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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원더우먼은 초능력자가 아니다. 



그녀는 어떻게 생겼을까? 누구를 닮았을까? 비너스? 자유의 여신상? 마스턴은 그림을 그려줄 만화가로 해리 G. 피터를 택했다. 피터가 61세 노인이라는 사실은 곧 그가 여성참정권 운동을 겪은 세대라는 뜻이기도 했다. 여성참정권 운동이 매일 신문에 상세히 보도되던 시절 피터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삽화를 그렸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마스턴과 피터, 게인즈와 메이어가 머리를 맞대고 원더우먼의 외형을 의논하고 있던 바로 그때 신인 슈퍼히어로가 데뷔했다. 캡틴 아메리카였다. 그는 곧바로 타임리 코믹스(마블 코믹스의 전신)에서 가장 인기 좋은 캐릭터로 등극했다. 마스턴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대한 움직임, 즉 커져가는 여성의 힘이라는 만화책의 속뜻이 원더우먼의 움직임, 옷차림, 그녀가 쓸 수 있는 초능력에 반영되기를 바랐다. 그녀는 강해야 했고 독립적이어야 했다.

 

정치 집회의 선두에 선 원더우먼. 「우유 사기극」, 

『센세이션 코믹스』 7호(1942년 7월)


원더우먼에서 마스턴은 지금껏 만화책에 제기된 모든 비판에 답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원더우먼은 강하지만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다. “남성들의 증오와 전쟁으로 갈가리 찢긴 이 세상에, 드디어 남성들의 문제와 업적을 시시한 애들 장난으로 취급하는 여성이 나타났다.” 그녀는 총기를 혐오한다. “총알로 인류의 문제가 해결된 적은 없죠!” 그녀는 무자비하지만 언제나 희생자를 살려준다. “원더우먼은 결코 사람을 죽이지 않아요!”

 

슈퍼맨과 배트맨을 빼면 DC의 다른 슈퍼히어로들은 원더우먼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원더우먼은 센세이션 코믹스의 주인공이었고 올스타 코믹스에 정기적으로 출연했으며 계간 코믹 캐블케이드에서는 단연 스타였다. 언제나 표지에 등장했고, 매 호에서 가장 주요한 이야기는 원더우먼의 이야기였다. 19427, 그녀는 여성 히어로 사상 최초로 단독 만화책을 갖게 되었다. 게인즈는 로레타 벤더에게 편지를 썼다센세이션 코믹스에 새로 연재하는 원더우먼 만화에 대한 반응이 너무나 뜨거워서 슈퍼맨배트맨처럼 원더우먼 이야기만 모은 원더우먼을 계절마다 발행할 생각입니다.”

 

원더우먼에 등장하는 모든 악당들의 공통점은 여성의 평등한 권리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원더우먼은 이들 각각에 대항한다. 여성으로서 일하고 선거에 출마하고 지도자가 될 권리를 위해 싸운다. 잃어버린 잉카 세계를 발견한 원더우먼은 족장의 딸에게 왕좌에 오르라고 부추긴다. “잃어버린 잉카 세계가 여자의 통치를 받을 때도 됐어요!”


정치 집회의 선두에 선 원더우먼. 「우유 사기극」, 

『센세이션 코믹스』 7호(1942년 7월)


마스턴은 원더우먼이 페미니즘 프로파간다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마스턴 박사가 원더우먼을 창조한 목적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강하고 자유롭고 용감한 여성의 기준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통념에 대항하기 위해, 소녀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지금껏 남성들이 독점해온 운동, 직업, 전문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즉 원더우먼은 초능력자가 아니라 보통 여자로서 창조된 것이다.


「미래 미국의 원더우먼들」, 『원더우먼』 7호(1943년 겨울)



 10화를 끝으로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를 마칩니다.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원더우먼』을 창조한 목적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강하고 자유롭고 용감한 여성의 기준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통념에 대항하기 위해, 소녀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지금껏 남성들이 독점해온 운동, 직업, 전문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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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원더우먼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나?


