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학 수업
알퐁스 도데 외 지음, 유혜영 엮음, 정마린 그림 / 시간과공간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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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행복을 추구하면 할수록 내가 아직 얻지 못한 행복으로 불행해진다. 하지만 '추구'가 아닌 '발견'으로 잠시 생각을 바꾸어 보면, 내 주변에서 내게 행복이 되는 것들을 발견하게 될 테고 그렇게 발견하면 할수록 나는 더욱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면 사랑은 어떨까? 사랑은 어떤 대상일까?

<사랑학 수업>은 유명한 단편소설을 엮은 책이다. 17편 모두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엮은이는 17편의 색깔들이 다른 사랑 이야기들을 3부로 나눠서 실어 놓았다. 남녀 간의 사랑(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실려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별, 이웃사랑, 부모 자녀와의 사랑과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까지 아우르는 단편집이다. 

너무도 유명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듯한 사랑 이야기부터 내게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사랑 이야기도 꽤 되었다.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결말 부분에서 '아~~~~!'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러한 흥미로운 결말들로 인해 매우 즐겁게 읽었는데,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각각의 단편이 끝나면 두 페이지 분량으로 실어 놓은 '사랑학 수업'이라 할만한 꼭지 또한 매우 마음에 든다.  <사랑학 수업>이라는 책 제목이 어울린다란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하지. 그런데 주는 것이란 의자 고치는 여인처럼 내 삶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것이 아니야. 사랑은 십자가가 아니니까.  / 본문 35쪽
이별은 혼자 하는 게 아니야. 상대가 이별을 받아들이고 나와 사랑했던 시간과 함께했던 추억들을 아름답게 간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일까지, 그러니까 '이별까지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 그것이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이고, 내가 사랑했던 시간에 대한 예의니까. / 본문 182~183쪽
'사랑해'의 반대말은 '사랑하지 않아'가 아니라 '사랑했어'라고 해. 현재 진행형도 미래형도 아닌 과거형이 되는 순간 그 사랑은 끝난 거니까...... (중략)...... 참사랑은 내 마음을 강요하는 게 아니야. 행복도 강요하면 폭력이 되듯이 사랑도 강요하면 폭력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해. / 본문 205쪽
위의 글들은 모두 각 단편마다 그 이야기가 끝난 뒤 '사랑학 수업'을 통해 앞서 읽은 이야기에 대한 감상과 그 사랑에 대한 생각글들이다. 그 이야기를 읽고 딸과 아빠가 대화를 하듯이 그 이야기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과 함께 그 사랑에 대한 생각을 저자는 '수업'이라며 묶었다. 교과목은 '사랑학'이고 말이다.^^ 우리는 흔히 수업을 통해 학습을 한다. 두 페이지 정도의 짤막한 수업이지만 이 수업을 통해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물론 어떤 수업이든 교수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들을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은 수긍과 공감을 하면서 읽었고, 내게는 단편만큼이나 참 좋았던 내용들이었다.

덧붙여, 일러스트를 얘기 안 할 수 없다. ㅎㅎ. 책을 읽다가 누가 그렸지?라며 요 근래 읽던 책들 중에서 일러스트레이터를 다시 찾아 읽었던 몇 되지 않은 책 중 하나다. 이 책의 일러스트레이터는 심리학을 전공했다 한다. 읽다가 나오는 그림들마다 매우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림이었는데 전공이 심리학이어서 그랬던 걸까?
마지막으로 본문이 끝난 뒤 수록 작가들의 약력을 간략하게 소개한 편집도 좋았다. 
음!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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