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캥캥 우리 형
야마시타 하루오 지음, 고향옥 옮김, 히로세 겐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꽃이 만발하던 어느 해 봄에 공원나들이를 갔더랬다. 당시 다섯살 된 울아이에게 멋진 사진도 찍어주고 싶어서 예쁘다고 소문난 그 공원을 일부러 찾아 갔었다. 예쁜 꽃들이 만발하고 꽃들 앞에 자그마한 바위들도 놓여 있는 곳에서 바위 위에 아이를 앉혀놓고 카메라를 연신 눌러대고 나서 아이와 함께 다른 곳으로 가려고 아이를 일으키려는데, 뒤에 서있던 사람이 이곳에서 우리애기도 사진 찍으면 이쁘겠다며 조금은 호들갑스럽게 얘기를 하길래 얼른 자리를 비켜주고나서 보니 그 부부의 아기는 사람이 아닌 강아지여서 어떻게 사진 찍나 한참을 봤던 적이 있다. 그 부부가 계속해서 강아지 이름을 부르며 예쁘게 나올것 같다며 좋아라하는 모습이 그들부부에겐 정말 그 강아지가 자신들의 아기로 보이는 모양이구나 싶었더랬다.

반려동물로 가장 사랑을 받는 동물은 아마도 개가 아닐까 싶다. 내 주변만 해도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꽤 되는데 한번 그렇게 기르게 되면 가족의 일원이 되어 함께 동고동락하게 되는듯하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귀엽기 그지없는 남자아이에게도 자신과 여덟 살 동갑이지만 몇 달 먼저 집에 들여 왔다는 이유로 형이라고 불리우게 된 프렌치 불도그가 '개'가 아닌 '우리 형'으로 불리우는것처럼 말이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대신 키우게 된 프렌치 불도그. 하지만 강아지를 들여 온 후에 진짜 아기가 생기게 되고 같은 해에 태어나 나이는 같지만 아이의 부모는 그 개에게 '형'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자신의 아이에게 가르친다.^^

우리 형은 개야. 진짜 개!

진짜 개이지만 '우리 형'이라고 부르는 아이의 마음이, 첫 줄에 쓰인 글을 읽으면 바로 느껴진다. 아이의 형인 프렌치 불도그의 이름은 '캥'이란다. 잘 짖지 않은데 한번 짖으면 감기 걸린것처럼 캥캥 짖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캥은 나에게 으스대면서 명령하는 걸 좋아해. 자기가 형이니까 나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서 캥과 나는 하루에 열 번은 더 싸워.

아마도 이 부분만 읽으면 캥은 진짜 '형'이고 동생인 '나'와 자주 다투는 것으로 보일정도~^^. 여느 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안맞으면 하루에 열 번도 더 싸우는 모습이 그려져서 웃음이 픽 나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듯 주인공 남자아이의 눈에 비치는 '캥'은, 개이면서도 아이에겐 '형'이라는 '가족'의 일원임이 이야기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데, 그도 그럴것이 태어나서 8년을 주욱 같이 살아왔으니 그 정이 가족과 같지 않을 수 없겠다 싶다. 공부하려고 하는데 책읽어달라고 책을 가져온 '캥'에게 책도 읽어주고, '캥'이 사고를 치면 엄마에게 혼날까봐 뒷수습 하기 바쁜 아이, 거기다 천둥소리에 놀라 기절해버린 '캥'이 잘못될까봐 울면서 어떻게든 깨워보려는 아이의 모습에서 진한 형제애까지 느껴진다.^^ 혼자 자라서 외동아이지만 이 아이에겐 진짜 형 '캥형'이 있으니까 전혀 외롭지도 않고, '캥형'과 함께 하는 생활 속에서 배려와 양보도 배울 수 있겠다 싶다.

우리아이들도 애완동물이 그저 한번 키워보고 싶은 장난감이 아니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반려동물이라는 것을 더욱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기도 하겠다. 

이 책의 또다른 백미는 삽화가 아닐까 싶다. 어떤 그림은 직접 따라서 그려보고 싶을만큼 '캥'과 '아이'의 모습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아웃라인을 조금 강조해서 그려진 이 삽화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따뜻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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