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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기간에 맞게 비가 공백과 공백 사이를 뚫고 내렸었다. 장마기간에 비가 쏟아지면 언젠가부터 폭우 수준이다. 한 삼사십 분 엄청나게 비가 쏟아진다. 쏴아 쏟아지는데 재미있지도 않지만 보게 된다.


진정 장마기간이다. 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기간에는 몸관리를(딱히 하는 건 없지만) 잘해야 한다. 자칫 축축 늘어질 수 있으니까. 장마가 오기 전에 하던 루틴을 장마가 왔다고 해서 멈출 수는 없다. 비가 와도 나는 늘 강변으로 나가니 이번에도 장마라고 해서 그냥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하루는 비가 너무 왔다. 폭우였다. 사진으로는 그냥 비가 오네 정도로 보이지만 강변 조깅 코스에 그 누구도 나오지 않는,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면 마치 물 위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거센 비가 내렸다. 우산을 들고 몸을 푸는 곳까지, 대략 500미터 정도 갔는데 홀딱 다 젖어 버렸다.


몇 해 전 장마기간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비가 내내 내리거나 흐린 날의 연속이었다. 여행 중이라 오히려 비가 내려도 위화감이 덜 했다. 비가 엄청나게 내리면 더 가기를 멈추고 그 근처에서 숙소를 잡고 묵었다. 우리는 경주 근처쯤 밖이 보이는 카페의 테라스에 앉아서 비가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비가 내리는 모습은 재미라고는 1도 없을 것 같은데 보고 있으면 빠져들어 버린다.


그때 비가 너무 와서 우리는 숙소에서 하루 종일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봤다. 공포 영화를 많이 봤고, 존 카펜터의 영화들이었다. 존 카펜터의 영화는 오래될수록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물론 그래픽이나 뭐 그런 것들은 뒤쳐지지만 내용면에서 아주 흥미롭다. 86년 작품 ‘더 포그’라든가. 이 영화는 2006년에 스몰 빌의 히어로 톰 웰링을 대동해서 풍부한 그래픽으로 리메이크를 했는데 86년 작품보다 더 재미가 없었다.


존 카펜터의 영화는 원작 소설이 대부분 존재한다. 스티븐 킹의 소설도 존 카펜터에 의해 영화로 여러 편 만들어졌다. 존 카펜터의 영화를 보면 이걸 해야겠다는 집착과 집요가 좋은 쪽으로 밀고 나가는 힘을 보여준다. 공포영화의 명작에 꼭 들어가는 82년 작품 ‘더 씽’도 존 카펜터의 작품이다. 더 씽은 1938년에 나온 소설 ‘후 고우즈 데어?’가 원작이다. 더 씽은 존 카펜터의 집요가 이루어낸 쾌거가 보인다.

장마기간이지만 비가 오지 않는 날도 많다. 같은 강변의 비슷한 시간인데 비가 오나 비가 오지 않는 날도 사진으로는 왜 이렇게 비슷하게 보이냐.

한여름으로 갈수록 습도가 높고 굽굽한 더위가 사람들을 잠식한다. 그럴수록 몸을 열심히 움직이고 땀을 흘려 굽굽한 더위에 적응을 하는 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나는 아직 에어컨을 틀지 않고 잠을 잔다. 집에서도 아직 에어컨을 틀어 놓지 않는다.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가만있으면 시원하지는 않아도 덥지도 않아서 선풍기 바람으로도 좋은데, 에어컨 바람을 맞는 순간 에어컨 바람이 없어지면 덥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몸을 더위에 적응하는 몸으로 만드는 게 여름에 내가 보통 늘 하는 일이다. 적당히 태닝을 하고 매일 몸을 움직이는데 격렬하거나 덜 격렬하거나, 이런 수위 조절을 해가면서 몸을 더위에 노출시켜 적응을 하면 에어컨이 없어도 생활하는데 무리가 없는 몸이 되는 것 같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오면 그제야 에어컨을 슬슬 틀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매년 그래서 에어컨 때문에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경우는 없다. 같은 시간을 에어컨을 틀었어도 작년에 비해 올해는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래저래 몸이 에어컨 바람을 밀어내는 체질로 바꾸면 좋다.

장마기간의 맑은 날에는 눈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치 그림처럼 보인다. 나는 이런 풍경을 보면서 또 쓸데없는 상상을 한다. 나의 뇌는 어떻게 생겨 처먹었기에 하루도 공상을 하지 않는 날이 없다. 조금만 빌미가 보이면 멍하게 앉거나 서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상상을 하고 있다.

어김없이 찾아온 레인시즌. 이런 시기에는 이상하지만 새들도 평소보다 눈에 띄지 않는다. 원래 강변 조깅 코스에 참새들과 비둘기 떼, 매, 그리고 강에 서식하는 왜가리 같은 날개가 큰 조류들을 매일매일 보는데 장마기간에는 잘 볼 수 없다. 어제는 평소에 잘 보이지 않는 까마귀들을 보았다.


까마귀 떼는 2월에 강 상류 쪽에 엄청나게 나타난다. 10만 마리가 넘는 까마귀 떼가 상공에서 날아다니는데 그 소리와 형태가 신기하고 신비롭기보다 공포에 가깝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면 까마귀는 잘 볼 수 없다. 특히 바다와 만나는 강 하류 쪽에서는 더더욱. 그럼 까마귀들이 장마 기간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제 까마귀 떼가 하늘을 날아가는데 한 마리가 무리에서 떨어져 나왔다. 떨어져 나온 까마귀가 하늘에 머물러 있었다. 비행을 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마치 박혀 있는 것처럼 날갯짓도 없이 그대로 허공에 5초 정도 머물러 있다가 다시 날아갔다. 나는 그 장면을 보았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일까.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걸 계기로 해서 지구에 조금씩 균열이 오더니 아포칼립스가 되는 상상.


