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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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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영화 <마션>의 원작 소설의 지은이로 유명해진 앤디 위어의 최근작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었단다. 아빠도 영화 <마션>을 재미있게 보고 그 원작 소설도 재미있게 봐서, 앤디 위어의 다음 소설 <아르테미스>도 읽었단다. 그런데 너무 기대를 해서 그랬는지 <아르테미스>를 읽고는 실망을 했었지. 그래서 다음 작품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의 또 다른 신간이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단다. 인터넷 서점 서칭을 하다가 뒤늦게 신간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아르테미스>에서 실망을 해서, 읽을까 말까를 여러 번 망설이다가 <마션>을 기대하면서 읽어 보았단다.

다 읽고 난 아빠의 느낌은 <아르테미스>보다는 낫고, <마션>에는 미치지 못했단다. 이 책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우주 속에서 그려지는 SF 소설이란다. SF 소설들은 일단 소재가 기발해야 한다는 생각해.

이번에 읽은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설정은 태양이 식어가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설정이 괜찮았단다. 정말로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태양이라는 것이 언젠가는 식혀서 별의 생명을 다하겠지만, 그것은 아무 먼 미래의 일이라서 지금 시대는 아무도 걱정을 하지 않는데, 그 일이 어떤 이유로 갑자기 현 시대에서 발생을 한다면그것도 제법 빠른 속도로 말이지이 소설은 그 경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그린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단다. 전염병에 걸린 태양을 구출하는 것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특별 임무였단다. 아참, 소설의 제목에 나오는 헤일메리(Hail Mary)라는 말은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는구나. 소설을 읽다 보면 왜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 알겠더구나.


1.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 한 동안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낯선 우주 공간의 우주선 안옆 테이블에는 자신 말고 두 사람이 더 있었으나 이미 오래 전에 죽어 있었어. 그도 오랜 잠에서 깨어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옆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심지어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기억하지 못했어. 그러니 더더욱 자신이 어떤 임무를 띠고 이 우주선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지.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옛 기억이 하나씩 떠오르게 되었는데, 그것도 한참 시간이 걸렸어.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미생물학 박사로 외계 생명체를 연구를 했었는데, 자신의 이론이 인정 받지 못하고 학계에서 따돌림 비슷한 것을 받자, 그 일을 그만두고 중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태양의 온도가 급격히 식는 일이 벌어졌단다. 그 원인을 조사하던 과학자들은 금성에 있는 무엇인가 태양의 열을 빼앗아 가는 것으로 밝혀졌어. 그래서 NASA에서는 금성으로 가서 그 무엇인가를 채취해서 지구로 가지고 왔단다. 마치 작은 생명체로 보이는 것이었어. 그래서 NASA에서는 외계 미생물을 연구했던 그레이스에게 그 괴생명체의 정체를 밝히는데 도움을 요청했단다.

아주 작은 점의 생명체인데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처럼 보였어. 그레이스는 거의 잡혀 오듯이 끌려왔지만, 그레이스도 그 생명체에게 호기심이 있어 살펴보았단다. 그 생명체의 이름을 아스트로파지라고 불렀어. 별을 뜻하는 아스트로와 세균을 숙주세포로 하는 바이러스를 의미하는 박테리오파지의 합성어였어. 그레이스는 아스트로파지의 주 성분이 물이고, 자신의 온도를 약 96도로 유지한다는 것을 밝혀냈단다. 금성에서 가지고 온 아스트로파지는 총 173개였는데, 그레이스가 그것의 정체를 어느 정도 알아내자, 그 아스트로파지들을 세계 곳곳의 과학자들에게 보냈단다. 그 아스트로파지란 놈이 어떻게 태양의 에너지를 빼앗아 태양의 온도가 떨어지고 있는지 연구를 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레이스에게 주어진 아스트로파지는 3개였어. 아스트로파지의 속도는 빛의 속도의 0.92배로 엄청나게 빨리 움직였어. 그들이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면서도 금성을 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성은 알다시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있는 별이야. 그걸 가정으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아스트로파지에서 주었더니, 글쎄, 그 놈이 번식을 하였단다. 그러니까 숫자가 늘어났어. 아스트로파지가 금성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번식하고 태양으로 가서 다시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것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단다.


2.

이 프로젝트의 담당은 스트라트라는 사람인데, 그레이스는 자신의 가설을 스트라트에게 이야기했어. 스트라트는 그레이스를 곧바로 어떤 항공모함으로 데리고 갔고, 그곳에는 세계의 유력 정치인과 과학자들이 모여 있었단다. 그렇게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었어. 태양이 식어가는 것은 태양만의 문제가 아니었어. 태양을 비롯하여 주위 별들이 모두 조금씩 어두워졌다고 했어. 그리니까 아스트로파지는 별들을 이동하면서 별들을 죽이고 있다고 했어. 마치 전염병처럼 말이야. 그런데 타우세티라는 별은 감염이 되지 않은 것이 확인되었단다. 타우세티가 왜 감염되지 않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면, 태양도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 태양이 점점 식고 있으면 인류도 멸망을 피할 수 없었단다. 인류가 망하기 전에 그 비밀을 풀어야 했어. 그래서 타우세티까지 우주선을 보내기로 했단다. 연료는 아스트로파지를 이용하기로 했어. 아스트로파지의 속도가 빛의 속도의 0.92배라고 했으니 얼마나 빠르겠니. 타우세티까지 날라가는 13년 정도 걸리고, 다시 그 정보를 가지고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13그 정도면 인류의 멸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단다.

