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효재 - 대한민국 여성 운동의 살아 있는 역사
박정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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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의 시작은 부끄러운 고백으로 해야겠다. 본서 <이이효재>를 접하기 전까지 솔직히 나는 이이효재 선생님의 존재도 알지 못했었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오늘을 살아가는 여성 가운데 단 한 명도 이이효재에게 빚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라는책의 띠지를 장식하고 있는 강렬한 문구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 한 문장은 책의 부제인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살아있는 역사라는 표현보다도 더 큰 무게감을 가지고 내게 다가왔고 동시에 이이효재 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한 사람의 일생은 인류의 역사이고 그물처럼 엮인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취이며 귀중한기억창고이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며, 삶의 지혜를 담은 한 권의 책이기도하다. 9, 프롤로그중에서)

 

책을 읽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 이이효재 선생님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지식인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자신의 삶의 궤적으로서 몸소 실천하고 증명하고 있었기때문이다. 한국 최초로 여성학 교육과정을 대학내에 설치하고, 여성학이론을 현실운동에 결합시켜 해방이후 여성운동의 큰 줄기였던 가족법개정운동, 호주제폐지운동, 정신대대책협의회 결성 등을 이끌어낸것, , 973월 부모성 함께쓰기를 제안하는 선언을 한 것 등 이이효재 선생님의 업적은 비단 여성운동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이효재 선생님은 군부독재시절에 민주화 운동과 관련하여 해직된 유일한 여자교수였으며, 은퇴 이후 고향에 정착하면서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함께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든 것을 가장 행복한 일로 꼽을 정도로 민주화와 더불어 사는 삶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페미니스트 역사학자 거다 러너는“남성은 새로 시작할 필요가 없다. 아버지의 어깨 위에서 인류의 지적 전통을 자연스레 전수받으며 세계를 조망하기 때문이다.고했다. 세계는 아버지의 이름에 의해 호명되고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은 세계를 잘익히기만 하면 된다. 이에 반해 여성은 끊임없이 자신을 단속해야 하며 아버지의 어깨 위로 올라가 세상을 조망하지 못한다.(두번째페미니스트, 22)

 

얼마전 서한영교 작가가 쓴 <두번째페미니스트>를 읽었던 적이있다. 저자 서한영교는 남성중심의 역사와 신화로부터 추방당한 자들의곁에서 두번째사람으로서 폭풍속에서 폭풍이 멈추기전까지 모든걸 걸 수밖에없는 첫번째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자 했다고 고백하고있다. 저자는 아버지의 어깨 위에서 세계를 조망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혜택을 받아온 남성으로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동시에 사회적 약자들에게 권리와 기회의 평등을 제공할수 있도록 미약한 힘을 보태고있었다. 이것이<두번째페미니스트>란 책제목의 의미이기도하다. 나는 두번째라는 포지션도, 페미니스트라는 사상도 감히 주장하고 자처할수 없는 평범한 남자에 불과하지만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육아를 하면서 부조리와 억압, 차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자각하게되었다.

 

"당신 정말 육아휴직 갈꺼니?"

 

세상에 태어난 딸에 대한 축하인사 다음으로 회사의경영지원부문임원이내게건넨말이다. 일과가정의균형을위해회사는남성육아휴직을의무화하기로하였지만아직안정적으로정착이되고있지않은상태였다. 이런상황에서회사의인사와복지정책을총괄하는경영지원부문임원의농담인듯진담인듯건넨말한마디는내게항거할수없는압박이었고보이지않는권력이었다. 세상이참많이바뀌었지만그안의소소한규칙, 약속, 습관들은크게바뀌지않았기때문에결과적으로세상은바뀌지않았다는걸일상에서체감하는순간이었다. 또한이는특별한계기가없는한평범한남자들은모르는게당연하다는대한민국에서여자로, 아내로, 엄마로살아가는것의고충을느끼게된순간이기도했다. 세상이변하지않는이유는어쩌면가시화되고권력화된악때문이아니라평범한사람들의악의없는무심함, 선의로포장된무례가누적된결과가아닐까?

 

“내가살아왔던시대와는달리오늘날에는배우고들을수있는수많은선택들이존재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미래에대한불안의수치는갈수록더높아지는듯하다. 젊은여성들이사고에서자유로워지고선택을즐기며살아나가길권한다. 자신을사랑하며그사랑으로내가속해있는공동체에뿌리를내리면서도인류의한구성원으로서품위있는삶을영위해나갔으면한다. (에필로그결국사랑이었다중에서)

 

딸아이를가진아버지로서앞으로딸이살아갈세상은여성들에게더많은기회와선택지가주어지길바란다. 딸이성장해나가면서가장많이받게될질문중하나는꿈과장래희망에대한것일것이다. 아이에게꿈이무엇인지나중에커서뭐가되고싶은지묻는건상당히흔하고자연스러운것이기때문이다. 하지만이질문이담고있는의미는딸이성장해가면서'너는도화지와같아서어떤그림으로든완성될수있단다. 너의무한한가능성을맘껏펼쳐보렴'에서"이제는무슨일을하며살것인지정해야하지않겠니?"로바뀌어갈것이다. 하지만적어도"여자인네가그걸한다는게가능할까?"로는변질되지않길바란다.

 

페미니즘으로가는길은하나일수는없다고생각한다. 사람마다살아온배경과삶이다르므로각자의삶에말을걸고삶의사소한부분부터변화에대한의지를불어넣어야한다고생각한다. 삶의작은순간들이누적되어한사람의일생을구성하듯세상의변화도생각보다작은부분에서시작될수있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 쉽사리변하지않는세상에절망하지않고신뢰하고연대하며협력과공생의질서를만들어나가는것, 그것이비록사소하고미약한성공에불과하다고할지라도여성의삶이빛나는사회로나아가는동력은그러한곳에서나온다고나는믿는다. 대한민국이라는공간에서지금도치열하게살아가고있는또다른‘이이효재들’의 희생과 헌신이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작지만 끊이지 않는 목소리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것임을 믿는다. 누군가의딸, 누군가의 엄마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여성들의 삶에 행복이 깃들길 진심으로 바라고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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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의미 없는 행위는 없습니다.
의미 없는 고갯짓, 의미 없는 손짓, 의미 없는 어깻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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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봄은 또 다른 눈닦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뒤돌아보는 순간 앞에 펼쳐진 것들을 볼 수 없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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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로 살고 있니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숨 지음, 임수진 그림 / 마음산책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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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죽은 사람이면 나도 죽은 사람이에요. 당신보다 더오래전에,
당신을 알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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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취향이라고 해서 꼭 멋들어질 필요가 있나!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사소한 것들로 행복과 만족을 찾아나가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인생일 수 있다.
오늘도 나의 작은 우주, 책상 위 아끼는 수많은 문구들 틈에서 작은 행복을 찾으며 생각한다. 문구도 꽤좋은 취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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