올리브 번은 패밀리 서클에 실을 만한 기삿거리를 물었다. 만화가 아이들에게 정말로 위험한지를 미국 어머니들에게 설명해줄 사람으로는 윌리엄 몰튼 마스턴 박사만 한 적임자가 없었다. 올리브 번의 기사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올 아메리칸 퍼블리케이션즈의 찰리 게인즈는 마스턴을 자문 심리학자로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오랫동안 올바른 종류의 만화 잡지를 옹호해온 마스턴 박사는 이제 모든 ‘D.C. 슈퍼맨만화의 편집자문위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게인즈는 1940년에 이런 메모로 직원들에게 마스턴을 채용했다고 알리며 올리브 번의 기사를 첨부했다.

 

마스턴은 게인즈에게 만화에 대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은 여성 슈퍼히어로라고 설득했다. 처음에 게인즈는 반대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펄프픽션과 만화책이 죄다 망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 여성들은 슈퍼우먼이 아니지 않았습니까. 남성보다 우월한 여성이 아니었다고요.” 마스턴이 반격 했다. “만화에서 독자들을 가장 불쾌하게 하는 것은 소름 끼치는 남성성이기 때문에여성 슈퍼히어로가 비평가들에게 맞설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마스턴은 설명했다.

 

남성 히어로는 아무리 잘났어도 보통 아이들이 숨 쉬듯이 필요로 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부드러움이라는 자질이 부족합니다. 또한 여성 히어로가 힘, 영향력, 기운 모든 면에서 딸린다면 여자아이들조차도 여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을 겁니다. 여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건 상냥하고 순종적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훌륭한 여성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성은 약점으로 인해 강점을 멸시 당했습니다. 이를 해결할 명백한 방법은 슈퍼맨의 힘과 훌륭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매력을 전부 갖춘 여성 캐릭터를 창조 하는 것입니다.

 

「강인한 여성 아마조나」, 픽션 하우스의 잡지 『플래닛 코믹스』 3호 (1940년 5월)


19412월 마스턴은 타자기로 친 원더우먼 수프리마1화 초고를 송고했다. 게인즈는 마스턴에게 편집자로 슈퍼맨을 담당하는 셸든 메이어를 붙여주었다. 마스턴은 메이어에게 첫 원고를 보내면서 편지로 이 이야기의 숨은 뜻을 설명했다. 마스턴은 이 이야기가 판타지처럼 들린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건 전부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적어도 우화로서 그랬다. 하지만 마스턴이 믿기에 이 이야기는 실제 역사 속에서도 진실이었다. 마스턴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대한 움직임, 즉 커져가는 여성의 힘을 담은 연대기를 그리고자 했다. 그는 미리 의논만 한다면 메이어가 만화를 편집해도 된다고 말했다. “스토리, 이름, 의상, 소재를 바꿀 거라면 제게 먼저 언질만 주면 됩니다. 그게 당신 일이니까요.”

 

그러나 마스턴은 여기 담긴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양보할 마음이 없었다. “그 주제만은 건드리지 마세요. 주제를 바꾸느니 만화를 아예 관두는 게 낫습니다.”

메이어는 마스턴의 초안을 고쳤다. 주인공 이름에서 수프리마를 빼고 그냥 원더우먼으로 부르기로 했다. 셸든 메이어에게 나머지 이야기는 전부 헛소리 같았으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아무려면 어떤가?


미래 미국의 원더우먼들」, 『원더우먼』 7호(1943년 겨울)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 10화에서 계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마스턴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대한 움직임, 즉 커져가는 여성의 힘’을 담은 연대기를 그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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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여성이 가정을 꾸리는 동시에 직업을 가질 수 있는가?