이제 타우세티까지 가는데 필요한 아스트로파지를 확보하는 일. 그들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아스트로파지를 배양시켰단다. 그 역할도 그레이스가 맡았어. 하지만 타우세티까지 갔다 오는데 필요한 아스트로파지를 배양하는 것은 시간이 너무 걸렸어. 그래서 타우세티까지 가는 것만 확보하고 오는 것은 정보를 담은 물체만 보낼 수 있는 양으로 확보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이 탐사를 떠나는 사람들은 다시는 지구를 돌아올 수 없다는 뜻이었어. 극적인 요소로구나.

지구 곳곳에서 지원자를 뽑았어. 그래서 야오(중국인), 일류키나(러시아인), 두보이스(미국인)이 선정되었단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그들에게 아스트로파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열심히 알려주었어. 그런데, 두보이스가 아스트로파지로 실험을 하던 도중에 폭발사고로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그 대타로 그레이스가 강제로 선정되었어. 그는 이 임무를 거부했지만, 스트라트가 그를 강제 탑승시켰단다. 그래서 그레이스가 그 우주선을 타고 멀리 타우세티 별 주변까지 와 있었던 거야.


3.

그레이스가 타고 있는 우주선은 타우세티의 주변을 돌고 있었단다. 그런데 레이다 망에 또 다른 우주선이 포착되었어. 지구에서 보낸 우주선은 아닐 테고그렇다면? 외계인?  그래, 맞아.. 외계인이었어. 조심스럽게 그들과 소통을 시도했어. 그들이 공격 성향을 보일 수도 있잖아. 알고 보니 우주선에도 생명체는 하나뿐이었단다. 오각형의 바위 같은 모습이었고, 팔이 다섯 개, 팔 하나에 손가락은 3개였어. 바위와 비슷한 모습이라서 그레이스는 그 외계인을 로키라고 불렀단다. 지구와 전혀 다른 신진대사로 살아가고 있었고 환경도 달랐어.

처음에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컴퓨터를 이용하여 번역프로그램을 만들어 나중에는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 로키는 또 다른 별의 에리드라는 행성에서 왔다고 했어. 로키는 에리디언이었지. 그가 온 이유는 그레이스와 같은 이유였단다. 자신들의 별이 식고 있는데 타우세티는 괜찮아서 그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 왔다고 했어. 23명이 같이 출발했는데, 모두 죽고 자신 혼자만 살아남았다고 했어. 에리디언들은 산소 대신 암모니아로 숨을 쉬었으며, 빛 대신 소리로 사물을 확인하였으며, 체온은 200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숫자를 헤아릴 때 6진법을 사용했단다.

그레이스와 로키전혀 다른 생명체이지만 그들이 이곳에 온 목표는 똑같았단다. 그들은 타우세티의 비밀을 푸는 것. 그들은 자신들의 행성의 과학 지식들을 합쳐서 타우세티의 비밀과 아스트로파지를 없애는 방법을 찾는데 온 힘을 쏟았단다. 그 임무가 쉽지만은 않았단다. 수 많은 위기와 위험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 비밀을 밝혀냈단다. 그것은 타우세티에는 아스트로파지를 잡아 먹는 포식자들이 있었어. 그래서 타우세티는 안전했던 거야. 이제 그 포식자들만 얻으면 지구인과 에리디언을 살릴 수 있는 것이었어.

추가로 좋은 소식 하나로키의 우주선에는 엄청난 양의 아스트로파지가 있었어. 그 양이라면 그레이스가 지구에 돌아갈 수 있는 양이었어. 지구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가능해지다니…. 감격적인 순간이구나. 그레이스와 로키는 어렵게 채취한 아스프로파지의 포식자를 나눈 뒤에 각자의 행성으로 출발했단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이별에 가슴 아파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지구를 오는 길에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온단다. 그레이스는 그 위기를 간신히 극복하게 되는데, 로키가 걱정이었단다. 로키도 똑 같은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었어. 그레이스가 도와주지 않으면 에리디언들은 그대로 끝이 나는 위기그냥 모른 척하고 지구로 갈 수는 없었단다. 그레이스는 원래 목표대로 해결책인 아스트로파지의 포식자와 그에 대한 정보만 실은 작은 로켓을 지구로 보내고, 자신은 다시 방향을 반대로 틀어서, 로키를 향해 간단다. 그렇게 그레이스는 로키를 다시 만나고 위험에 처한 로키를 구해준단다.

다시 지구를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려서그레이스는 로키의 행성으로 함께 갔단다. 먹을 것도 맞지 않고 지구의 중력과도 달라서 몸이 금방 안 좋아졌지만 그는 그곳의 생활을 선택했단다. 로키가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주었지만, 그는 그곳에 머무르기로 했단다. 그리고 얼마 후, 태양의 밝기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로키가 알려주었어. 그렇게 그레이스의 임무는 성공이었지. 지구 귀환은 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정신 없이 이야기를 해서, 중요한 부분들도 많이 빼먹고 이야기를 한 것 같구나. 나중에 너희들이 좀 더 크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봐도 좋을 듯 하구나. <마션>처럼 이것도 영화로 만들어질까 궁금하더구나. 만약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원작과 달리 주인공 그레이스가 지구 귀환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는 해피엔딩을 좋아하거든~~^^


PS:

책의 첫 문장: “2 더하기 2는 무엇입니까?”

