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ignoramus, 우리는 모른다'라는 발견이라 할 수 있다. 현대 과학은 우리가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반면 근대 이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최근 500년이 인류가 5000년 동안 발견했던 것의 거의 모든 것을 발견한 시기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근대 이전의 전통 지식이었던 이슬람, 기독교, 불교, 유교는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할 중요한 모든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고  단언했다. 




중세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알아야 할 것은 별로 없었으며 모른는 것이 있다면 사제나 현자에게 묻기만 하면 되었다.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은 신의 영역이었고 신이 알고 있거나 그것이 신의 뜻이라는 것만 이해한다면 모든 것은 밝혀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과학이 설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모른다'라는 사실을 깨닫는 그 순간, 현대 과학은 새로운 지식의 획득을 목표로 이론을 만들어내고 그 이론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여기서 말하는 무지란 지식이 동반된 무지, 지각과 통찰이 있는 무지다.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_유발 하라리




과학을 이끈 무지란 무었일까?



사람들은 대개, 과학이란 ‘과학적인 방법’이라는 황금률을 바탕으로, 전문가 조직이 실험에 의해 어떤 사실들을 착착 밝혀내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언론이나 학교가 주도적으로 엮어낸 환상이라 할 수 있다. 즉, 그렇게 체계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캄캄한 방에서 검은 고양이를 찾는 것처럼, 그렇게 더듬거리며 헤매고 이리저리 짜 맞추려고 애쓰며 과학은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과학을 이끌어가는 추진력이라 할 수 있다. 과학에 대한 관습적인 생각을 뒤집어 생각함으로써 과학 연구의 진정한 본질적 측면을 조명하는 책 [이그노런스]



무지의 사례 연구


과학이 어떻게 사실을 얻는지, 그 과정이 실은 어떻게 무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인지, 우리가 어떻게 과학을 가르치거나 이에 실패하는지, 그리고 비과학자들이 어떻게 의외의 관문을 통해 과학이라는 흥미로운 세계에 들어설 수 있는지를 탐구하며 과학을 이끄는 무지의 사례들을 모았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과학의 이상과 달리 실제로 행해지는 과학의 모습을 솔직하게 자주 재밌게 궁극적으로 심오하게 살펴본다.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에게 과학은 예기치 않은 것으로 가득한 모험이다._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과학이 무지를 다루고 조장하고 무지에 힘입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지의 것을 만지작거리며 요리조리 알아보는 것은 모험이다. 그리고 이런 모험을 직업으로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누리는 특혜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생각 하나는 이런 식의 무지가 꼭 과학자들의 전유물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좋은 과학자가 무지에 관한 한 전문가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여러분도 이렇게 될 수 있다. 최첨단에 서고 싶은가? 그렇다면 모든, 혹은 대부분의 무지가 저기 밖에 있다. 대답은 잊고 질문에 매달려라. - 23p


이 책은 과학자들이 무지를 사용하여 연구의 틀을 짜고 무엇을 해야 할지,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 할지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무지를 사용하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것도 보여준다. 


무지를 통해 다른 연구와의 연결성을 찾는 사람, 해결된 듯 보였던 질문을 다시 살펴보는 사람, 작은 질문들을 사용하여 더 큰 질문을 얻으려는 사람, 그저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문제에 달려드는 사람 등 다양하다.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여 독자로 하여금 무지의 기초적인 사항들에 대해 감을 잡고, 실험실과 과학자의 마음속에서 다양한 질문들을 두고 매일매일 벌어지는 전투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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