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평전 - 선지자에서 인간으로
하메드 압드엘-사마드 지음, 배명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중동은 '세계의 화약고'라 불린다. 월드 뉴스를 보면 분쟁과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이스라엘, 서방과의 대립뿐 아니라, 시아파와 수니파 종파 갈등까지. 게다가 9.11 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 조직이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이후 활동이 뜸해지자, 이슬람 과격단체 IS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테러가 서방 세계를 위협하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 일부에선 무슬림에 배타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과 해변에서 부르키니(부르카 + 비키니의 합성어로 얼굴을 제외한 전신 수영복) 복장 금지법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학자와 전공자 중에는 이슬람은 비폭력과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라고 변론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러한 분쟁은 정치 경제적 역학 관계가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무슬림의 양면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과연 이슬람은 어떤 종교인가. 시사적 이슈 외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보지는 않았다. 세계적으로 무슬림 논란이 이슈가 되고 있다. 반면에 코란은 생소하고, 무함마드에 대해선 무지했다. <무함마드 평전>에 눈길이 갔다.



"선지자에서 인간으로"라는 부제처럼 책은 무함마드를 신격화하지 않는다. 2015년 프랑스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헌사로 시작한다. 이슬람을 풍자하다가 IS에게 테러를 당했고, 세계적 이슈가 된 사건이다. 이렇듯 <무함마드 평전>은 기존의 무함마드 전기, 코란, 하디스(무함마드 언행록)를 참고하지만, 비판적으로 인간 무함마드와 이슬람을 바라본다. 그의 심리적, 정신적 결함과 여성 편력까지 추적한다.

무함마드는 사생아로 태어나 미천한 출신으로 살다가, 부유한 과부와 결혼 후에 상단을 이끌며 거부가 된다. 마흔 살이 되자 동굴에서 계시를 받는다. 마치 모세가 호렙 산에서 야훼의 음성을 듣고 이집트로 돌아가 선지자의 생애를 산 것처럼. 저자는 코란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행적을 다룬다. 문제는 초기 메카 시절에는 비폭력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통치자로 추앙받고 영토 확장 전쟁을 일으킨 이후 메디나 시절의 메시지가 다르다는 점이다. 평화적인 초기 설교에 집중하느냐, 호전적인 후기 설교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코란 해석이 갈린다. 테러 단체는 후기 설교에 방점을 두고 지하드(성전)를 지향하는 것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어조에 차이가 있다. 평화롭고 포용적인 메카의 구절들은 서정적이고 명상적이며 묵시록적이다. 메디나의 구절들은 서사적이고 서술적이며 훈계하는 어조다."

-"예식, 여성에 대한 규정, 법 체벌에 관한 장들은 모두 메디나에서 계시되었다. 반면, 관용과 평화로운 공존을 설교하는 장들은 모두 메카에서 혹은 메디나 초기에 계시되었다."

-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하는 장들은 모두 메디나에서 계시되었다. 여기에서도 과격화가 확인된다. 전쟁을 단순히 방어 정책으로 보는 구절들은 메카에서 계시되었고, 모든 불신자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라고 신도들에게 요구하는 구절들은 모두 메디나에서 계시되었다." (p. 257~258)



무함마드 사후 후계자 선정을 두고 분파가 형성된다. 통치자는 반드시 선지자의 혈통에서 나와야 한다는 시아파, 무슬림의 합의와 기타 방법으로 임명 가능하다는 수니파로 나뉜다. 그후 우마미야 왕조 5대 칼리파(무슬림 통치자) 압드 알 말리크 이븐 마르완 시기에 메카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하고, 본격적으로 무함마드 신격화가 이루어진다. 정권 안정의 정치 계산이 고려된 결과였다.



<무함마드 평전>은 무슬림의 성인 무함마드를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루었다. 무함마드와 관련된 무슬림 역사를 통해서 시아파와 수니파가 분리된 계기, 근본주의자, 알 카에다, IS가 어떻게 종교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무함마드가 남긴 메디나 시절 코란 구절을 따르며 서방세계와 지하드(성전)를 벌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물론, 무슬림 테러 단체들은 종교 이면에 정치 경제적 역학 관계를 바탕에 두고 있다. 그러나 뉴스에 나오는 시사적 접근만 접하다 보니, 정작 이슬람에 무지했다. 이번에 <무함마드 평전>을 읽고 선지자 무함마드, 이슬람, 평화적인 무슬림과 근본주의 테러 집단이라는 양면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슬림에 관한 세계적 이슈와 시사 이해도를 높여줄 것이다. 다만, 책은 무슬림 테러가 일어나는 원인에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인간 무함마드에 접근한다. 지나치게 단점과 결함 위주로 편향되게 서술했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반면, 이슬람 전문가인 저자는 이슬람 근본주의자에서 비평가가 된 자전적 이야기를 썼을 만큼, 무슬림 문화와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였다. "선지자에서 인간으로'라는 부제를 단 <무함마드 평전>은 원제가 <무함마드 : 결산>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인간 무함마드에 대한 저자의 사상적 결산이다. 책을 읽어보면 이러한 비판 정신이 단순히 무슬림에 대한 얕은 편견에서 나오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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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9-22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붉은돼지입니다. ^^
저도 저 책을 읽었는데요, 저는 다소 편향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카렌 암스트롱의 <마호메트 평전>도 한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절판이군요..알라딘 중고는 너무 비싸고...ㅜㅜ

캐모마일 2016-09-22 20:53   좋아요 0 | URL
무함마드에 대한 비판서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저도 다른 책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추천 감사드립니다. 아쉽게도 구하기가 어려운가 보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