그림처럼 보이는 풍경



조깅을 하다가 들러 몸을 푸는 중간지정이 있다. 다리도 풀고 허리도 돌리고 하는 그런 장소다. 늘 깨끗한 이곳에 누군가 소주를 마시면서 더럽혀 놨다. 아니 도대체 누가 이렇게 강변에 나와서 산책하는 곳에 앉아서 소주를 마시고 뒷정리도 하지 않은 채 이렇게 더럽게 해 놨을까. 이렇게 보니 안주도 없이 소주 두 병을 마신 것 같았다. 안주가 담배였던 모양이다.

강변으로 조깅을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머니, 아버님 같은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에 가까운 사람들은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뿐 이렇게 앉아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렇다고 20대나 30대 같은 젊은 사람들도 앉아서 깡소주를 마시지는 않는다.


아마 60년대 생, 부머세대이지 않을까. 7, 80년대 치열하게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 또 거기서 치열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기업체에 들어가서 퇴직할 때까지 역시 치열하게 일을 한 세대의 사람들. 오직 치열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 회사를 영차영차 일구었다. 덕분에 7,80년대 영화를 보면 영화 배경에 고층건물이 꼭 나온다.


우리나라의 고층건물이 7, 80년대 엄청나게 올라갔다. 그 덕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백 년짜리 계획하에 모든 나라가 사업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기간을 단축했고 기술력도 엄청났다. 이 작은 나라에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몇 개나 있다. 세상이 깜짝 놀라는 휴대폰을 만들어 내고 있고, 무엇보다 자체 검색 엔진, 포털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이게 정말 엄청난 IT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카톡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데, 일본도 카톡 같은 메신저를 온 국민이 사용을 한다. 근데 그게 네이버 라인이다. 일본의 메신저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 라인을 일본의 국민 대부분이 사용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일군 주역이 60년대생, 부머세대들이다.


이 부머세대들은 퇴직을 하면 퇴직금과 함께 국민 연금을 받으며 편하게 노후를 보내는 상상을 하며 평생 열심히 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퇴직을 하고 나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60세에 다시 20대처럼 뛰어들어 하루를 살아남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부모세대를 봉양하며 처음으로 자식세대에게 노후를 맡기지 않는 세대. 이상하지만 끼인 세대.


아마도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소주를 마신 건 힘들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강물은 아주 느리게 흐르나 절대 멈추지 않는다. 머뭇거림 없이 착실하게 흘러간다. 시간과 비슷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흐르는 시간에 끼여 같이 흘러가는 쓰레기 같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저기 보이는 많은 아파트가 있는데 이상하지만 집은 빚으로 점철되어 있고 자식들도 취직이다 결혼문제다 인간관계다 해서 허덕이고 있다. 소주를 마신 사람은 사는 게 힘들다고 느꼈을 것이다. 소주를 한 병만 마시고 싶어도 한 병으로는 취하지도 않는다. 두 병을 마셔야 그나마 조금 술을 마셨다는 기분이 든다. 병원에 가는 횟수는 자꾸 늘어가고 의사는 운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고. 이만큼 살았는데 답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더 달려야 답이라는 게 보이는 것일까.


조깅을 하다가 몸을 푸는 곳에 홀로 등을 구부리고 앉아 강을 바라보는 아저씨들을 본다. 그들은 다른 노인들보다 젊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퇴직을 한 상태다. 경비로 취업을 하는 것 역시 치열하다. 사무실에서 평생일만 하다가 퇴직을 하면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 아저씨들의 굽은 등을 본다. 그 등을 타고 흐르는 어떤 불안한 기류를 느낀다.

언제나 물수제비 같은 길 고양이


김건모는 성공했으나 지금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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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참지 못하고 잡탕라면을 끓여 먹었다. 이토록 자극적이라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자극적인 맛은 입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자극을 잊어버리지 않게 곧바로 젓가락을 움직이게 만든다. 자극적인 맛은 급하게 먹어야 제맛이다. 뜨거울 때 해치워야 자극적인 맛이 자극적이라 못 느끼며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런 자극은 비록 혓바닥을 신나게 하는 맛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금 현재 유튜브 세상에는 매일 별에 별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일들은 자극적인 내용이다. 사건이 하나 터졌다 하면 그 사건이 하루 만에 끝나는 법이 없기 때문에 몇 날 며칠 알고리즘이 상위로 올려준다.


유튜브 세상에서 인기가 많았던 먹방 유튜버 웅이는 여자친구를 스토킹 하고, 그것도 모자라 열쇠공을 불러 여자친구의 집 현관문을 따고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시시티브이에 잡히면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그러자 웅이는 오해가 있는 거라며 변호사들을 대동하여 억울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잡겠다며 해명 영상을 하나 올리게 된다. 그런데 후에 여자 친구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웅이의 악마적인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여자친구에게 집착하는, 전문가들이 피해야 하는 전형적인 스토커의 모습을 보이다가 여자친구를 폭행했다는 증거까지 녹취가 되었다.


여자 친구가 끝끝내 만나주지 않으니까 애걸복걸하다가 나중에는 입에도 담지 못할 말을 내뱉더니 쌍욕을 시전 하면서 통화를 끝내는 녹취가 공개가 되면서 해명 영상 따위 전혀 마음에도 없는 자기 방어라는 것이 드러났다. 댓글에는 사람들의 항의성 분노 섞인 글과 조롱이 가득했다. 웅이 하면 어르신들에게 너무나 잘하고 싹싹한 면모를 보이며 온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다가 대형 유튜브 채널에 나오기 시작하더니 점점 떡상했다. 그랬는데 이중인격이 드러나는 순간 이전의 모든 모습에 속았다는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 자극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래서 도처에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 즉 렉카들이 진을 치고 있다가 먹잇감이 보이면 달려들어 이 자극을 사람들에게 전한다.


두 번째, 연예뒤통령이라고 이진호 기자가 있다.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의 관심의 대상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을 넘어 유럽의 모든 나라들이 다 그렇다. 대중은 유명 연예인들의 가십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는 곧 파파라치들의 돈으로 이어진다. 연예뒤통령 이진호 기자 채널은 연예인들의 사건사고를 공중파보다 자세하게 전달하는 채널이다. 요컨대 임창정의 사건부터, 이번 피프티피프티 까지. 그런데 이진호 기자와 권영찬 교수라는 사람의 대결? 유튜브로 결투? 서로 고소하겠다? 같은 상황이 현재 일어나고 있다.