책의 끝 문장: 아이들 열두 명이 발톱을 들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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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넷플릭스는 지출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역효과보다 자유롭고 빠른 일 처리가 주는 순기능이 훨씬 크다고 본다. 지출하면서 회사에 득이 되게 하라는 가치만을 생각하라는 넷플릭스의 방침은 업무 처리를 빠르게 하고 직원들을 자유롭게 하는 효과 이외에 예산을 더 아껴 쓰는 사람도 있다는 놀라운 발견을 하게 했다. 지출에 관한 규정을 세밀하게 마련해두면 직원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규정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서 가능한 지출을 많이 하려는 경향이 높지만, 규정이 없으면 오히려 필요 없는 지출을 삼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회사가 먼저 직원을 신뢰한다는 신호를 주었을 때 직원들은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얼마나 청렴한지를 보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넷플릭스는 발견했다.

 

(68-69)

최근의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의 커피 맛 못지않게 기업이 추구하고 실천하는 사회적 공헌에 매료된다. 첨예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조그마한 선생이라도 실천하는 회사를 소비자들이 알아채기라도 하면 천 리를 마다하고 달려가서 돈쭐을 내주고야 하는 것이 현대인의 심리다. 스타벅스는 사회 공헌이라는 소중한 이미지와 충실한 고객이라는 실익까지 얻는 셈이다. 2021 10,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매장 직원들이 초유의 트럭시위를 벌이며 처우 개선과 과도한 마케팅 금지를 요구한 사례가 있다. 스타벅스의 창업 정신을 건강하게만 지켜낸다면, 이러한 불협화음은 나오지 않으리라 믿는다. 스타벅스가 계속 커피를 넘어 문화를, 문화를 넘어 공익을 파는 기업으로 남길 바라본다.

 

(78)

돈을 벌겠다는 욕심만 강해서 빚으로 신규 사업을 벌이는 사람이 결국 실패하는 이유를 다이슨의 통찰을 통해서 알게 된다. 부자들은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계획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아닌 개인으로서도 빚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행태는 구별된다. 내가 아는 한 부자는 컴퓨터 한 대를 사더라도 시장 조사를 거친다. 부자들은 쓸 때는 쓰더라도 효율적으로 지출하지만 빚이 많은 사람은 자신이 부자였다면 하고 싶은 일을 벌이는 경향이 있다. 처해 있는 현실보다는 가능성이 희박한 미래의 큰 성공만을 생각한다.

 

(111-112)

국내 인터넷 서점 알라딘도 그런 경우다. 알리딘의 많은 고객이 알라딘서재의 충실한 애용자다. 나만 해도 그렇다. 책을 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알라딘서재에 게시되는 다양한 글과 리뷰가 궁금해서 홈페이지에 방문하곤 한다. 알라딘서재 이용자는 주로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알라딘만의 굿즈도 이용자에게 굉장한 즐거움을 준다. 알라딘 굿즈에는 단순히 사은품을 넘어선 이미지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많은 고객이 책보다 굿즈가 탐이 나서 알라딘 홈페이지 방문하고, 결국 책을 구매하기도 한다. 알라딘만의 문화, 이미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상품 구매로 연결된다. ‘굿즈를 샀더니 책이 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미키타니 히로시는 이처럼 상품보다는 재미를 팔아야 하는 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149)

아무 조건 없이 푸짐하게 베풀면 고객들은 언제든지 다시 들러서 보답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공짜 음식만큼 맛있는 게 또 있는가? 공짜로 먹는 빵을 고객들은 더 맛있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김영모가 심리학 책도 열심히 읽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 또 고객들은 공짜로 빵을 먹는다는 혜택에 빵 맛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 보답을 한다. 맛있다는 칭찬이 입소문으로 돌게 된다. 빵에 대한 소비자의 솔직하고 빠른 의견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선물이다. 시식은 대가 없이 베풀어야 한다는 게 김영모의 철학이다.

 

(166)

전통적인 산업 사회에서는 사람들끼리 경쟁했다. 기업은 다른 기업보다 앞서기 위해서 더 큰 공장을 지었고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하려고 애썼다. 개인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기 위해서 더 오래 공부하고 더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미래 사회는 인간끼리도 경쟁하지만 인공 지능을 비롯한 기계와 경쟁을 해야 한다.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 한계가 있는 적수다. 그러나 기계는 사람이 자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일할 수 있다. 사람과 달리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한의상은 인간이 기계와 싸워 이기는 방법은 기계에는 없고 오직 사람만 가질 수 있는 자질, 즉 인성이 유일한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인간은 본분을 지키며 타인의 성장을 돕는 마음 씀씀이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210)

빠름은 양날을 가진 검과 같다. 빨리하는 것이 권장되는 예도 있고 아닌 경우도 많다. 가령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는 많은 사람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멀쩡히 다니는 명문 대학을 자퇴한다거나, 집을 구매하고 결혼을 결정하는 일은 신중 모드가 필요한 일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유튜브의 창업자 스티브 첸은 좀 달랐다. 그는 15분 만에 자퇴를, 하루 만에 집 구매를, 3일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스티브 첸의 속전속결 인생은 이것뿐만 아니다. ‘youtube’라는 이름을 하루 만에 결정했고 2005년에 창업한 유튜브를 2006년 구글에 팔아치웠다. 유튜브를 팔아치울지 아니면 본인이 더 큰 회사로 키워갈지 결정하는 데는 제법 오랜 시간(?) 5일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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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22-03-06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그마한 선생이라도 실천하는 회사를 에서 선생이 혹시 선행이 아닐까요?
또 책을 내셨네요.축하합니다.

