의 힘을 넘어서는 영향력을 보유하며, 편하고 가까운 관계일수록 '말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세상이 변화가 더딘 이유는 어쩌면 가시화되고 권력화된 악 때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악의 없는 무심함, 선의로 포장된 무례가 말로서 표현되어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앙금으로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말그릇'이 추구해야할 방향성을 씨름과 왈츠로서 비교설명하고 있다.

 

"씨름은 서로의 힘과 기술을 겨루어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그 관계에서는 한 명이 이기면 나머지는 한명은 반드시 지게 되어 있다. 반면 왈츠는 다르다. 왈츠는 동행이다. 파트너가 앞으로 몇 걸음 나오면 상대방은 그만큼 물러서서 균형을 맞추고, 한 명이 화려한 동작을 구사할 때 나머지 한 명은 그가 쓰러지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아름다운 선율에 맞추어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해나간다." (303)

      

이 대목을 읽으며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의 가사가 떠올랐다.

 

"우린 긴 춤을 추고 있어. 자꾸 내가 발을 밟아. 고운 너의 그 두 발이 멍이 들잖아. 난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해. 이 춤을 멈추고 싶지 않아. 그럴수록 맘이 바빠. 급한 나의 발걸음은 자꾸 박자를 놓치는 걸. 자꾸만 떨리는 너의 두 손."

 

저자의 말처럼 '말그릇'은 씨름이 아닌 춤이다. 하지만 혼자서는 절대 출 수 없는 춤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선율에 맞추어 추는 춤은 아름다운 장면만 담겨 있지는 다. 때론 춤을 추는 과정에서 상대의 발을 밟기도 하고, 때로는 박자를 놓쳐서 상대가 손을 떨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타인과 삶의 온도를 맞춰가는 일이며, 상대적 성숙의 시간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의 고유한 존재 방식, 상실과 결핍의 기억들은 우리 각자를 섬으로 만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초월적인 존재를 통해서도 치유 받을 수 없는 오직 사람에게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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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 인류를 사로잡은 32가지 이즘, 개정증보판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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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복 작가의 『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의 부제는 인류를 사로잡은 32가지 이즘이다. 작가는 정치, 철학 및 예술, 국가, 경제, 사회라는 5가지의 카테고리 안에서 인류를 매혹시키며 발전해 온 32가지 사상들을 다루고 있다. ‘사상또는 이즘 (Ism)’이란 사고와 행동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신념의 체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즘은 역사적, 사회적 입장이 반영된 현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즘은 현실 속 욕망들이 투영되어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이론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이즘은 현실의 문제들을 온전히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조국독립, 경제성장, 민주화를 거쳐 발전해 온 우리의 역사 속에서 사회주의는 개인의 욕망을 대변하지 못하고 오히려 욕망실현을 억압하였고, 개인을 이상사회 건설이라는 이념에 종속시켰다. 또한 자유주의는 원칙과 기준을 잃고 표류하였다. 그것은 비정상적 과정을 통한 성장이었고 이는 결국 자유의 부재로 이어졌다. ‘이즘의 존재 이유는 현실에서 살아 숨쉬는 가치를 지키며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것이지만 은 역설적으로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충돌 과정에서 빛을 잃어갔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은 사상의 생몰(生沒)을 잘 표현하고 있다. 태백산맥의 무대인 벌교는 당시 오만의 읍민들 중 팔할이 농민이었고, 그 농민들 중에서 구할이 소작인이었다. 벌교뿐만이 아니라 해방 당시 한국은 전 농가의 86%가 소작농이었고, 전농지의 64%가 소작지였을 정도로 농업은 핵심적 경제기반이었고 인구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갑오농민혁명, 일제하의 소작쟁의에 이어 토지제도의 모순이 당시 주요 사회갈등의 원인으로 등장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민중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농민들은 지식을 통해 현실의 모순구조를 인식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삶을 통해, 체험을 통해 그 문제상황의 핵심을 꿰뚫고 있었고, 시대 상황 속에서 이데올로기 대립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개인적 동기는 사회갈등으로 구체화되었고 이는 다시 집단적 이념으로 확장되었다. 소설 속 문서방의 한 맺힌 외침은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가난허고 무식헌 것들이 믿고 의지헐 디 웁는 판에 빨갱이 시상 되먼 지주 다 처웁애고 그 전답 노나준다는디 공산당 안헐 사람 워디 있겄는가요. 못헐 말로 나라가 공산당 맹글고, 지주들이 빨갱이 맹근당께요." (소설 태백산맥 中)

