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레볼루션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마셜 밴 앨스타인 외 지음, 이현경 옮김 / 부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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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다수의 플랫폼이 미국에서 발전하여 성장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 정부가 먼저 시작된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해 개입하는 동안 중국을 필두로 인도와 일본 등지에서 시작된 신세대 아시아 플랫폼들이 전 세계로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최근까지 많은 사람들은 아시아 시장의 독자적인 특성 때문에 이들이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어려운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시아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바짝 추격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플랫폼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책은 서문에서 세계적인 소비자 플랫폼 생태계에서 한국의 경쟁력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일례로 네이버가 개발한 라인LINE은 아시아에서 부상한 최초의 대형 메시지 플랫폼이지만, 중국의 위챗이 빠른 속도로 이를 추월하고 말았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플랫폼 기업도 이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움직여야 할 때가 되었다.

 

책의 저자 마셜 밴 앨스타인보스턴 대학의 교수이며,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 방문 교수이자 연구원이다. 정보 경제학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며 정보 기술의 생산성과 네트워크 효과 이론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전직 기업가이기도 했던 그는 스타트업과 글로벌 1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공저자인 상지트 폴 초더리플랫폼 싱킹 랩스Platform Thinking Labs의 설립자로서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조언해 주고 있다. 인시아드INSEAD 비즈니스 스쿨의 초빙 기업가이자 글로벌 엔터프라이스 센터의 연구원이다. 2014년 G20 정상회의 등 주요 콘퍼런스의 기조 연설자로 활동했으며, 2016년 서울에서 열린 스마트크라우드 쇼에 초청되기도 했다. 2016년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순위인 싱커스 50 레이더(Thinkers 50 Radar)에 선정되었다. 

 

또 다른 공저자 제프리 파커현재 다트머스 대학 교수이며, MIT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의 방문 교수이자 연구원이다. 양면 네트워크 이론의 공동 개발자로서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연구에 큰 기여를 했다. 정부와 기업의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며, 각종 콘퍼런스와 산업계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강연했다. 

 

책은 플랫폼이 왜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글로벌 대기업조차 플랫폼 기업에 밀리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시작으로, 플랫폼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기존 기업들의 대응 방법으로는 뭐가 있는지, 론칭은 어떻게 해야 하고, 수익 창출은 언제 어디서 해야 하는지, 개방의 폭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고, 관리는 민주적이 좋은지 자유주의적이 좋은지, 일반 비즈니스와는 경영 지표가 어떻게 다르고, 경영 전략이 어떻게 다른지, 규제는 어떻게 하는 게 효과적이고, 어떤 산업이 플랫폼 기업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은지 등을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케이스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전형적인 개설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됐는데, 플랫폼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지(1장), 거대 기업이 플랫폼 기업에 밀리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2장)를 시작으로, 플랫폼의 아케텍처(3장), 기존 기업들의 대응 방법(4장), 론칭(5장), 수익 창출(6장), 개방성(7장), 거버넌스(8장), 경영 지표(9장), 경영 전략(10장), 규제 정책(11장), 미래(12장)의 순으로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플랫폼에 관한 모든 사항을 체계적으로 전하기 위한 것일 뿐 저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플랫폼 기업이 규모의 수요 경제에 도달해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난관을 뚫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난관에 이제까지 성공하거나 실패한 많은 플랫폼 기업들은 어떻게 해결하려 했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저자들이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디지털 연결성과 이를 가능케 한 플랫폼 모델이 이 세상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즉 플랫폼 주도의 경제 혁신은 사회 전반에 혜택을 줄 뿐만 아니라 부富를 창출하고 성장을 도모하며 인류의 요구에 응하는 기업과 조직에게도 엄청난 큰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다.

 

 

플랫폼의 파괴력

 

'파자마 차림으로 인맥 쌓기'를 제안한 사람은 브라이언 체스키조 게비아였다. 이 두 사람은 신참 디자이너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고 나서야 함께 살기로 한 아파트의 임대료가 자기들에게 너무 비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돈이 떨어진 이들은 즉흥적으로 컨벤션 참석자들을 위한 파트타임 관광 가이드 서비스와 에어매트리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결국 이들은 주말 동안 머물 손님 세 명을 받아 천 달러를 벌어서 다음 달 임대료를 낼 수 있었다. 이들의 즉흥적인 아파트 공유 경험은 이제 세계 최대 산업으로 꼽히는 분야에 혁명을 가져오게 된다. 바로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플랫폼의 파괴력은 개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 살고 있는 제임스 어윈은 소프트웨어 매뉴얼 제작자이면서 역사광이었다. 어느 날 오후 커뮤니티 기반의 뉴스 플랫폼인 레딧Reddit을 훑어보다가 어떤 사람이 올린 질문을 보았다. '만일 현대 미국의 해병대가 고대 로마 제국과 맞붙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여기에 그가 작성한 답글은 열성적인 팔로어들을 끌어모았고, 이후 몇 주도 지나지 않아 그 내용을 영화화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지금 그는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시나리오 작성에 전념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 우버는 한 대의 자동차도 보유하지 않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회사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최대의 기업 가치를 지닌 소매 기업 알리바바는 재고가 없다. 또 세계 최대 숙박업체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 톰 굿윈, 광고회사 하바스 미디어의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

