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원더우먼은 초능력자가 아니다. 



그녀는 어떻게 생겼을까? 누구를 닮았을까? 비너스? 자유의 여신상? 마스턴은 그림을 그려줄 만화가로 해리 G. 피터를 택했다. 피터가 61세 노인이라는 사실은 곧 그가 여성참정권 운동을 겪은 세대라는 뜻이기도 했다. 여성참정권 운동이 매일 신문에 상세히 보도되던 시절 피터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삽화를 그렸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마스턴과 피터, 게인즈와 메이어가 머리를 맞대고 원더우먼의 외형을 의논하고 있던 바로 그때 신인 슈퍼히어로가 데뷔했다. 캡틴 아메리카였다. 그는 곧바로 타임리 코믹스(마블 코믹스의 전신)에서 가장 인기 좋은 캐릭터로 등극했다. 마스턴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대한 움직임, 즉 커져가는 여성의 힘이라는 만화책의 속뜻이 원더우먼의 움직임, 옷차림, 그녀가 쓸 수 있는 초능력에 반영되기를 바랐다. 그녀는 강해야 했고 독립적이어야 했다.

 

정치 집회의 선두에 선 원더우먼. 「우유 사기극」, 

『센세이션 코믹스』 7호(1942년 7월)


원더우먼에서 마스턴은 지금껏 만화책에 제기된 모든 비판에 답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원더우먼은 강하지만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다. “남성들의 증오와 전쟁으로 갈가리 찢긴 이 세상에, 드디어 남성들의 문제와 업적을 시시한 애들 장난으로 취급하는 여성이 나타났다.” 그녀는 총기를 혐오한다. “총알로 인류의 문제가 해결된 적은 없죠!” 그녀는 무자비하지만 언제나 희생자를 살려준다. “원더우먼은 결코 사람을 죽이지 않아요!”

 

슈퍼맨과 배트맨을 빼면 DC의 다른 슈퍼히어로들은 원더우먼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원더우먼은 센세이션 코믹스의 주인공이었고 올스타 코믹스에 정기적으로 출연했으며 계간 코믹 캐블케이드에서는 단연 스타였다. 언제나 표지에 등장했고, 매 호에서 가장 주요한 이야기는 원더우먼의 이야기였다. 19427, 그녀는 여성 히어로 사상 최초로 단독 만화책을 갖게 되었다. 게인즈는 로레타 벤더에게 편지를 썼다센세이션 코믹스에 새로 연재하는 원더우먼 만화에 대한 반응이 너무나 뜨거워서 슈퍼맨배트맨처럼 원더우먼 이야기만 모은 원더우먼을 계절마다 발행할 생각입니다.”

 

원더우먼에 등장하는 모든 악당들의 공통점은 여성의 평등한 권리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원더우먼은 이들 각각에 대항한다. 여성으로서 일하고 선거에 출마하고 지도자가 될 권리를 위해 싸운다. 잃어버린 잉카 세계를 발견한 원더우먼은 족장의 딸에게 왕좌에 오르라고 부추긴다. “잃어버린 잉카 세계가 여자의 통치를 받을 때도 됐어요!”


정치 집회의 선두에 선 원더우먼. 「우유 사기극」, 

『센세이션 코믹스』 7호(1942년 7월)


마스턴은 원더우먼이 페미니즘 프로파간다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마스턴 박사가 원더우먼을 창조한 목적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강하고 자유롭고 용감한 여성의 기준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통념에 대항하기 위해, 소녀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지금껏 남성들이 독점해온 운동, 직업, 전문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즉 원더우먼은 초능력자가 아니라 보통 여자로서 창조된 것이다.


「미래 미국의 원더우먼들」, 『원더우먼』 7호(1943년 겨울)



 10화를 끝으로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를 마칩니다.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원더우먼』을 창조한 목적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강하고 자유롭고 용감한 여성의 기준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통념에 대항하기 위해, 소녀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지금껏 남성들이 독점해온 운동, 직업, 전문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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