권영찬은 이번 계기로 알게 된 사람인데 자신을 상담심리학박사이며 대구 커넬대의 정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런 자신의 지위로 인해 황영웅이나 이찬원 등 트롯 아이돌의 앨범을 수월하게 구할 수 있다거나, 그들의 활동을 자신의 지위로 좀 더 일찍 팬들에게 알려준다는 명목으로 라이브 방송으로 슈퍼쳇을 받는데 그 돈이 일억 몇천만 원이 넘는데, 이진호는 이런 행위가 권영찬의 실체를 잘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 황영웅 팬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짓, 사기라고 주장하고 권영찬은 그런 이진호가 사기라며 서로 자극적으로 싸우고 있다.


이진호는 기자답게 커넬 대학에 전화를 걸어 권영찬이 정교수가 맞는지 물어보는 과정을 몇 번 겪는 동안 정교수가 아니라고 했다가, 맞다고 했다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대학교 측에서 보여주었는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니 권영찬의 네이버 소개란에 정교수에서 교수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이진호는 도대체 커넬대학교가 무슨 학교인데 정교수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말을 바꾸는지 이상해서 교육부에 전화를 했다. 이는 방송으로 다 공개가 되어 있다. 대학교의 정교수가 되려면 보통 밟는 단계가 있고 정교수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매일 4시간씩 라이브 방송으로 구독자들의 후원을 받는 게 이상한 이진호는 교육부에 전화를 걸어 커넬대에 대해서 물어본다.


그랬더니 교육부 관계자가 커넬 대라는 곳은 교육부에서 인가를 내준 학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교라기보다 그냥 단체 내지는 사이비 같은 대학교라는 답변을 한다. 이 학교는 교수, 학생을 합쳐 총 60여 명이 전부다. 그 학교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한 학생들이 법정 소송을 하고 현재까지 몇 건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을 한다. 그래서 인가를 내준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정교수, 교수 같은 직책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진호는 이 모든 것이 권영찬의 사기행각인데 본인이 그걸 모르고 구독자들 즉 나이가 많은 할머니들을 꼬드겨 좋아하는 황영웅이나 트롯맨들의 소식을 전하는 라이브로 후원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권영찬은 그에 대해서 바로 반박 영상을 찍는데, 이진호가 사기라는 말을 방송을 켜서 하는데 사실 들어보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것 같다. 그저 구독자들을 믿고 그들에게 자신이 옳다는 식으로 이 말 저 말을 하면 댓글에는 전부 권영찬을 찬양하는 댓글들이 엄청나게 달린다. 정말 종교 같은 기분이다. 어쨌거나 서로 고소하겠다고 하니, 고소를 하는 순간 형사가 개입이 되어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고, 그러면 뭔가 잘못이 있는 사람은 드러나겠지. 물론 이 과정에서 돈이 많은 사람은 변호사를 여럿 두면 또 결론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 외에 이진호는 권영찬의 여러 문제를 말하고 있다. 들어보면 하아 하며 한숨이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다고 이런 자극적인 대결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세 번째로 사람들의 미움을 무한정으로 받고 있는 뷰티유튜버 김기수다. 김기수도 대단하고 반대편에 있는 대중도 대단하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진데 밉상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짭을 짭이 아닌 것처럼 사용하다 사람들에게 걸린다든가 – 이는 예전 짭을 사용 하다가 나락으로 간 프리지아를 방송에서 풍자하면서 김기수는 자신의 샤넬가방을 문손잡이에 걸어둬, 방송에서 은근슬쩍 보이게 한다. 그런데 방송을 보던 사람들이 정품이라고 말하는 김기수에게 정품이 아니라며 사건이 일어난다. 네티즌들이 가방 해명 요구를 하자 김기수는 자신을 이용해서 수익창출한 그 유튜버에게 가서 해명해 달라고 하라며 목걸이를 뜯어서 던지며 욕을 하면서 급부상하게 된다.


한창 JMS가 방송을 할 때 정명석을 따라 하면서 피해당한 사람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걸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 또 한 제품을 공구하기 위해 사용후기를 말하는데 너무 허위광고로 말을 해버려서 그 제품의 제조사가, 해명 자료를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그 회사는 김기수와 어떤 광고 및 리뷰 요청이 없었고 협찬을 부탁한 적도 없다고 하며 김기수도 사과문을 발표한다. 이 같은 사건이 ‘김기수 급발진 영상’ 같은 제목으로 퍼지게 되고 뉴스기사에도 올라오면서 김기수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동시에 자신을 더욱 알리는 계기가 된다.


이런 밉상의 모습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 2018년 배성재가 하는 라디오에 출연을 하여 시종일관 배성재에게 꼽을 주는 모습에 사람들이 싫어하게 된다. 여자친구가 없어서 배성재의 얼굴 피부가 그 모양이라고 계속 발언한다. 김기수는 재미로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 하지만 보는 이들은 그게 밉상으로 보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배성재가 프로라서 김기수의 모든 발언을 다 받아준다. 현재 김기수가 동영상을 하나 만들어내면 안티팬들이 여러 동영상으로 분할해서 김기수를 자세하게 갈구는 영상을 만드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게 보통의 노력으로 안 되는 영상들인데 김기수도, 또 안티팬들도 아무튼 대단하다. 서로가 자극으로 자극을 주며 자극적이 되어 간다.


네 번째, 유튜브로는 프랑스에서 현재 일어나는 폭동에 대해서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사림들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애플 매장을 털어 사람들에게 아이폰을 나눠주고, 창문을 깨고, 가게를 털고 무장 경찰들이 나타나서 폭도들을 사정없이 내려쳐 연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한 시민들이 버스를 공격하고 돌을 던지고 과격한 행동을 하고 경찰들이 사정 봐주지 않고 폭도들을 잡아서 끌고 가는데 지금까지 잡아들인 사람들만 삼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프랑스는 벌써 오래전에 아이를 낳지 않아서 국가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쉽게 자국민으로 인정해 주었다. 그래서 파리에 가면 인종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를 고국으로 여기고 귀화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나라던지 이민자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런 분위기가 죽 이어지다가 이번에 알제리 출신 17세 학생이 경찰의 검문에도 차를 몰고 가려다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현재 프랑스는 걷잡을 수 없는 폭동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유튜브로는 자세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자극적이다.