 

어떤 면에서 보면 이즘이라는 것은 모순투성이고 부정확한 존재인 인간이 만들어낸 인간의 본질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새로운 구속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인간이 이념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이념의 실현을 위한 도구가 된, 이데올로기란 이름으로 인간이 희생되었던 사례를 많이 지켜봐 왔다. 작가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칭송 받는 민주주의도 이천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현실적이지 않은 제도로 여겨져 주목 받지 못했고, 소크라테스도 민주주의의 핵심인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희생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왜 사상에 매혹되고, 우리는 왜 사상에 주목해야 하는 것일까?

 

앞서 언급한 대로 이념은 현실의 순수한 열망이 빚어낸 결정체다. 각각의 사상에는 열망의 실현을 약속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욕망을 꿰뚫고 있는 시대적 사상들에 인류가 매혹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사상의 발전사는 인류의 욕망과 희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사상은 인류를 위해서’, ‘인류에 의해탄생하였지만, 사상 중에서는 인류의 사상이 되지 못하고 스러져간 것들이 많았다. 사상이 현실의 일면만을 반영하거나, ‘인간을 담지 못하고 변질되고, 때론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인류를 사로잡았던 사상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처럼 사실에 대한 냉철한 이해야말로 좋은 변화의 출발이다. (8)

 

사상은 늘 갈 길 모르는 인류에게 앞날을 비추는 횃불이 되는 덕분이다. 맹목적으로 하나의 횃불만 따라가지 않는다면, 여러 방면에서 타오르는 불빛들을 냉정한 눈으로 가늠할 수 있다면, 사상은 우리를 정말 희망의 나라로 데려갈 수 있.” (7)

 

절절하고 뜨거운 사랑, 생생하게 살아나는 나의 감정, 삶에 대한 열정, 완전한 자유와 해방감, 삶에서 이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냉정한 과학은 이 모든 것을 절제하고 억눌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다운 순간은 사랑과 감정, 열정과 자유를 한껏 꽃피웠을 때가 아니던가? (102)

 

 

독일 시인 헤르더의 말처럼 모든 시대 모든 장소의 사람들에게 통하는 단 하나의 사상이란 없다. (105) 때로는 계몽주의에 기반한 냉철한 이성과 과학적 판단이, 때로는 낭만주의의 열정과 의지가, 또 어느 순간에는 이성과 감성의 조화가 시대를 발전시켜왔다. 해체주의는 인간이 절대적으로 옳고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다만 인간의 생각과 언어로서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또한 실존주의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내 인생을 스스로 만들고 개척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매순간의 결단이 어느 누구도 빼앗지 못할 내 삶의 의미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123) 오늘날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해체주의의 교훈을 수용하면서, 실존주의적 실행력을 갖추는 것 아닐까? 초점이 맞지 않은 한장의 시진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여러 장이 쌓이고 모이면, 본연의 의미가 입체적으로 형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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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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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누구를 미치광이라 부를 수 있겠소?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요. 현실은 진실의 적이지요."
-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매트릭스는 진실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리는 세계를 의미하며, 이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네오에게 두 가지 형태의 알약을 건넨다. 파란 알약은 비록 허구로 이루어진 세계이지만 그러한 현실에 안주하며 살 수 있는 약이고, 빨간 알약은 참혹하고 고통스럽지만 거짓을 꿰뚫고 불편한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약이다. 네오는 단 한번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의 순간에 빨간 알약을 삼키고 진실을 택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를 읽고, 알록달록한 주홍빛의 표지를 바라보며 나는 매트릭스의 빨간 알약을 떠올렸다.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풍족한 삶을 가져다 주었지만, 자본의 가치가 노동의 가치를 능가하게 되면서 개인은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전락되어왔다. 눈부신 고도성장의 이면에는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도 존재했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히피운동은 기존의 제도와 가치관을 부정하고 인간성 회복과 동등하고 평등한 사회 구축을 기치로 내세우며 등장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에는 저마다의 환경 속에서 진실한 삶을 위해 '빨간 알약'을 삼킨 다양한 히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매직버스 안에서 자신을 향한 진실한 여정의 동반자로 만난다. 여행 속에서 진리를 찾는 파울로의 이전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이번에도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타의 소설과 다른 점은 이번에는 작가 파울로 본인도 여행에 참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설 속의 파울로는 작가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히피>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브라질 청년 파울로는 삶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 홀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 중 만난 동반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지만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곤충이나 모래알 등 지극히 사소한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은 그는 중도에 여행을 멈추고 수행하는 삶을 택한다. 인생의 진리는 어디에든 존재한다는 늙은 수피스트의 말은 매트릭스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모피어스의 말을 연상시킨다. 진실은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할 뿐, 진실을 스스로 차단하는 것은 어쩌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우리들 자신 아닐까?

