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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행복해지는 제철 채소 사용법 
다나카 유미 지음, 박희란 감수 / 니들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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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책이 왔습니다. 블로그를 하다보니 좋은 정보, 생활에 유익한 내용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오늘도 블로그에서 여러 고수님들께 한 수 배우고 있지요. <몸이 행복해지는 제철 채소 사용법> 구입은 좀 거창하게 표현하면 온라인(블로그)을 통해 알게 된 내용으로 오프라인 행동(직접 구매)에 나선 첫번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우연히 알게 된 블로그 <바키의 베란다 채소밭> 애독자로서 <몸이 행복해지는 제철 채소 사용법> 발간 소식에 흥분감을 감출 수 없었죠. 지금 이 시기에 제게 꼭 필요한 정보들이거든요. 신데렐라 발에 유리 구두 들어 맞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인터넷 서점에서 바로 구매했는데, 여기가 시골인지라 오늘에서야 도착했군요. 책을 본 소감을 몇 가지 적어볼까요?

 


1.
책을 보니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채소들의 종류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 많은 채소들의 각각의 효능과 특징, 맞춤형 식단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보는데 지루하지 않고 한 눈에 쏙 들어옵니다. 무엇보다 각 채소들의 생생한 사진들이 있으니, 이제는 시장에 가도 '눈 뜬 장님'은 면하게 생겼네요. 재래시장에 넘쳐나는 채소들, 이름도 모르고 그 쓰임새도 모르니 '그림의 떡'일수 밖에 없었거든요.

그렇다고 일일이 사진을 찍어와 찾아볼수도 없고 아주머니들한테 여쭤봐도 신통치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몸이 행복해지는 제철 채소 사용법> 하나만 있으면 어떤 채소를 어떻게 구입해야 할지 일목요연하게 알수 있으니 장보기가 훨씬 수월해질 듯 합니다.

 

2.
이제 꽉찬 5개월 된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한지 한달이 되었습니다. 쌀 미음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야채를 한가지씩 섞어 미음을 만들어 먹이고 있지요. 가급적이면 다양한 채소들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 있지요? 이유식 입맛이 평생 간다는 말도 있더군요. ㅋㅋ) 이 책은 다양한 채소들의 영양소와 효능이 잘 나와 있으니 이유식 만들때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3.
시골 생활 시작한지는 1년쯤 넘었지만 지난 겨울을 지나 올 봄부터 본격적으로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상추, 얼갈이 배추, 알타리 무우, 아욱, 콩, 고추 등을 심어 첫 농사치고는 꽤 많은 수확을 했지요. 이건 순전히 땅과 하늘의 기적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됩니다. 올해는 이렇게 했으니 다음에 할 때는 다양한 작물들을 골고루 해보자고 결심했었는데, 작물을 선정하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4.
되도록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점차 바꿔가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 이유야 뭐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막상 식단을 짜려니 채소로 할 수 있는 음식들을 잘 몰라 막막하더군요. 굳이 이 책의 '옥의 티'를 하나 찾으라 한다면 제철 채소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와 레시피 소개가 적다는 것입니다. 채소 균형 식단을 제안하고 있기는 하지만 레시피까지 함께 보여줬더라면 더 알차지 않았을까요?

 

5.
책 머리에 '제철 채소 10개조'가 눈에 들어옵니다.


각각의 지역에서
가장 적당한 시기에
무리없이 키워 낼 수 있고
먹기 좋을 때 생산한
신선하고
영양분 가득하고
안전하고
맛있고
자연환경에 이롭게
사람에 이로운 것.

 

그렇습니다. 각 채소마다 그 맛과 효능이 최고치에 이르는 제철이 있지요.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제철 채소에 둔감합니다. 그럴수 밖에 없습니다. 마트에 가면 항상 철을 알수 없는 채소와 과일이 넘쳐나니까요. 겨울에서 초봄이 제철이라는 브로콜리만 하더라도 마트에 가면 연중 구할 수 있으니까요.


