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잘해줘도 당신 곁에 남지 않는다

 

가짜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행복한진짜 관계를 맺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었다. 전미경 원장님의 신작인 <아무리 잘해줘도 당신 곁에 남지 않는다>인 이 책은 5부로 나눠진 챕터 중 3부까지 제본된 가제본을 미리 만나보았다.

 

인간관계 중에서 가짜와 진짜 관계가 무엇일까?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숙성하듯 관계가 깊어지는 것, 애정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후자의 좋은 관계라면 가짜 관계는 타인과의 갈등 해소에 나의 의도적인 노력을 과하게 쏟게 하고 그렇다고 노력 대비 제대로 된 아웃풋이 나오지 않는 것이 가짜 관계라 할 수 있겠다. 나르시스트, 가스라이팅, 인간관계 대처법 등의 주제에 관심이 많다면 가짜 관계를 맺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이야기했다.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저서답게 상담사례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처지와 상황이 있어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내가 만든 환상에 관계를 맞추지 말 것이라는 주제였다. 왜 내 머릿속이 이렇게 복잡한지 가만히 생각해보았더니 내가 어떤 프레임을 미리 만들어놓고 접근하진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남편과 시댁의 눈치를 보며 살던 A가 변화된 사례를 보며 아이들과 자신만 챙기며 사는 모습에 희열을 느꼈다. 어떤 결론을 내려놓고 거기에 자신의 삶을 뜯어 맞추다 보면 힘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결론의 중심이 타인이라면 새앆대로 삶이 풀리지 않는 것은 다반사다. 대인관계의 명제들을 내가 어찌하기보단 열린 결말을 택하여 걱정과 불안을 줄이고 자유를 얻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를테면 이혼도, 손절도 할 수 있다는 관계의 열린 결말을 여러 선택 중의 옵션으로 넣어 나의 존중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게 된다면 상대의 비합리적인 갑질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표현할 수 있겠다. 또한 갈등을 일으키고 미움을 받더라도 세상이 끝나지 않는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니까.

 

미움받을 용기보다 더 나아간(?) 욕 먹을 용기를 키우는 것이 사랑받고 싶은 마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직장에서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나에게 텃세를 부릴 때 비합리적인 기준에 맞추느라 자기를 비하하지 않을 것,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관심과 에너지를 쏟아 번아웃 상태로 지내지 않을 것, 타인의 시선에 초점을 두어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과 매력을 잃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인간관계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가짜 관계에 애써봤자 내 곁엔 아무도 남지 않음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다.

 

남에게 사랑받기 보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임을 우리 모두 알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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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쩌미 백쩜만쩜 수수께끼 어린이 사전 시리즈 3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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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쩌미 백쩜만쩜 수수께끼

 

아이가 어느날 나보고 수수께끼를 내달라고 했다. 갑자기 물어봐서 생각나는게 없다가 스핑크스의 수수수께끼가 생각나서 이렇게 말했다. “아침에는 네 다리로 걷고, 낮에는 두 다리로, 저녁에는 세 다리로 걷는 것은 무엇일까?” 심오한(?) 물음에 아이는 정답이 뭐냐고 재촉했다. “사람이야, 어려서는 네 발로 기어다니고, 커서는 두 발로 걷다가 늙으면 지팡이를 짚고 걸으니까 세발이지.” 그제서야 납득이 된 아이는 재미있었는지 계속 수수께끼 타령을 했다. 그러다 운명처럼 <민쩌미 백쩜만쩜 수수께끼>를 만났다!