그다음 마지막으로, 마지막을 말하기 전에 천만영화에 다시 이름을 올린 범죄도시 3을 다 봤을까. 영화를 보면 마석도가 더욱 강력한 펀치와 한껏 풀어진 유머를 장착했다. 거기서 마석도는 경찰은 민중의 몽둥이라는 명언을 한다. 방망이라고 했나. 본지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안 난다. 현재 유튜브에서 가장 핫 한 일은 격투기 유튜버 엄태웅과 조폭들과의 전쟁이다. 엄태웅은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와 구치소에서 한 방을 같이 쓰면서 가해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출소 후 하기도 했다.


수원의 남문파인가, 아무튼 사건의 발단은 엄태웅이 어느 날 밤 수원의 어느 도로를 지나가려는데 누군가 도로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모든 차들이 못 지나가게 한 것이다. 내려서 차주에게 차를 빼라 누군데 사람들에게 이렇게 피해를 주느냐, 나는 못 뺀다, 왜 못 빼냐, 나 화났다. 이러면서 격하게 분위기가 고조되었고, 서로 욕을 하며 화를 내다가 그 차를 빼지 않던 사람이 몸에 문신을 한 남문파인 것을 알게 되었다. 경찰이 오면서 차주인이 차를 몰고 가면서 일단락이 되었는데, 엄태웅이 유튜브로 남문파에게 저격 영상을 보낸다.


조폭 양아치들이 하는 일이 왜 그러냐, 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느냐, 사과를 해라, 그러지 않으면 전쟁을 선포한다며 같이 전쟁을 할 사람을 모집했고 그 장소에서 조폭들과 만나서 전쟁을 하는 장면까지 영상으로 담았다. 그런데 엄태웅에게 조폭 여러 명이 달려들었다. 그때 경찰들이 우르르 등장한다. 범죄도시 3처럼 말이다. 하지만 영화와 다른 점은, 영화는 경찰들이 봉을 촤르르 꺼내서 조폭들을 때려 잡지만 실제로는 조폭들을 달랜다고 해야 할까. 어르고 달래는 것처럼 행동을 하여 제압?을 한다.


엄태웅은 격투기 선수출신이지만 민간인이고, 민간인 한 명에게 조폭 여러 명이 달려들었는데 민중의 몽둥이가 되어야 하는 경찰들이 순둥이들이 되어서 싸움을 말린다. 영화에서처럼 광수대가 아니라서 그럴까. 이래서 경찰들을 순수하게 믿고 일반인들이 위험이 많은 곳에서 지낼 수 있을까. 이러면서 경찰 간부들이 정말 할 말이 있나. 정보를 알고 대기 타고 있었다고 하던데, 그러면 광역수사대를 보내던지, 전투경찰들을 투입하던지. 간부들은 도대체 앉아서 뭘 하는 것일까.


위의 모든 사건들은 유튜브에 들어가면 영상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자극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마어마하게 그 영상에 몰려든다. 사람들은 모순덩어리라 연예인들이 도덕적으로 착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도적적이며 유교적이고 붕우유신을 잘 지키는 연예인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욕을 해도 사고 치고 자극적인 연예인들에게 대중은 더 관심이 많다. 티브이의 연애프로, 나는 솔로 같은 방송에서도 자극적인 사람이 나와야 사람들은 욕을 하면서도 달려들어 시청을 한다. 음식도 자극이 없으면 맛이 없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인간은 정말 모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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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소름 돋는다고 적어놨지만 정말 소름 돋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사람들 한 번 끌어 보려고 소름 돋는다고 적어봤다. 헤헤.


백석의 시 ‘통영’에서도 유월이 되면 달과 지구가 가까워져 바닷물이 밤에 화악 빠져나가는 장면을 조개가 울을 저녁으로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을 했다. 백석의 시를 읽으면 한 줄인데 그 안에 담긴 여러 의미나 환경을 찾아보고 생각하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다. 백석은 시인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어도 잘하고, 영어 선생님이었을 만큼 영어, 그리고 일본어는 물론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을 했으니 박학다식인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의 시 속에는 백석의 박학다식보다 인간이 가진 오감, 특히 미각에 대해서 너무나 눈앞에 아른 거릴 정도로 시를 써놔서 그의 지식이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를 읽으면 뭐 재철에 나오는 식재료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거나, 그래서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김영하 소설가의 단편소설 중에 기묘한 소설 ‘피뢰침’이 있는데 그 속에는 낙뢰와 적란운 같은 자연 현상에 대해서도 잘 나온다. 번개라든가 천둥이라던가, 한 번은 검색해서 보거나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 들어가서 태풍이나 번개에 관해서 유심히 보게 된다. 그러면 김영하의 소설을 읽으며 오 하며 감탄하게 된다.  김영하의 장편 소설 '검은 꽃'을 읽은 지 꽤 오래전인데 아직까지 그 배밑에서 몇 달 동안 갇혀 항해를 하면서 구토와 배설과 식사해결 같은 처절함이 선하다. 대단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김영하는 정말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배에 갇혀 경험을 통해서 그런 글을 썼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아주 과학적이었다.


앞전에 소개한 아베 코보의 소설을 영화화 한 ‘모래의 여자’ 속에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쥰페이가 모래 속에서 탈출하기 위해 모래 구덩이 속에 나무통을 넣어두고 까마귀를 잡으려고 얼마 뒤 뚜껑을 열어 보니 그 안에 마실 수 있는 물이 가득 들어 있는 장면이 나온다.