 

네덜란드 여성 카를라는 매력적인 외모와 번듯한 직장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녀 자신이 바라보는 삶은 평생 남을 넘어서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코 그녀 자신을 넘어서 본 적이 없는, 모든 것을 가졌으나, 아무것도 즐기지 못하는 고독하고 우울한 삶이었다. '진실한 사랑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여기 (Now and Here)를 살지 못한다'는 정신과 의사 남자친구의 말은 그녀를 여행으로 이끌었다. 여행 중 파울로를 만난 그녀는 거짓을 진실로, 폭력을 평화로,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진정한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결국 사랑을 통해 그녀는 미지의 세계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다.

 

매직버스의 운전사인 영국인 마이클의 꿈은 진정한 세상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까지 마친 그는 세계 각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성직자가 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의 명성을 탐낸 영국정부가 그를 스파이로 활용하려 하고, 그는 정부의 제의를 거절하고 매직버스에 오른다. '뒤를 돌아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러면 보이지 않는 쇠사슬이 감기고, 인류에게서 모든 희망의 흔적이 사라질 뿐이다.' (215)라고 말하는 마이클은 그가 쌓아온 과거 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프랑스인 자크와 마리는 부녀지간으로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 그들 부녀의 존재는 중요한 것은 여정 그 자체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프랑스 유명 화장품회사의 마케팅 디렉터였던 자크는 68혁명과 임사체험이라는 두 가지 강렬한 경험 후에 딸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한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그가 낡고 오래된 버스를 선택한 이유는 열두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서 비행하면서도 옆 사람과 한마디도 나누지 않는 에어프랑스 일등석은 그가 원하는 여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학생인 자크의 딸 마리는 여행중에 마약 LSD를 체험한다. 마약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심연에 도달하는 경험을 하지만 동시에 세상과의 접속을 끊고 타인의 행운이나 불행에 무심한 채 환각과 황홀경에만 집중하게 되는 어두운 단면도 깨닫는다. 결국 그녀는 마약의 유혹을 극복하고 세상에 재접속하여 일상의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택한다.

 

아일랜드인 라이언은 네팔에서 평행현실 속 시간을 초월하는 경험을 하였고, 그 경험이 연인 미르트와 다시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다. 평행현실이라는 말은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평행현실은 라이언에게는 여행의 계기가 되었지만, 파울로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았다. 파울로는 이전의 여행에서 사회주의 운동가로 몰려 투옥되어 고문을 당했고, 그 고통스런 기억은 그의 물리적 현실에서는 사라졌지만, 평행현실, 즉 그가 동시에 살아가는 수많은 현실들 중 하나에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메트릭스의 설계자 아키텍트 (The Architect)와 만났을 때 등장한 수많은 모니터들은 네오의 선택에 따라 미래에 실현되는 수많은 평행현실을 나타낸다. 우리의 의식세계에서 현실은 고정된 실체처럼 인식되지만, 현실은 수많은 평행현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평행현실 중 하나를 실현시키는 것은 나의 행위, 즉 선택이다. 라이언은 평행현실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이며, 그들이 지금 이 버스 안에서 같이 여행하는 것은 그들 각자가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제 수천 킬로미터를 가야 하는데, 이게 어떤 여행이 될지는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렸어. 이제까지는 불가능해 보이던 꿈을 추구해나가느냐. 아니면 불편한 좌석과 거슬리는 승객들한테만 얽매이느냐. 지금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는 모든 게 여행하는 내내 우리의 현실이 될 거야." (171)

 


 


