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
리처드 파인만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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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노벨 물리학상을 타기도 했던 파인만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단다. 파인만이 유명해진 것은 아무래도 그 어려운 현대물리학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설명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구나. 그것을 바탕으로 대중들을 상대로 한 책들도 많이 내놓았거든.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파인만의 책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단다. 아빠가 최근에 양자역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책 제목에 양자라는 제목이 들어간 책들에 관심이 가고 있어. 이 책은 몇 년 전에 구매했다가 책장에서 색이 바래가다가 양자라는 단어가 책제목에 들어가 있어서 이번에 아빠의 부름을 받고 책장에서 소환되었단다.

책제목에 있는 영어 QED Quantum Elecrodynamics의 줄인 말로, 우리나라 말로 양자전기역학이라는 것이거든. 그럼 양자역학과 양자전기역학은 무슨 차이가 있냐? 양자역학은 아빠가 몇 번 이야기한 것처럼 원자의 움직임, 그 중에서도 전자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이잖아. 그런데 양자전기역학이란 것은 빛과 물질, 여기서 물질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전자를 이야기하는데, 아무튼 그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이야기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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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모든 화학적 현상과 물질의 다양한 성질을 모두 설명할 수 있었으므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빛과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아 있었다. , 전기와 자기에 관한 맥스웰의 이론도 양자역학이 제시한 새로운 원리에 부합되도록 수정이 가해져야 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 일단의 물리학자들에 의해 1929년 빛을 보게 되었으며, 거기에는양자전기역학이라는 끔찍한 이름이 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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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도 어려운데, 양자전기역학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설명하겠다니무모한 도전은 아닐지

1.

그런데 그는 왜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려고 할까? 양자전기역학은 이 세상 대부분의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있어서야. 파인만이 이야기하기를,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연현상을 양자전기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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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양자전기역학이 얼마나 많은 자연현상을 설명해낼 수 있는지를 상기해보자. 아니, 거꾸로 말하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 양자전기역학은 몇 가지를 제외한 모든 자연현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 몇 가지의 예외란 여러분을 의자에 붙잡아두고 있는 중력현상과(물론 내 생각에는 중력과 연사에 대한 예의가 혼합된 현상이지만) 핵자의 에너지 준위를 변형시키는 방사능 현상이다. 만일 우리가 중력과 방사능(정확하게는 핵물리학)을 제외한다면, 자동차의 엔진에서 끓고 있는 가솔린, 거품 현상, 소금과 구리의 딱딱한 성질 및 강철의 견고한 구조 등은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생물학자들은 생명현상까지도 가능한 한 화학적 원리로써 설명하려고 하는데, 내가 이야기한 대로 화학보다 더욱 근간을 이루는 이론은 양자전기역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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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전기역학이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했으니까, 먼저 빛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지. 현대물리학을 이야기할 때 빛의 정체가 꼭 나오는구나. 빛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같이 띤다고 했잖아. 그런데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빛이 입자성, 그러니까 광자덩어리라는 것을 머릿속에 심어 놓아야 해. 그리고 그 광자덩어리들의 움직임을 화살표로 표시해서 그 어려운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기 시작한단다.

가장 먼저 설명하는 것이 부분반사에 관한 설명이야. 빛이 유리를 통과하게 되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통과하고 그러는 것이 부분반사인데, 평상시 우리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데, 파인만 같은 과학자들은 그런 현상들에 의문을 품고 왜 그렇게 되는지 연구를 하나 보다. 과학자의 자세. 빛이 광자덩어리라고 했으니까, 부분반사가 일어난다는 것은 어떤 광자는 흡수되고, 어떤 광자는 반사되어 튀어나오는 거야.

왜 그럴까? 그리고 유리에 따라 튀어나오는 광자의 수가 다르고심지어 같은 유리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튀어나오는 광자의 수가 다르게 돼. 정말 생각해보니 부분반사라는 것 하나도 엄청 신기한 현상이구나. 이 부분반사도 화살표 하나로 설명을 하더구나. 그러면서 빛이 유리면에서 반사되는 것이 엄청나게 복잡한 현상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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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유리면에서 반사되는 것은 사실 엄청나게 복잡한 현상이다. 실제로 조그만 유리조각 속에는 끔찍하게 많은 전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여기에 광자 하나가 들어오면 그것은 유리표면에 있는 전자뿐만 아니라 유리 속에 있는 전자들과 상호작용을 주고받는다. 광자와 전자가 복잡 미묘한 춤을 추고 그 복잡한 중간 과정을 거쳐 나타나는 결과는 마치 광자가 유리의 표면에서 반사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당분가 빛이 유리의표면에서반사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 문제를 쉽게 다루기 위한 편법이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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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빛의 성질인, 빛은 직진한다.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같다이것은 편의상 대충 이야기한 것이지, 빛은 정말 복잡하게 운동하고 있다고 해.