가끔 해안가를 거닐면 해수욕장의 백사장 말고, 좀 분위기가 다른 백사장으로(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가면 모래 구덩이 안에 맑은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물은 바닷물과 달리 그냥 맑은 맹물이다. 그래서 마실 수 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모래가 물을 생성시키고 산소를 만든다. 자세한 작용을 설명을 하기는 힘들지만 모래 알갱이 사이에는 구멍이 있는데 그런 작용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해안가에 아파트 단지나 인공 구조물을 엄청 만드는 바람에 해안가에 있던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대체로 몹시 심각한 상황인데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모든 것이 묵살되고 있다.


미국도 벌써 몇십 년 전에 이런 심각한 문제를 인지하여 해안의 인공구조물 때문에 모래가 빠져나가지 않게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해안가에 살고 있는 사람만, 그것도 몇 명 정도만 그 심각함을 알고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사는 곳도 바닷가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좀 알고 있다. 동해만 해도 해수욕장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그 모든 해수욕장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지만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수욕장이 있는데, 6월이 되면 해수욕장이 개장을 위해 단장을 하는데 가장 큰 변화는 곱고 새로운 모래가 트럭으로 실려 와서 깔린다는 것이다.


집 앞의 해수욕장도 매 년 유월이 되면 대대적인 단장에 들어간다. 백사장을 갈아엎고 그 위에 고운 모래를 다시 깐다. 그리고 주위의 소나무와 야자수를 다듬는다.


문제는 동해의 해안도로를 따라 있는 해안가의 모래들이 자꾸 줄어들어 간다는 것이다. 해안도로를 타고 도로를 짓고, 인공 구조물을 짓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어서 바다에서 오는 바람이 구조물에 부딪혀 밑으로 내려가서 모래를 파고 깎아서 바다로 가버린다. 그래서 모래를 다시 까는데 굉장히 많은 자본을 투자한다. 그런데 모래를 까는 건 일 년에 한 번 까는데 그 모래들이 사라지는 속도는 3, 4개월이면 다시 사라진다. 미국은 위에서 말했지만 해안의 모래를 살리고 지키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문제를 잘 담은 다큐멘터리가 있다. 이 방송을 본 게 벌써 10년 전인데 지금은 해안가의 모래가 어떻게 되었을까.


‘모래의 여자 속’에 등장하는 모래 안의 맑은 물은 몹시 과학적이다. 모래의 기능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모래는 물을 저장하는 능력이 있다. 바닷가에 모래 구덩이가 있고 그 속에 맑은 물이 생성되면 계속 물이 솟아난다. 아주 물이 좋다. 그리고 생명체를 살게 한다.


바닷가에 있는 모래 구덩이 속 맑은 물에는 민물에서만 살 수 있는 생명체들도 살아간다. 모래가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맑은 물에 산소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백사장이 망가진 모습이 10년 전 다큐멘터리에 가득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큐를 보면 1960년대 우리나라 백사장을 모습을 보여주는데 딱 ‘모래의 여자’ 속에 나오는 백사장 같은 모습이다. 그런데 해안을 따라 도로가 들어서고 인공 구조물이 들어서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언젠가부터 해안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이런 걸 보면 인간이 인간을 망가뜨리는 존재 3위에 당당하게 이름이 올라오는 것도 크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라고 이 글을 2주 전에 적어놨는데, 지금은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존재 2위라고 한다. 하하.


백사장이 사라지는 해수욕장, 해변의 위기 [환경스페셜-살아 숨 쉬는 땅, 모래] https://youtu.be/t3KN40VXEU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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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맵찔이가 먹기에는 너무나 매콤한 오징어볶음. 그러나 고춧가루가 좋으면 매워도 자꾸 먹게 된다. 여름에는 공포영화의 계절이고 무서운 영화를 볼 때에는 이렇게 매콤한 오징어 볶음이 어울린다고 억지로 우겨본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재미있게 무서운 영화를 보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오싹하고 무서운 공포물 시리즈가 많이 나온다. 소설 원작의 ‘마당이 있는 집’이나 ‘악귀’가 지난주부터 방영되고 있다. 무섭고 오싹하다. 그럴 때 매콤한 오징어 볶음을 한 번 먹고 맥주를 꿀꺽. 이런 스릴러 공포 시리즈는 극장의 공포영화처럼 점프스퀘어나 고어 적으로 시각적 공포를 주는 게 아니라 냉기가 흐르는 서사가 조여 오는 무서움으로 공포를 준다.


여름을 노린 극장가의 공포는 대체로 미지의 세계나 귀신, 유령이나 괴물이 무서움을 주지만 사실 진짜 무서운 건 사람, 인간이다. 아주 착하고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의 내면 속 추악한 부분을 건드려 꺼내는 것처럼 보는 내내 두근두근하는, 그런 오싹함을 준다.


미드나 영드의 공포 시리즈보다 한국의 공포물이 훨씬 오싹하고 무섭다. 드라마 ‘악귀’를 보기 전까지 미드 공포물 시리즈 ‘힐 하우스의 유령’을 봤다.

잘 만들었지만 너무 지루하고, 잘 만들었지만 너무 별 내용이 없다. 온갖 미국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 가정 내 산적해 있는 문제를 전부 유령과 함께 다루려 하다 보니 지루하다. 하지만 잘 만들었다. 그러나 지루하다. 잘 만들었지만 재미는 없다. 아무튼 온통 오해와 이해의 그 중간 어디를 왔다 갔다 하면서 서로 내뱉지 말아야 할 말을 뱉어내고 그러다가 유령 때문에 서로 뭉치고, 유령 때문에 서로 찢어지고. 이야기는 느닷없이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장면이 많다. 정말 느닷없이 과거, 먼 과거, 짧은 과거로 갔다가 현재를 보여주는 화면이 많아서 짜증 난다.

세상에는 그런 시리즈가 있다. 잘 만들었다고 느껴지나 재미가 없는 기묘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재미있었다면 시즌 2가 나왔을 것이다. 미국 놈들이 어떤 놈들인데 그걸 포기할까. 유령이나 점프 스퀘어 없이 정말 재미있게 무서웠던 시리즈는 ‘베이츠 모텔’ 시리즈였다. 베이츠 모텔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에 등장한 모텔이며, 주인공 노먼 베이츠는 싸이코의 살인마 이름이다.