 

플랫폼 기업들은 생태계 거버넌스를 생산 최적화보다 강조하고, 외부 파트너를 설득하는 것을 내부 직원을 통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플랫폼의출현은 교육, 미디어, 채용, 의료, 에너지 등 여러 부문에 이르기까지 경제계와 사회 전반에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유로운 진입의 네트워크 효과

 

자유로운 진입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쉽고 빠르게 들어와 가치 창출 활동에 참여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이것이 플랫폼의 빠른 성장을 가능케하는 핵심 요인이다. 스레드리스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히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주 외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콘테스트를 주최한 후,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의 티셔츠만 선택해 광범위한 고객층에게 판매한다.  


티셔츠 회사 스레드리스가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 낸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원래 창업자들은 웹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이들은 웹사이트를 필요로 하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웹 컨설팅 서비스는 판매로 확장되지 않았다. 각각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협상에 응해야 했으며 반드시 전담 직원이 따로 있어야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난다 해도 진행했던 사례를 그대로 재판매할 수도 없었다. 회사 창업자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 줄 부차적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티셔츠 콘테스트 웹사이트를 열었다. 사실 이 웹사이트는 창업자 중 한 명이 지원했던 오프라인 콘테스트의 온라인 버전에 불과했다. 이렇게 실험적으로 시도했던 벤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 사업의 엄청난 확장성이 가져다줄 이점이 너무나 명확해졌다. 

소셜 데이팅 플랫폼 오케이큐피드는 확장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네트워크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케이큐피드 CEO 크리스천 러더에 따르면, 데이팅 웹사이트에 사용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플랫폼상의 남성들이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게 몰리게 된다. 이러한 남성들의 활동이 늘어나면 문제가 생긴다. 가장 매력적인 여성에게 접근하는 남성들 가운데 대다수의 매력도가 매우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대다수 남성들에게 그 여성은'넘볼 수 없는 대상'이 된다.

 

이렇게 'B급 남성'들이 'A급 여성'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 대면 좋아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름다운 여성들은 전혀 걸러지지 않은 남성들의 관심 때문에 불만을 느끼고 사이트를 떠날 수도 있다. 한편 B급 남성들도 불만을 느낀다. 선택한 여성이 무반응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던 소수의 매력 있는 남성들도 불만을 느낀다. 그들이 원하는 여성들이 플랫폼을 떠났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의 촉진

 

사용을 가로막는 장벽을 없애기도 한다. 이는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다.얼마 전만 해도 페이스북 사용자가 친구들과 사진을 공유하려면 일단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나서 그 사진을 컴퓨터로 전송한 다음, 컴퓨터에서 포토샵이나 다른 소프트웨어로 사진을 편집한 후에야 간신히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한 기기에서 사진을 찍고 수정하고 공유하는 데 클릭 세 번만 하면 되게끔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사용 장벽을 낮추면 상호작용이 활발해져 플랫폼에서의 활동이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장벽을 높이는 게 사용에 긍정적인 효과를 초래한다.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플랫폼 시터시티는 사용자의 신뢰 확보를 위해 아무나 베이비시터로 가입할 수 없도록 엄격한 규칙을 적용한다.

 

 

가치와 자산을 분리하다

 

가치와 자산을 분리하면 MRI 기기(대당 300만~500만 달러)와 같은 값비싼 의료 기기들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 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MRI 장비의 가동률은 40~50%에 불과하다. 의외로 해결책은 간단하다. 값비싼 장비를 보유할 여력이 없는 다른 병원과 소규모 의원들이 시간당 비용을 지불하고 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장을 창출하는것이다.

 

장비가 창출하는 가치와 자산을 분리하면 기기 가동률을 70%에서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며, 기기 소유자들에게는 수익 증가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실제로 2015년 중반에 코힐로라는 보스턴의 한 기업이 고가 병원 장비 분야에서 에어비앤비가 되겠다는 목표를 수립,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다.