소설을 읽으며 오늘날의 우리는 히피운동을 어떻게 봐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히피운동은 사회에 대한 분노와 절망감 속에서 현실을 거부하고 이상을 추구했던 젊은이들의 치기 어린 반항에서 비롯된 실패한 혁명에 불과한 것일까?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날 일을 선택할 수 없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71)는 말처럼 우리는 저마다 삶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소설 속 히피들도 서로가 여행의 동반자가 되지만 그들 각자가 도달하는 진리는 저마다 다르다. 히피들은 현실적 제약에서 벗어나 더 나은 세상을 갈망했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추구해나갔다. 소설 속에서 '하루 5달러로 유럽 여행하기'는 세계 각지로 여행을 떠났던 히피들에게 경전으로 통하지만, 또 다른 책을 경전으로 삼았던 히피들도 존재했다. 바로 반권위주의와 사회변혁의 분위기는 받아들이면서 정치와 환경운동 보다는 테크놀로지에 주목했던 이들이다. 테크놀로지를 통해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홀 어스 카탈로그 (Whole Earth Catalog)>라는 잡지가 바이블이었다.

 

<홀 어스 카탈로그>는 당시의 첨단기술 또는 아직은 기술로 구현되지 않았지만 히피사상을 현실화시킬 빛나는 아이디어로 무장된 제품과 서비스들이 소개된 잡지였다. 자유와 공생, 공유와 개방의 히피문화는 이들의 존재로 인해 오늘날의 PC와 인터넷, SNS로 구체화될 수 있었고,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과 트위터라는 글로벌 혁신기업들도 탄생할 수 있었다. 시대의 화두로 남아 있는 스티브 잡스의 말 "Stay Hungry, Stay Foolish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살아가라)" <홀 어스 카탈로그>의 폐간호에 등장한 세상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10대의 잡스가 읽고 기억하고 있다가 세월이 흘러 재인용한 것이다. 잡지의 창시자 스튜어트 브랜트는 1995년 타임지 기고문을 통해 PC와 인터넷 혁명은 모두 대항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의 기고문의 부제는 "우리는 모두 히피에게 빚을 졌다."였다.



 

 

"카를라 여기에 있니?" (356)

 

책의 마지막 대목에서 파울로가 외친 이 말은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며 가슴에 스며 들었다. 파울로는 왜 히피 시절을 떠올렸을까? 무엇이 세계적 작가가 된 그가 수많은 대중과 언론이 주목하는 컨퍼런스에서 카를라의 이름을 부르게 했을까? 젊은 시절 파울로가 자신만의 진리를 탐구했던 기억은 그가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근간이 되었다. 그 시절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뜬 카를라는 그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

 

"언젠가 뒤를 돌아보고 여정의 초기를 떠올리는 순간이 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미소를 지을 것이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극히 하잘것 없었던 이유들 때문에 걸었던 그 모든 길들을 통해서도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우리에겐 필요한 순간에 길을 바꿀 능력이 있다." (160)

 

파울로의 외침은 그 시절 진리를 탐구하는 여정을 함께 했던 길동무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들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온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 앞으로도 세상이라는 진실한 교실에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것임이 분명한 그녀의 삶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의미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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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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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 보다 더욱 평등하다."

(All animals are equal. But, Some animals are more equal than others.) - 동물농장 -

 

대한민국 헌법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음을 규정하고 있다. 평등하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권리와 의무를 포함한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등한 상태를 더욱 평등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 평등하다는 것 자체가 등급이나 수준 차이 등의 높낮이가 존재하지 않는 동등한 상태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미 평등한 상태에 도달한 대상을 어느 쪽이 더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평등은 상태를 지칭하는 것으로 비교급이나 최상급으로 표현할 수 없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등과 민주사회 구현을 목표로 했던 혁명가들이 권력을 장악한 이후에는 특정집단에게만 특권을 부여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보인 것을 역사 속에서 수없이 지켜봐왔다. 조지 오웰은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 보다 더욱 평등하다는 동물농장의 계명을 통해 형식적으로는 평등을 외치며 실제로는 특정 집단에게 권력과 특권을 부여하는 사회의 부조리와 특권의식을 풍자하고 있다.

 

조지오웰은 1945년 이 책을 처음 출간하면서 "동물농장, 한 편의 동화 (Aniaml farm : A fairy story)"라는 제목을 붙였다. 부제에서도 나타나듯 동물농장은 정치적 알레고리 (Allegory)이자 동물우화이다. 동물농장은 사건의 배경과 이를 묘사하는 언어가 축어적이고 표면적 의미를 넘어서는 비유적이고 이면적인 의미를 가진다. 일차적으로 동물세계를 묘사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세계에 대한 풍자와 교훈을 담고 있는 것이다. 오웰이 표현한 동물농장의 이면의 의미는 볼셰비키 혁명과 소비에트연방의 수립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모습이다. 유산자와 무산자간 계급차별이 사라진 자리에 정신노동자와 육체노동자라는 또 다른 계급이 생겨나 평등과 자유 실현이라는 이념은 한낱 구호에 그치게 된 동물농장 속 동물들의 삶은 혁명 전 제정 러시아 시대나 혁명 이후 소비에트연방 시대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민중들의 삶이기도 하다.