노먼 베이츠의 엄마로 나오는 베라 파미가가 이를 물고 제작에 뛰어들어 총괄 제작까지 맡았다. 뼈와 살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다는 걸 시리즈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이 시리즈는 기획 전부터 감독이 싸이코의 프리퀄이라 했고 보는 내내 정말 심장이 졸깃해지며 재미있었다. https://youtu.be/G3LrceBiG9s


62년에 나온 '싸이코'는 20년이 지난 83년에 싸이코 2편이 나왔다. 노먼 베이츠가 20년이 지난 후에 베이츠 모텔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싸이코의 주인공 안소니 퍼킨스가 20년이 지나서도 노만 베이츠 역을 했다.


이 시리즈에서 노먼 베이츠와 친하다가 죽임을 당하는 비중 있는 조연으로 니콜라 펠츠가 나온다. 니콜라 펠츠는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엄청난 재력가 넬슨 펠츠의 딸이다.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무엇보다 니콜라 펠츠는 베컴의 첫아들 브루클린 베컴의 아내로도 유명하다. 돈이 너무 많은 재력가 집안의 니콜라 펠츠와 역시 돈이 너무너무너무 많은 시어머니, 스파이스 걸스의 빅토리아 베컴과 결혼식을 두고 고부 갈등을 겪는 일들이 세계의 가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엄마와 아내가 싸우거나 말거나 그저 아내가 좋은 반등신 브루클린 베컴.


얼마 전에는 유튜브인지 틱톡인지, 라이브로 기름을 한 통을 다 부어서 고작 닭 세 조각을 튀겨서 사람들에게, 그래 너 잘 산다, 같은 반응을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브루클린 베컴은 사람들이 왜 그러지? 같은 반응이다.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요리프로그램에 나왔는데 브루클린 베컴이 아주 간단한 요리를 하는데 방송 스텝과 전문 요리사들, 그리고 보조 출연자들이 많이 나와서 방송 관계자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같은 말을 했지만, 역시 브루클린 베컴은 그게 뭔지, 무슨 말인지 똥인지 된장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무튼 베이츠 모텔은 시리즈는 진정 재미있고 무서웠다. 무서운 장면이 없이 무서움을 주는, 그 어떤 존재보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무섭다는 걸 보여주었다. 시리즈 몇 인지는 모르겠지만 히치콕의 싸이코에서 가장 유명한 욕실 장면의 오마주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시기에 드라마 ‘마우스’가 했는데, 싸이코패스가 형사에게 보여주려고 사람들을 죽여 전리품으로 만들어 놓으며 나를 잡아봐 하는 이야긴데 무섭고 재미있었다.


https://youtu.be/i_K9U3gE9os 승기야 힘내자!


여름에는 공포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예전 어릴 때에는 전설의 고향이 최고로 무서웠다. 뭐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구미호가 제일이었다. 이 구미호가 요즘은 한국을 넘어 미드 공포 시리즈에도 나온다. 러브크래프트 컨트리에 구미호가 나온다.

시리즈 중 한 회는 온전히 50년대 대구를 배경으로 인간이 되고픈 구미호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무섭다기보다 제이미 정이 홀딱 벗고 나오기 때문에 섹시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구미호로 변할 때 그간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구미호 버전을 봤지만 러브크래프트 컨트리 속 구미호로 변하는 장면은 좀 뭐랄까, 이상해. 그 꼬리 같은 것이 콧구멍에서도 나오니까 순간 웃음이.


무엇보다 1시간 내내 한국말을 하는데 정말 너무 어색하고 듣기 싫어 죽는 줄 알았다. 50년대, 그것도 경상도 대구에서 혀가 막 굴러가는 한국어를 하니까. 제목에 걸맞게 굉장한 괴물들이 나오는데 역시 재미가 없다. 예고편에 속은 인간은 나 혼자로 족하다. 시리즈 내내 너무나, 고구마 몇 개를 한 번에 먹은 것처럼 답답하고 지루하다. 게다가 시리즈 내내 그놈의 pc주의가 가득하다.

https://youtu.be/eb8sKpJMRSY


러브크래프트 컨트리라는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 러브 크래프트는 미국 공포물의 대가가 되었다. 미지에 대한 공포,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빛과 색채에 대한 공포를 만들어냈다. 크툴루 신화의 창시자로 불리며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은 대부분 영화가 되었으며 대부분 으~~ 하는 얼굴을 만들게 했고 징그럽고 무서웠다. 샘 닐 아저씨가 나왔던 이벤트 호라이즌은 당시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검열로 인해 몇 장면은 삭제하고 나서 극장 상영을 했다고 한다. 나는 그 삭제된 부분까지 다 봤는데 90년대에 나온 영화지만 지금 봐도 너무 오싹하다. 그나저나 샘 닐 아저씨 혈액암 판정받았다는데 잘 회복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러브 크래프트는 대놓고 인종차별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그런지 ‘러브크래프트 컨트리’ 이야기는 흑인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에 괴물이 나오는 이야기를 섞어 놨다. 흑인 차별이 무지무지하게 심한 50년대의 미국을 보여주었다. 어느 지역에서는 흑인이 들어와서는 안 되며 들어온 흑인은 사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성끼리의 붕가붕가 장면을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을 해놔서 좀 그렇다.


여름에 보기 무서운 영화는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 초기 버전이었다. 눈 속에서 한 명씩 돌아가면서 불침범을 서는데 나중에 한 명이 더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무서웠다. https://youtu.be/uIvh6pxBg_E 기묘한 이야기 - 설산. 이게 공포의 레전드다.


옛날부터 겨울 산장의 무서운 이야기는 많았다. 요컨대 폭설 때문에 산장에 친구들과 갇혔는데 창밖에서 친구들이 나오라고 하는데 산장 안에도 친구들이 있고. 산장 밖의 유령이 나를 밖으로 불러내 죽이려고 해서 산장 안에서 친구들과 안고 있는데, 창밖의 한 친구가 피를 머리에서 흘리며 계속 나오라고 무섭게 손짓하고. 그 친구만 산장 안에 없어서 나갔더니 산장 밖의 사람들이 진짜 사람이고, 같은 그런 이야기.


