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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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류시화는 시인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시집을 읽어본적은 없고(개인적으로 시를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생각나는 시도 없다. 하지만 그가 번역한 명상에 관련된 서적(성자가 된 청소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장자 도를 말하다등)들은 이것 저것  읽어봤기에 이름이 낯설지 않고 왠지 친숙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우화 형태록 엮은 그의 소설집이다. 우화라면 누구나 이솝우화가 생각나겠지만, 사전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 인생 우화는 표지에서 보는바와 같이 동식물이나 사물이 등장하지 않고 가상의 마을에 사는 스스로 천재라고 여기는 바보들의 이야기다.


헤움이라는 실제 폴란드의 도시를 배경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가상의 도시가 아닌 실제 도시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더 실감이 나게 씌였졌는데 바보들이 사는 도시는 이렇게 탄생됐다.


˝우화는 두 천사 이야기로 시작된다.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며 지혜로운 자는 줄고 어리석은 자가 나날이 늘어나는 것이 걱정된 신은 두 천사를 불렀다. 그중 한 천사에게 지상에 내려가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아 마을과 도시들에 고루 떨어뜨리라고 말했다. 두 번째 천사에게는 지상에 있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전부 자루에 담아 데려오라고 일렀다. 지혜로운 영혼으로 바로잡아 다시 세상에 내려보내기 위해서였다.

첫 번째 천사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지혜로운 영혼들의 숫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각각의 장소에 고르게 옮겨 놓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천사는 어느 곳을 가든 어리석은 영혼이 셀 수 없이 많았으며, 자루에 넣으려 하면 몹시 저항하며 발버둥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자루가 가득 차자 천사는 신이 있는 곳으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거대한 자루를 메고 하늘을 날기란 쉽지 않았다. 산 정상을 가까스로 넘는 순간 천사는 자루의 무게 때문에 날개의 통제력을 잃고 휘청거렸고, 키 큰 소나무의 뾰족한 솔잎에 찔려 자루 밑이 찢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자루 안에 있던 영혼들이 일제히 쏟아져 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렇게 해서 세상의 모든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게 되었다.˝

(소개글 발췌)



헤움에서는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한다. 각종 대소사가 생길때마다 마을을 대표하는 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데 그 해결방식이 어떻게 보면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또 어떻게 보면 인생사 그런대로 그렇게 흘러간다는 통찰력을 제시한다.


다른 마을로 향해서 가다가 깜빡 잠이 들어 자기가 가는 방향으로 신발을 벗어놓고 잤다가 어떤 이유로 신발의 방향이 바뀌어 다시 마을로 돌아온 해당 인물이 다른 마을에 온걸로 착각하고 자신을 잃어버리는 에피소드부터 여러가지 진실과 우상에 갇힌 현대인들의 모습을 풍자하는 우화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살짝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억지스럽게 전개되는 지점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며 뭔가 정해놓은 방식에 너무 얽매여서 구속되고 있지 않나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해준 우화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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