 

민쩌미는 워낙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익숙했는데 수수께끼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책이 나왔으니 아이가 붙들고 있는 건 당연지사였다. 신나서 수수께끼를 끊임없이 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하게 문제와 답만 적혀있는 책이 아니었다. 수수께끼와 관련된 상식이 <상식쑥쑥>이라는 코너로 나와있어서 기억하기 수월했다. 이를테면 계속 거꾸로 자라는 것은?” 이라는 수수께끼의 정답이 고드름이었는데, 고드름의 정의를 비롯해 그것이 생성되는 이유, 모습 등을 자세히 담고 있어 상식이 쌓이는 것이 유익했다. 게다가 일러스트마다 숨은그림찾기가 있어서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흥미를 유발했다. 또한 난이도별로 풀 수 있어서 아직 미취학인 우리 아이는 초급2의 초성 수수께끼퀴즈를 제일 좋아했다. “머리를 감을 때 먼저 감아야 하는 것은?”의 초성 힌트가 인 식이다. 사다리타기나 퍼즐과 같은 형태로 수수께끼가 나와있는 페이지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인상적이었다.

시중의 수수께끼 책과는 차별성이 돋보여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함께 들어있는 부록 <수수께끼 노트>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수수께끼 노트를 만들 수 있어 소장하는 의미가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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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건 좋지만 외로운 건 싫어
황솔아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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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건 좋지만 외로운 건 싫어




목차를 훑어보며 이렇게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은 오랜만이다. <‘손절의 의미>, <내 우정은 휴면상태>, <문어발식 에너지 분산이 필요한 때>와 같이 흥미로운 글자가 내 눈을 사로잡아 나는 재빨리 페이지를 넘겼다. 저자 황솔아 작가의 프로필이 나와 비슷한 연대와 경험을 가지고 있어 더욱 긍정적인 공감이 더해진 건 안비밀.

 

평화주의자이며 내향적인 성향임에도 누군가와 만나면 어색한 기류가 불편하여 낯가리는 성격을 이기며 먼저 말을 거는 모습. ? 이거 나도 그렇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내려가니 저자의 MBTI는 나와 알파벳이 3개나 같았다. 혼자가 좋으면서도 여전히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는 경계성 내향인의 모습도 같았다. 그래도 혼자있는 시간은 가장 좋다. 나만을 위한 사색, 조용한 장소에서의 정적이 나는 좋다. 저자의 가스라이팅 벗어나기프로젝트(?)도 인상적이다. 직장에서 병원 실장과 마주하는 현실에서 피폐한 2년을 보낸 저자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시작을 추진한다. 이직을 준비하며 부족한 자신의 중간관리자로서의 이력을 채우고 병원 전문강사가 되었다! 자신이 준비가 되니 기회가 찾아오는 것은 순리였다. 그러기 위해선 몸과 마음을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드라마 <나의해방일지> 의 대사처럼 정당한 분노를 표출하기 힘든 현실이라면 떠나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다.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는 2~3명 이상 모이면 비밀리에 누군가를 험담하는 것이 일상인 이곳에서 이것을 친밀감이라고 포장하고 함께 동조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그 자리에서 함께 누군가를 씹어대던 사람이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를 씹을 수도 있겠다는(혹은 씹은) 생각에 험담에 동조하지 않기로 했다. 이 책에서 나온대로 휘둘릴 필요도, 내가 휘두를 필요도 없게 말이다. 내 안에 가두어 멍이 들고 시커멓게 썩게 하지 말고 시간이 흐르듯 흘려보낼 셈이다. 내가 상처받지 않는 것이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들린다.

 

관심의 척도, 관계의 척도에 대해 사유해본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게 인간이지만 무턱대고 관계를 좁히는 것도 지양해야한다. 스쳐가는 인연에 나의 평가를 맡기지 말고 나는 나대로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에 애썼던 지난 날을 돌아보며 관계에 집착하지 않는 건강한 거리를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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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면 육아가 끝날 줄 알았다 - 부모와 성인 자녀의 성숙한 인간관계를 위해 알아야 할 것들
로렌스 스타인버그 지음, 김경일.이은경 옮김 / 저녁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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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면 육아가 끝날 줄 알았다

 