그러니까 예전에는 미지의 존재, 귀신, 유령이 무서운 이야기의 주체였는데 요즘은 인간이다. 인간이 제일 무섭다. 사람은 겉으로는 알 수 없다. 겉으로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 집 안에서 아이에게 상한 음식을 먹이고 쇠사슬로 묶어 놓아서 애가 죽고 나서야 겉과 속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다. 사람이 뇌의 한 부분이 이상해거나 흘러나오지 말아야 할 서번트 물질이 많이 나온다거나. 또는 싸패의 뇌를 이식받았다거나 하면 인간은 정말 무서워질지도 모른다.


인간이 인간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존재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잘 잊어버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는 그래서 내가 가장 무섭다고 생각하는 영화다. 실제 일본 내에서 발생한 일을 영화로 만들었다. 아이들을 방치하고 도망간 엄마 때문에 아이들이 점점 어떻게 변하는지. 옷도, 생리작용도.


전기도 수도도 끊어지고 집에서 아이들만 배고픔을 견디며 지내다 결국 막내 유키가 숨을 거두는 장면은 너무나 끔찍하고 안타까운데 너무 아름답게 그려져서 정말 슬펐다. 이 영화는 일본의 단면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해서 고레에다는 아베 정부에게 찍혀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https://youtu.be/6ZYPlnmhMTU

'나의 아저씨' 마지막 회를 보면 기훈이가 동훈에게, 이 영화 ‘아무도 모른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5분 보다가 꺼버렸다고. 가정의 가장 오빠가 12살인데 동생들을 위해 다니면서 구걸하는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못 보겠더라고. 내가 티브이 속으로 들어가서 애들을 꺼내오고 싶다고.


기훈이가 기훈이 스타일로 이야기를 할 때 동훈은 동훈 스타일로 덤덤하게 듣는다. 그리고 기훈이가 말한다. 다음 날 다시 봤는데 보기 잘했다고, 아이들은 똑똑하게 잘 살아간다고,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약하지 않다고. 아이들은 다 자가 치유능력을 가지고 있더라고. 기훈이는 자신의 형과 이지안을 위해서 자신의 스타일로 그렇게 위로해 준다.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12살의 야기라 유야는 배우로 훌쩍 커서 올해, 2023년에 인육을 먹는 마을에 부임한 경찰이 되어 사건을 파헤치는 무시무시한 이야기 ‘간니발’의 주인공이 되었다.

외진 산골 마을, 쿠게 마을이라 불리는 이 마을을 지키는 파출소에 근무하는 순경은 한 명. 이전 순경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새로 부임한 아가와 순경은 아내와 실어증을 앓고 있는 어린 딸 마시로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


마을은 너무나 작고 주민들은 서로 집집마다 그릇이 몇 개인지 다 알 정도로 친밀하다. 아가와는 부임 첫날부터 호의적인 마을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는다. 한창 좋은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고토 가문의 사람들이 와서 산속에서 곰에게 당한 시체를 발견했으니 와 달라고 한다.

시체가 있는 장소로 온 아가와는 얼굴의 반이 없어지고 한쪽 팔이 옆에 분리되어 있는 노파의 시체를 본다. 고토 가문의 사람들은 곰에게 당했다고 하지만 시체를 살핀 아가와는 곰에게 물린 자국이라고 하기에는 터무니없다고 한다. 이건 어쩌면?

그러면서 이야기는 점점 수렁으로 치닫는다. 수백 년 이어온 고토 가문은 식인을 한다는 소문이 있고, 이전 순경은 그 증거를 찾아서 수사를 하다가 당했다고 아가와는 생각한다. 그리고 호적 없이 태어난 아기들이 유독 이 마을에서 사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가와는 마음속에 억누르지 못하는 분노가 있다. 만약 태어난 아기를 어딘가에 잡아 두고 식인을 한다면 이 사람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아가와의 이 들끓는 분노는 형사 시절 범죄자들을 잡을 때 거침없이 튀어나왔다. 악은 더 큰 악으로 대해야 한다. 자신의 어린 딸에게 접근하는 어린이 성추행범을 잡아서 반쯤 죽을 때까지 폭행을 하는 아빠를 싫어하는 어린 딸 마시로. 그런 마시로가 보호하려는 사람이 바로 성폭행범이다.

어느 날 성폭행범이 마시로에 목에 칼을 대고 나는 마시로를 사랑한다, 우리 같이 죽자.라고 하는데 아가와가 권총으로 성폭행범을 사살하게 되고 그때의 충격으로 마시로는 언어를 잃어버린다. 마시로를 위해 산골 마을로 부임한 아가와에 닥친 이상한 마을의 사람들과 식인을 하는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비밀들이 드러난다.

스릴러 공포 장르인데 무척이나 재미있다. 이렇게 전개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생각처럼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영화 이끼와 곡성을 잘 버무려 놓은 듯한 전개와 긴장감이 든다.

감독이 실종을 연출한 가타야마 신조로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에서 영화를 배워간 그 감독이다. 어린 딸 마시로의 연기,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어린이의 얼굴을 파먹는 장면이나 친절하기만 하던 마을 사람들이 점점 아가와 가족을 조여 오는 압박감의 연출을 보는 재미를 더 한다.