      

"나는 왜 쓰는가"라는 글에서 오웰은 작가의 글을 쓰는 동기에 대해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을 들면서 자신의 글쓰기의 출발점은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말이 있고,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여 스탈린과 소비에트 전체주의 체제를 겪은 오웰은 분명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 소설을 썼다. 이는 이 시대에 살면서 전체주의나 민주적 사회주의에 대해 글을 쓰지 않는 건 말이 되지 않고,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견해 자체가 하나의 정치적 태도라는 오웰의 발언에도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동물농장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단지 러시아의 근현대사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오웰은 특정시대만의 산물이 아닌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근원으로 반복되는 사회구조와 역사에 주목하였고, 이는 소설 동물농장이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의 풍자 대상은 당시의 전체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민을 착취하는 모든 형태의 독재체제에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동물농장은 반세기 이전의 과거에 일어난, 이미 확정되어버린 결말을 향해 질주하는 이야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우리 삶을 다루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알베르 까뮈는 모든 혁명가는 압제자 (oppressor)나 이단자 (heretic)로 끝난다고 말한다. 혁명가의 말로는 혁명의 동기가 된 순수한 이념과 열정을 망각한 채 헤게모니를 쥐고 지배하거나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이단으로 단죄 받는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나폴레온은 부패한 압제자가 되었고, 스노볼은 변절자로 몰려 농장에서 쫓겨난다. 그렇다면 모든 혁명은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동물농장의 중요한 통찰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오웰은 혁명 초기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권력층의 배반과 함께 행동하지 않는 대중의 무기력함 또한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다. 혁명의 이념이 지배층의 권력욕으로 변질되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대중들의 비판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전체주의와 독재는 지배층만의 산물은 아니며, 오히려 권력에의 무비판적 순응이 역사의 진화를 가로막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만 나이가 들자 도살업자에 팔려가 죽임을 당한 말 복서는 비판의식 없는 어리석은 충성심의 상징이다. 한나 아렌트의 주장처럼 악은 대중들의 무지와 무관심, 그리고 사유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될 수 있고, 대중의 침묵은 결과적으로 체제에의 동조로 작용한다.

 

또한 오웰은 악성 프로파간다와 날조된 사실이 인간성을 말살하고 대중을 분열시키는 과정에도 주목했다. 나치정권의 선전장관 괴벨스를 연상시키는 스퀼러는 공산당의 기관지였던 프라우다를 상징한다. 대중을 선동의 대상으로 여긴 괴벨스는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며, 대중은 작은 거짓말 보다는 큰 거짓말을 잘 믿고 이는 곧 '진실'이 된다는 말을 남겼다. 러시아어 프라우다는 역설적이게도 '진실'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스퀼러의 존재는 과거는 객관적 진실의 영역이 아니고, 기록의 조작과 기억의 통제를 통해 왜곡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동물평등을 규정한 불가침의 7계명에 대한 기록을 날조하고, 이에 대한 기억마저 왜곡시켜 결국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 보다 더욱 평등하다."라는 단 하나의 계명만이 남는 과정 속에는 항상 스퀼러가 있었다. 대중의 기억을 말살하고 조작하기 위해서 스퀼러는 과거를 지우거나 왜곡하고, 각종 궤변과 공포를 이용한 선전·선동전술을 사용하였다. 오웰의 풍자는 의제설정을 통한 여론통제와 사실 왜곡을 일삼는 언론,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가짜뉴스 (fake news)와 탈진실 (Post-truth)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오웰은 구성원들이 건전한 비판의식을 가진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지식인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대중에게 객관적 사실이 충분히 제공되는 것만으로도 편견과 오판을 줄이고 독재체제의 등장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오웰은 소설 '1984'에서 '보편적 기만과 거짓이 지배하는 시대에 진실을 말하고 사실을 수집하는 것 자체가 혁명적 행동'이라고 표현하였다. 결국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는 독재와 전체주의 체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거짓 선동과 사실의 말살이며,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양심의 자유와 거짓을 정화하고 진실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다면 개인의 자유도 지켜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숭고한 목적을 위하여 동물들의 힘으로 건설한 동물농장은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장원농장 (The manor farm)으로 회귀하고 동물들은 다시 노예상태로 전락한다. 나폴레온을 비롯한 돼지들은 이웃 농장주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고 카드놀이를 하며 술을 마신다. 그 광경을 지켜본 농장의 동물들은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 구분 조차할 수 없었다. 자본과 권력을 대변하는 이들 지배층들은 영원할 수 있을까? 하지만 명백한 사실은 지배계층은 결코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그들을 호위하는 ""들이 아니라 의심의 순간에 대중들을 침묵시키며 그들의 지배를 단단하게 유지시키는 우둔한 ""들이며, 비판의식 없이 지배당하는 ""들이다. 지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이데올로기도 완벽할 수 없고, '사람' 그리고 ''은 이념만으로 결코 재단할 수 없다. 항상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생각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과감히 저항하는 용기가 중요한 이유이다. 부패한 권력의 파티가 무르익어가는 그날 저녁, 농장의 동물들이 밤하늘 속에서 절망적인 어둠이 아닌 빛나는 무수한 별들과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희망을 보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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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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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시감 (未視感, Vuja de) : 독창성의 발현