얼마 전 친정엄마가 책상 정리를 하다가 내가 모아둔 편지들을 발견했다며 사진으로 보내주셨다. 그 중에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엄마에게 받은 편지가 있었다. 그 때 엄마 나이가 40대였는데, 30대 중반에 결혼한 나에게 아이가 고등학생이 된다면 난 50대가 된다. 부모의 역할이 어디까지일까, 언제까지일까 고민하게 되었을 때 오늘 난 이 책을 읽었다. <50이면 육아가 끝날 줄 알았다>. 방대한 사례와 논문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 심리학자 로렌스 스타인버그의 저서로써 2~30대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가 읽기 적합한 안내서같이 느껴졌다. 다 큰 자녀의 부모 또한 육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추세다. 대부분 50대의 부모라면 20대의 자녀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성숙한 자녀 또한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부분이 전혀 부재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자녀가 유아기, 아동기였을 때는 영양과 적절한 자극, 안정감이 주요 보살핌이었다면 청소년기에 들어서는 책임감과 자율성, 윤리기준 등을 알려주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는 부모와 자녀가 의견 충돌이 빈번한데 자녀가 부모에게서 정서적인 거리감을 갖는, 개인화 욕구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의 의존도가 줄어든다고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그 시기에는 부모의 의견보다 친구들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성인기로 나아가는 과정을 부모의 성인기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자녀에 대하여 부부가 의견이 다를 경우는? 자녀가 점차 성인기로 접어들수록 부모의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저자는 말한다.이를테면 자녀가 집을 살 때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서 어떻게 쓰라고 지시할 권리는 없다. 지원한 액수에 관계없이 말이다. 이때 부모 각자의 생각이 다를지라도 자녀가 부모의 의견을 듣고 싶지 않다면 그것 또한 존중해야 한다.그저 자녀가 충동적이고 근시안적인 결정을 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을 뿐이다.

 

부모님 세대엔 거의 겪지 않았던, 독립했던 자녀가 돌아오는 경우가 요즘 늘고 있다. 그렇다고 부모로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르면 안된다. 부모는 자녀가 사회적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게 할 수 있는 어떤 말과 행동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라떼를 시전하며 자녀의 상황을 비교하는 말은 금물이다. 부모는 공감과 인내심이 제일 많이 필요한 존재인 것 같다.

 

8가지 주제로 바라본 성인 자녀를 둔 부모의 역할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해 준 이 책이 참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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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자랐네
홍당무 지음 / 소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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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자랐네

 



개그우먼 김숙을 닮은(?) 할머니가 등장하여 화분을 볼 때마다 별로 안 자랐네.” 라고 무심하게 혼잣말을 던진다면?

이웃이 놓고 간 화분을 들고 와 매일같이 물을 주는 할머니가 있다. 작은 싹이 점점 커지고 화분은 집 안에서 밖으로 옮길 정도로 자라고 있다. 일러스트에서 화분만 마치 금빛을 머금은 듯 환하다. 옥상에 놓여진 화분은 고양이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새들이 깃드는 보금자리가 되기도 했으며, 해님이 놀랄 정도로 쑥쑥 큰 줄기와 잎들은 할머니가 올라타 미끄럼틀 같은 기분을 낼 수도 있었다. 그래도 별로 안 자랐다며 할머니는 줄기와 줄기 사이에 해먹을 걸치고 한가로이 누워있다. 마치 대나무를 연상케하듯 하늘 높이 올라선 화분을 보면 마을 어디에서나 할머니의 집을 알 수 있을 정도다. 모두의 놀이터가 된 화분은 토마토나무였음을 짐작케하듯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고 동네의 모든 이들이 이곳에서 즐거움을 표출한다. 이제야 정말 잘 자랐다.” 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활짝 핀다.

 

일러스트는 일명 리소그래피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흑백 수작업물을 인쇄기 위에 놓고 스크린 판에 구멍을 뚫어 잉크를 통과시키는 공판화 기법이 그것이다. 그래서 신선하고 따뜻하다. 마지막 페이지는 그동안 별로 안 자랐던(?) 화분의 나무가 정말 잘 자라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대목인데 크기로 따지면 네 페이지가 합쳐진, 세로로 긴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이러한 이벤트가 아이들의 기대를 더욱 충족시켜 주는 듯하다. 색감과 촉감 모두 만족스러운 그림책이었고 내용 또한 독자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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