각 지역에서 가장 적당한 시기에 키워낸 맛있고 자연환경과 사람에 이로운 제철 채소. 자연환경에 이로운 것, 즉 자연과 생명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 사람에게도 이로운 것입니다. 시중에는 '철'을 뛰어넘는 채소들이 범람하고 '철 모르는' 사람들은 마냥 풍족함에 취해 자연의 시간, 생명의 시간을 거스르는 행위의 위험함을 감지하지 못합니다. 이를 두고 윤구병 선생님은 '철 없는 세상'이라고 한탄하셨지요.


그런 면에서 <몸이 행복해지는 제철 채소 사용법>을 '철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철 들게 만드는' 비법이라고 한다면 너무 과한 평가일까요?




 
 
 
뇌가 좋은 아이 - KBS 특집 다큐멘터리 : 읽기혁명,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 
KBS 읽기혁명 제작팀.신성욱 지음 / 마더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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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책을 많이, 빨리 읽어내는 아이를 '독서영재'라고 한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못말리는 교육열(아니, '교육투기'라는 표현이 적당할지도)은 독서영재라는 참으로 어이없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네이버에 독서영재를 검색하니 '독서영재 만드는 법' '두뇌 속독법' '독서영재 교실' '독서영재 운동' 등 많은 정보들이 쏟아진다. 살펴보니 책을 많이, 빨리 읽는 아이를 독서영재라고 부르는 듯 하다.

TV에서도 가끔 소개되긴 하는데 유치원도 가기 전의 아이가 한글을 떼고, 그것도 모자라 하루 종일 책만 붙잡고 있는 모습. 그런 아이를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아이가 하도 책 읽기를 좋아해 걱정"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엄마. 그리고 그런 아이를 "신동입네"하면서 부러워하는 동네 엄마들. 얼핏 보면 책을 많이, 빨리 읽는 아이는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TV는 책을 많이, 빨리 읽어내는 것이 굉장한 능력인 것인냥 포장하며 '빨리 당신의 아이에게도 책을 많이 읽히라!'는 압력을 보낸다. 

 <뇌가 좋은 아이>는 독서영재라는 허상이 얼마나 위험하며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과 행복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실제 독서영재라고 불리는 한 여자아이가 사실은 '자폐 성향'이 있다는 놀라운 심리검사를 통해 부모의 그릇된 교육관이 아이의 뇌를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감정, 정서의 교류, 의사소통의 능력이 채 자라나지도 않은 아이에 대한 과도한 자극은 결국 아이들의 뇌를 파괴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소통의 방식을 먼저 체득하고 있어야 세계로부터 훨씬 더 많은 정보, 좋은 정보를 얻어내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이 '뇌의 전략'이다. 뇌의 전략을 무시하고 역주행을 하게 되면 결국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그르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이다. 아기의 뇌 발달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고 한다. 이 결정적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충분한 교감, 상호작용이다. 소화하지도 못할 정보들을 머리속에 쏟아붓는 대신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걸고 살을 맞대고 같이 놀아주는 것. 책은 머리가 좋은 아이의 비결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 행동에 있다고 강조한다. 

 <뇌가 좋은 아이>를 읽으면서 무엇보다 '육아는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몫'이라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은 핀란드의 양육환경이 무척 감명깊게 다가왔다. 2000년, 2003년, 2006년, 지금까지 세 번 치러진 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력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나라.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경쟁력을 자랑하는 핀란드는 세계 1위의 독해력 국가이기도 하다. 핀란드의 교육경쟁력 비결은 다름아닌 '독서'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강조하는 것이야 한국이라고 예외는 아닐지언정, 핀란드와 한국의 결정적인 차이는 핀란드에서의 독서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의 시스템으로 국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구 1만명 당 하나꼴로 도서관, 공공시설 등을 운영하는 핀란드는 영유아 독서지도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엄마들은 아이에게 무슨 책을 읽힐지, 어떻게 읽힐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핀란드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다양한 독서 환경에 노출된다. 놀이로, 몸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것이다.

