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56호 - 2017년 9월~10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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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녹색평론 156호를 읽었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아빠는 전폭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어. 어떤 일에 있어서는 간혹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시험을 봐도 100점을 받는 것은 어려운 거잖아. 그래서 전체적인 면에서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간혹 실수를 한 것 가지고 침소봉대해서 비난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 이미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런 우를 범했잖아. 아빠는 그때 진보 언론들이 얼마나 미웠는지 모른단다. 전체적인 숲을 봐주어야 하는데.. 세세하게 나무를 보고, 나무 하나가 죽었네, 나무 하나가 시들었네

이번 문재인 정부은 제발 큰 그림으로 평가해 주었으면 좋겠어. 간혼 실수에 대한 지적을 하더라도 차가운 비난이 아니라 따뜻한 감쌈으로 평가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야. 녹색평론도 그런 논조로 현정부를 평가했으면 좋겠구나. 그런데, 아빠는 그것은 조금 뒤의 일이고현시점은 전 정부와 전전 정부의 적폐 청산하는데, 언론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그 적폐 청산이 완전히 끝내야만 진정한 문재인정부의 시작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녹색평론을 비롯한 진보 언론들은 이전 두 정부의 적폐청산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MBC KBS의 파업이 노조의 뜻대로 끝이 난다면 전 정부들의 적폐청산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그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단다.

 

1.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어느덧 5달이 넘었구나. 이번 녹색평론은 문재인 정부 출범 3달을 간략히 평가하는 글로 시작했단다. 지난 9년간 엉망진창 없는 게 나았던 정부에서 살다 보니, 상대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더 잘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원래 실력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해. 녹색평론에서도 문재인 평가에 대해 나쁘지 않았어. 붙임글로 샤드 배치에 대한 인색한 평가도 있었지만 말이야.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취임하고 먼저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 그 전 정부와는 달리 노동자 그것도 을 위한 정책이었고 그것이 이번 정부의 색을 보여준 것으로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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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취임한 지 석 달이 가까워 옵니다만, 지금까지의 그의 언행은 국가권력을 사익을 위해 사용해온전임자들과는 무척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운영의 책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 대한 설명책임과 시민들과의 격의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시점에서 국가에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돌보는 것임을 잊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하여 취임 직후 그가 가장 먼저 발표한 정책제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그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국회 안팎에 아직 광범하고 뿌리 깊게 포진해 있는 기득권세력과 수구 언론들의 완강한 저항과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하는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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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연설을 통해서 자신은 촛불혁명의 결과로 대통령이 되었다고 이야기했어. 촛불 혁명 같은 것도 안 일어나는 상황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나라의 잘못된 지도자를 평화로운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 바꿨다는 것에는 우리나라의 국민으로써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라 생각했어. 전세계에서 촛불혁명의 성공을 관심 있게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단다. 특히 최근처럼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징후를 보이고, 세계 곳곳에서 극우 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야. 우리나라의 이런 사례는 쇠퇴하는 민주주의에서 피어난 희망이 아닐까 싶구나.. 그리고 이런 촛불 혁명의 기세가 이번 정권 5년에 그치지 않고,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단다.

 

2.

