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녀석들에서 문세윤이 그러던데, 치킨은 맥주가 생각나고 통닭은 아버지가 생각난다고.

나에게도 파란풍차 빵집의 햄버거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 빵집의 햄버거는 햄버거 전문점의 햄버거에 비해 전문적이지는 않다.

내용물도 양상추에 패티에 치즈 한 장이 전부다.


이 햄버거를 먹으면 아버지가 떠오른다.

내가 6살 7살 때쯤, 아버지는 회사에서 점심에 한 달에 두 번 나오는 햄버거를 먹지 않고 들고 와서 나에게 먹였다.

빵 사이에 패티 한 장에 치즈 하나가 달랑 들어있던 햄버거.

맛있게 먹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아빠와 아빠가 햄버거를 들고 올 날을 기다려 모이를 받아먹는 새끼 새처럼 그 햄버거를 앉아서 야무지게 먹으며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때 아버지가 나에게 먹였던 그 햄버거의 맛이 파란풍차 빵집 햄버거의 맛이다.

눈물보다 진한 붉은 사랑을 주고팠을까.

추억의 절반은 맛이고 맛은 추억으로 통한다.

아버지가 계신 그곳은 좀 따뜻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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