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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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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를 읽어보지 않아서 이 작품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없으나 '템테이션'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파리 5구의 여인'에 등장하는 해리였다. 영화학과 교수 해리는 제자와의 스캔들로 모든 것을 잃고 파리로 떠난다. 해리는 그곳에서 시작한 삶을 놓지 못해 파리에서 계속 삶을 이어간다. 자신은 사랑을 택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성공한 작가 데이비드가 한 순간에 바닥까지 곤두박질 친 것과 다르게 해리의 모든 것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것이고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리기엔 많은 부분 무리가 따랐다는 것이다.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는 해리와 데이비드를 통해 바닥까지 내려간 그들의 삶이 어떤 결말을 맞는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아주 만족했을 것이다.

 

데이비드가 몇 군데 글을 표절했다며 맥콜이 계속 싸움을 걸어왔을 때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은 한 가지 밖에 없었다. 데이비드의 삶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상황이 예측가능함에도 긴장되어 가슴이 두근거리고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할 정도로 흥미를 느끼게 된데는 데이비드의 삶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일 것이다. 모든 것이 무너진 후 자신의 능력조차 믿지 못하게 된 데이비드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시 예전처럼 글을 쓸 수 있을까. 힘내자며 두 주먹 불끈쥔다고 지금의 상황이 해결 될 수는 없을테니 그에게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성공한 후 과거의 삶을 버리는 것이 꼭 예정된 수순은 아니지만 데이비드는 <셀링 유>로 성공하게 되면서 당연하게 루시를 버린다. 능력은 없었지만 자신을 믿어줬던 힘들었던 시간을 함께 한 아내 루시를 버렸을 때 그는 알고 있었다. 지금의 성공이 계속 이어지지 않는 한 샐리와의 새로운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지금의 성공이 여전히 신기루 같아서였을까. 이를 잘 알면서도 루시와 함께 하는 삶에 다시 발을 들이기를 주저한다. 데이비드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은 마사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명하게도 마사는 드라마 같은 사랑을 선택하지 않는다. 감정이 흘러가는대로 두었다면 데이비드와 마사의 사랑은 이루어졌겠지만 그 시간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데이비드에게 사랑은 성공한 지금의 삶과 같은 의미일 뿐이다.

 

'템테이션'은 책 제목처럼 데이비드가 처한 상황에 대하여 그가 선택하여 얻은 수많은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독자인 우리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는 필립 플렉을 대신 내세워 신랄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은 네가 선택한 거잖아"라고. 나는 데이비드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고 성공한 삶을 살아보지 못해서 그 상황이라도 오게 된다면 좋겠다는 당돌한 생각을 하지만 더글라스 케네디가 데이비드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잘 알고 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켜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고 성공한 삶을 살아가지만 이것을 함께 기뻐해줄 가족이 없어 불행한 데이비드에게 남아 있는 것은 일 뿐이다.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는 죽을 때까지 불안해하며 살아갈 것이다. 또 다른 유혹이 손을 뻗어오면 잡고 말겠지. 그것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길이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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