선거철만 되면 경제민주화라는 말을 참 많이 듣게 된단다. 왜 이런 말이 나올까. 우리나라는 분명 민주주의 국가잖아. 나라의 대표도 투표를 통해서 뽑고.. 하지만, 경제계는 어떨까?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회사 안은 과연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 아직 경제계에서는 소수 권력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란다. 그 안에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합리적인 못한 일이 일어나도 참는 경우가 많아.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면 정치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경제 민주주의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거야. 경제민주화를 쉽게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모든 구성원의 살림살이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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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그래서 예컨대, 제대로 된 일자리도 만들고 노동시간도 단축하고, 청년들이 자신의 꿈에 따라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도 고른 대우를 받으며,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들의 경영 참가도 적극 보장하고, 주거나 교육, 의료나 노후 문제를 사회 공공성 차원에서 해결해내는 새 해법들이 나와야 해요. , 경제민주화란 살림살이를 행복하게 하자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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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경영 참여도 적극 보장하고천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는구나. 이번 녹색평론에는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인 강수돌 교수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대담을 실었는데, 정치와 경제민주화가 정말 이루어진다면 삶은 어떻게 바뀌느냐는 답변을 읽다 보니, 이게 가능한가? 싶더구나.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대통령 한 명 바뀌었다고 해결될 것 같지는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릴 거야. 그래도 정치 민주주의도 이루어냈으니, 경제 민주화도 언젠가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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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정치,경제 민주화가 이뤄진다면 일반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지겠죠. 아이들은 아무 두려움 없이 꿈을 꿀 수 있고, 어른들은 아무 두려움 없이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겠죠. 더 이상헬조선이 아니겠죠. 물론 이 모든 건 지난한 과정이라 긴 시행착오와 학습과정이 필요해요. 시간도 걸리죠. 중요한 건 나부터 깨어난 시민으로 성장하고 성숙하면서, 또 여럿이 더불어 토론하고 여론을 만드는 거죠. 또 현 선거제도의 맹점을 고쳐나가면서(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등의 도입을 통해), 정치,경제 민주화의 의지와 비전을 가진 사람들을 선거에서 뽑아야죠.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도 정치,경제에 더 많은 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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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근 녹색토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숙의 민주주의란 것이란다. 숙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는 전에 이야기했으니 이번에는 따로 하지 않고, 숙의 민주주의와 함께 따라오는 공론조사란 것에 잠깐 이야기 볼게. 우리가 어떤 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생각하는 바라를 조사하는 것을 여론 조사라고 해.. 하지만 백성들이 그런 정책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대략적인 느낌이나 TV 등 언론에 비친 것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야. 그러니 언론이 여론을 조장한다는 소리도 있잖아. 국가에서 어떤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는 여론이 중요한 것이고 말이야. 하지만, 여론은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언론 등에 의해 조작될 수가 있어. 그런 것에 대안으로 뽑히는 것이 공론조사란 것이 있단다. 국민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정책에 대해 공부도 하고 토론을 해서 정책의 이해도를 높인 다음 정책에 대한 투표를 하는 것이란다. 그렇게 뽑힌 사람들은 전체 국민들을 대표하게 되고, 여론 조사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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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왜 많은 나라가 공론조사를 정책결정에서 주요한 기준으로 활용할까? 그 이유는 공론조사 방식이 갖는 탁월한 장점 때문이다. 공론조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쟁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1차 조사 결과의 의견 분포 및 인구통계학적 특성(지역별, 계층별, 성별, 세대별 등)과 일치하는 토론 참여자 표본을 선발한다. 표본은 많을수록 좋지만 토론 장소의 협소성과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어느 정도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우리나라 핵발전소 문제에 있어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301~501명 정도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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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얼마 전에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했던 시민회의와 비슷한데, 공론조사는 특별한 정책이나 사안이 있을 때 그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니까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단다. 결정하는 방법에서는 배심원 제도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이런 제도들이 있다면 민주주의의 왜곡을 보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요즘 시민회의, 추첨 민주주의, 숙의 민주주의, 공론 조사 등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대의 민주주의에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좀 실시되었으면 좋겠구나.

..

여러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도 공론조사를 도입하겠다고 했어. 이 책을 읽고 얼마 뒤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 6호기에 대한 공론화위원회가 만들어져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 홈페이지(http://www.sgr56.go.kr/npp/index.do)도 있어 들어가보니, 많은 글들도 올라와 있었어. 진작 이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아빠도 시민참여단에 참여해볼 걸 그랬어. 이런 공론화가 우리나라에서도 하다니.. 일 년 전이라면 생각도 못했을 텐데정말 짜릿하더구나. 이게 진정한 나라이고, 진정한 지도자가 아닐까 싶구나. 이번 공론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공론화의 첫 번째 주제로 원자력 발전소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 아닌가 싶구나.

 

4.