 

 

수평적 통합

 

이제 플랫폼 기업들이 전통적인 기업 환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무너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파이프라인 기업들은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 비용을 면밀하게 분석해 이를 어떻게 경감시키거나 없앨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가치 창출을 위해 새로운 방법을 수립해야 한다. 나이키는 플랫폼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낸 똑똑한 기업이다.

 

2012년 1월, 파이프라인 기업인 나이키는 웨어러블 기기인 퓨얼밴드FuelBand를 발표했다. 사용자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기기로 걸음 수, 소진한 칼로리 등을 알려 준다. 나이키도 앱을 개발해 왔으며, 주로 스포츠나 건강과 관련한 앱이었다. 표면상으로는 수평적 통합을 목표로 전통적인 제품군 확대를 시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나이키는 이러한 시도가 성공했을 때 새로운 형태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가를 시험한 것이었다.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룩한 성공을 나이키도 거둘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테스트해 본 것이다.

 

 

'업혀 가기' 전략

다른 플랫폼의 기존 사용자들과 관계를 맺고 이들이 자신의 플랫폼에 입장하게끔 만드는 가치를 생성한다. 업혀 가기 전략piggyback strategy은 성공적인 플랫폼들이 처음 시작할 때 많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페이팔도 이베이의 온라인 경매 플랫폼의 등에 업히는 전략을 이용했다.

 

저스트다이얼Justdial은 인도 현지에서 가장 큰 온라인 상거래 시장으로 소비자들과 400만 개가 넘는 소기업들 간의 거래를 도와준다. 저스트다이얼은 처음에 기존의 업종별 전화번호부에 있는 정보를 차용함과 동시에 인력을 고용해 일일이 발로 뛰며 기업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가지고 전화번호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서비스 제공자,예컨대 결혼식 연회에 부를 출장 음식업체를 찾고 싶으면 저스트다이얼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면 저스트다이얼은 생산자를 연결해 준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위치한 지역에 있는 적절한 음식업체를 소개해 주는 것이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일부 서비스 제공자들은 저스트다이얼에 가입할 것이다. 온라인에 아직까지 한 번도 등록되지 않은 현지 상인들의 참여를 더욱 독려하기 위해 저스트다이얼은 이들이 플랫폼에 참여하기 쉽도록 면대면, 전화 연결, 이메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성장 메커니즘, 입소문

 

바이럴 확산 주기-파이프라인 및 제품 중심의 산업 경제에서는 불가능한 형태의 성장 주기-는 다른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설명해 준다. 에어비앤비는 빌려줄 방을 가진 사용자들(숙주)이 자신의 방(가치 단위)을 크레이그리스트(외부 네트워크)에 올리도록 독려했다. 크레이그리스트에 올라온 방을 보고 빌리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수신자)은 에어비앤비의 사용자가 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후에 자신의 방을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에어비앤비의 성장에 불이 붙었다. 마찬가지로 오픈테이블은 손님들(숙주)이 식당 예약(가치 단위) 상황을 이메일이나 페이스북(외부 네트워크)을 통해 함께 식사할 친구나 동료(수신자)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 준다.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오픈테이블과 동일한 바이럴 확산을 원하는 플랫폼 관리자라면 이러한 주기를 시작할 수 있는 규칙과 도구를 설계해야 한다. 여기서 목표는 생태계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송신자가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대다수의 수신자들에게 가치 단위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수신자들 대다수가 플랫폼의 사용자가 돼야 한다.

 

네 가지 설계 요소

 

입소문의 시작은 송신자의 가치 단위 전달

가치 단위를 확산 가능하게 설계하라

외부 네트워크 활용 방법을 찾아라

수신자에게 어필할 방법을 찾아라

 

 

플랫폼의 전략

스티브 잡스는 '플래시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에서 플래시는 폐쇄적이며 다른 선택지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떨어지고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하며 그 밖에 모바일 기기에서 성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잡스는 아이폰에서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 애플 사용자 경험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훨씬 깊고 전략적인 이유가 있었다. 어도비는 플래시 개발자들의 도구를 설계하면서 애플 iOS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와 다른 웹페이지에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이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플래시에서 개발된 앱들은 한마디로 멀티호밍이 가능해지면서 아이폰만의 특수성을 제거해 버린 셈이었다. 게다가 어도비는 앱에서 구매 가능한 확장 기능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플래시는 개발자가 아이튠스 플랫폼과 더 이상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는데, 이로써 애플과 개발자의 상호작용을 30% 감소시켰으며 사용 데이터에 대한 애플의 통제력까지 축소시켰다. 사용 데이터는 애플에게 시장의 흐름과 관련된 귀중한 단서를 제공하는 정보이다.