 교육혁명의 핵심은 읽기혁명.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아이들이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다면 대한민국의 망국적 교육병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막 5개월 된 아이를 둔 나에게 <뇌가 좋은 아이>는 영유아 읽기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올바른 방법론을 찾는데 도움을 준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의 결론, 뇌가 좋은 아이는 '행복한 아이'이다. 

 

   
  뇌가 좋은 아이를 위한 책 읽기는 수백, 수천권, 1만권 독파 등 읽은 책의 분량에 있지 않다. 하루에 단 한권이라도 엄마 아빠의 따사로운 품안에 아녁서 아기가 스스로 책장을 넘겨 가면서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듣는 책 읽기가 좋다. 사랑의 책 읽기를 통한 엄마와 아기의 온전한 상호작용이야말로 뇌를 좋게 하는 방법이다. (p240)  
   




 
 
 
EBS 60분 부모 : 성장 발달 편 
EBS 60분 부모 제작팀 지음. 김수연 책임감수 / 지식채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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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막상 닥치니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나는 부모가 되기를 원했을 뿐,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를 말하는지 잘 몰랐다. '아이 키우기'라는 내 인생 최대의 과제를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인터넷에는 온갖 육아정보들이 쏟아지지만 무엇을 신뢰하고 무엇을 걸러야 할지 혼란스럽기 일쑤였다.
책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 시중에는 정말 육아 서적들이 넘쳐났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많은 책보다는 제대로 된 한 권이 더 절실했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허우적대다 소화불량을 앓기 보다는 '교과서'같이 두고두고 펴 볼 수 있는 그런 육아 서적은 없을까.

<EBS 60분 부모 - 성장 발달 편>은 진흙탕에서 건져낸 옥구슬 같은 책이었다.
'EBS 생방송 60분 부모'(월~금 오전 10시) 제작팀이 편집한 이 책은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만났던 다양한 부모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만큼 생생하다. 또 이들의 멘토가 되어준 17명의 육아전문가들이 함께해 육아를 위해 꼭 알아야 할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두고두고 펴 볼만한 하다.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겉은 어른이지만 내면에 자리잡은,
때로는 상처입고,
때로는 덜 자란 어린아이가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


겉은 어른이지만 아직 덜 자란 아이. 그랬다.
아이라는 거울에 비춰본 내 모습은 상처입고 불안에 떨며 끊임없이 사랑과 행복을 갈구하는 나약한 존재였다. 
기질, 성격, 사고방식, 대인관계 등 나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가 아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꿰어 맞추니 비로소 내가 보이는 느낌이랄까. 어두운 동굴의 끝에 닿은 듯, 깊은 항아리의 밑바닥을 쳐다보는 듯이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이 감정이 먹먹하게 가슴에 스며든다. 


아이 키우는 고수들의 비법 정도 전수 받으리라 생각하고 펼쳐든 이 책은 나에게 묻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물론 육아의 정보와 기술도 필요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라는 이 단순한 명제안에 사실상 육아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내 인생은 과연 행복한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살수 있을까?'하는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심장의 소리보다는 머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익숙하고, 마음을 다스리기 보다는 논리적인 설명을 더 중시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나의 성격도 고쳐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인생, 아이라는 진짜 스승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객관화시켜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됐다.