 

마스턴이 할러웨이에게 올리브 번과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을 때, 즉 셋이 살거나 헤어지거나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말했을 때 할러웨이는 성적인 관계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생활방식은 직업과 자녀 둘 다를 갖고 싶은 여성으로서 그녀가 빠진 굴레에 해결책이 되어줄지도 몰랐다.

 

1925년과 1926년에 판매된 잡지는 거의 한 종도 빼놓지 않고 같은 질문을 던졌다. 여성이 가정을 꾸리는 동시에 직업을 가질 수 있는가?” 바너드대학교 졸업생이자 네이션주간이었던 프리다 커치웨이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현대 여성들이라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 연재물을 기획했다.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 연재물의 목적은 남자, 결혼, 자녀, 직업에 관한 그들의 현대적 관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밝혀내는 것이었다.

 

네이션에 기고를 의뢰한 여성들은 사안의 쟁점에 관해 대동소이한 견해를 보였다. “현대의 여성은 사랑과 결혼, 순전히 가정주부로서의 직업에 전적으로 불만족 상태에 있다. 현대의 여성은 자기만의 돈을 원한다. 자기만의 직업을 원한다. 그녀는 자기표현의 수단을, 어쩌면 자아실현의 방법을 원한다. 그러나 현대의 여성은 남편과 가정, 자녀도 원한다. 현실의 삶에서 이 두 가지 바람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그것이 문제다”. 그건 할러웨이의 문제이기도 했다.

 

1926년에 이 주제를 다룬 수많은 기념비적 저작물이 쏟아졌다. 앨리스 빌 파슨스는 여성의 딜레마에서 남녀 사이의 신체적정신적 차이가 사회적 지위의 차이로 이어질 만큼 큰 것인지, 어머니가 바깥일을 하면 가정이 꼭 위태로워지는지질문을 던졌다. 파슨스는 둘 다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성의 딜레마'의 해결책은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더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에는 남편만큼 바깥일을 하는 여성이 집안일을 도맡아야 할 이유가 없다.” 여성에 관하여의 저자 수전 라 폴레트는 파슨스가 제시한 해결책의 실현가능성을 어둡게 전망했다. 그럼에도 양성평등은 손 뻗으면 닿을 곳에 있다라고 믿었다. 여성들은 이미 정치적 평등을 이루었고 법적 평등을 이룩하는 중이니 이제 남은 것은 경제적 평등뿐이었다.

 

남성에 의해 쇠사슬에 묶인 원더우먼. 「컨퀘스트 백작」, 『원더우먼』 2호(1942년 가을)


결혼과 직업: 아내이자 어머니이자 가정주부이자 직업인인 여성 100명의 연구의 저자 버지니아 맥매킨 칼리어는 1910년에서 1920년 사이에 기혼여성 중 직업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거의 두 배로 뛰었으며 전문직 기혼여성의 수는 40퍼센트 증가했음에 주목했다. “따라서 이제 물어야 할 것은 여성이 결혼을 하고 직업도 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그렇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새 시대에 살던 신여성 엘리자베스 할러웨이 마스턴은 남편과 거래를 했다. 마스턴은 정부를 들일 수 있었다. 할러웨이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심리학을 공부한 올리브 번이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 세 사람은 상황을 그럴듯하게 설명하고 은폐할 방법을 찾아냈다. 합의는 그들만의 비밀로 했다.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될 비밀이었다.

 

에타 캔디와 홀리데이대학교 여학생들에 의해 구출되는 원더우먼. 

「미국의 수호천사」, 『센세이션 코믹스』 12호(1942년 12월)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 9화에서 계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제 물어야 할 것은 여성이 결혼을 하고 직업도 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그렇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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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올리브 번, 마스턴, 할러웨이 세 사람의 역사적인 만남 


올리브 번은 대학생활을 아낌없이 즐겼다. 합창단에 가입했고 터프츠 위클리발행위원으로 일했으며 사교협회 회장이 되었다. 키가 크고 날씬했던 그녀는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학생 오페레타 포세이돈의 지혜에서 주역을 따냈다.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바비(‘단발을 뜻하는 ‘bob’에서 유래한 별명옮긴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올리브 번은 자유사상가이자 급진주의자였으며 자유연애를 옹호했다.