2.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면서 화살표로 설명하는 것은 방향성과 크기를 설명하는데 화살표가 편하기 때문인 거야. 문득 고등학교 물리시간과 수학시간에 배운 벡터가 떠오르더구나.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갖는 물리량 벡터. 그러고 보니 이 책에서 설명하는 화살표의 합성이 고등학교 때 배운 벡터의 합성과 같더구나. 파인만이 수식을 모두 걷어치우고 화살표의 방향과 길이로만 쉽게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구나. 읽다 보면 이해가 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그러다가 파인만은 자신의 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해서 아빠도 위안을 삼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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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오늘은 조금 어렵다고 할 수 있는 양자전기역학이론의 핵심을 다루기로 한다. 나의 두서없는 강의를 듣기 위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지금 청중석에는 낯선 사람들도 여기저기 보이는 것 같다. 미안한 말이지만 처음 참석한 사람들은 어쩌면 이 강의가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참석한 사람들도 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기는 피차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첫날 말했던 바와 같이, 자연을 설명하는 매커니즘 자체가 일반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것이므로 실망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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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지 못하면 어떠하리..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양자전기역학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잖아. 그 빛을 이루는 광자덩어리들의 복잡성 때문에 양자전기역학이라는 것은 무척 어려운 거야.. 그리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자연현상과 이 세계는 복잡미묘한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잖아. 세상은 복잡하니 너무 이해하려 하지 말라는 교훈을 하나 얻은 것 같아. ㅎㅎ 너무 자기합리화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구나. 한방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양자역학에 관해서는 길게 보자꾸나.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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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순한 행위로부터 생성된 이 세계가 그토록 복잡 미묘한 이유는, 엄청나게 많은 광자들이 서로 뒤엉켜서 간섭현상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의 기본 행위는 단지 실제의 세계를 분석하는 출발점에 불과하다. 또한 계산이 불가능한 복잡한 광자 교환이 진행되고 있는 영역에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큰 사건들을 구별해낼 수 있는 경험적 지식이 필요하다. 이리하여 우리는 자연의 깊숙한 배후에서 진행되고 있는 복잡한 과정을 근사적으로 묘사하는 굴절률, 압축률, 원자가 등의 거시적 개념들을 도입하게 되었다. 이것은 일종의 체스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체스 게임의 규칙은 단순하고 기본적이지만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각 말의 특성과 배치 상황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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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만 마칠게오늘 독서편지는 다시 읽어봐도 책의 핵심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것 같구나. 이해해주렴.

PS:

책의 첫 문장 : 앨릭스 머트너는 물리학에 대단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으며 종종 내게 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했다.

책의 끝 문장 : 책 출판업보다는 물리학이 더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와 같이 미시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너무나 이상했기 때문에, 뉴턴의 물리학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이론을 찾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원자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던 상식적인 생각들을 모두 떨쳐 버려야만 했던 것이다. 마침내 1926년에 이르러 물질 내부의 전자가 취하고 있는’전혀 새로운 형태’의 운동을 설명해주는 ‘비상식적인 이론’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것은 언뜻 보기에 터무니없는 이론이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양자역학이라고 불리는 이론이 바로 그것이었다. ‘양자 quantum’라는 말 자체가 상식을 거스르는 이상한 자연현상을 지칭하고 있으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 이상한 자연현상에 관한 것이다.
- P26

빛에 관한 또 하나의 중요한 성질은 단색광의 부분반사현상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지난 첫 번째 강연에서 논의되었다. 유리판의 한 쪽면에서는 입사된 광자의 평균 4%가 반사되었다. 이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신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광자가 유리면에서 반사될지, 아니면 통과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유리판의 두 번째 표면, 즉 아랫면까지 고려한다면 문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윗면에서 4%가 반사되고, 윗면을 통과한 96% 중의 4%가 아랫면에서 반사되어 반사된 광자의 전체 비율은 약 8%가 되리라는 상식적인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것은 유리판의 두께의 따라 0%에서 16% 사이를 오락가락 하였다. - P70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빛은 직진한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에게 친숙한 현상을 편의에 따라 대충 서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거울에서 빛이 반사될 때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 P96

이것이야말로 자연의 신비한 조화이다. 어느 길로 광자가 지나갔는지 알기 위해 별도의 검출기를 설치하면 광자의 경로는 알 수 있지만, 그 순간 경이로운 간섭효과는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광자가 지나간 길을 보여주는 검출기를 제거하면 간섭효과는 다시 나타난다! 정말로 신기한 일이다! 광자가 우리를 놀리고 있는 것일까?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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