   
  부모는 아이에게 집착하기 보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스스로 단단해져야 자기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자기 삶에 소신을 가질 수 있다. 그래야 아이를 품을 수 있다. 이런 부모는 흔들리는 아이를 잡아줄 수 있으며 아이 능력도 믿어줄 수 있다. 자부심과 소신이 있어야 주변을 살피며 불안해하지도 않고 갑자기 날아오는 공격도 꿋꿋하게 막아낼 수 있다. (p328)

아이는 영유아기 때 키우기가 가장 쉽다. 이 시기에 부모는 양육의 즐거움과 고통을 두루 경험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를 되돌아 볼 기회를 가져본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을 아이에게 올인하기 보다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고 자기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이것이 양육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p328)
 
   



 

불안함, 초조함과 결별하기

 
처음에 아이는 곧 깨질듯한 유리병 같았다. 재채기, 기침만 해도 어디 아픈 건 아닌가 노심초사하고 분유를 원래 먹던 양보다 적게 먹으면 어디 탈 난것은 아닌가 전전긍긍했다. 내 아이가 잘 자랄 수 있을까, 별 문제는 없을까 하는 불안함과 초조함이 밀려들었다.

일단 육아라는 강박관념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다. 어떻게 하면 육아를 즐길 수 있을까?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도, 목욕을 시키는 것도, 저 똘망똘망한 눈을 마주치며 노래를 불러주는 것도 먼저는 엄마가 즐거워야 한다. 이것을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곧장 스트레스로 쌓이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가 입을 수 밖에 없으니까.

'좀 쉽게 키우자'고 마음 먹는다. 어차피 완벽한 부모란 없다. 나의 부모가 그러했던 것처럼. 부모가 아이를 위해 반드시 해줘야 할 역할을 인내심 있게 잘 해주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자랄 것이다. 이것은 나에 대한 믿음이고 아이에 대한 믿음이다.

   
  이제는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을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엄마 방식의 사랑, 아빠 방식의 배려가 아니라 아이 방식대로 사랑에 주어야 합니다. 진정 아이를 사랑한다면,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면, 아이가 자기답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자유롭게 놓아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아이를 더 크게 성공할 수 있게 키우는 비법입니다. 발달에 커다란 문제가 없다면 부모의 의지로 키우기 보다는 아이 스스로 자라게 해야 합니다. (p98~99)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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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제게 했던 말처럼, 사랑이 나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 넓은 사막에 혼자 버려진 것처럼 방황하겠습니다. 넘치도록 가난한 내 젊음과 자유를 실패하는데 투자하겠습니다. 수없이 상처입고 방황하고 실패한 저를 당신이 언제나 응원할 것을 알고 있어서 저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p249)  
   
 

공지영 산문 <네가 얻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의 주인공은 작가의 딸 위녕이다. 공지영이 위녕에게 쓴 편지를 엮어낸 이 책은 이 시간을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딸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다.

작가가 완벽한 엄마도 아니고 그녀의 딸도 지극히 평범한 아이. 둘러보면 크고 작은 문제가 하나쯤 없는 가정이 없다는데, 이 모녀 또한 다투기도 하고 삐쳐서 며칠씩 말을 걸지 않기도 하는 평범한 어머니와 딸의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위녕이 부러웠다. 이런 조언과 충고를 해주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않는 믿음으로 조용한 응원을 보내며 묵묵히 기다려주는 엄마가 있다면야 험한 세상 헤쳐나갈 힘이 솟을 것 같다.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어 줄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내내 고민하고 반문했다. 어떤 책의 좋은 구절이나 어떤 시의 한 대목을 폼나게 들려주는 것도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엄마인 내 삶에 대한 정직한 자기 정돈이다.(책에서 공지영이 그러했던 것처럼)

아이의 삶에 나침반이 되어 줄 엄마의 진심어린 고백이라니... 와우~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결국은 삶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내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조용한 응원을 보내주면 된다. 실제 살아내야 할 몫은 온전히 자기 자신의 숙제일테니까. 나는 내 아이가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소중히 하며 삶 자체 희망이 있다는 긍정과 낙관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할 것이다.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이 네가 사는 삶의 전부, 그러니 온몸으로 그것을 살아라. (p98 - 공지영)

 