아빠가 좋아하는 조선시대 사람 상위 랭크에 차지하는 사람 중 한 명이 허균이란다. 그 허균이 녹색평론에 나타났단다. 연재 <스승과 제자> 코너에 이달과 허균과 허난설헌으로 소개되었어. 아빠가 허균과 그의 누나 허난설헌도 좋아해. 그리고 그들의 스승인 이달그들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인데도 또 읽으니 또 반갑더구나. 허난설헌의 본명이 허초희란다. 난설헌은 한자로 쓰면 蘭雪軒. 여름에 자라는 난초가 겨울에 잘못 피었다는 뜻이라고 하는구나. , 시대를 잘못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이지. 그래도 남편이라도 잘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또는 어린 두 아이를 잃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허망하게 죽지 않았을 텐데스물일곱 살 짧은 삶을 살다 간 허난설헌. 그래서 더욱 애잔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아. 허균도 누이가 죽고 났을 때 깊은 슬픔에 빠졌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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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99)

동생 허균은 그때의 일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누이가 생전 꿈에서 받아 적은 시에푸른 바다 아득히 요해에 잠기고 푸른 난새 채색 봉황에 기대었는데 붉은 연꽃 스물일곱 송이 서리 내린 차가운 달빛 아래 떨어지네라고 하더니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3 9를 곱하면 27로 누이의 나이와 같다. 사람의 일이란 미리 정해진 운명이 있어 피할 수 없음이 이와 같단 말인가?

 

또 평하기를,

 

  누이의 시는 모두 천성에서 나온 것이다. 유선시를 즐겨 지었는데 시어가 모두 맑고 깨끗하여 익힌 음식을 먹는 속인들은 따라갈 수 없다. ()도 우뚝하고 기이한데 사륙문(四六文)이 가장 좋다. 백옥루상량문이 세상에 전한다. 둘째 형(허봉)은 일찍이, “난설헌의 재능은 배워서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 이백과 이하가 남긴 노랫말을 읊은 것이다라고 평했다. , 살아서는 부부 금슬이 좋지 못했고, 죽어서는 제사 받들 자식이 없으니 아름다운 구슬이 깨져버린 원통함이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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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과 허난설헌의 재능을 타고난 것도 있지만, 그 타고난 재능을 꽃피우게 된 것은 스승 이달의 힘이 컸단다. 이달 또한 글짓기의 최고 소유자였으나, 서출 출신라서 대우를 받지 못했단다. 허균의 형 허봉이 이달과 친하게 지낸 친구였고, 이달의 능력을 알아보고 자신의 동생들을 맡기게 된 것이야. 이달과 허균, 허난설헌은 좋은 선생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구나. 너희들도 앞으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될텐데,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면 좋겠다고 하면 아빠의 욕심일까?

 

5.

최근에 출간된 황석영의 자전적 소설 <수인>이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하더구나. 이번 녹색평론에서도 그 소설과 황석영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어. 그런데 아빠가 속이 좁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2009년 이후 황석영의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어. 아빠가 이명박을 정말 얼마나 싫어하는데, 그와 행보를 같이 하다니더욱이 아빠가 그 전까지 황석영의 소설들을 얼마나 즐겨 읽었는데 말이야. 노후대책으로 썼다고 해서 삼국지 전질도 기분 좋게 사주고 그랬는데…. 진보 성향의 작가로 분류되던 황석영이 MB에 붙었다? 그때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단다. 그 이후로 황석영에는 관심을 끊고, 그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어. 그렇게 관심을 끊어서 황석영과 MB 사이가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단다. 그래서 그의 최근 신간 <수인>이 좋은 평을 받고 있지만, 아빠는 끝내 읽지 않을 것 같단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압축했다고 하던데, 그런 책이 어디 그 책뿐이겠는가?

이 책에 나온 다른 이야기들도 좀더 하고 싶지만, 오늘은 글이 잘 안 써지는구나. 아빠의 글이 늘 졸필이긴 하지만, 그래도 술술 두들길 때도 있는데, 이번주는 회사일에 스트레스를 좀 받아서인지,

머릿속이 콱 막힌 느낌이야오늘은 이만 줄일게. 주말이구나. 신나게 놀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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