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사 이치와 의무를 다한 에스터의 슬픔에찬 독백과 함께 시작하는 이야기는 ˝열정˝과 비슷한 구도로 시작된다.

˝열정˝에서는 칠순의 노인, ˝유언˝에서는 사십대중반의 여인이 다시 만난 다는점, 지난날에대한 고뇌와 번민을 깊게 다룬다는 점이다.

이십년만에 나타난 라요스 그녀가 사랑했고 결혼 하려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의 언니와 함께 떠났던 그가 과장되고 유치하며, 거짓으로 가득찬 전보 한장 보내며 집을 찿아오겠다고 한다.

오래시간을 상처로 얼룩진 채 가슴속 깊은곳에 한으로 남은 라요스와의 사랑 을 다시 기억하며 한 가닥 희망을 다시 품는 에스터
라요스의 속셈을 알면서도 기대에부풀어 라요스 일행이 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개 버릇 님준다고 오자마자 하는말이 지나간 이십년을 바로 잡자는 말로 에스터를 기만하더니 하나뿐인 재산인 집에 담보는 안 잡혀 있냐는 황당 한 물음에 에스터에게 남아있던 일말의 희망은 깨끗이 사라진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선과악, 아니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것의 기준이 되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당신에게는 그런 한계가 없어요˝라는 에스터의 말에 라요스의 대답이 걸작이다.

˝한계니 가능성,선과악,그런
것들은 그저 말에지나지 않소
우리가 하는 행위는 대부분 이성적이지도 않고 뚜렷한 목표도 없다는 것을
삶의 종착역에 이르면 목표 따위에는 넌더리기 난다오
나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행위를 언제나 더 좋아 했다나, 뭐라나 아!전형적인 나쁜남자 아닌가?

결국은 그녀에게 마지막남은 재산을 뺐으러 온 것이었다
황당한그녀, 대화를 하면서 그가 언니와 떠났던 이유를 알게되면서 그의 뜻대로 그에게 유산을 남긴다는 유언장을 남긴다.

라요스가 이십년전에 썼던 편지속 구절
˝내 유일한 사람이여,삶은 더없이 기묘하게 우리를 희롱하고 있소. 내게는 당신과 영원히 함께 있는것 말고는 다른 희망이 없소..˝

이 편지를 이십년 전에 봤다면 현실은 달라졌을텐데!

삶은 나한테 불가사의 하게 선물한 다음, 다시 완벽하게 송두리째 앗아갔다....내가 더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세상사 이치가 그렇고 내 의무를 다한 이상,세상을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의무,숭고한 말이라는 것은 나도 안다.
그리고 막상 쓰고 나니, 조금두렵기도 하다.
훗날 누군가에 게 책임을 져야 하는 오만한 말.
내 의무를 인식하기까지는 얼마나 비명을 지르고 저항했으며 필사적으로 발 버둥쳤던가.
그때 처음으로 죽음이 구원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또 처음으로 죽음이 해결이고 평화라는것을 깨달았다.
‘삶은 투쟁이고 오욕이다.
그러나 이 투쟁은 얼마나 기이했던가!
누가 투쟁을 불러왔고, 왜 투쟁을 피할 수 없었던가? 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적은 나를 파악하고 있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적에게 묶여 있고,적도 우리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에스터의 절절한 삶의 회한이 마음속 한 구석을 깊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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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19-01-22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하오체‘가 낮간지러웠지만 산도르 마라이 작가의 작품 연달아 찾아 읽게 만든 작품입니다
헝가리어로 바로 번역되면 좋은데 독일어판을 번역해서 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