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일 년 전쯤에 알게 된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을 다시 한번 읽었단다. 일 년 전에 읽은 것은 <Go>라는 소설이고, 이번에 읽은 소설은 <플라이, 대디, 플라이>라는 소설이란다. 일본 작가이긴 하지만, 그는 재일교포란다. 아빠가 작년에 읽은 <Go>라는 소설도 자전적 요소가 들어있는 소설이었단다. 그가 재일교포라서 이번에 읽은 <플라이, 대디, 플라이>라는 소설에도 재일교포가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해. 아빠는 지난번 너희들과 함께 캠핑 갔을 때 가볍게 읽으려고 챙겨갔던 책이었단다. 누군가에게 마구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었지만, 여행길에 가볍게 읽기 적당했던 책이라고 이야기하고 싶구나. 이 소설은 이미 10여 년 전에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졌었다고 하는구나. , 그럼 이제 소설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줄게.

 

 

1.

스즈키 하지메. 47. 아주 평범한 회사원. 늘 야근에 시달려서 밤 10시나 되어야 퇴근하는 남자. 아내 유코와 고등학생인 딸 하루카가 그의 유일한 삶의 이유그런데 어느날 집에 오니 아무도 없었어. 불길했지. 아내의 쪽지. 하루카가 병원에 갔다고딸을 사랑하는 아빠들의 마음은 모두 똑같애. 스즈키는 바로 병원으로 향했어. 어떤 놈한테 폭행을 당했다고 했어. 그 상처가 좀 심해서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했어. 그놈은 이시하라라는 고등학생인데, 그 병원에는 그 남학생의 학교의 교감선생님과 지도선생님까지 와 있었어. 교감선생님은 선처를 구하면서도 그 일을 남자와 여자 간에 흔히 있는 일로 치부하면서 돈으로 합의를 하자고 했어. 둘이 노래방에 갔다가 시비가 붙어서 맞았다고 했어. 하루카가 그렇게 낯선 남자와 같이 노래방에 갈 아이가 아닌데

스즈키는 제대로 말도 못하고 돈을 받아버렸어. 그리고 그들은 가버렸어. 함께 있던 가해자 남학생은 하나도 미안하지 않는 말투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고, 무시하는 듯한 모욕적인 시선을 던지고 가버렸어.

..

며칠 뒤 스즈키는 분식집 텔레비전에서 그놈을 보았단다. 딸 하루카를 때린 그놈. 그놈은 유명한 고등학교 복싱선수로 3연속 우승을 차지한 놈이었어. 그놈이 인터뷰를 하고 있었고, 병원에서 본 교감 선생과 지도 선생도 같이 인터뷰를 하면서 그놈이 착하고 성실한 학생인 것처럼 이야기했어. 그놈의 부모는 유명한 영화배우들이기도 했대. 그 텔레비전 속 그의 위선적인 모습과 자신이 당했던 모욕이 떠오르고, 아직 병원에 누워있는 딸을 생각하니 갑자기 복수심에 확 올라왔단다. 그래서 앞뒤 안 가리고 부엌칼을 들고 그놈의 학교로 무작정 찾아가서 그놈을 찾았으나

아차, 그 옆에 있는 다른 학교를 찾아갔던 거야. 그리고 그곳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녀석들을 만났어. 박순신이라는 한국인, 오카나와 족인 이다라시키, 아이누 족인 가야노, 그리고 야마시타와 마나가타가 그들이었단다. 그들은 삼류고등학교에 다시는 말썽쟁이처럼 보였어.

 

 

2.

박순신과 친구들은 스즈키의 이야기를 들었어. 그러자 박순신은 스즈키를 도와준다고 했어. 하지만 칼은 안 된다고 했어. 정정당당하게 주먹으로 해야 한다고 했어. 그런데 평범하고 배 나온 40대 직장인과 고등학생 복싱 챔피언과? 뻔한 대결이겠지. 하지만 박순신은 한달 뒤에는 다를 수 있다고 했어. 스즈키는 하겠다고 했어. 딸을 위한 복수인데 뭔들 못하겠어.

그 다음날부터 한달 반 동안의 지옥훈련이 시작되었어. 회사에 휴가도 냈어. 40대 중반의 회사나 왔다갔다 하는 사람의 체력을 아빠가 잘 알지ㅎㅎ 저질체력의 스즈키박순신은 스즈키에게 기초체력 키우기부터 체계적으로 훈련을 시켰어. 박순신의 특이사항은 책을 좋아해서 늘 책을 읽으면서 훈련을 시켰다는 점이야. <Go>라는 소설에서도 주인공이 책을 엄청 좋아하는 캐릭터였는데, 이 소설에서도 주인공을 그런 캐릭터로 잡았더구나. 그래서 박순신이 그냥 싸움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지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했어.

꾸준한 노력만큼 위대한 것은 없었어. 스즈키는 박순신이 짠 훈련계획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몇 십 년 동안 숨어있는 근육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기초체력이 어느 정도 되고 나서는 순발력을 키우는 훈련도 했어. 그리고 약속했던 한달 반의 시간이 지났어. 그 동안 아내 유코에게는 이 사실을 숨기고 있었는데, 사실 아내 유코는 이미 알고 있었어. 박순신이 몰래 찾아와 유코에게 식단을 주었다고 하는구나. 스즈키의 몸을 위한 식단 말이야. 그리고 박순신과 친구들이 하루카 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그날 있었던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어. 하루카는 친구 따라 노래방에 갔다가 처음 보는 이시하라가 집적대는 것에 대해 거절하다가 일방적으로 맞은 것이라고 말이야.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즈키는 다 알고 있었어. 자신의 딸이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야.

, 결전의 날…. 박순신과 친구들은 스즈키와 함께 이시하라의 학교로 갔단다. 그리고 그놈과 스즈키의 대결어떻게 되었을 것 같아? 그래, 이 소설은 해피엔딩이야. 스즈키는 멋지게 이시하라를 때려눕혔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세상의 모든 아빠는 같은 마음을 가졌을 것 같구나. 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는 마음비록 딸의 복수를 위해서 운동을 시작한 것이지만, 그 운동을 하면서 스즈키는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지 않았나 싶구나. 복수는 끝이 났지만, 그는 다시 배 나온 40대 전형적인 중년남자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책의 마지막 문장처럼 그는 지금보다 더 높이 날아가려고 하지 않을까 싶구나.

아빠도 40대 중년 남자. 아빠도 스즈키와 같은 원인 제공의 일은 없지만, 불어난 몸무게 때문에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운동하다가 다친 어깨가 쉬이 낫질 않는구나. 이 책을 읽으니 더욱 운동하고 싶구나. 걷기나 열심히 해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나는 샐러리맨, 마흔일곱 살. 성은 스즈키, 이름은 하지메.

책의 끝 문장 : 지금, 날아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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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8-10-26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넘 좋아했던 가즈키 소설들... 다시 읽고 싶네요 !!

bookholic 2018-10-28 23:02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두 권 읽었는데, 천천히 하나씩 읽어보려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