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재탕인 것 같아 지난 페이퍼를 후루룩 쩝쩝쩝 훑어보니 아니나다를까 2016.4.23.에도 굿즈의 귀환이라는 제하의 포스팅이 있다.(그래서 다시를 붙였다. 다음에는 또 다시’를 붙여야 하나? 또다시 하니 문득 떠오른다. 옛 유행가. 또다시 말해주오~ 아아아 너무 애절하고 간절하고 절절한 노래.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그건 그렇고...) 이때는 왜 이런 제목을 사용했는지 모르겠다. 페이퍼를 읽어봐도 그 이유는 나와있지 않다. 아마 뭔가 꼴리는 것이 있기는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알 수 없다. 돼지의 글 쓰는 꼴이 이 모양이다. 쯔쯔쯔

 

여하튼간에 다시 굿즈의 귀환이다. 귀환인 이유를 말하자면 소생이 지난 수십년간(물론 수십년은 아니다. 나름으로는 몹시 긴 세월이었다는 일종의 강조용법으로 이해하시기 바람.) 오로지 마일리지 축적의 일념하에 일체의 굿즈를 거부하고 눈길조차 차단한 채, 엄혹한 질곡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뭐 모른다고 해도 어쩔수 없다. 그리하여 오랜세월 무슨 다람쥐 도토리 모으듯 그렇게 띠끌모아 태산으로 손톱발톱이 다 닳아없어지고 넋이라도 있고 없게 박박 긁어 모은 마일리지가 물경 10만원을 넘었던 것인데, 그 태산인 줄 알았던 것이 참으로 놀랍고 허무하게도 오만구매 단 두방에 완전히 무너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으니, 뭐랄까 손이 발이 되고 발이 손이되게 박박 글어 모아 이룬 것이 태산은 커녕 앞산도 뒷산도 아니고 동산도 언덕도 뭣도 아닌 그저 한웅큼의 모래였던 것이다. 인생 역시 그런 것이려니...

 

소생의 십만양병 마일리지가 마치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허무하게 스러진 모래성처럼 없어져버린 후에 소생은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굿즈를 면밀히 살펴보게 되었으니, 역시나 솔깃한 놈도 많고 예쁜 놈도 많고 귀여운 놈도 많고 많은 그중에도 특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스노볼과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일명 스마트 오프너가 마음에 쏙 들어 주문을 바로 넣어버렸다. 때때로 그렇듯이 굿즈가 오니 도서가 따라왔다.

 

많고 많은 굿즈 중에 왜 이 두가지를 골랐느냐 그 이유인 즉슨, 소생이 워낙에 잡스런 종자라 잡스런 것을 좋아하다 보니 취미로 혹 책을 읽고 또 혹은 책을 사기도 하지만, 딱히 쓸데도 없고 별 소용도 없는, 이용후생에 전혀 보탬이 안되는, 있어도 그만이고 없으면 더 좋은(물론 이건 아내의 관점이고 소생이 볼 때는 꼭 그렇지는 않다.) 그런 잡스런 물건들을 꾸역꾸역 모으는 것이 취미인 바, 스노볼은 물론 그 궁극의 수집 목록에 올라가 있으며, 오프너를 수집하지는 않지만 오프너가 없으면 안되는 물건,  바로 맥주 병뚜껑을 수집하고 있다는 말씀.(물론 맥주 라벨도 당연히 수집하고 있다. 소생에게 작은 꿈이 하나 있다면, 소생이 수집한 맥주 라벨과 병뚜껑으로 '붉은돼지의 세계 맥주 라벨 및 병뚜껑 전'이라는 전시회를 성황리에 한번 열어보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왜 이런 짓거리가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서두에 말했듯이 불초한 소생은 아마도 잡스런 종자라 그런 것이려니 생각하고 있다.) 이 스마트 오프너로 맥주병 뚜껑을 개방할 시에는 뚜껑이 구부러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오픈되는 관계로 맥주 병뚜껑 수집에 이 오프너는 필수품이 되겠다. 소생이 하나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마스터스 오브 로마>와 관련하여 나왔으니 구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소생의 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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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8-07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주와 관련한 책이 이렇게 많은 줄은 붉은돼지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

붉은돼지 2018-08-07 20:18   좋아요 1 | URL
아 겨울호랑이님~ 이렇게 불러보니 더위가 조금 가시는 듯 ㅎㅎ
요즘 술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18-08-07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old beer 완완쉐이 ~

붉은돼지 2018-08-07 20:19   좋아요 0 | URL
요즘같은 시절엔 역시 시원한 생맥 한잔 캬~

무해한모리군 2018-08-08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주라벨과 뚜껑전을 하시면 옆에서 안주와 맥주파는 간이매대하나 해보싶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수집품은 어떻게 보관하시나요? 어디 넣어두시나요? 전시해두시나요? 궁금궁금.

붉은돼지 2018-08-08 14:26   좋아요 0 | URL
아아아 정말 훌륭하신 생각입니다. 10년 후가 될지 10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전시회 하게되면 연락드릴께요 ㅋㅋㅋㅋㅋ
수지품이랄께 뭐 별로 많지가 않아 그냥 서재방에 대충대충 처넣어두고 있습니다 ~~

라로 2018-08-08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기적처럼 그 병따개를 받을 것 같아요!!!! 받게되면 글을 올리겠다고 다른 사람이 아닌 붉은돼지 님께 약속합니다!!! ㅎㅎㅎㅎ 제가 얼마나 배가 아팠는지 아시는지??? ㅎㅎㅎㅎ

붉은돼지 2018-08-08 15:17   좋아요 0 | URL
어머머 축하드려요 호호호 병따개에 축하까지 ㅋㅋㅋ 이제 라로님도 슬슬 병뚜껑 수집 한번 해보시죠 병뚜껑도 예쁜거 많아요~~

AgalmA 2018-08-1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은 참아도 굿즈는 못 참는 소인배 저에게 참 흐뭇한 포스트군욧ㅋ

붉은돼지 2018-08-11 18:21   좋아요 0 | URL
잠시 소원했던 관계를 개선하고 이제부터는 다시 굿즈에 집중할까 합니다 ㅋㅋ

psyche 2018-09-0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병뚜껑 수집이라... 저도 워낙 맥주 좋아해서 아는 맥주가 있나 들여다봤어요.ㅎㅎ 제가 사는 도시에 나름 유명한 브루어리가 몇군데 있는데 저도 이제 맥주 병뚜껑 수집을 해볼까요? ㅎㅎ

붉은돼지 2018-09-02 10:05   좋아요 0 | URL
내용물은 마시고 뚜껑은 수집하고 일석이조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