 

터프츠대 졸업반 시절 올리브 번


1920년대 심리학자들은 성, 성차, 성적응에 매료되어 있었다. 프로이트의 영향도 있었으나 행동주의의 부상도 큰 몫을 했다. IQ검사 개발에 일조한 루이스 터먼은 남성성여성성을 측정하는 검사를 발명했다. 평균에서 일탈한 사람을 가려내려는 목적이었다페미니스트는 자신이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성이라는 것이다. 왓슨은 네이션에 이렇게 적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가장 끔찍한 여성, 주제넘은 견해와 뻔뻔한 목소리를 지닌 여성, 관심을 갈구하는 여성, 남들을 어깨로 밀치고 다니는 여성, 인생을 조용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성들성에 적응하지 못한 상당수의 여성에 속한다”.

 

1925년 가을 마스턴은 터프츠대에서 두 학기 동안 실험심리학, 이상심리학, 비교심리학, 심리학사, 인간행동심리학, 심리세미나, 응용심리학 두 섹션까지 8개 과목을 강의했다. 실험심리학 강의에는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자른 수강생이 있었다. 마거릿 생어의 조카였다. 그녀는 세련되고 교양 있고 급진적이었으며 심각하게 불행했다. 끔찍이도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낸 그녀에게서는 자살 충동이 엿보였다. 마스턴은 그녀에게 자신이 얼마 전에 성적응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치료하기 위해 연 클리닉에 들러보라고 제안했다.

 

마스턴의 실험심리학에서 올리브는 A학점을 받았다. 체육 수업을 제외하고 올리브가 처음 받은 A학점이었다. 4학년 봄에 올리브는 마스턴의 강의를 3개나 들었다. 응용심리학, 이상심리학, 그리고 보통은 대학원생만 들을 수 있게 제한된 연구 세미나 과목이었다. 마스턴은 세 과목 모두에서 올리브에게 A학점을 주었다. 올리브는 마스턴의 연구조교로 일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함께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마스턴은 조교의 공을 빼놓지 않았다

 

1926614일 올리브 번은 터프츠대에서 영문학 학사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졸업식에는 할러웨이도 참석했다. 마스턴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사람을 만나봤으면 해.” 그날 찍은 사진에서 올리브 번은 어두운 빛깔의 머리칼에 한쪽 눈이 가려진 채, 모자와 가운을 입고 머리를 살짝 기울이며 수줍게 웃고 있다. 오른쪽에는 그녀보다 키가 15센티미터나 작은 할러웨이가 종 모양 모자를 쓰고 우아한 정장 차림으로 올리브의 졸업장을 들고 서 있다. 올리브의 왼쪽에는 키가 훤칠한 마스턴이 하버드대 후드 위에 가운을 걸치고 모자를 쓴 예복 차림으로 올리브의 몸에 팔을 두르고 서 있다. 언뜻 보면 가족사진 같지만 가족사진치고는 기묘하다. 마스턴과 할러웨이는 올리브 번의 부모처럼 서 있지만 올리브 번보다 고작 11살 연상이었기 때문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터프츠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할러웨이 마스턴, 

올리브 번, 윌리엄 몰튼 마스턴, 에설 번(1926년)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 8화에서 계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왓슨은 『네이션』에 이렇게 적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가장 끔찍한 여성, 주제넘은 견해와 뻔뻔한 목소리를 지닌 여성, 관심을 갈구하는 여성, 남들을 어깨로 밀치고 다니는 여성, 인생을 조용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성들”이 “성에 적응하지 못한 상당수의 여성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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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올리브 번의 탄생과 피임할 권리 


올리브 번19042, 유리의 고장 뉴욕 코닝에서 태어났다. 아기를 받은 것은 24세의 간호사였던 이모 마거릿 생어였다. 거나하게 취해 집에 돌아온 아버지 잭 번은 마구 고함을 질러댔고, 뒷문을 열고 들어와 아기 올리브를 눈밭에 던져버렸다. 생어가 밖으로 달려 나와 올리브를 안고 집으로 들어갔다. 당시 마거릿은 한 아이의 어머니였으며 결핵에 걸려 있었다.

