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 은밀하고 뿌리 깊은 의료계의 성 편견과 무지
마야 뒤센베리 지음, 김보은.이유림.윤정원 옮김 / 한문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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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성 편견과 무지.

성 평견이 여성의 질병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행사해 왔는지를 고발하고자 하는 책. 저널리스트인 마야 뒤센베리는 페미니스팅닷컴의 편집장으로 페미니즘에 관한 다양한 글을 써오고 있다. 그는 기자가 되기 전 국립재생산건강연구소에서 일했다. 이 책은 미국 도서관 저녈의 2018년 최고도서, 19년 미네소타 북어워드에서 논픽션 부분을 수상한 바 있다.

의료계에 만연한 젠더 불균형은 결국 여성의 아플 권리를 차단 시키며, 고통속에서 악화일로를 걷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었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몇 년 전 류머티즘 진단을 받으며 의사들의 '진단할 능력'을 결코 갖추지 못했음을 철저하게 깨닫는다. 미국자가 면역질환협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평균 4년 동안 네 명의 의사를 거치고 있다. (15쪽)

섬유근육통, 라임병,기립빈백증후군 등 여성들이 겪고 있는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질병과 그로 인한 고통의 이면에는 단지 심리적인 불안에 의한 것으로 단순화, 무력화 시키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광범위한 의료계의 관행 혹은 '지식이 만든' 편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지를 활자를 통해 맹렬하게 전개해 나간다.

누군가가 아프다고 지속적으로 호소 한다면 적어도 그 원인과 문제의 해결에 이르는 의학적 지식을 의료계는 이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과학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밝혀내지 못하는 질병의 범위 또한 커지고 있다.

169쪽. 메이는 진단을 받기까지 92종류의 두통을 앓고 있었다. 자신의 파트너가 되어 준 의학 전문가를 만나지 못했다면, 의료 중심지에 살고 있지 않았다면, 전문의를 찾아다닐 수 있도록 재정을 뒷받침해준 든든한 보험이 없었다면 자신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10쪽. 미국자가면역협회의 위원회 부회장인 스탠리 핑거에 따르면, 아주 최근인 2000년까지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첫 번째 사람은 정신건강 전문가들이었다.

395쪽.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진드기 매개 전염병인 라임병은 검은다리 진드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스피로헤타균인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라가 원인균이다. .. 미국에서는 코네티컷주의 작은 마을인 라임에서 1970년대 중반에 발생했던 의문의 질병에 대해, 주의를 이끌어내려 의학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했던 두 여성의 집요한 노력 덕분에 발견할 수 있었다 .

450쪽. 진료실 에서의 차별과 무시. '진료실'이라는 것이 진공 상태의 실험실이 아니라 '차별과 억압이 작동하는 사회적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옮긴이의 말 중.

살다보면 믿을 만한 용한 의사를 찾는 것이 정말이지 삶의 가장 큰 숙제가 되는 순간이 온다. 한번만 그렇다면 참 대행이기까지 하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환자의 의료보험 청구만을 노리는 영악한 의사와 병원이 난무할 수록 고통받는 사람들은 결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4차산업시대에는 로봇이 어쩌면 더 친절하게도 문제를 염려하고 찾아내려 고분분투 할런지 모른다. 그러니 의사들은 이제라도 사태의 본질을 들여다 보고 무엇을 제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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