2022-03-07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쟁터에서 만난 사람들
김영미 지음 / 그러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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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얼마 전에 김영미 PD님의 <세계는 왜 싸우는가>를 괜찮게 읽고, 그 분의 다른 책을 더 읽어보겠다고 산 책이 있는데, 그 책이 이번에 읽은 <전쟁터에서 만난 사람들>이란 책이란다. 지난번에 읽은 <세계는 왜 싸우는가>라는 책은 세계의 주요 분쟁 지역의 역사와 분쟁의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고 하면, 이번 책에서는 그 분쟁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단다.

분쟁이라고 하면 서로 적이라고 하는 양쪽 진영이 있을 텐데, 김영미 님은 양쪽 진영을 모두 취재하셨단다. 그리고 미국 등에서 테러리스트로 지목한 사람들도 취재를 하셨는데, 아빠는 무서워서 엄두도 안 날 것 같은데, 김영미 PD님은 그런 분들의 인터뷰를 해서, 그들의 입장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서 세상에 알리기도 하셨단다. 정말 대단한 배짱이시구나.

아빠가 이 책을 읽을 때 너희들이 이 책의 표지를 보고 한 마디 했잖니. 전쟁터에서 어떻게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냐고 말이야. 그러네, 분명 뒷배경의 건물은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는데, 버려진 욕조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환한 미소를 띠고 있구나. 이런 사진을 보고도 권력자들은 전쟁을 하고 싶을까. 저 아이들이 늘 웃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저 곳의 아이들은 늘 미사일과 총포의 공포에 떨어야 한단다. 이건 도대체 누구의 잘못일까. 욕심에 허덕이는 권력자들 때문이 아닐까 싶구나. 지은이 김영미 PD님은 이번 책의 주제는 사람이란다. 전쟁터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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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어쩌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우리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꿋꿋하게 삶을 꾸려가는 모습에서 그 어떤 무용담이나 모험담보다 더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이 처한 평범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는 그들도 희망을 가질 때가 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류애를 지닌, 가슴이 뜨거운 피디가 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카메라를 들도 평범한 그 누군가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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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부터 이런 분쟁 지역의 PD를 하신 것은 아니라고 하더구나. 2001 9 11, 아빠도 생생히 기억하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 이후 무작정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했다고 하는구나. 식구들이 걱정을 할까 봐 거짓말까지 하고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대. 무작정 날아가긴 했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시네. 운 좋게도 마음씨 착한 쉬르라는 통역을 만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쉬르는 적극적으로 김영미 님의 취재 활동에도 도움을 많이 주었대. 여러 사람들을 취재하고 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가슴 아픈 사연들도 있었단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은 사람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하는구나. 심지어 동물 취급을 받는다고 했어. 집 밖에 나가면 부르카를 뒤집어 쓰고 다녀야 했고 말이야. 사회 생활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고, 이런 일을 하게 되면 집안의 수치라고 생각을 했대. 어쩌다 그런 교리가 생겨났는지 참 궁금하구나. 그런 아프가니스탄의 천재 여류 시인 나디아가 있었어. ()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아픔, 특히 여성들의 아픔을 이야기했는데, 그 시집에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단다. 그런데 나디아의 남편 입장에서는 그런 나디아의 창작 활동이 집안의 수치라고 생각을 했고, 이 일로 나디아와 여러 번 다툼을 하다가 결국에는 그녀를 죽였다고 하는구나. 분명 살인을 저질렀는데도 나디아의 남편은 처벌을 받지 않았대.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기 때문에 죽인 명예살인이기 때문이래. 충격적이더구나. 사람을 죽였는데,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다니 말이야. 그 남편은 나디아보다 더 어린 여자와 재혼을 했고, 그 여자는 집안일만 해서 남편이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충격을 먹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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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남편과 가족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 공개적으로 사랑과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집을 낸 나디아를 죽여야 했다. 그런 입에 담을 수 없는 단어를 사용한 나디아를 명예살인 한 것이다. ‘명예살인이란, 가문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죄를 지은 아내나 딸, 여동생을 죽여 가문의 위신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이 천재 시인은 시()와 자기 목숨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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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탈레반이 음악을 탄압을 했대. 그렇다 보니 음악 하는 사람들도 처벌 대상이 되어 도망 다니면서 음악을 해야 한다고 했어. 김영미 님이 취재를 한 무스타파 밴드도 그런 사람들이었단다. 음악을 하고 싶어 했던 무스타파 밴드는 탈레반 몰래 깊은 숲 속에서 사람들을 초대해서 공연을 했다고 하더구나. 한 지구 상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구나.

또 어려웠던 취재 중에 하나는 난민촌을 취재한 것이었어. 난민촌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 그들의 아픔이 느껴졌어. 김영미 님은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난민촌에서 그들과 함께 3~4주 가량을 생활하셨다고 하는구나. 전기도 없고, 먹는 것, 씻는 것 모두 불편한데도 그곳에서 난민들과 함께 어울렸다고 하는구나. 처음에는 취재에 거부를 하던 난민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취재를 해주었대. 특히 난민촌의 여성들을 취재할 수 있었다고 하는구나. 난민촌의 생활은 정말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아이들이 더욱 힘들었단다. 아이들은 얼어 죽기도 하고, 지뢰를 밟아서 죽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아이는 변소에 빠져 죽기도 했대. 하지만 그곳에서도 사람들의 정이 있었고, 사랑이 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구나.


2.