누가 뭐래도 몬스터(Monster)는 직업 소개 플랫폼들 간의 우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직업 소개 시장에서 몬스터는 선두 주자로서의 우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고용자와 피고용인이 서로를 찾는 양면 시장에서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빠르게 일으켰다. 그러나 몬스터가 수집한 데이터에는 내재적 한계가 있었다. 몬스터는 오직 활발한 구직자들에게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사용자의 폭넓은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다. 따라서 일단 구직을 위한 상호작용이 종료되면 고용인과 피고용인 모두 플랫폼을 떠나게 되고, 데이터의 흐름은 거기서 정지했다.

 

반대로 링크드인은 단지 활발한 구직자들뿐 아니라 모든 전문가들의 사회적 관계망에 관심을 가졌다. 이로 인해 지속적인 참여가 더 많이 일어났으며,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지만 언제라도 새로운 구직 기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이들에 대한 데이터까지도 수집했다. 이렇게 해서 링크드인은 사용자 기반을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 

 

플랫폼의 6가지 전략

 

알리바바와 애플의 멀티호밍 방지

SAP, MS, 페이스북의 가두리 양식

아마존, 링크드인의 데이터 도구 강화

인수합병의 기피

MS의 브라우저, 리얼오디오 흡수

에어비앤비의 사용자 편의성 강화

 

 

플랫폼 혁명의 어두운 그림자

어떤 플랫폼 기업들은 사실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우려하여 문을 닫기도 했다. 몽키파킹 앱을 생각해 보자. 2014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시된 이 앱은 운전자들이 비운 주차 공간을 이 앱의 다른 사용자들에게 경매로 팔아서 거둔 수익을 운전자와 나눠 가졌다. 대다수의 평론가들은 몽키파킹이 공공재, 즉 주차 공간을 사유화하고 거기서 수익을 창출하도록 몰아감으로써 수많은 개인과 기업이 의존하는 공공 교통 시스템의 개방성과 접근성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고 봤다. 또한 몽키파킹은 같은 목적으로 주차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민영 주차장을 사들인 소유주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2014년 6월, 규제 당국은 몽키파킹 플랫폼에 폐쇄 조치를 내렸다.

 

 

교육 플랫폼, 글로벌 강의실이 만들어지다

 

학생들은 MOOC-특히 구체적인 업무 기술, 예컨대 소프트웨어 공학, 디자인, 마케팅, 영화 편집 등의 분야에 대한 많은 온라인 강좌-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학과 성적이나 학위 증명서와 같이 전통적인 성취의 상징물을 얻는 것보다는 현실 세계에서 쓰이는 역량을 갈고닦는 데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프로그래밍 대회를 여는 플랫폼인 톱코더에서 상위권에 드는 사람은 카네기 멜런 대학,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또는 MIT에서 전산학 학위를 얻는 것만큼 빨리 페이스북이나 구글에서 개발자로 취직하게 될 것이다. 플랫촘 기반의 학생들 중 전통적인 학위가 중요한 학생은 특약을 맺고 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다. 예컨대 코세라에선 추가 비용을 지급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받으면 학점 취득이 가능하다.

 

 

사물 인터넷

 

소형 형광등과 발광다이오드(LED) 같은 향상된 제품들은 조명 기술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향상시켰다. 그러나 가정용 조명 시스템이 사물 인터넷과 연결되면 전구의 본래 목적도 바뀐다. 조명은 침입자가 있음을 알리도록 프로그래밍 될 수 있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기가 계단이나 난로 근처에서 돌아다니면, 조명을 비추어 부모에게 알릴 수도 있다. 불빛을 깜박이게 해서 할머니에게 약 드실 시간이 되었다고 알려 줄 수도 있다.

 

무선 접속기를 갖춘 조명은 다른 가전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을 추적하여, 전구 판매회사가 주택 소유자와 전력 회사에게 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갑자기 전구 제조업체가 40달러짜리 LED 전구를 무료로 나눠 주고 그 대가로 네트워크 연결 서비스에 의해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요구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한국 경제는 이를 인식하고 있는가?

 

얼마전 TV를 통해 짐 로저스의 강연을 시청했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스타트업이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너무나도 뒤쳐져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규제를 위한 규제, 즉 네거티브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정부 탓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더구나 국가의 미래는 청년들이 짊어지고 가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은 낙타의 바늘구멍 같은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매달린다고 개탄하고 있었다. 우리 눈 앞에 이미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와 시스템이 조속 구비되어야만 플랫폼 비즈니스도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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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7-08-1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주변에 이 책 추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