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2주
★ 사랑스러운 바보들의 이야기 ★
<내 이름은 칸>2011, <아이엠 셈>2002, <포레스트검프>1994
바보들의 진심이 통하고 있다. 조금은 모자란 이들이 세상을 울리고,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런데, 바보라고 해서 그냥 바보들은 아니다. 사실은 비겁하고 부자비한 우리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훨씬 영리한, 이 세상에 진짜로 필요한 존재들의 이여기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인도영화 <내이름은 칸>이 개봉 3주만에 입소문에 힘 입어 상영관을 대폭 늘리며 흥행을 하고 있다. 진심이 통한 것이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칸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리고 그의 삶, 그의 사랑을 통해 종교문제와 신분 문제,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문제까지도 넓게 아우르고 있는 이 영화는 특유의 유쾌함으로 시종 관객을 웃기다가 끝내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대통령을 만나야만 하는 절실한 이유를 가지고 떠나는 길. 그는 대통령을 무사히 만날 수 있을까? 그의 진심이 세상의 끝에 가 닿을 수 있을까?
이런 영화가 또 있다. 너무도 유명한 <아이엠 샘>이다. 7살의 지능으로 살아가는 샘에게는 너무 똑똑하고 어여쁜 딸이 있다. 딸 루시는 7살이 넘으면서, 아빠의 지능을 추월해버리고 복지관으로부터 양육 능력이 없다는 선고를 받게 된다. 끝까지 딸을 키우고 싶은 딸보다 어린 아빠와, 아빠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빠의 곁에 오래도록 남고 싶은 딸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영화이다. 영화는 특히 숀펜과, 이제는 많이 커버린 다코타 패닝의 연기가 인상깊다.
이들 영화 뒤에, 15년도 훌쩍 넘어버린 1994년에 <포레스트검프>라는 영화가 있었다. 아이큐가 75밖에 되지 않는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의 이야기이다. 조금은 모자라지만 남들보다 순수하고 맑은 그가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지극정성으로 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었던 모습에 한 번, 정말로 사랑하는 여인을 그 누구보다도 지켜주려 하는 모습에 또 한 번 감동을 얻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나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보일지도 모르나, 그것은 반성의 시간이 될 것이다.
가끔은 우리가 바보라 부르는 그들이 정말, 바보인지 궁금해진다. 사실은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영웅들은 이토록 순수하고 진심 어린 그들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