이 책은 전쟁터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전쟁터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이 두 곳을 이야기하는 것이란다. 앞서 이야기한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이고, 이제는 이라크에서 만난 사람들을 몇몇 해줄게.

이 책에 실린 이라크의 이야기는 2002년부터 시작한단다. 2002년 이라크는 후세인 독재 시절이었고, 미국에서 대 이라크 전쟁을 선포해서 전운이 감돌고 있던 시절이었단다. 그러니까 김영미 님이 이때 이라크를 들어간 이유는 다가올 전쟁을 준비하는 평범한 이라크 사람들을 취재하려는 것이었어. 그런 사람들 중에 무스타파라는 평범한 가족들을 취재했단다. 앞서 이야기한 아프가니스탄의 무스타파 밴드와 이름이 우연히 같지만 그들과는 관련 없는 이라크 사람들의 이야기란다.

이라크 내에서도 후세인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아서, 내심 미국이 쳐들어와서 후세인을 몰아내면 자신들의 삶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를 하는 이들도 많았단다. 그런 기대가 있어서인지 곧 닥쳐올 전쟁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준비하는 듯 했어. 기름 등을 사두고 먹을 것들을 사 두는 등 그들도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단다. 그러나 속으로는 무척 무서울 것 같구나. 포탄과 미사일이 어디에 떨어질지 모르는 전쟁이니 말이야.

김영미 님은 전쟁이 점점 임박하면서 더 이상 머물 수 없어서 이라크를 빠져 나오셨단다. 그리고 예정대로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벌어졌고, 미국의 승리로 돌아갔단다. 그와 동시에 후세인 독재도 끝이 났지. 이라크 시민들 대부분도 처음에는 미군을 반겼단다. 그 동안 오랜 후세인 독재의 시달림으로부터 벗어나 제대로 된 나라가 되겠다는 희망이 있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그런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단다. 친미 세력으로 만들어진 이라크 정부가 민심을 잘 읽어서 나라를 이끌어 갔다면 좋았겠지만, 독단으로 일관했단다. 특히 이슬람 지도자를 무단 체포를 하면서 이라크 백성들의 반감을 사게 되었어. 그 외에도 미군들이 여러 가지 잘못들을 저지르면서 이라크 국민들에게 미군은 정복자의 모습으로 비춰졌단다. 그러면서 미군에 저항하는 저항군이 생겨나기 시작했단다. 김영미 님은 다시 이라크에 들어가서 이들을 취재를 했는데,  그들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고 하는 독립군과 마찬가지였단다. 누가 그들을 탓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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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미군에게 빼앗긴 나라를 다시 찾겠다며 의지를 불태우는 이들은 말하자면 독립군인 셈이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독립군들이 만주 벌판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싸우는 모습이 떠올랐다. 테러리스트냐 독립군이냐는 시대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독립군도 일본 입장에서는 테러리스트이다. 이라크 저항 세력도 미군 입장에서는 테러리스트이다. 하지만 우리의 독립군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사람들에게 그들은 독립군이다. 역사의 평가는 후대에 한다지만 내가 그때 그들에게서 받은 인상은 애국심에 불타는 독립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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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님은 이라크 반군뿐만 아니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도 취재를 했단다. 연령층이 다양했는데, 십대 후반의 어린 군인들도 있었대. 미군 또한 늘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그들은 또 누가 이곳으로 오게 했는가. 정말이지, 전쟁이란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너무 위험하고 무모하고 쓸데없는 권력자의 욕심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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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303)

이라크는 인간이 전쟁 때문에 얼마나 많이 피폐해지는지 너무도 잘 보여 준 곳이다. 이라크 사람들도 전쟁으로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전쟁터에 내몰린 미군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전쟁에는 승자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되고 나서 얻는 승리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쯤 마이크가 집으로 돌아가 엄마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엄마가 해 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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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쳐들어가 또 큰 전쟁이 일어났단다. 명분도 없는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온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어. 이 무모한 전쟁으로 또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너무 가슴 아프더구나.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지만 러시아 푸틴의 생각대로 끝날 것 같지는 않구나. 그렇게 러시아의 완벽한 실패가 끝이 나야 다른 강대국들이 섣불리 이웃나라를 넘보지 않을까 싶구나. 얼른 얼른 평화적으로 이 무시무시한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느낀 점 하나. 한 나라의 지도자를 제대로 뽑지 않은 탓에 러시아는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나라까지 비극으로 내 몰게 되었구나. 우리나라도 곧 대통령 선거를 하는데, 우리나라를 안전하면서 웃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세상에는 왜 이토록 많은 슬픔이 있어요? 사람이, 왜 아파야 하는 거죠?”

책의 끝 문장: 아마도 더 많은 루비나가 학용품을 받고 행복해하며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이 나든 종교가 무엇이든 그것은 어른들의 일이다. 아이들은 어느 나라를 지목하여 태어날 수도 전쟁을 막을 수도 없는 힘없는 생명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적어도 세 가지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배고프지 않을 권리,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을 권리, 그리고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
- P59

피디를 시작하던 때 내가 "방송이 재미있고 신난다. 피디라는 직업 정말 좋다"라고 말하자 한 선배는 "시간이 지나면 그냥 단지 직업일 뿐이야. 나이를 먹으니 열정도 많이 식더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나는 나이가 들어도 출연자들을 만나 카메라에 담는 일이 더더욱 신나고 행복해진다. 내가 철이 안 들어 그런가 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아마도 내 생애는 마리암과 같은 출연자를 만나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으로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또 다른 마리암을 만나러 세계를 돌아다닌다. - P73