 

올리브 번(1906년)


올리브 번이 8살이 되던 1912, 마거릿 생어는 루 로저스의 만화를 싣는 사회주의 일간지 뉴욕 콜12편짜리 연재물을 기고했다. 모든 소녀가 알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이 연재물에서 생어는 성적인 끌림, 자위, 성관계, 성병, 임신, 출산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기술했다. 미국 우체국에서는 음란성을 이유로 12무지와 침묵의 몇 가지 결과를 검열했다. 뉴욕 콜12편이 실려야 했을 자리에 이런 공고를 붙였다. “모든 소녀가 알아야 할 것: 없다!”

 

생어가 그 정도로 입을 다물 사람은 아니었다. 1914년에 그녀는 8쪽짜리 페미니즘 월간지 여성 반란을 창간했으며 거기서 산아제한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잡지에서 생어는 이렇게 물었다. “여성이 청결하고 무해하고 과학적인 피임법을 알아서는 안 될 이유라도 있는가?” 잡지는 일곱 호 중 여섯 호에 음란물 딱지가 붙어 발간이 중지되었다.

 

11살의 올리브 번이 로체스터의 수녀원 부속학교에서 지내고 있던 19161, 마거릿 생어는 여성 반란과 관련된 혐의들에 맞서기 위해 뉴욕 연방법원에 출두했다. 생어를 처벌하지 말라는 탄원은 윌슨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갔다. “남성들은 태양 아래 당당하게 서서 자신들이 악랄한 노예제도를 없앴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의 모든 팔다리와 모든 생각, 영혼 그 자체를 얽매는 쇠사슬의 공포만큼 친밀한 노예제도가 과거에나 미래에나 또 있겠습니까?”

 

해리 G. 피터, 펜·잉크화. 윌리엄 몰튼 마스턴, 

「어째서 1억 미국인들이 만화를 읽는가」 (1943-44년)



191610, 마거릿 생어와 에설 번은 브루클린의 한 상점 앞에 영어,

이탈리아어, 이디시어로 된 전단을 붙였다.

 

어머니들이여!

대가족을 부양할 형편이 됩니까?

아이를 더 낳고 싶은 게 맞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왜 아이를 낳습니까?

죽일 필요도 생명을 뺏을 필요도 없습니다. 미리 예방하세요.

전문 간호사들이 안전하고 무해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앰보이 스트리트 46번지.

 

아장아장 걷는 아기의 작은 손을 쥐고 유모차를 미는 어머니들이 길모퉁이를 빙 둘러 줄을 섰다. 등록비는 10센트였다. 생어와 번은 한 번에 7~8명의 어머니들을 들여보내 질 좌약과 콘돔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클리닉 개장 9일 뒤 두 아이의 어머니로 위장한 여경이 에설 번을 찾아 피임법을 물었다. 다음 날 번과 생어는 체포되었다. 임신 방지 목적의 요리법, 약품, 의료품 배포를 불법이라고 명시한 뉴욕 주 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브루클린 산아제한 클리닉을 나서는 마거릿 생어(털 달린 코트를 입은 사람)

 

법정의 마거릿 생어(왼쪽)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 7화에서 계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의 모든 팔다리와 모든 생각, 영혼 그 자체를 얽매는 쇠사슬의 공포만큼 친밀한 노예제도가 과거에나 미래에나 또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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