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올리브 번, 마스턴, 할러웨이 세 사람의 역사적인 만남 


올리브 번은 대학생활을 아낌없이 즐겼다. 합창단에 가입했고 터프츠 위클리발행위원으로 일했으며 사교협회 회장이 되었다. 키가 크고 날씬했던 그녀는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학생 오페레타 포세이돈의 지혜에서 주역을 따냈다.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바비(‘단발을 뜻하는 ‘bob’에서 유래한 별명옮긴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올리브 번은 자유사상가이자 급진주의자였으며 자유연애를 옹호했다.

 

터프츠대 졸업반 시절 올리브 번


1920년대 심리학자들은 성, 성차, 성적응에 매료되어 있었다. 프로이트의 영향도 있었으나 행동주의의 부상도 큰 몫을 했다. IQ검사 개발에 일조한 루이스 터먼은 남성성여성성을 측정하는 검사를 발명했다. 평균에서 일탈한 사람을 가려내려는 목적이었다페미니스트는 자신이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성이라는 것이다. 왓슨은 네이션에 이렇게 적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가장 끔찍한 여성, 주제넘은 견해와 뻔뻔한 목소리를 지닌 여성, 관심을 갈구하는 여성, 남들을 어깨로 밀치고 다니는 여성, 인생을 조용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성들성에 적응하지 못한 상당수의 여성에 속한다”.

 

1925년 가을 마스턴은 터프츠대에서 두 학기 동안 실험심리학, 이상심리학, 비교심리학, 심리학사, 인간행동심리학, 심리세미나, 응용심리학 두 섹션까지 8개 과목을 강의했다. 실험심리학 강의에는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자른 수강생이 있었다. 마거릿 생어의 조카였다. 그녀는 세련되고 교양 있고 급진적이었으며 심각하게 불행했다. 끔찍이도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낸 그녀에게서는 자살 충동이 엿보였다. 마스턴은 그녀에게 자신이 얼마 전에 성적응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치료하기 위해 연 클리닉에 들러보라고 제안했다.

 

마스턴의 실험심리학에서 올리브는 A학점을 받았다. 체육 수업을 제외하고 올리브가 처음 받은 A학점이었다. 4학년 봄에 올리브는 마스턴의 강의를 3개나 들었다. 응용심리학, 이상심리학, 그리고 보통은 대학원생만 들을 수 있게 제한된 연구 세미나 과목이었다. 마스턴은 세 과목 모두에서 올리브에게 A학점을 주었다. 올리브는 마스턴의 연구조교로 일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함께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마스턴은 조교의 공을 빼놓지 않았다

 

1926614일 올리브 번은 터프츠대에서 영문학 학사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졸업식에는 할러웨이도 참석했다. 마스턴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사람을 만나봤으면 해.” 그날 찍은 사진에서 올리브 번은 어두운 빛깔의 머리칼에 한쪽 눈이 가려진 채, 모자와 가운을 입고 머리를 살짝 기울이며 수줍게 웃고 있다. 오른쪽에는 그녀보다 키가 15센티미터나 작은 할러웨이가 종 모양 모자를 쓰고 우아한 정장 차림으로 올리브의 졸업장을 들고 서 있다. 올리브의 왼쪽에는 키가 훤칠한 마스턴이 하버드대 후드 위에 가운을 걸치고 모자를 쓴 예복 차림으로 올리브의 몸에 팔을 두르고 서 있다. 언뜻 보면 가족사진 같지만 가족사진치고는 기묘하다. 마스턴과 할러웨이는 올리브 번의 부모처럼 서 있지만 올리브 번보다 고작 11살 연상이었기 때문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터프츠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할러웨이 마스턴, 

올리브 번, 윌리엄 몰튼 마스턴, 에설 번(1926년)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 8화에서 계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왓슨은 『네이션』에 이렇게 적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가장 끔찍한 여성, 주제넘은 견해와 뻔뻔한 목소리를 지닌 여성, 관심을 갈구하는 여성, 남들을 어깨로 밀치고 다니는 여성, 인생을 조용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성들”이 “성에 적응하지 못한 상당수의 여성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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