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원더우먼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나?


올리브 번은 패밀리 서클에 실을 만한 기삿거리를 물었다. 만화가 아이들에게 정말로 위험한지를 미국 어머니들에게 설명해줄 사람으로는 윌리엄 몰튼 마스턴 박사만 한 적임자가 없었다. 올리브 번의 기사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올 아메리칸 퍼블리케이션즈의 찰리 게인즈는 마스턴을 자문 심리학자로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오랫동안 올바른 종류의 만화 잡지를 옹호해온 마스턴 박사는 이제 모든 ‘D.C. 슈퍼맨만화의 편집자문위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게인즈는 1940년에 이런 메모로 직원들에게 마스턴을 채용했다고 알리며 올리브 번의 기사를 첨부했다.

 

마스턴은 게인즈에게 만화에 대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은 여성 슈퍼히어로라고 설득했다. 처음에 게인즈는 반대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펄프픽션과 만화책이 죄다 망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 여성들은 슈퍼우먼이 아니지 않았습니까. 남성보다 우월한 여성이 아니었다고요.” 마스턴이 반격 했다. “만화에서 독자들을 가장 불쾌하게 하는 것은 소름 끼치는 남성성이기 때문에여성 슈퍼히어로가 비평가들에게 맞설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마스턴은 설명했다.

 

남성 히어로는 아무리 잘났어도 보통 아이들이 숨 쉬듯이 필요로 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부드러움이라는 자질이 부족합니다. 또한 여성 히어로가 힘, 영향력, 기운 모든 면에서 딸린다면 여자아이들조차도 여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을 겁니다. 여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건 상냥하고 순종적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훌륭한 여성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성은 약점으로 인해 강점을 멸시 당했습니다. 이를 해결할 명백한 방법은 슈퍼맨의 힘과 훌륭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매력을 전부 갖춘 여성 캐릭터를 창조 하는 것입니다.

 

「강인한 여성 아마조나」, 픽션 하우스의 잡지 『플래닛 코믹스』 3호 (1940년 5월)


19412월 마스턴은 타자기로 친 원더우먼 수프리마1화 초고를 송고했다. 게인즈는 마스턴에게 편집자로 슈퍼맨을 담당하는 셸든 메이어를 붙여주었다. 마스턴은 메이어에게 첫 원고를 보내면서 편지로 이 이야기의 숨은 뜻을 설명했다. 마스턴은 이 이야기가 판타지처럼 들린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건 전부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적어도 우화로서 그랬다. 하지만 마스턴이 믿기에 이 이야기는 실제 역사 속에서도 진실이었다. 마스턴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대한 움직임, 즉 커져가는 여성의 힘을 담은 연대기를 그리고자 했다. 그는 미리 의논만 한다면 메이어가 만화를 편집해도 된다고 말했다. “스토리, 이름, 의상, 소재를 바꿀 거라면 제게 먼저 언질만 주면 됩니다. 그게 당신 일이니까요.”

 

그러나 마스턴은 여기 담긴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양보할 마음이 없었다. “그 주제만은 건드리지 마세요. 주제를 바꾸느니 만화를 아예 관두는 게 낫습니다.”

메이어는 마스턴의 초안을 고쳤다. 주인공 이름에서 수프리마를 빼고 그냥 원더우먼으로 부르기로 했다. 셸든 메이어에게 나머지 이야기는 전부 헛소리 같았으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아무려면 어떤가?


미래 미국의 원더우먼들」, 『원더우먼』 7호(1943년 겨울)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 10화에서 계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마스턴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대한 움직임, 즉 커져가는 여성의 힘’을 담은 연대기를 그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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