당신이 당신을 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그 잣대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인간의 힘인가? 당신이 틀림없이 가난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도 돈이 힘은 아니다. 당신의 노예 생활을 모면케 해 주는 자유도 힘이 아니다. 인간의 힘은 참된 표상과 갖게 되는 주의 깊음과 생활방식과 관련된 올바름이다. (p104 - 요한 크리소스토모)

 

희망과 소망을 혼동하지 말자. 우리는 온갖 종류의 수천가지 소망을 가질 수 있지만 희망은 단 하나 뿐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제 시간에 오길 바라고,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라며 르완다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소망한다. 이것이 개개인의 소망들이다. 희망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삶의 의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만약 삶이 아무런 목적지도 없고 그저 곧 썩어질 육신을 땅 속으로 인도할 뿐이라면 살아서 무엇 하겠는가? 희망이란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p146 - 피에르 신부)

 

인생에는 근본적인 것이 있다고 확신하게 된다. 절대로 망쳐서는 안되는 그 두가지 일은 사랑하는 것과 죽는 것이다. (p148 - 피에르 신부)

 

언제나 전 생애로 대답한다네. 그동안에 무슨 말을 하고 원칙을 세워서 변명하고 이런 것들이 과연 중요할까? 결국 모든 것의 끝에 가면 세상이 끈질기게 던지는 질문에 전 새생애로 대답하는 법이네. 너는 누구냐? 너는 진정 무엇을 원했느냐? 너는 어디에서 신의를 지켰고 어디에서 신의를 지키지 않았느냐? 너는 어디에서 용감했고, 어디에서 비겁했느냐? 세상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지. 그리고 할수 있는 한, 누구나 대답을 한다네. 솔직하고 안 하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결국 전 생애로 대답한다는 것일세. (p165 - 소설 '어느 시민의 고백' 중)
 
   


 
 
 

공지영 산문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읽기에 빠져있다.
그래, '빠져있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으려고 시작했는데 갈수록 책장 넘기기가 쉽지 않다.
의외로(?) 많은 생각을 부르는 책이다.

 
딸인 위녕에게 쓴 편지를 엮은 이 책에서 공지영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고 성장하게 도와주었던 책과 구절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가진 의외의 매력은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삶과 죽음, 사랑과 인생,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공지영은 여러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자신의 인생에 빗대어 솔직하고 담담하게 전달하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아직 절반도 채 읽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마음을 붙잡는 내용이 있어 적어본다.
공지영 본인도 이 구절을 읽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고 하는데, 나 또한 이 글에서 한참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대목이다.
 

사랑하는 것 또한 좋은 일입니다. 사랑 역시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들에게 부과된 가장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것은 궁극적인 마지막 시련이고 시험이며 과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젊은 사람들은 아직 사랑할 능력이 없습니다. 사랑도 배워야 하니까요. 모든 노력을 기울여 고독하고 긴장하며 하늘을 향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승화되고 심화된 홀로됨입니다.

사랑이란 무턱대고 덤벼들어 헌신하여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과 미완성인 사람 그리고 무원칙한 사람과의 만남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사랑이란 자기 내부의 그 어떤 세계를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들어가는 숭고한 계기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다 넓은 세계로 이끄는 용기입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의 결합을 행복이라 부르고 자신들의 미래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각자는 다른 사람 때문에 자기 자신까지 잃게 되며, 상대방과또 다른 사람까지 잃게 됩니다. 그리하여 남는 것이라고는 구역질과 실망, 빈곤 뿐입니다.


사랑의 의미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구절은 사랑에 대한 나의 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면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숭고한 계기라니, 나는 사랑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사랑, 그것은 여전히 어렵고도 어려운 숙제다.
아마 평생 그럴 것 같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있다.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한다면서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죽는 날까지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죽는 날까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할 듯 하다. 

 
공지영이 성경 다음으로 자주 보는 책이라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느 페이지를 펴도 릴케가 생을 지불하고 얻은 통찰력과 신에게서 받은 천재성이 버무려져 우리들 인생의 모든 문제에 깊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있는 책"이란다.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벌써부터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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