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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강백호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완전판 24권 부상으로 실려나간 강백호의 대사에서 명확히 나타납니다. 강백호는 갑자기 깨어나 소연이의 손을 잡고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라고 말합니다. 그때까지 강백호를 이성으로 보지 않았던 소연이가 두근두근 떨릴 정도였으니 이 말은 진실이었을 것 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사가 바로 '단호한 결의'가 생겼다는 것 입니다.  

지금 이 순간 방황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한번 돌아 보십시요. 그들은 매일 매일 하고 있는 일을 관두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불평만할 뿐 과감히 관두지는 못합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을 관두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모르는 걸까요?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씨앗은 이리저리 바람에 날려 다니지만 마음에 드는 땅이 나타나면 뿌리를 뻗고 거목이 됩니다. 강백호에게 단호한 결의가 생긴 이유는 강백호가 정말로,  

농구를 '좋아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자각했습니다.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것을 자각하는데서 출발합니다. 터미네이터 4에서 위장 인간으로 등장한 마커스를 보십시요. 그는 처음에 자신이 사이보그임을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 들러드 굿을 범하려는 건달과 싸울 때 그는 몰래 기습을 합니다.  

이 행동은 매우 인간적입니다. 자신이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 다는 것을 아직 몰랐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사이보그임을 자각하자 어떻게 됐습니까? 분노의 워리어가 되어 기계들을 때려 부숩니다.

강백호가 고등학생이 되기 까지 건달로 살아온 이유는 자기가 남들보다 크고 힘이 셌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싸움 실력이 뛰어난 운동신경 탓이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농구를 시작하면서 '훅훅디펜스'를 선보이고 '슬램덩크'를 하게 되자 농구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북산 고교의 미라클이 서서히 눈뜨기 시작한 것입니다. 

셋째,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백호는 살면서 단 한번도 노력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기 싫은 것은 전부 던져 버렸습니다. 따라서 강백호가 북산 고교의 여름 전지 훈련을 따라가지 않고 슛 2만개 특훈을 시작한 것은 대단한 사건입니다. 이 특훈을 통해 그는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특훈을 하기 전까지 강백호는 경기 중 자기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면 무조건 힘으로만 이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특훈을 끝내고 나자 땀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자기보다 강한 상대는 자기보다 훨씬 많은 땀을 흘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끊임없는 노력은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자기 깜냥을 모르고 자존심만 세우는 사람은 장애물을 만났을 때 그저 화내고 무시할 뿐입니다. 사실은 넘을 엄두조차 나지 않는 것인데도 말이지요. 강백호는 더이상 이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서태웅이 정우성에게 철저히 당하면서도 웃었던 것처럼 강백호 또한  

'모두다 꺽어 버리고 자신이 미국에 갈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이 말은 단순한 객기가 아니었습니다. 너를 꺽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땀을 흘리겠다는 각오였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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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만화가가 누구냐는 질문을 한다면 '아다치 미츠루'라고 답하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만화를 제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슬램덩크'라고 말하겠습니다.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7년간 연재된 전설적인 농구 만화 입니다. 당시에 소년 주간 만화 잡지로는 '아이큐 점프'와 '소년 챔프'가 있었는데 점프의 간판 만화가 '드래곤볼'이었고 챔프의 대항마가 바로 '슬램덩크'였습니다.  

그 당시로만 따지면 슬램덩크는 드래곤볼의 아성을 꺽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슬램덩크의 수준이 그 만큼 높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소년 만화라는게 그렇지 않습니까? 복잡한게 필요 없습니다. 나쁘고 강한놈을 착하고 약했던 놈이 물리치면 흥미진진 땀이 흠뻑, 용솟음 치는 혈기에 소년의 주먹은 불끈 쥐어졌던 것입니다. 심지어 그 당시 유아들의 로망이 샤이어인으로 태어나는 것이었으니 슬램덩크가 드래곤볼의 벽을 넘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 이었습니다. 



 

하지만 Teen Ager도 어느새 후반.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이 될 때쯤엔 쌉싸름한 인생의 맛을 느끼게 됩니다. 사는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열심히만 해선 사회의 사랑을 받지 못 한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사람이 못난 사람과 잘난 사람으로 구분된다는 것도 점점 또렷히 느끼기 시작합니다. 슬램덩크의 진가를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때 입니다.  

드래곤볼의 뒤에 꽂혀 있던 먼지 쌓인 책을 꺼내들고 두번, 세번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보고서야 비로소, 정대만이 '담배는 피지 않았는데...'라며 울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채치수가 어떻게 '덩치만 큰 센터'라는 모욕을 참았는지 왜 왼손은 그저 거들기만 해야되는지 이해되기 시작 하는 것 입니다.  

세상엔 때가 되지 않으면 결코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타케히코 이노우에가 그려낸 이 불후의 명작도 바로 그런 것 이었습니다.

슬램덩크는 단행본으로 31권(완전판 24권), 연재 기간은 7년이었습니다. 하지만 극중 시간은 고작 4개월 정도 입니다. 매니저로 나오는 한나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백호가 부상으로 쓰러 졌을 때, '빠르게 익힌 만큼 빠르게 잊혀질지 몰라. 이 4개월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이라고. 한나의 대사처럼 풋내기 강백호는 4개월 만에 북산의 미라클로 급성장 합니다.  


타케히코 이노우에는 강백호의 동물적 운동 능력을 나타내 그의 비현실적 성장을 변호하지만 여기에는 강백호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인간이라는 것을 설명하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있다면 그건 만화적 재미를 더하기 위한 요소일 뿐 입니다.  

역사의 주인공들도 알에서 태어나거나 바다를 가르는 능력이 있지 않았습니까? 하물며 만화의 주인공인데 이 정도의 Speciality가 없어서야 체면이 서겠습니까? 따라서 강백호의 성장과 성공에는 뭔가 다른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다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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