그런데 세상에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파키스탄 페샤와르로 취재 갔을 때 나는 음악을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로 탈레반이다. 그들은 인간이 즐기기 위해 만든 음악은 신이 금지한다고 주장한다. 흥겨워 어깨를 들썩이고 음악을 흥얼거리는 것은 절대 신이 용납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탈레반은 이런 신념을 곧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음반 가게나 라디오, 텔레비전을 파는 상점에 폭탄 테러를 감행한 것이다. - P140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로 본 전쟁과 전쟁을 겪어 본 아이들 눈에 비친 진짜 전쟁은 많이 달랐다. 우선 그림 속 사람들이 개미처럼 작았다. 반면 무기나 탱크는 사람들에 비해 과장되게 컸다. 내가 그림 전문가 수준의 안목은 아니나, 무기가 사람을 죽일 만큼 어마어마한 화력을 내뿜는다는 것이 아이들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고, 그런 무시무시한 무기 앞에서 인간이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나무와 꽃 같은 아름다운 것을 그려야 할 동심이 전쟁으로 물든 것 같아 안쓰러웠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나라와 어른들 잘못 만나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생과 사를 가르는 전쟁에 노출되었나 싶었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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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05 0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쓴 김영미 작가님은 대단하네요. 저도 못했을거 같아요 ㅎㅎ 정말 폐허속에서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보고서도 전쟁을 계속 하고 싶은지 의문입니다~!!

bookholic 2022-03-05 23:45   좋아요 1 | URL
네, 제 식구들 중에 전쟁터에 취재간다고 하면 도시락을 싸고 쫓아다니며 말릴 듯...
그래도 김영미 님 같은 분이 계셔서 우리가 전쟁의 실상을 알고,
그런 전쟁에 더욱 반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소마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채사장 님의 신간 소식이 반가웠단다. 팟캐스트 <지대넓얇>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 쉽게 인문 지식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을 통해 만났지. 그와 친구들이 진행하던 팟캐스트를 참 즐겨 들었었어. 어느 날 갑자기 그만들 하신다고 해서, 한 동안 쉬다가 시즌 2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몇 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구나. 최근에 나온 책들은 초창기 책들에 비해 임팩트가 좀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쓴 책은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소설은 처음인데,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하더구나.


1.

책 제목은 주인공의 이름이란다. 소마.

소설은 소마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그의 한평생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있단다. 어린 시절 부족 간인지 나라 간인지 모를 전쟁으로 부모를 잃었단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죽고 혼자만 살아남아서, 적국 엘가나라는 장수가 데리고 갔단다. 엘가나는 아데사라는 명문가의 사위였는데, 엘가나의 아내는 한나라는 여자였단다. 엘가나와 한나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고, 그 일로 한나는 늘 신경과민 상태의 우울증을 갖고 있었어. 한나는 남의 집 아이, 그것도 이도교의 아이인 소마를 멀리하고, 아이를 자신의 눈에 띄지 않게 하인들에게 지시를 했는데, 나중에는 그 소마를 잘 보살펴주고 소마를 통해 치유 받게 된단다. 한나는 소마의 이름을 몰랐기 때문에 자기네 식으로 사무엘이라는 이름을 지었단다.

한나의 오빠 바가렐라라는 사람이 있어. 아데사 가문의 실질적인 권력자이자 엄청 무서운 장수이기도 하단다. 바가렐라는 한나가 사무엘을 데리고 있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고, 자신의 막내 아들이자 서자인 헤렌을 엘가나와 한나의 양자로 주었단다. 한나는 무서운 오빠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어. 한나는 소마를 아들처럼 생각했지만, 양자이긴 했지만 아들이 생겼으니 헤렌과 소마를 똑같이 대할 수는 없었단다.

헤렌은 당연한 듯 소마를 시기하고 못살게 굴었단다. 그러다가 작은 트러블이 생겼고, 그 일을 헤렌이 친아버지 바가렐라에게 고자질을 했고, 그 일에 연루되었던 소마를 보살피던 하인을 죽여 버렸단다. 그때 소마도 같이 죽이려고 했지만, 한나가 결사적으로 막아서 간신히 살았단다. 이 일이 있고 소마를 다들 멀리했단다. 잘못하면 또 죽을 수 있으니 말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마는 아데사 가문의 하인이라고 생각했어. 한나만이 아들처럼 잘 보살폈단다.


2.

청년이 된 소마와 헤렌. 헤렌은 친아버지 바가렐라의 빽으로 왕립기사단에 들어가게 되었단다.  한나는 오빠에게 사정사정해서 소마도 뒤늦게 왕립기사단에 들어갔단다. 굳이 헤렌이 몸답고 있는 왕립기사단이었을까. 둘이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닌데 말이야. 소설의 재미적인 요소 때문에 지은이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지만, 현실세계에서 한나라면 이제 헤렌이 떠나고 없으니, 소마를 좀 더 살갑게 대하면서 곁에 두었을 것 같구나.

소마는 왕립기산단에서 네이케스와 고네라는 남매를 만나게 된단다. 그들은 부조리한 이 세상을 바꾸려는 비밀 조직을 갖고 있었어. 소마도 그 조직에 들어갔단다. 그들은 미래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도 할 수 있다면 했단다. 그 중에 하나가 마녀 재판에 끌려온 여인들을 구하는 일이란다. 마녀 재판이라고 하면 중세시대에 실제로 있던 일인데, 마녀로 몰린 사람은 누명을 쓰고 화형을 당했단다. 이런 일이 네이케스와 고네의 눈에는 부조리한 것으로 생각되었고, 그들이 이끄는 비밀 조직은 복면을 쓰고 마녀 재판에 끌려온 여인을 구출하는 일을 가끔씩 했단다.

