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 :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기관의 기능. 특히 성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작용.

한마디로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이 관능에 정당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을까?


우리는 매혹하는 법을 잊으면서 증오하는 법을 배운다.”

올해로 70세인 프랑스 할머니 리디 살베르.

2014년 프랑스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작가 할머니는 매우 야심찬 기획을 준비한다.


 

유혹에서 해방되는 유일한 길은 그 유혹에 넘어가는 것”-오스카 와일드

할머니가 과감하게 부추기는 야성적 관능은 어떤 것일까?


참으로 슬프게도 상스런 행위로, 일부 둔감 한 사람들이 참으로 천박하게 위생문제로 축소해 버린 성행위에 그 어둠과 야성을, 측량할 길 없는 힘을 돌려주겠다는 이 유쾌한 할머니는노골적인 표현을 능청스럽게 거침없이 던지며 성에 관한 우리의 통념이나 도덕성을 조롱한다.

[관능수업]은 욕망의 대상을 사로잡고, 매혹하고, 홀리고, 들뜨게 만들고, 꾀고 돌돌 말아서 유혹하기 위한 계략을 구체적으로 조언하는가 하면, 갖가지 체위를 묘사하고, 펠라티오며 쿤닐링구스며 항문성교를 노골적으로 설명한다. 상대가 내게 반한 징후, 상대의 감정이 식은 징후 등을 재미나게 열거하기도 한다.




노골적인 묘사 틈틈이 매혹적인 문구들도 반짝인다. 이를테면, “포옹은 가두는 것도 소유하는 것도 조종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시인이 그리 말할 겁니다.”라는 표현이나 혹은 우리는 매혹하는 법을 잊으면서 증오하는 법을 배운다.”라는 근사한 니체의 글귀도 만날 수 있다. 사실 저자는 니체만이 아니라 사무엘 베케트쇼펜하우어파스칼카툴루스수에토니우스마르시알리스하이데거오스카 와일드키르케고르플로베르스피노자사르트르디드로아부 알라 알마아리오비디우스페트로니우스아레티노루소 등을 화려하게 인용하고 있다.




때로는 짓궂고 노골적인 표현 너머로 뜻밖의 서정성을 만날 수도 있다. 여러 체위를 세세히 설명하고 나서 작가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아름다운 체위를 깜빡 잊었다사랑하는 존재를 오래도록, 다정하고, 부드럽게, 미친 듯이 껴안고, 닳도록 애무하고, 격렬하게 끌어안고그의 안에서 나를 잃고, 그의 품에서 죽을 때까지 포옹하는 것이야말로 경이 가운데 경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죽음이 당신을 데려가기 전에 뜨겁게 사랑하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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