독창성의 출발점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왜 애초에 현재 상태가 존재하게 되었는지 의문을 품는 행위이다. 우리는 '기시감 (旣視感, Déjà vu)'의 정반대 현상인 '미시감 (未視感, Vuja de)'을 경험할 때 현재상태에 의문을 품게 된다. 기시감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전에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현상을 말한다. 미시감은 그 반대다. 늘 봐온 익숙한 것이지만,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서 기존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함을 뜻한다.

 

 

2. 가치 창출의 원천 : 세그웨이의 실패사례

상품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가치는 고객이 창출한다. 시장견인 전략 (Market Pull)  VS  기술주도 전략 (Technology Push)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 세그웨이를 발명한 카멘은 다른 사람들이 제기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는 뛰어났지만, 풀어야 할 문제를 찾는데는 그다지 재주가 없었다. 세그웨이의 경우, 카멘은 먼제 해결책을 찾은 후에 비로소 그 해결책이 쓰일 문제를 찾아 나섰다. 그는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시장견인 전략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만든 신기술을 시장에 공급하는 기술주도 전략을 밀어붙이는 실수를 했다.

1) 시장견인 전략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전략으로 시장 중심의 전략

2) 기술주도 전략기업이 기술 중심으로 전략을 세워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전략을 말한다.

 

 

3. 혁신의 과정

권한은 단순히 기존 체제에 도전해서 얻어지지 않는다. 일단 기존체제 내에서 자위를 확보한 후에, 기존 체제에 도전하고 뒤엎어야 얻어진다.  <Francis Ford Coppola>

 

 

4.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

아이디어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은 독창성도, 재능도, 실행능력도, 사업모델의 질도, 가용자금이 있는지 여부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기포착이다.  <Bill Gross>

 

 

5. 변화를 일으키는 힘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게 만들고 싶다면, 가장 먼저 현재 상테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사람들을 안전지대에서 몰아내고 싶다면, 현재 상태에 대한 불만, 좌절, 분노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가장 뛰어난 소통의 달인은 현재 상태를 먼저 규정하고 나서 이를 가능한 미래의 상태와 비교하고, 그 괴리를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만든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그 유명한 취임연설에서 대공황 (The Great Depression)의 절박한 현실을 묘사하고 나서야 비로소 도달가능한 미래상을 언급하였고 마틴 루터킹도 인종분리와 차별의 악몽 같은 현실을 고발하고 나서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였다. 일단 결의가  굳건히 다져지면, 과거를 돌아보는 대신 앞으로 해야할 일을 강조함으로 시선을 미래로 향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일단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현재 상태와 바라는 상태 사이의 괴리가 사람들의 열정을 불타오르게 만든다.

 

 

6. 독창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과 세상을 즐기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 때문에 하루일과를 계획하기가 어렵다.  <E. B. 화이트>

독창적인 사람이 된다 함은 행복을 추구하는 가장 쉬운 길은 아니지만, 숭고한 목적을 추구함으로서 행복을 느끼기에는 최적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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