헤렌이 이 비밀조직의 정체를 알게 되고, 다시 삼촌이자 친아버지인 바가렐라에게 알리고, 바가렐라는 기사단장에게 압력을 가해서, 이 조직은 결국 와해되게 된단다. 네이케스를 전쟁터에 보내 버렸어. 그리고 그들은 불법 단체를 만든 벌을 받게 되는데 소마가 고네를 채찍으로 때리는 벌을 받았어. 그들의 저항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아쉬웠단다. 지키는 대로 소마가 고메를 채찍으로 때렸거든. 물론 고네가 괜찮다는 눈짓을 소마에게 보냈어. 일단 순응하고 다음 기회를 볼 생각을 했는지도 있겠구나. 그런데 그 채찍에 독이 묻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지. 이 일이 있고 소마도 전쟁터로 끌려갔는데, 그곳에서 고네의 죽음 소식을 들었단다. 채찍에 묻어 있던 독으로 죽은 거야.

네이케스도 동생 고네의 죽음 소식을 들었는데, 이 일로 네이케스는 소마를 배신자로 생각했단다. 나중에 만났을 때 소마가 불가피했던 일이고 독이 묻은 줄 몰랐다고 잘 이야기했다면 네이케스도 이해해줄 것 같았는데, 그런 기회가 있을 때도 소마는 침묵했단다. 그저 운명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던 것 같아.

전쟁터에서 소마는 큰 충격을 받는단다. 전쟁을 통해 죽은 사람은 전쟁에 참가한 기사들보다 선량한 백성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그리고 자신의 적국이었던 크레도니아에 투항하였어. 이제 그는 자신의 조국의 적군이 되어 싸우게 되었는데, 그는 크레도니아의 사령관이 되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단다.


3.

그렇게 전쟁과 함께 20년의 시간이 지났어. 소마는 크레도니아의 최고사령관이 되어 있었어. 적국이자 자신의 모국에는 여전히 헤렌이 있었단다. 헤렌과 소마는 적으로 만났고, 결국 소마가 이겼단다. 크레도니아의 정치인들은 소마의 출신성분까지 들먹이며 소마를 의심했어. 거기에 믿었던 이의 배신으로 소마는 죽을 뻔했다가 극적으로 탈출했단다. 그래서 소마는 쿠데타를 일으켰어. 이 쿠데타는 성공하여 정권을 잡고 반대파를 모두 숙청했단다.

소마도 권력 시스템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본능적인 모습을 보여주더구나. 우리 인간들이 자신의 시스템에 순응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야. 그렇게 소마는 세상의 일인자가 되었단다. 그리고 아데사 땅에 돌아갔단다. 자신을 보살펴 주었던 한나의 소식도 궁금하고하지만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았지. 한나는 이미 죽고 없었고, 그 옛날 권력의 중심이었던 바가렐라도 이제 늙은 채 죽어가고 있었단다. 자신과 전투에서 죽은 줄 알았던 헤렌은 폐인이 되어 누군가의 보살핌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으로 살아가고 있었어. 소마는 헤렌을 죽였단다.

계속 극으로 치닫는 느낌을 떨칠 수 없구나. 어린 시절 순순했던 소마가 이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아데사의 저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단다. 그 중심에는 네이케스가 있었어. 네이케스와 오해를 풀 정도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소마는 예전의 소마가 아니었단다. 적으로 만난 소마는 네이케스는 옛친구가 아니고 그저 적군이었어. 네이케스 마저 죽였단다. 둘 간에 대치했을 때 대화를 나눌 만했는데, 아무 말도 없었단다.

이제 그의 적수는 없었단다. 또 세월이 흘렀단다. 일인자가 된 지 10. 크레도니아 곳곳에 기독교 마을이 곳곳에서 생겨났어. 그곳에서 기독교는 이교도였어. 소마는 명령을 내려 기독교 마을을 탄압하라고 했단다. 기독교도들을 모두 죽였어. 어떤 마을은 모든 사람들을 죽였단다. 그 마을에 우연히 살아남은 한 장님 소녀 이오페가 있었는데, 이 소년은 마치 어린 시절 소마를 보는 듯했단다. 소마도 마음에서 혼자 살아났잖니. 자신의 그런 아픈 기억이 있었는데, 그와 똑 같은 만행을 저지르다니그의 오래된 기억도 모두 잊어버린 것 같구나. 소마는 이오페를 데리고 와서 보살폈단다.

이오페가 자라고 이오페는 소마를 마사지해주고 말동무를 해주었단다. 이오페와 함께 하는 시간만이 소마에게 편안함을 주었고, 그 편안함은 사랑으로 발전했단다. 노년에 들어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된 소마. 그런 소마를 정치인들은 불만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어. 그리고 반대 세력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소마를 불구로 만들어 내쫓아버렸단다. , , , 입을 모두 망가뜨려 소마는 말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고 냄새도 맡지 못했어. 그에게 남은 감각은 촉각뿐이었지그렇게 불구의 몸이 된 소마는 내면의 세계에서 고통 속에서 죽어가게 된단다.

