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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 나만의 잉여로움을 위한 1인용 에세이
이영희 지음 / 스윙밴드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책이 재밌으면 나타나는 현상.
1. 이 책을 쓴 작가를 만나고 싶다.
(만나서 뭘 할진 모르겠지만 그냥 만나고 싶음)
2. 이 책이 끝나지 않았음 좋겠다.
(책이 한 장 한 장 넘어갈때마다 아쉬움)
3. 서평 쓰기가 막막해진다.
(좋았던 부분이 많아서 정리하기가 막막)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3가지-
이 책은 유독 광고를 많이 했었다.
이 책의 소개를 본 것도 잡지였는데,
이 잡지 - 저 잡지에 하도 많이 나오니까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나도 궁금하더라.
읽고 나니 왜 그렇게 추천을 많이했는지
공감이 갔다.
만약 내 돈주고 책을 사서 봤는데
광고만 할 뿐 별볼일 없는 책이었다면
정말 정말 후회했을 것 같은데 -
이 책은 만족도 100%
내 취향과 내 성격과 너무 잘 맞는
작가의 삶이라 공감 100%
이 책에서 유독 엇? 이거 난데? 싶은 내용이 많았다.
작가랑 비슷한 성향을 가져서 그런가
왠지 내 생각을 혹은 내 삶을 일목요연하게
작가가 정리한듯한 기분?
나도 무언가를 결정할 때 망설임이 많은 편이고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하느라 결정이 늦거나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긴 고민시간에 비해 포기는 재빠른 편이라 ㅋㅋ 너무 공감이 갔다.
어쩌면 행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라는
그 명확한 목적의식이
우리를 행복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공감됐던 내용
결국 우린 '행복해야 해' 라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더 불행하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건 아닌지-
예기치 않게 찾아온 것들에 감격하고 놀라고
그러면서 행복을 느끼면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을 떠다니는 단어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찾아가는 일.
그래서 차곡차곡 한 권의 사전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인생 아니겠느냐고.
너무 좋았던 대목-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이 뭐냐고 물으면
여기라고 대답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
이 책의 전개는 작가의 생각과 삶을 이야기하면서
작가가 봤던 일본 만화라던가 영화라던가 드라마라던가
이런 얘기까지 같이 적절히 버무려서? 소개가 되는데 -
인생을 하나의 사전을 만드는 일에 비유한다는게
참 멋졌다.
결국 그런 것 같다.
사전에 적혀있는 사랑의 정의는 이렇지만 -
내 인생 사전에 적혀있는 사랑의 정의는
결국 사람마다 다르니까.
그래서 블로그 게시판에 인생사전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각 단어에 대한
내 생각을 좀 정리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조만간 해봐야지 -
2015년의 내 인생사전에 적힌 사랑의 정의와
2015년 내 인생사전에 적힌 사랑의 정의를 비교하고 싶다.
"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 는 아이에겐
" 팬 질 한번 해보렴 " 권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나도 적극 찬성 -
내가 신화 좋아하면서 배웠던 포토샵이며,
html 등등 팬질하면서 배운 것들이
그 때는 부모님들 보시기에 걱정거리 일 수 있으나
결국 배운게 써먹힐때도 있다.
나는 어떤 경험도 의미없는 경험은 없다고 믿는 쪽.
" 1년에 이틀 외롭다.
하지만 그 이틀을 위해 나머지 363일을 망칠 순 없다 "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 ㅋㅋㅋ 라는데 -
슬픈건 왜 나도 공감이 갈까.
ㅋㅋㅋㅋㅋ 사실 외로워서 연애를 한다면
안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이틀이 외로운데 굳이 힘들고 어려운 연애를 할 필요 있을까,
결국 외로워서 연애를 하는건 아니란 소리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즐기는 것은,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 행위다.
내가 회사 점심시간에 식사를 잘 안하는 이유
일단 밥을 먹고 나면 오후 일과 시간에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속이 더부룩하고 계속 앉아있다보니 -
거기에 플러스로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없어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건 얼마나 슬픈일이겠어 -
수명 연장의 시대, 누구라도 언젠간 싱글턴(독신자)가 될 것이며,
비참한 싱글턴이 되지 않으려면
일상을 홀로 감당하는 신체적, 감정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
" 너의 고민은 뭐야? "
" 너 "
봐야지 봐야지 하고 미루고 있는
비포 선셋 / 선라이즈 / 미드나잇
이 책은 책 제목처럼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해서
있는 척하며 얘기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본인도 불안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사람이라고 얘기하는데 -
그래서 좋았다.
있는 척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노출하는 모습
그리고 적당한 공감, 끄덕임
그리고 가볍게 읽히는 문체까지.
이 작가의 또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