매회 사건을 이루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드라이브 마이카 제작진이 탄탄한 스토리에 힘을 더 실어서 간니발은 재미있다. 카니발리즘을 잘 볼 수 있는 시리즈 간니발이었다. https://youtu.be/m5Uyji9i76E


어떻든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무섭고 몹쓸 짓을 한다. 김영하의 소설 ‘비상구'도, 무라카미 류의 '코인로커 베이비'도 아이들을 부모가 버리고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그 안을 잘 들여다보면 무서운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같은 무서운 일들이 사실 주위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을 겉으로 봐서는 절대 알 수가 없다. 진정한 공포는 사람이야, 인간이라고. 누가 알아? 밉다고 오징어 볶음에 독약을 탔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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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기간이다. 레인시즌인 것이다. 엇 그제 밤에는 폭우의 소리가 대단했다. 불을 끄고, 라디오 소리도 끄고, 유튜브도 끄고 지축을 울리는 빗소리에 집중을 하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는 별로 무섭지 않은 것들이 어른이 되어서 무섭게 다가온다. 어린이 때 귀신보다 어른이 더 무서웠는데 이제 그 무서운 어른이 되었지만 세상은 온통 무서운 것들 투성이다.


오늘은 집에 오는데 해안도로가 엄청나게 내리는 비 때문에 3차선 중 2차선이 물에 잠겨 경찰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데 비가 너무 쏟아지니 불안하고 무서웠다. 공포다. 비가 많이 내리면 언젠가부터 무섭기 시작한다. 빗길에 사고가 났는지 차들이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거북이 운행으로 가다 보니 자동차 한 대가 구겨진 종이짝처럼 완전히 구겨져 있었다. 분명 운전자는 사망했을 것이다. 자동차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다. 점점 더 무서워졌다.


여동생이 뚝섬 근처 대학교로 가면서 반지하에서 살았다. 한 번 놀러 갔다가 아침에 눈을 떴는데 캄캄해서 이른 아침인 줄 알았는데 오후 1시였다. 비가 오면 겁이 난다고 했다. 특히 비가 하루 이틀 지속되면 언제라도 당장 달려 나갈 준비를 하며 지내야 했다.


장마 때문에 비가 너무 내려 강물이 불어나고 그 강물에 모든 것이 쓸려 내려가는 모습을 아이폰 3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나는 카메라를 들고나가서 그런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무서운 게 없었다. 태풍이 오면 집 앞이 바닷가이니 방파제에 나가서 파도가 테트라포드에 부딪혀 엄청난 포말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카메라 담느라 신났다. 그런데 지금은 비가 많이 내리면 무섭다. 그래서 건물 밖으로 나가려 하지도 않는다.


어릴 때 비가 와서 물웅덩이가 보이면 장화를 신고 일부러 그 안에 들어가서 첨벙첨벙 물놀이를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런 놀이를 하지 않게 되었다.


장마기간에, 굽굽하고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거울 때 찬물을 몸에 찌끄리고 나면 엄마가 부침개를 해주었다. 기름옷을 입고 노릇하게 잘 구워져 먹으면 너무 맛있었다. 아버지는 집에서는 술을 드시지 않았는데 장마기간의 주말이면 가족이 모여 마당에 떨어지는 비를 보며 전, 부침개를 먹었다. 비가 쏴아 쏟아져도 무섭지 않았다.


부침개는 밥이 아니라 식사에서 멀어진, 그래서 어쩐지 집 안에서 소풍 같은 기분을 갖게 했다. 동생은 왔다 갔다 하며 질문이 많고, 엄마는 덥지만 부침개가 접시에서 떨어질 때 또 부쳐서 내왔다. 에어컨도 없는데 선풍기만으로 잘 도 여름을 지냈다.


아버지는 우리와 함께 티브이 만화도 같이 봤다. 조카가 여름에 집에 놀러 오면 만화를 보는데 동참하려고 해도 아, 조카가 좋아하는 만화에는 적응이 잘 안 되었다. 나는 지금도 주위에서 애니메이션을 많이 봐서 초딩들과 꽤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귀멸의 칼날은 디오라마를 만들어 버릴 정도로 좋아하고, 사이타마의 원펀맨, 이 세계 삼촌부터 고전(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헬싱까지. 아무튼 만화를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 조카가 좋아하는 만화는 아따맘마까지다.


어떻든 울 아버지도 어른으로 분명 만화를 아이들과 같이 보는 것이 고역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기공룡 둘리는 전부 앉아서 재미있게 봤다. 레인시즌에 먹는 부침개는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서운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려서 마당을 적시고, 가족이 전부 밥상에 붙어 둘리를 보며 호박전을 먹었다. 아버지가 옆에서 있었고 엄마도 젊어 손맛이 좋았다.


며칠 전에 복면가왕에서 오승원의 둘리를 들었다. 그 첫 목소리를 듣자마자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이 화악 몰려왔다. 둘리는 이상한 게,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다. 웃기고 명랑만화다. 그런데 보고 있으면 항상 슬프다. 그 슬픔은 그리움에서 나온 것이고 둘리가 엄마와 떨어져 지내면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그 마음을 오승원이 노래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오승원의 그 한 소절이 미소를 짓게 하면서 마음을 온통 두드렸다. 다시 둘리를 보면 알겠지만 온갖 여러 편에서 둘리가 나오지만 둘리는 엄마가 없다. 엄마를 잃은 둘리의 그 마음이 고스란히 보는 이들에게 전해진다. 복면가왕에서 오승원이 부르는 둘리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오승원의 목소리가 그리움인 것이다.


부침개를 만들어 먹었다.

예전만큼의 맛이 나지 않는다.

훨씬 맛있을 텐데 예전만큼 맛있지 않은 건 같이 둘리를 보던 아버지는 없고, 빗소리는 예전보다 무섭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기향 연기가 올라다가 선풍기 바람에 날려 공중으로 확 퍼졌고, 아버지는 모기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방충망을 더욱 견고하게 다듬었다. 비가 내려 나뭇잎들이 마당에 떨어져 쓸려 내려갔다. 아버지는 물구멍이 막힌다며 나가서 나뭇잎들을 거둬냈다. 엄마는 부침개를 옆 집에 나눠주었다. 옆 집에서 시원한 단술을 가져다주었다. 아, 맛있다. 땀을 닦고, 빗물을 털어내고 갓 부친 부침개를 먹으며 작은 화면 속 둘리와 인사를 했다.


동심으로 돌아간 마법 같은 무대� 오승원의 <아기공룡 둘리> https://youtu.be/3q4Ey8BcB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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