비록 소설이지만. 소마의 행동에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았단다. 약간은 답답한 캐릭터였어. 일인자로 최정상에 있을 때조차 그는 세상의 문을 닫고 혼자만의 세상을 구축한 것 같았어.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폭력적인 세상에 적응했던 그가 자신의 세력을 구축을 하지 않았다니 이해가 좀 안 가는구나. 그러니 쿠데타로 수십 년 쌓아 올린 권력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말지

채사장 님이 이 소설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단다. 소마가 커가면서 나이 먹으면서 영혼이 성숙했다고 볼 수는 없고, 더 사악해지고 탐욕적으로 바뀌는 모습만 보였거든. 그걸 반면교사 삼으라고 그런 캐릭터를 만드신 건지이런 저런 궁금증이 많이 생긴 채 책을 덮었단다.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아버지는 밤새 신을 태웠다.

책의 끝 문장: 그즈음 북쪽 평원에서 다시 늑대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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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그는 <봄은 가장 잔인한 계절입니다!>라고 말하고 카페에 들어갔지요. 사람이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아야 하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실은 나도 봄에는 신경질적으로 됩니다. 나도 봄이 일깨워 주는 곱고 진부한 추억과 감정 때문에 혼란에 빠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봄을 욕하고 경멸할 생각은 없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봄을 대하면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봄이 지닌 순수한 자연성과 의기양양한 청춘 앞에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달베르크가 이런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것에 대해 그를 부러워해야 할지, 경멸해야 할지 잘 모르겠군요……


(51)

아시다시피 사람들은 중요한 것에 대해 말하는 법이 없고, 근본적으로 아무래도 상관없는 소재만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미학적 형상물을 만들어 내려면 유희적이면서도 차분한 태도로, 우월한 입장에서 이러한 소재를 짜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당신이 말하려는 내용에 너무 집착해서, 그로 인해 당신의 가슴이 너무 따뜻해진다면 당신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 것이 분명합니다. 당신은 격하게 되고 감상적으로 되며, 다듬어지지 않은 것, 아이러니가 결여된 것, 양념이 덜 된 것, 지루하고 진부한 것이 나오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냉담한 반응만을 보일 거고, 결국 당신은 좌절하여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 겁니다……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거니까요, 리자베타. 감정 말입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감정은 언제나 진부하고 쓸모없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망가진, 우리의 정교한 신경 조직의 발끈하기 쉬운 예리함과 차가운 황홀함만이 예술적인 것입니다. 우리 예술가들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거나 비인간적으로 될 필요가 있습니다.


(55-56)

하지만 예술가란 어떤 존재인가요? 안일하고 지적인 사고를 하는 일에 게으른 인류가 다른 질문과는 달리 이 질문에는 말할 수 없이 끈질긴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그런 건 하늘이 내린 재능이야!> 어떤 예술가에게 감명을 받은 착실한 사람들은 이렇게 겸허하게 말합니다. 이들의 선량한 견해에 따르면 명랑하고 고상한 감명을 주려면 그 원천인 예술가도 틀림없이 명랑하고 고상할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그리하여 예술가의 이러한 재능이 극히 사악한, 극히 미심쩍은 <재능>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예술가들이 쉽게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한 양심에 거리낌이 없고 자아 존중감이 건실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59-60)

그럼, 아까 말한 <인식>의 문제로 돌아가서, 천성적으로 선량하고 온화하며 호의적이고, 약간 감상적이면서 남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혜안이 있어서 심신이 지친 나머지 파멸 상태에 이르게 된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세상의 슬픈 일에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관찰하고 주의 깊게 살피며,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일이라도 자신의 사고 체계 속에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 말고도 존재의 혐오스러운 허구에 대해 벌써부터 도덕적인 우월감에 가득 차서 기분이 좋은 척해야 합니다 , 물론 그래야지요! 하지만 표현의 즐거움을 누리다가도 가끔씩 이런 일이 당신에게 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을 겁니다.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말은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말일까요? 모르겠습니다.


(61)

진지하게 말하자면, 문학 언어가 우리의 감정을 그토록 신속하고도 피상적으로 처리하는 데는 얼음같이 차디찬, 화가 날 정도로 불손한 사정이 숨어 있는 겁니다. 당신의 가슴이 너무 벅차오르면 당신은 어떤 감미롭거나 숭고한 체험에 온통 사로잡혀 있다고 느낄 겁니다. 이때는 더 이상 간단한 일이 없습니다! 글쓰는 문사(文士)한테 가면 모든 거시 순식간에 정리되어 나올 겁니다. 그는 당신의 문제를 분석하고 명확히 표현하여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견해를 표명할 겁니다. 이 모든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여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는, 그에 대한 감사의 인사말도 듣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68)

있을 것 같기도 해요. …… 토니오, 난 당신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들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오늘 오후에 한 모든 말에 알맞은 대답을 해 드리지요. 그리고 그것이 당신을 그토록 불안하게 만드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기도 합니다. , 그럼 말하지요! 그 해답은 지금 이곳에 앉아 있는 당신은 누가 뭐래도 한 사람의 시민이라는 사실입니다.”

내가요?” 그는 이렇게 물으며 약간 주저앉는 듯했다.

그렇지 않아요? 충격이 크겠죠. 또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그러니 형량을 조금 줄여 주려고 합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당신은 <길을 잘못 든 시민>입니다, 토니오 크뢰거-<길을 잃고 헤매는 시민>이지요.”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그는 단호한 태도로 일어서더니 모자와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고맙습니다. 리자베타 이바노브나. 이젠 안심하고 집에 갈 수 있겠습니다. 난 처리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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